경기도의회 소속 의원이 의정활동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을 상대로 장시간 갑질을 이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의원은 막말은 물론 늦은 밤까지 업무를 강요했고 한 직원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가 이를 견디지 못해 최근 사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해당 의원은 업무를 강요한 적은 없고 의정활동을 잘하려는 마음뿐이었다면서도 사직한 직원의 정신적 고통 여부를 알 수 없었다며 갑질 의혹을 부인했다.
12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오석규(민주‧의정부4) 도의원은 제11대 도의회 전‧후반기 의정지원 업무를 담당했던 정책지원관 등 직원들에게 상습적 갑질 행위를 이어왔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전현직 도의회 직원들은 오 의원이 정책지원관에게 새벽까지 업무를 강요하고 막말을 하는 등의 갑질 사례를 자주 접했다고 했다.
한 정책지원관은 오 의원의 갑질에 과로‧불안 증세에 시달리며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12월 사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 의원의 업무 강요는 도의회 업무가 몰리는 행정사무감사, 예산안 심사 등 특정 시기가 아니어도 계속해서 이어졌다고 한다.
도의회 한 관계자는 “오 의원은 분명 직원들이 퇴근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늦은 밤에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그럴 때마다 업무 지시가 뒤따랐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면 밤 10시쯤 전화 걸어 업무지시를 하면 다음날 아침까지 완료하라는 식이었다”며 “매번 이런 식으로 지시를 받다 보니 통화를 하는 것이 무서울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오 의원이 직원들에 대한 인격모독성 막말뿐 아니라 교묘하게 정서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를 지속했다는 피해 증언도 나왔다.
다른 관계자는 “도의원과 직원이 갑‧을 관계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오 의원은 정도가 너무 지나쳤다”며 “직접 욕설은 하지 않지만 인격 모독성 막말로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 번은 저를 망신주려 했는지 사무실로 찾아와 다른 부서원이 있는 자리에서 팀장을 부른 뒤 큰 목소리로 팀장에게 저를 혼냈던 얘기를 1시간가량 한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오 의원의 갑질이 꾸준히 이어졌지만 직원들은 갑질 피해 신고는 엄두도 못 내며 냉가슴만 앓아야 했다.
특히 임기제 공무원인 정책지원관은 재계약을 위해서는 업무평가를 좋게 받아야 하는데 도의원은 평가에서 가산점을 매기는 갑의 위치에 있다 보니 싫은 내색조차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 의원은 갑질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의 일상생활을 해칠 정도로 퇴근 시간을 넘겨 업무를 지시하거나 자주 업무를 강요한 적은 절대 없다”며 “아주 간혹 긴급한 일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의정활동이라는 업무적 범위 내에서 더 잘하려 했던 마음이었을 뿐”이라며 “업무 범위를 벗어난 사안에 대해 지원 업무를 시킨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그만둔 직원의 경우 당시 그렇게까지 상태가 나빴었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