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어찌 할 수 없는 상황을 일컫는 ‘부조리’는 알베르 카뮈의 핵심 철학이다. 소설 ‘이방인’ 속 주인공 뫼르소가 아랍인을 권총으로 쏴 죽인 것은 강렬한 태양 때문이었고 ‘시지프스’의 무한히 돌을 굴려 내려뜨리는 시지프스의 형벌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외부 상황 때문이었다.
이런 외적인 상황에서 인간은 ‘부조리’에 저항한다.
최근 공연계에서도 알베르 카뮈를 조명한 작품들이 개봉하고 있다. 카뮈의 ‘부조리’ 철학을 다룬 ‘시지프스’와 카뮈가 자동차 사고로 죽고 발견된 원고 ‘최초의 인간’을 바탕으로 한 ’퍼스트 맨: 카뮈가 남긴 마지막 이야기’다. 알베르 카뮈의 실존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그의 작품 세계를 재해석했다.
알베르 카뮈(1913~1960)는 프랑스 알제리 출신 작가이자 언론인, 철학자다.
1933년 ‘알제 레퓌블리캥’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하고 파스칼 피아와의 인연으로 레지스탕스 기관지 ‘콩바’를 운영했다. 1937년 첫 작품 ‘안과 겉’을 출간하고 1942년 ‘이방인’과 ‘시지프스의 신화’를 출간하며 사회적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발표한 희곡 ‘오해’와 ‘칼리굴라’로 부조리한 인간의 조건을 역설해 실존주의 철학의 대표자로 자리매김했다.
1947년 발표한 ‘페스트’로 비평가 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고, 이후로도 ‘계엄령’, ‘반항하는 인간’, ‘적지와 왕국’ 등 소설, 산문, 희곡을 발표했다. 1957년 10월 44세의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뮤지컬 ‘시지프스’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을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스’와 엮어 뮤지컬로 풀어낸 작품이다. 희망이라곤 전혀 남아 있지 않은 무너져 버린 세상 속 버려진 네 명의 배우들 이야기다. 무한히 돌을 굴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형별처럼 네 명의 배우들은 배우의 숙명으로 끊임없이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인간이 느끼는 슬픔과 절망, 열망을 위트로 풀어냈다.
뮤지컬 ‘퍼스트 맨: 카뮈가 남긴 마지막 이야기’는 1960년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자동차 사고 지점에서 발견된 카뮈의 미완성 소설 '최초의 인간'을 재해석한 이야기다. 카뮈가 완성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로 극을 이어나간다. 부조리한 그의 죽음만큼이나 안타까움을 바탕으로 그의 철학을 조명한다.
전문가들은 알베르 카뮈 작품이 무대로 구현된 데에는 알베르 카뮈의 독특한 철학과 문학을 뮤지컬로 구현해내는 즐거움이 바탕이 됐다고 해석했다.
원종원 순천향대학교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알베르 카뮈는 프랑스 알제리 출신이었기 때문에 주류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독특한 소재로 활용돼 노벨문학상까지 받게된 배경이 있다”면서 “언더라인 미닝이라고 하는 다른 뜻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이 활용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뮈 이외에도 문학작품을 가져다가 뮤지컬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활자로 되어 있는 것들이 무대로 형상화되거나 그 활자에 대한 해석이 덧붙여졌을 때 사람들로 하여금 충분히 상상을 자극받고 즐기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