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화서동 아파트 전경. (사진=경기도 제공)](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50207/art_17392332650981_3381f4.jpg)
경기도의 신규 아파트 분양이 108개월 만에 ‘0’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도 분양 시장이 얼어붙으며 공급이 급감하는 추세다. 미분양 증가, 금융 규제, 고금리 부담이 맞물리면서 건설사들은 분양을 미루고, 실수요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주택 공급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1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일반분양 아파트 물량은 3751가구로, 전월(9435가구)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는 2023년 2월(2725가구)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11개 주요 지역에서는 신규 분양이 단 한 건도 없었다.
경기도의 경우 분양 물량이 ‘0’을 기록한 것은 2016년 1월 이후 108개월 만이다.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진 가운데 건설사들이 공급을 늦추면서 분양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 분양 시장이 얼어붙은 가장 큰 이유는 미분양 증가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경기도 내 미분양 물량은 1만 2954가구로, 한 달 만에 2433가구 늘었다.
특히 평택은 4071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한 달 사이 1574가구 증가했다. 화양지구와 브레인시티를 중심으로 공급이 집중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이천도 1911가구로, 전월 대비 311가구가 늘어나며 두 번째로 높은 미분양 규모를 기록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경기도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분양 시장이 위축됐다“며 “특히 평택과 이천의 미분양 물량은 전국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시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 규제와 고금리 부담도 시장 침체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가계대출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대출 문턱이 높아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
더욱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규제로 인해 대출 여건이 한층 더 악화될 전망이다. 최 교수는 “대출 규제 완화가 발표됐지만, 시장에서는 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DSR 3단계 규제가 시행되면 주택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분양가가 매매가보다 높은 상황도 실수요자들이 신규 아파트 청약을 꺼리는 이유다. 집값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매수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건설사들도 공급을 늦추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는 미분양 해소가 시급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공급 부족 문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향후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단기 미분양 해소와 중장기 주택 공급 계획 모두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