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와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구독, 웹OS, B2B 등 전략 사업이 힘을 발휘한 결과다.
7일 LG전자는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22조 744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매출이 22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5.7% 감소한 1조 2590억 원으로 집계됐지만, 6년 연속 1조 원을 넘기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했다.
LG전자는 “기존 주력 사업의 탄탄한 성장세에 더해 구독형 모델, 웹OS 기반 플랫폼, B2B 등에서 질적 성장이 더해진 덕분”이라며 “수익성이 높은 영역에서 매출이 늘어나며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생활가전(H&A) 부문에서는 프리미엄 B2C 제품이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고, 빌트인 가전 등 B2B 부문과 모터·컴프레서 등 부품 수출도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원자재·물류비 안정화와 글로벌 생산 유연성 확보도 수익성 제고에 힘을 보탰다.
특히 구독 사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LG전자는 올해 구독형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케어 솔루션’ 서비스를 확대해 해외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는 올해부터 TV, 노트북·모니터(IT), 상업용 디스플레이(ID) 사업을 통합해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2025년형 TV 라인업’, 초경량 AI 노트북 ‘그램 프로’,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스탠바이미 2’ 등이 시장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전장(VS) 부문에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를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 플랫폼 등 신규 사업 모델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차별화된 모터·인버터 기술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B2B 사업의 핵심 축인 냉난방공조(HVAC) 부문에서도 높은 실적을 기록 중이다.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매출(2조 5890억 원), 영업이익(3356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에 고효율 HVAC 솔루션을 공급하며 대규모 수주를 따냈고, AI 데이터센터 전용 냉방 설비 ‘초대형 칠러’ 분야에서도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가정용 부문에서도 AI 기능을 탑재한 휘센 스탠드 에어컨의 판매 호조로 창원 에어컨 생산라인이 조기 풀가동에 돌입했다.
LG전자는 이달 말 실적 설명회를 열고 순이익과 각 사업본부별 상세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