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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칼럼] AI는 작가를 대신할 수 있을까

 

나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뒤늦게 유학을 단행했다. 50세 이후를 준비하겠다는 포부에서였다. 막연한 목표였다. 하지만 꿈을 꾸면 닮는 다고 하듯 나는 정년이 없는 작가생활을 하고 있다. 기도가 이루어진 것 같아 감사하고 뿌듯한 마음에 기지개를 펴는 순간 뜻밖의 걱정이 파고든다. 머지않아 글 쓰는 일을 그만둬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두뇌나 사지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 그러는 것은 아니다. AI라는 라이벌이 등장해 내 일을 빼앗아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크게 걱정하지 말자며 애써 낙관론을 펼친다. 글쓰기는 매우 개인적이고 창조적인 행위로 인간의 고유 영역이다. 이 특별한 세계를 AI가 과연 온전히 장악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주장을 하고 있을까?

 

영국의 유명한 작가 살만 루슈디(Salman Rushdie)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AI가 ‘자신의 스타일’을 모방해 생성한 짧은 텍스트를 읽은 후 인공지능은 여전히 영감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AI가 생성한 글은 쓰레기였다”고 기자회견에서 털어놓았다. “내가 직접 쓴 글을 몇 자만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AI가 생성한 글은 내 글일 수 없다는 것을 즉시 알아차릴 것이다”라며 지금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거듭 강조하였다.

 

독일의 작가이자 학자인 제니퍼 벡커(Jennifer Becker) 역시 소설 분야에서 AI의 성과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보고, 아직 AI에게 글쓰기 작업을 완전히 자율적으로 맡길 수 있는 시기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반면에 글쓰기 보조 도구로서 협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은 크다고 믿는다. 인공 지능은 이미 번역에 사용되고 있으며 과학 및 법률 출판 분야에서 발전하고 있지만 문학 창작 분야에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편,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디렉터 유르겐 부스(Juergen Boos)는 출판 업계 종사자들이 깊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한다. 쳇GPT와 같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된 기술 혁명은 출판 업계도 혼란에 빠트릴 것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콘텐츠의 실질적인 소유권자인 저자의 지적 재산은 어떻게 되는지, 이를 가치 사슬에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줄을 잇는다.

 

정형화된 내러티브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대량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로맨스 소설의 경우, 더 이상 이런 종류의 콘텐츠를 다루지 않아도 될 사람들에게 AI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심지어 어떤 안도감까지 준다고 부스는 농담조로 말한다.

 

결국, 모든 것은 출판물의 유형에 달려 있다. 신생 독립 출판사인 프리페이스 팩토리가 발행한 자료에 따르면, 오늘날 저자의 19%가 전체 원고를 작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원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AI가 진정으로 인간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AI가 우리의 사고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해야 한다. AI는 시간을 절약하여 업무의 더 창의적인 측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AI가 진정으로 인간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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