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명시 최대 재건축 단지인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가 시공사와 조합 간의 갈등을 가까스로 넘기고 입주를 앞두고 있다.
입주 무산 우려까지 제기됐던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가 지난 22일 열린 조합 총회에서 공사비 증액안 등 주요 안건이 통과되면서, 오는 29일 임시사용승인을 거쳐 30일부터 입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이날 총회에서 ▲공사비 520억 원 증액 ▲관리처분계획 변경 등 총 7개 안건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추가 분담금도 최종 확정되며, 사업 추진에 다시 속도가 붙게 됐다. 철산주공8·9단지를 재건축한 철산자이는 총 380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광명시 최대 규모다.
문제의 발단은 2019년 GS건설과 8,776억 원 규모로 공사 계약을 체결한 이후 시작됐다. 이후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시공사는 2022년 416억 원, 2023년 585억 원의 추가 공사비를 요구했고, 조합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올해 초 1032억 원의 추가 증액 요구가 제기되며 갈등이 재점화됐다.
일부 조합원들은 “사전 동의 없이 증액이 추진됐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았고, 조합장 독단과 ‘확정지분제’ 위반 논란까지 불거지며 내부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갈등이 장기화되자 경기도 분쟁조정위원회가 중재안을 제시했고, GS건설은 증액 요구액을 절반 수준인 520억 원으로 조정해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조합 내 일부 반발은 계속됐고, GS건설은 “총회 부결 시 입주가 불가능하다”며 입주 예약을 전면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입주를 앞둔 조합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열린 총회에서 증액안이 가결되면서, 극적으로 입주가 가능해졌다. 현재 조경과 기반시설 공사는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광명시는 오는 29일 임시사용승인을 처리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를 두고 전문가들은 재건축 사업에서 반복되는 공사비 분쟁과 조합 내 갈등이 구조적인 문제임을 지적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입주를 앞두고 벌어지는 갈등은 조합원 전체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사업 과정 전반에 대한 제도적 통제와 투명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총 3804가구 중 1300여 가구가 일반분양된 대형 단지로, 수도권 서남권의 핵심 입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총회 결과로 본격적인 입주가 이뤄지면서, 향후 광명 일대 주택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