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9 (일)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가계대출 칼 빼든 당국에 은행권 '셧다운'…실수요자 발동동

금융당국,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하루 만에 시행
금융권, 전산 반영 위해 '비대면 대출' 중단…"일주일 걸릴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전례 없는 강도 높은 대출 규제에 나섰다. 사전 준비기간 없이 즉시 시행된 이번 조치로 금융권에서는 전산 적용을 위해 비대면 대출이 막히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당분간 이러한 혼선이 지속되는 가운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반발 역시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 합동 회의를 열고 수도권과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지난 26일 기준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5조 8000억 원 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데 따른 조치다. 가계대출은 지난 2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6월 증가폭은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는 수도권 및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에 최대 6억 원의 한도를 설정하고, 생애 최초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80%에서 70%로 축소하기로 했다. 또 '갭 투자'용 전세대출을 차단하고 신용대출의 한도도 연소득 이내로 제한한다.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도 당초 계획했던 것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이러한 조치는 발표 다음 날인 28일부터 전체 금융권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다만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전산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비대면 방식의 대출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현재 국민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대출 접수를 무기한 중단했으며,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은행들은 일시 휴업 상태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은 대면 영업이 시작되는 월요일(오는 30일) 전까지 전산 작업을 완료하고 정상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날 오후까지 전산 반영 진행상황을 보고받은 후 30일 현장 점검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금융사들은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으나, 전산 반영까지 최대 일주일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오후까지 진행 상황을 보고받을 계획"이라며 "비대면은 최대한 차질 없이 맞추고 있고, 창구는 차질 없게 운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대출규제책을 시행한 만큼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특히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맞물려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거래부터 대출 실행까지 한두달의 시차가 생기는 만큼, 본격적인 둔화세는 8월 이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음 달 실행될 주담대는 이미 한두 달 전 승인이 난 경우도 많아 당장 7월 가계대출 수치가 확 꺾이긴 어렵다"며 "8월부터는 규제 효과가 본격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전 준비 기간 없이 정책이 갑작스럽게 시행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혼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비대면 대출이 막히면서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의 자금 마련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조치로 금융당국이 그간 손대지 않았던 정책대출까지 줄이기로 하면서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주거사다리를 빼앗는다는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정책대출 공급 규모를 45조 원에서 40조 원 이내로 좁힐 예정이다. 이에 다라 디딤돌 대출과 버팀목대출의 한도은 각각 최대 1억 원, 6000만 원씩 줄어든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례적인 대출 규제"라면서 "디딤돌 및 버팀목 대출 등 서민이 이용하는 실소유 목적의 주택기금 대출 규제까지 일제히 강화한 부분에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