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과 챗GPT 기반 맞춤형 쇼핑 서비스를 앞다퉈 도입하며 매출과 고객 체류 시간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AI 전환기’에 들어섰다. 1~2인 가구와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패턴이 세분화되면서, 인공지능은 단순한 추천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유통의 두뇌’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G마켓은 AI를 미래 성장의 핵심 축으로 규정하고 향후 5년간 연간 1000억 원을 투자해 ‘초개인화 쇼핑 경험’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알리바바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챗, 리뷰, 상품 탐색 등 4개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공동 개발·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딥러닝을 활용한 맞춤형 상품 추천 피드를 쇼핑 홈 전반에 도입하고, ‘부드러운 소재의 러닝화’처럼 감각적·추상적인 검색 의도까지 파악할 수 있는 멀티모달 검색 기술이 핵심이다. 셀러 광고 시스템에도 AI를 접목해 상품별 최적 타깃을 자동 추천하고 광고 효율을 스스로 개선하도록 설계했다.
AI 기술은 이제 소비자 맞춤형 경험을 넘어 실질적인 매출 전환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ON과 SSG닷컴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AI를 활용한 큐레이션과 레시피 추천 서비스를 확대하며 고객 체류 시간과 객단가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
롯데ON은 앱 내 고객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상품을 실시간 노출해 이탈률을 줄이고 구매 전환율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SSG닷컴은 AI 레시피 추천 기능과 소포장 신선식품 연계 서비스를 통해 1~2인 가구의 장보기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퀵커머스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AI 추천은 매출 구조와 체류 시간 측면에서 기존의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 알고리즘과는 확연히 다르다. 과거 구매 이력에만 의존하던 시스템이 재구매 유도에 머물렀다면, AI는 실시간 행동 패턴·위치·시간·검색 의도까지 분석해 ‘지금 이 순간’의 소비 욕구를 읽어낸다.
예를 들어 “오늘 날씨가 흐리니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5분짜리 국물 요리 밀키트와 곁들일 맥주를 추천합니다”와 같은 상황 맞춤형 제안이 가능하다. 이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게 만드는 동시에, 플랫폼 입장에서는 실시간 매출 전환율을 높이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진다.
실제 글로벌 및 국내 유통사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AI 추천을 접한 고객의 구매 전환율은 평균 15~30% 상승하고, 클릭률(CTR)은 최대 20%, 플랫폼 체류 시간은 평균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선식품과 밀키트 분야에서는 발주 정확도가 최대 10% 개선되며 폐기율 감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AI는 소비자의 ‘선택 피로’를 줄이는 동시에, 유통사의 재고·물류 관리 효율성까지 높이며 산업 전반의 구조적 효율화를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AI 기술력 확보가 곧 시장 점유율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리·즉시성·체험 가치가 핵심이던 오프라인 경쟁 구도에서, 이제는 AI 기반의 맞춤형 경험이 매출과 체류를 결정짓는 새로운 축으로 떠올랐다”며 “AI 역량은 앞으로 플랫폼의 브랜드 가치와 기업가치를 가르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