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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검 ‘尹 사형’ 구형, 국힘 ’계엄반대 韓‘ 제명

국힘은 윤어게인이 아니라 윤석열 그 자체였다.

  • 등록 2026.01.16 06:00:00
  • 13면

지난 1월 13일 밤부터 14일 새벽. 대한민국 헌정사와 정치사 맨 앞 줄에 기록될 만한 두 가지 사건이 동시에 일어났다. 하나는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에 대한 사형구형이고, 다른 하나는 불법적 비상계엄 해제에 앞장섰던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이었다.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준엄한 사법적 심판과 ‘윤어게인’ 세력의 치졸한 정치적 복수극이 교차했던 기괴한 밤이었다.

 

조은석 내란특검팀은 윤석열에게 사형을 구형하면서 세 가지 논거를 제시했다. 첫째는 '독재와 장기 집권'이라는 범행 동기의 중대성이다. 특검은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사법권과 입법권을 장악해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 집권할 목적으로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둘째는 재발 방지 필요성이다. 특검은 "1997년 전두환·노태우 세력을 단죄한 역사가 있음에도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내란을 획책한 공직 엘리트들의 행태는, 향후 유사한 헌정질서 파괴 시도가 다시 반복될 위험성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며 "전두환·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보다 더 엄정한 단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셋째는 범행 후 태도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진정한 반성이나 사과 없이 오히려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사회 분열을 부추긴 점을 중시했다. 대다수 국민이 공감하는 논거였다.

 

내란특검의 사형구형에 이어 진행된 윤석열의 최후진술은 망상, 변명, 궤변이라는 단어 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을 만큼 참담했다. 예상대로 일말의 반성도 없었다. 자신을 향한 사법 절차를 "이리떼들의 내란 몰이 먹이가 됐다"고 비난하며 망상과 억지, 부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치졸함으로 일관했다. 무려 89분간 이어진 자가당착적 항변은 그가 왜 법정 최고형을 마주하게 되었는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했다. 

 

같은 시각 국민의 힘은 윤리위원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을 동원해 당 익명게시판에 당과 윤 전대통령 비난글을 게시했다는 혐의에 대한 징계 논의였다. 마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형시간에 맞춘 듯 회의는 진행됐고, 특검이 사형을 구형한 지 불과 3시간여 만에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이 전격 결정됐다. 온 국민의 이목이 내란죄 심판이라는 국가적 비극에 쏠린 시각, 야당은 ‘정치적 사형 선고’라는 물타기 수법으로 진실을 가리고 당내 숙청을 감행한 것이다.

 

당 대표 신분임에도 가족들이 동원돼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이나 1년 넘게 이 사태에 대해 침묵한 한 전 대표의 잘못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 당원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제명’의 근거가 된다고 납득할 국민은 많지 않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한 전 대표를 향한 증오는 게시판 논란이 아니라 ‘탄핵 찬성’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윤석열을 추종 하는 국힘 지도부가 윤석열 사형 구형에 대한 분풀이를 한동훈에게 한 꼴이 됐다. 국민의 관심이 내란 우두머리에 대한 심판에 집중된 시점을 택해 ‘배신자 프레임’의 디데이로 삼은 것은 그 의도가 매우 불순하고 한심하다.

 

최근 장동혁 대표는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당명 개정 등 쇄신 행보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사형구형에 대해서는 유감이나 사과, 반성의 메시지가 없었다. 정치인의 행위도 곧 메시지이기 때문에 대다수 국민은 ‘계엄반대, 탄핵찬성’에 앞장섰던 한 전 대표를 제명한 것을 사형구형에 대한 국힘 지도부의 메시지로 받아들일 것이다.

 

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보수정치의 부활을 위해서 내란 우두머리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지우고 매일 반성하며 국민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해도 부족할 판에 국힘은 윤어게인을 넘어 윤석열 그 자체가 됐다.

 

새는 한 쪽 날개가 망가지면 날지 못한다. 국가도 진보와 보수 양 날개가 서로 견제하고 경쟁해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다. 대한민국은 2024년 12월 3일 이후로 한 쪽 날개가 고장났다. 하루빨리 수리하지 않으면 갈수록 엄혹해지는 민생환경과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의 미래는 밝아질 수 없다. 대다수 국민과 언론이 제1야당이자 보수정치의 대표인 국민의 힘을 질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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