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부터 4년간 국내 마약 중독 환자가 49%나 증가했다는 통계 결과가 나와 충격이다. 특히 20~30대의 중독자 증가세가 두드러져 근심을 보탠다. 정부가 합동수사본부를 가동하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지만, 지금 정도의 대처로 마약 지옥으로 추락하는 현상을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되찾기 위한 전방위적 특별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마약에 찌든 참담한 사회를 미래의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최근 발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마약 중독 환자 수는 2020년 557명에서 2024년 828명으로 48.7% 증가했다. 연령별로 20∼30대 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간의 경과에 따라 등락이 있던 다른 연령대와 달리 20∼30대 마약 중독 환자는 계속 늘기만 한 특징이 나타나 당혹스럽다.
20∼29세 환자는 2020년 115명에서 2024년 275명으로 놀랍게도 무려 139.1%나 급증했다. 30∼39세 환자도 같은 기간 118명에서 223명으로 89.0% 늘었다. 이번 통계에서 밝혀진 마약 중독 환자 수는 같은 환자가 여러 차례 진료를 받은 경우 중복을 제거한 실제 인원이다. 질병코드상 아편 유사제, 카나비노이드(대마), 코카인, 환각제 등의 사용에 따른 정신·행동 장애 환자가 포함됐다.
환자 수는 남성이 더 많았지만, 증가세는 여성이 더 가팔랐다. 남성 환자가 2020년 427명에서 2024년 606명으로 41.9% 늘어나는 동안 여성 환자는 164명에서 266명으로 62.2%나 증가했다. 마약 환자의 진료비는 같은 기간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두 배가 됐다.
마약 중독은 대체로 20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뢰로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팀이 지난해 2월 24일∼3월 28일 마약류 사용자 29명을 심층 조사한 결과, 마약류를 처음 사용한 연령대는 20대가 58.6%로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마약류를 사용하기 시작한 계기로는 ‘다른 사람의 권유’가 75.9%로 가장 많았다. 중독자들의 유혹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최근 마약범죄정부합동수사본부(마약합수본)는 출범 100일 동안의 성과를 발표했다. 마약합수본은 지난해 11월 21일 출범 이후 100일간 합동 수사를 통해 마약 밀수·재배 사범 29명을 입건했다. 또 마약 판매 사범 23명을 입건해 12명을 구속하고, 유통사범 27명을 입건해 10명을 구속하는 등 총 124명을 입건하고 56명을 구속했다.
마약합수본은 특히 베트남 밀수 조직 등 3개 조직을 적발해 조직원 15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이들로부터 필로폰 약 4.5㎏과 케타민 4.6㎏, 엑스터시 2378정 등 시가 약 32억 원 상당의 마약을 압수해 국내 유통을 사전에 차단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검찰과 경찰, 관세청, 해양경찰, 서울시,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국정원, 금융정보분석원 등 8개 기관의 마약 수사 인력 86명으로 꾸린 범정부 합동 수사기구 마약합수본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상당하다.
하지만 역할로 따지면 빙산의 일각만도 못한 국내 하수인들 몇 명 붙잡고서 선전에 열을 올리는 수사 기관의 관행은 돌아보아야 한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텔레그램 류의 고약한 유통수단 때문에 마약 단속은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비관론도 나오는 판국이다.
마약 사범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각국의 시스템을 들어 처벌강화를 주창하는 목소리도 있다. 무조건 극형에 처하는 야만적 사법 체계를 무비판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타산지석으로 참고할 만한 측면은 분명히 있다. 마약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대응책이 모색돼야 할 시점이다. 대한민국에서 마약을 근절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론을 넘어서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격언을 상기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