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어떻게 될지, 얼마나 지속될지 아무도 짐작하기 어려운 요즘이지만 적어도 영화와 관련해서는 분명한 점이 하나 생겼다. 앞으로 할리우드는 미국 우선주의를 그린 군사 액션 영화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이란이나 이슬람 문화권을 지나치게 악마화한다든지 하는 이야기에 있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다. 할리우드는 장삿속에 능한 곳이고 지금은 ‘명분 없는’ 전쟁을 그린 얘기가 돈이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제니퍼 로렌스 주연으로 한동안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는 미국 젊은이들의 월 가 점령 시위, 곧 ‘오큐파이 월스트리트(Occupy Wall Street)’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시위는 2011년 9월 17일 월 가에서 시작돼 미국 내 수십 개 도시로 빠르게 확산했고 심지어 파리와 베를린까지 번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도 불구하고 극소수 금융자본가들의 호의호식이 드러나자 젊은이들의 분노가 최고조로 치솟은 것이다. 당시 시위대는 미국 내 부의 불평등이 정치적 부패와 민주주의의 훼손에 기인한다고 판단했다.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 1편인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2012)과 직결된다. 영화의 주인공 캣니스 에버딘(제니퍼 로렌스)은 12구역 출신으로 독재국가 ‘판엠’ 지도부에 맞서 젊은이들을 이끌어 나간다. 판엠의 압제에 지친 시민들은 캣니스에게 세 손가락 경례로 지지를 표한다. 할리우드는 월 가 시위를 지켜보면서 젊은이들의 혁명을 그린 얘기를 발굴한 셈이 됐다. 이 영화의 흥행은 할리우드로서는 결국 혁명조차 장사가 된다는 비즈니스 논리를 입증해 냈다.
올해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씨너스: 죄인들‘과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것도, 미국 내 정치 상황, 즉 트럼프식 폭주 정치로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반영한다.
‘씨너스: 죄인들‘은 백인 뱀파이어들이 흑인들의 한 커뮤니티(정확하게는 나이트클럽인 ‘주크 조인트’)를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에서 백인들은 KKK(Ku Klux Klan)를 연상케 하는 것을 넘어서서, 지금의 트럼프식 자신 우선주의의 정치 행태를 빗대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져 왔다.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미국이 격렬한 내홍을 겪었던 1960~70년대의 혁명 운동(영화에서는 단체 ‘프렌치 75’로 불리지만 역사적으로는 실재했던 ‘웨더 언더그라운드’그룹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이 현재까지 그 불씨가 이어지고 있으며, 나아가 계속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특히 극 중 백인 우월주의자로 이주민들을 탄압하는 스티븐 록조(숀 펜) 캐릭터는 트럼프와 트럼프 행정부의 행각을 빗대어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화는 시대와 세상과 분리되지 않는다. 분리될 수가 없다. 지금의 중동전을 2, 3년 후의 영화는 어떻게 기록하고 해석할 것인가. 많은 작가와 감독들이 지금의 전쟁을 우려의 시선으로 예의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