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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위축 요인 물가를 잡아야 한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불황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 등록 2026.04.17 06:00:00
  • 15면

 

물가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중동전쟁 지속 여파로 지난달 에너지에 이어 공업제품 물가지수까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 공급망 불안(지정학적 리스크),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 상승, 고환율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도는 식료품 물가와 에너지가 상승, 원자재 가격 불안정이 주원인이며,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을 위해 고금리 기조를 유지 중이나 내수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연초부터 2%대의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식품 및 비주류 음료 가격이 OECD 국가 중 최상위 수준으로, 서민 경제 부담이 크다. 민간 소비 위축과 실질 구매력 저하로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 물가 고공행진은 공업제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업제품 물가지수 상승은 석유류(140.55·9.9%)가 주도했고 가공식품 등 다른 항목의 고공행진도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공급 부족으로 산업현장이 멈춰 서고 있다. 포장재·합성고무·플라스틱 부품 등의 부족으로 식품·약품 등 생필품은 물론 건설 등 내수산업,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산업까지 전방위적인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작금 원·달러 환율이 1500 원을 돌파하는 등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3고(高) 복합 위기로 존폐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고물가는 서민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민간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 반등 불씨마저 꺼트릴 수 있다.

 

올 전망도 밝지 않다. OECD는 올해 물가 상승 전망치를 2.7%로 끌어올려 작년(2.1%)보다 껑충 뛸 것으로 봤다. 지난달 말 기준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전망치도 2.4%로 높아졌다. JP모건은 중동 상황이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5∼9월에는 3%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호르무즈해협의 봉쇄 여파는 가장 먼저 에너지 가격 폭등을 이끌었지만, 앞으로 운송·물류, 공산품·가공식품·농축수산물, 외식 서비스까지 도미노식 파장이 우려된다. 당장 이달부터 시작된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국제 항공료 급등은 숙박·외식 등에 전가돼 서비스 물가 전반의 상승을 이끌 수 있다. 운송비가 오르면 소매 상품의 가격도 밀어 올리고, 생산 위축으로 이어진다. 건설업계에선 고유가 여파에 레미콘에 필수인 석유 부산물의 가격 인상이 겹치면서 ‘4월 대란설’이 나돌고 있다.

 

비료의 공급 차질은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 우려를 키운다. 국제 비료 해상운송의 3분의 1가량이 호르무즈를 통과하는데, 카타르와 이란은 전쟁 후 비료 생산을 크게 줄였다. 중국은 비료 수출 통제에 나섰다. 비료의 핵심 원료인 천연가스 가격까지 폭등해 글로벌 곡물 생산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당장 2분기 국제 곡물 선물 가격지수는 전기 대비 6.4% 급등이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7월 말까지 국내 비료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가격 인상 전망에 사재기가 고개 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파종 시기를 맞아 농업용 비닐의 수급 우려도 커졌다. 정부는 공급은 물론이고 수요관리(절약)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비료를 과다 투입하는 관행도 이 기회에 고쳐야 한다.

 

고물가에 소비와 성장마저 둔화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수 있는 비상 상황이다. 민생대책에서 물가안정이 우선순위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정부가 서민 생계 보호 측면에서 물가 안정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공공요금 억제·생필품 가격 관리와 같은 미시 대책으로 외부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통화·재정 등 거시정책의 큰 틀에서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복합처방이 필요하다. 정치권도 민생 살리기에 힘쓰길 촉구한다. 이 어려운 때 정치가 본령을 회복해 할 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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