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12·3 계엄 사태로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헌정사상 최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순형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수괴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청구한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대통령 관저에 대한 수색영장도 발부했는데 이는 법원이 윤 대통령의 내란 등 혐의에 대해 의심할 만한 정황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계엄군 및 경찰 지휘부가 검찰에 구속돼 수사 중인 점, 윤 대통령이 공수처의 출석요구에 거듭 불응한 점 등도 영장 발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공수처는 영장 집행 기한인 내년 1월 6일 전 윤 대통령이 칩거 중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김백기 공수처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영장 집행 방식이나 시점 등은 신중하게 여러 상황을 검토해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신병을 확보하면 인치할 장소가 있어야 하는데 공수처 또는 체포지 인근 경찰서로 돼 있다. 구금 장소는 서울구치소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체포한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이를 행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 이에 검찰로부터 계엄군 및 경찰 지휘부에 대한 수사 자료를 추가로 공유받는 방안도 계속 협의 중이라고 공수처는 밝혔다. 김 대변인은 영장 집행 전 소환 재통보 여부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는) 변수는 있겠지만 집행이 원칙”이라며 “경호처와의 물리적 충돌 우려에 대해서는 조만간 경찰 측과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근 기자 ]
이재준 수원시장을 비롯한 수원시 공직자들과 수원시의회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31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수원시청 합동분향소에서는 한 쪽 가슴에 근조리본을 단 시 공직자들과 시의원들이 헌화와 묵념이 진행됐다. 이날 합동 분향에는 이 시장과 김현수 수원시 제1부시장, 현근택 제2부시장을 비롯한 시 공직자들과 이재식 수원시의회 의장, 김정렬 수원시의회 부의장 등 시의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무거운 분위기 속 제단 앞에 선 이 시장은 헌화를 진행한 후 엄숙히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그는 "한 생명이라도 더 돌아오길 바랐던 간절함은 황망함으로 남았다"며 "끝 모를 비통함으로 깊이 고개 숙인다"고 말했다. 이어 "팔순 잔치를 겸해 비행기에 오른 가족, 생애 첫 해외여행이 마지막이 된 노부부, 세 살배기를 안고 늦은 신혼여행을 떠난 엄마와 아빠 어느 하나 애달프지 않은 사연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망연자실 속 한분 한분의 오열을 지켜볼 뿐 그 고통의 깊이를 헤아릴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며 "유가족께서 고인을 기리며 아쉬움 없을 만큼 슬퍼하실 날까지 조용히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이 시장은 "힘이 될 방법을 찾겠다"며 "사고수습본부와 긴밀히 소통해 우리가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도록 123만 수원시민의 마음을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수습과 신원확인, 원인 조사, 언론 취재, 장례 지원 등 모든 과정에 유가족의 가슴 깊은 곳을 보듬는 세심함이 담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시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는 정부가 오는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한 데 따라 국가애도기간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휴일없이 운영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대통령 직무정지, 다수 국무위원 부재 등 ‘붕 떠 있는’ 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를 놓고 정치권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 파탄, 헌재 마비가 불가피하다는 우려 속 국민 권익을 우선시하는 헌법 정신이 권한대행의 부담을 덜어줄지 주목된다. 30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헌법재판관 임명보류로 한덕수 총리가 탄핵소추된 이후 헌법재판소는 6인체제에서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선고까지 가능한지 여부를 논의 중이다. 한덕수 전 권한대행이 대행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에 대한 정치권의 논쟁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의 대행이라는 점에서 출발했다. 특히 대통령의 권한,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은 법조문이 논쟁의 발화점이 됐다. 다만 법조문이 모호하게 적혀있는 이유는 일일이 열거해놓을 경우 자칫 열거하지 않은 범위에서 대통령의 권한이 제한되는 등 문제로 국민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에서 ‘해고의 정당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거나 민법에서 다양한 사례를 다루기 위해 ‘혼인 유지가 불가한 중대한 사유’를 얼버무리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상황에 따라 국민 권리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또는 국민 권리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호하게 조항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는 현재로선 ‘국민에게 더 이로운지’를 따져보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여야 정치권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권한은 거부권, 헌법재판관 임명권이다. 앞서 한 전 대행은 이미 농업4법·국회법·국회증언감정법에 거부권을 쓰면서 적극적 권한 행사에 나섰다. 한 전 대행은 거부권 사유로 시장 기능 왜곡, 재정 부담, 국회 의결 지연, 신체의 자유·사생활 비밀과 자유 침해 소지 등을 들었다. 이는 나름 국민에게 이롭게 한다는 법리적 관점에서 크게 벗어난다고 보이지 않았으며 민주당도 시장 안정화 등 경제 불안 해소에 협력하겠다며 일정 부분 수용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선 이런 헌법적 관점이 아닌 여야 합의에 기대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신뢰를 잃었고 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한 전 대행이 직무 정지되면서 지난 27일자로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최상목 대행은 딜레마에 빠진 가운데 여전히 대행의 권한 범위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다만 ‘국민 권익’이라는 법리적 관점에서 봤을 때 현 시점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거나 하지 않아 국민의 권리를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을지, 손해 입힐지를 기준 삼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헌법재판소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을 위한 가처분 인용에 따라 내년 1월까지 6인체제로도 심리가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위한 가처분 신청을 따로 받으면 내년 1월 이후라도 6인체제로 심리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관 2명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4월 18일이 지나면 4인체제가 되며 의결정족수 자체에 미달해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물론 한 총리, 이 위원장 등 사건이 ‘올 스톱’된다. 내년 초까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마치더라도 다른 사건들을 진행하려면 어차피 새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권한대행의 신임 헌법재판관 임명이 필수다.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는 이날 입장문에서 “재판관 후임자를 임명해 헌재를 정상화하는 것을 대통령에게 부여된 헌법상 의무”라며 “권한대행이 충분히 임명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들도 “대통령 또는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이 헌법 조항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입을 모은 바 있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해양경찰청이 비행 임무 수행이 미흡한 특정 업체를 무인기(드론) 납품 업체로 선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0일 해경청에 따르면 ‘24년도 함 탑재 무인기 15대 구매’ 사업을 위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일반경쟁 입찰을 실시했다. 불법조업어선을 단속하고, 광역구역 해상순찰 및 선제적 수색과 구조임무 수행이 가능한 함 탑재 무인기를 도입하기 위해서다.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만 부가세 포함 약 30억 원이다. 평가항목은 사업수행능력을 보는 정량적 평가(10점)와 성능 및 규격, 운용체계, 사업관리, 후속지원 등을 보는 정성적 평가(90점)로 이뤄졌다. 해경청은 최근 공모 참여 업체 6곳을 대상으로 30점이 배정된 요구성능 평가(해상비행 성능평가)를 진행했다. 이 평가는 전남 여수 앞바다 함정에서 드론이 20㎞ 지점까지 날아간 뒤 20분가량 주변 촬영 후 원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공모에 참여한 A업체는 ‘평가 중 복귀하지도 못한 드론 B업체가 1위에 선정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A업체 관계자는 “B업체 드론은 반환점인 20㎞ 주변에서 통신 이상 등 이유로 되돌아오지 못했다”며 “결국 함정이 23㎞나 급파돼 드론을 수송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2위를 한 우리 드론은 함정이 3㎞만 실어 왔는데 1위와 고작 0.1826점 차이만 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업체는 해경청이 무인기 조달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자체 조사·감사를 하거나 제3의 드론전문기관을 통해 선정 과정을 낱낱이 밝힐 것을 촉구했다. 해경청은 관련 의혹에 대해 ‘제안서 평가 위원회’를 따로 두고 평가 기준에 맞춰 순위를 정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해경청 관계자는 “평가 당시의 환경에 따라 상황이 조금 달라 결과론적으로만 순위를 판단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지인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인천지역 해넘이‧해맞이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오는 31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2024 송년제야 문화축제’를 취소했다. 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행사를 열고 1월 1일 0시에 시민대표 15명과 제야의 종소리를 울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정부가 1월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자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 인천 기초지자체가 계획한 행사도 마찬가지다. 강화군은 31일 고려궁지 일원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제야의 종 타종행사를 취소했다. 서구도 31일 정서진에서 열 예정이던 해넘이 행사를 취소했다. 대신 이미 설치한 포토존 등은 치우지 않고 남겨둔다. 미추홀구는 1월 1일 수봉공원 일원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동구 역시 1월 1일 송현근린공원에서 열기로 했던 새해 해맞이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 동구 관계자는 “현재 국가애도기간이라 계획했던 신년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구는 해넘이‧해맞이 행사를 따로 개최하지 않지만 31일 월미문화의거리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해 안전관리요원들을 배치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기준 수습기자 ]
경기도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합동분향소를 설치·운영한다. 도는 30일 수원역사 로비 인근과 의정부역 광장 2곳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있으며, 오는 31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5일간 조문객을 맞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민접근성을 고려한 조치로 합동분향소 운영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도는 국가애도기간인 1월 4일까지 광교 청사와 의정부 북부청사 국기게양대에 조기 게양도 진행할 방침이다. 이밖에 도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대응과 지원을 위해 상황 종료 시까지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한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도 행정1부지사·안전관리실장(총괄조정관), 철도항만물류국장(통제관), 물류항만과장(담당관) 등 7개 실무반으로 구성된다. 주요 임무는 참사 관련 현황파악, 사망..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사태 이후 전국 각지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집회 인원 수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일부 집회 주최 측이 명확한 근거 없이 참여 인원을 과장해 여론몰이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지난 28일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와 자유통일당이 주최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약 300만 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의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실제 참여 인원은 약 3만 500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최 측의 주장과 경찰의 추산이 약 100배 차이를 보이면서 과장 논란이 불거졌다. 집회 주최 측은 행사 도중 “1000만 명이 참여했다”며 “우리가 승리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집회 인원 과장이 윤 대통령 지지세를 과시하고, 반대 세력에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한 전략적 행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정치 전문가 A씨는 “보수 단체들이 과장된 인원 수를 내세워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이는 민심을 왜곡하고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로,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집회 참여 인원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정된다. 서울 경비과의 한 관계자는 “집회 장소에 모인 사람 수를 직접 세는 방식으로 추산한다”며 “신고되지 않은 지역으로 분산된 인원이 포함돼 다소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100배 차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여한 한 시민은 “과거 탄핵 집회 당시 여의도 일대에서 휴대전화가 먹통이 될 정도로 사람이 많았는데, 탄핵 반대 집회는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다”며 “주최 측이 임의로 인원 수를 조작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사회단체들은 집회 인원을 명확히 책정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전문가는 “거짓된 숫자로 민심을 왜곡하고 여론을 선동하는 행태는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며 “법적 제재나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회 인원 과장 논란이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향후 이를 둘러싼 공방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제주항공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자사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장례절차를 진행하고, 보험사와의 논의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가족들은 무안공항 1층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제주항공은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사고에 대한 향후 수습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추락 참사로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중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이날 오전 8시 35분 기준 141명이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필요한 장례 절차는 유가족들이 원하는 방식과 절차를 존중할 것"이라며 "현장에 나가 있는 직원 300여명이 장례 지원 절차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에서 이뤄지는 사고 수습과 원인 조사 과정에서 정부 발표 내용에 (제주항공이) 의존하고 있다”며 “유가족 대표단과 협의해 도움 드릴 수 있는 부분을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고기 탑승객 중 두 명의 태국인 유가족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유가족들이) 오늘 도착 예정”이라며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통역을 모셔서 현장으로 이동하고 유해 확인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서는 "재보험사가 어젯밤 늦게 우리나라에 입국했으며 구체적인 보험금 지급방식 등을 준비할 것"이라며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고 유족들이 요청하는 시점에 보험 처리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 항공기의 정기 점검 일자에 대해서는 "항공기가 600시간 정도 비행하면 유압 계통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점검하는 절차가 있는데, 마지막 점검일은 12월 20일로 확인됐다"면서 "(이와 별개로) 비행기가 출발하고 도착해서 하는 '중간 점검', 하루 비행이 끝나면 하는 '비행 후 점검' 등 일상적인 점검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사고기와 같은 기종(B737-800)의 제주항공 7C101편(김포~제주)이 랜딩기어(바퀴 등 비행기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 결함으로 정상적으로 운항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륙 직후 랜딩기어에 이상이 있다는 시그널이 (기내) 모니터에 확인됐다”며 “지상 정비센터와 통신하며 조치를 통해 정상 작동했으나 해당편 기장이 안전 운항을 위해 회항해 점검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회항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기종은 상대적으로 짧은 노선을 운항하며 이착륙 빈도가 높아 기체 피로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사고 여객기의 최근 가동 시간과 정비 이력을 추가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고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를 발족하고 무안국제공항 1층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모든 시신이 수습되고 신원 확인이 완료될 때까지 장례 절차를 중단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날 무안공항 1층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하는 안건과 관련된 유가족들의 동의 여부를 거수로 확인했고, 대부분의 유가족은 손을 들어 찬성 의사를 밝혔다. 수습당국은 현재 무안군 현경면 종합스포츠파크와 전남도청, 광주 5·18 민주광장 등 3곳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둔 상태다. 박 대표는 합동분향소에 마련될 영정 사진이 필요하다는 안내를 하기 전 슬픔이 복받쳐 오르는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수습되지 않은 시신 이십몇 구가 있다”며 “확인되기까지 장례 절차의 모든 부분이 일시 스톱됨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적 인터뷰도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며 “우리가 다 같이 모여있으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유족의 단합된 대응을 당부했다. 앞으로 발생하는 관련 비용은 제주항공과 모기업인 애경그룹에서 부담하는 것을 명확하게 하겠다는 입장도 꺼냈다. 박 위원장은 “제주항공 측에 확약서를 받는다고 했는데 그것은 우리의 보험과 마찬가지”라며 “(애경 측이 부담하겠다는 내용을) 확약서에 명시하기 위해 문구를 3번 정도 수정했다. 변호사 자문을 받아 진행 중”이라고 안내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희생된 경기도민은 5명으로 최종 확인됐다. 30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중 경기도민은 7명이라는 초기 발표와 달리, 주민등록지와 여권 발급지 등이 혼선돼 실제 경기도민 희생자는 5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 오산에서 희생된 4명은 영광 지역에 거주하는 가족의 딸과 외손주들로 확인됐다. 이들 3대 일가족 9명은 팔순 잔치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변을 당했으며, 희생자 중에는 초등학생 외손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경기도민 희생자 7명으로 처음 파악했으나, 여권 발급지와 주소지가 달라 실제 경기도민 희생자는 5명으로 확인됐다”며 “오산 4명과 성남 1명이 도민 희생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서 구급차 6대를 즉시 현장에 보냈고, 추가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참사로 희생된 경기도민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참사 수습 과정에서 경기도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희생자 신원 확인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며 정부의 초기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희생자가 경기도민인지 여부를 두고 여권 발급지와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일치하지 않아 정확한 집계가 지연됐다. 전문가들은 “대형 재난 상황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피해자 파악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지자체 간의 체계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안국제공항 참사는 희생자 대부분이 가족 단위로 여행 중이던 점에서 슬픔을 더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인해 항공 안전 및 비상 대응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2024년 정부는 자연적 인구 감소에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는 곧 대학과 같은 고등교육 기관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재 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되는 순수 예술 분야는 문화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돈이 되는 상업 예술 분야로 인재가 몰리면서 일부 대학의 순수예술학과는 정원 미달로 인한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4년 연말 경기신문은 그 어느 때보다 찬바람이 불고 있는 순수 예술 시장의 위기를 분석하고 저출생과 상업 예술 사이에서 길을 잃은 순수예술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저출생 시대, 줄어드는 학생 수…예체능 계열은 정원미달 ②스타 음악가가 끌어가는 음악 시장…많은 음악가들은 생계유지도 어려워 ③음악계 저변 넓히는 관심과 정책 필요 현재 우리나라 음악시장은 양극화 돼있다. 한류 스타가 이끄는 공연은 연일 매진을 이루며 시장을 키워가고 있지만 대다수의 음악가들은 자비로 공연을 올리거나 생계조차 유지하기 어렵다. 안정적인 음악활동을 하지 못해 음악 생태계는 축소되고 문화 향유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줄어 시장이 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4년 상반기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클래식의 공연건수는 3521건, 공연회차는 4223회, 티켓 예매수는 약 146만 매, 티켓판매액은 약 476억 원으로 집계됐다. 공연건수, 공연회차, 티켓예매수, 티켓판매액 모두 지년 4년 대비 가장 우수한 실적을 보였으며, 티켓예매 수와 티켓판매액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19만매, 11억 원 늘었다. 조성진과 임윤찬이라는 한국인 출신 거물 연주자들의 공연이 상반기에 있었고 크리티안 짐머만 피아노 리사이틀 내한 공연도 티켓 판매액을 증가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과 모차르트 투어 등이 흥행해 톱스타의 공연들이 시장을 성장시켰다. 2024년 상반기 미디어, 크로스오버 제외 서양음악(클래식) 티켓판매액 상위 10개 공연 목록엔 ‘크리스티안 짐머만 피아노 리사이틀’, ‘서울시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 ‘정명훈 &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등이 이름을 올렸다. 클래식 유명 연주자들의 공연이 음악시장을 성장시킨 반면 대다수의 음악가들은 음악활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겸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래식 음악가 A씨는 “잘 나가는 분들은 정말 잘 나가고 그런 상위 1%를 제외한 나머지 음악가들은 투 잡, 쓰리 잡 아니면 생활이 안 된다”며 “학교나 다른 교육 업체들이 특강에 보조강사로 참여하든지 대리운전이나 배달 같은 일을 하기도한다”고 말했다. 클래식 음악가 B씨도 “조수미나 임윤찬 같이 상위 1%가 아닌 사람들은 교육과 예술을 같이 겸할 수 밖에 없다"며 "연주 활동만으로는 생계가 유지가 안 되기 때문에 학원을 하든, 레슨을 하든 예술 교육 사업을 하든 다 겸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21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음악 분야 예술인의 가구 총 수입은 3872만 원으로, 건축, 미술, 음악, 영화, 만화, 방송, 연예 등 14개 분야의 평균 수입 인 3972만 원에도 못 미친다. 가장 많은 수입을 기록한 분야는 건축으로 1억 468만 원을 기록했다. 가장 적은 수입을 기록한 분야는 연극과 영화로 각각 3147만 원, 3144만 원을 기록했다. 예술인의 개인수입 중 예술 활동 수입은 음악 분야 365만 원으로, 총 가구수입 중 약 10%만이 예술 활동을 통해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 분야 겸업 예술인이 주 평균 예술 활동에 투입하는 시간은 9.1시간으로 투입 비율은 30.5%를 차지했다. 그 이외 활동 직업에 투입하는 시간은 23.7시간으로 69.5%를 차지했다. 음악 분야의 예술인들이 예술 활동만으로 생계유지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음악계 관계자는 “클래식 쪽은 임윤찬이나 조성진, 송민수 선생 같은 엘리트 또는 소수의 스타들이 한국의 시장을 끌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 분들 이외에 나름대로 실력이 있지만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은데 이분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적을뿐더러 수백만 원을 들여서 무대에 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음악 활동이라든지 예술활동이 아무래도 위축이 된다”며 “이를 지켜보는 학생들도 이 분야가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인식이 많아져 예술 시장이 쇠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