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필자가 사외이사로 있는 회사의 직원이 결재 받으러 사무실에 찾아왔다. 앳되어 보이는 얼굴이라 차 한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대학 재학 중에 군대 다녀오고 졸업한 후 입사하여 1년 되었다고 한다. 요사이 젊은이들은 대부분 재학 중 군대에 가고 있고, 안가는 친구들을 애국심이 없거나, 신체적으로 이상이 있는 사람으로 취급한다고 한다. 과거 세대의 경우 군대를 안가고 빠지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즈음 젊은이들은 국방 의무를 자발적으로 앞장서 이행하는 것 같아 흐뭇한 생각이 들었다. 현재의 젊은 세대는 살아남기에 급급했던 과거세대보다 좋은 환경에서 반듯이 자라 생각도 건전하고, 어학이나 자격증, IT 능력, 프레센테이션 실력 등 여러 면에서 우수하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한 청년세대들의 상당수가 유래없는 취업난에 시달리며 실력 발휘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대졸자 4명 중 1명은 일하지 않으면서도 교육이나 훈련을 포기한 니트족이라고 한다. 미래의 한국사회를 새롭게 창조해 나갈 이들에게 기회와 권한을 주지 않는 것은 기성세대가 커다란 잘못을 범하는 것이고, 젊은세대가 일자리를 잡고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우리경제의 효율과 동력을 높이는
지난 토요일 262만개의 촛불이 전국적으로 불을 밝혔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나 담화를 발표할수록 촛불의 숫자는 오히려 늘어간다. 이는 대통령이 그만큼 국민들의 생각과 동떨어진 말만 반복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한 말을 뒤집고, 검찰의 수사결과와 너무나 동떨어진 말만 반복하고 있으니, 국민들의 화를 오히려 돋우는 꼴이라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의 촛불 집회는 과거의 촛불집회와는 양상이 좀 달라진 것 같다. 가수들이 나와서 공연하는 횟수가 준 대신 구호를 외치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리고 구호도 달라지고 있다. 처음에는 “박근혜 하야”나 “퇴진”이 주를 이루는 구호였다면, 이제는 “박근혜를 구속하라”라는 구호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한마디로 아직까지는 평화로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 모습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청와대와 정치권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은 민심과 동떨어진 말이나 반복하고 있고, 정치권은 대통령이 던진 공에 맞아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국민들의 분노는 점점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주말이 걱정된다.…
국제적으로 중국의 ‘심통’은 알아준다. 특히 자국 이익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어느 나라건 보복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0년 발생한 노르웨이의 ‘연어파동’도 그중 하나다. 당시 노벨위원회는 중국의 반체제작가 류샤오보(劉曉波)를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러자 다음해 대중국 연어 수출량이 60%나 줄었다. 당연히 노르웨이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연어는 노르웨이의 수출품목 중 1위였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런 연어의 최대 수입국이다. 연간 1만1천t을 수입, 자국 소비의 95%를 충당한다. 그런데 그 수입량이 평화상 수여 이후 3천700t으로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반체제 인사에게 평화상을 준 데 대한 중국의 보복에 의한 것이었다고 진단했다. 또 같은 해 일본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자 희토류 수출 중단 조처를 내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성화가 세계 일주를 하던 중 프랑스 파리에서 ‘반중’ 기습시위로 꺼지는 사태가 벌어지자, 중국에선 까르푸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심통’사례는 수없이 많다. ‘이거중궈(一個中國·하나의 중국), 즉 홍콩 마카오 타이완은 나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분리 독
억새꽃 억, /박영옥 여자아이 둘 나란히 억새꽃 핀 길을 갑니다 한 아이가 한 아이의 손을 잡습니다 가을볕이 억새꽃에서 반짝이고 억새는 휘어져 아이들을 숨깁니다 아이들 소근 대는 소리가 억새숲으로 번져갑니다 그리고 바람이 억새꽃 속에서 흔들립니다 아직 그 길에 앉아 있는데 자꾸만 눈이 감깁니다 -계간 ‘리토피아’ 여름호에서 지난한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래도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유년의 고향이 항상 기억 속에 살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고향의 자연과 유년의 친구들은 언제 생각해도 생각할 때마다 눈을 감기게 한다. 포근해지기 때문이다. 그 소리 아직도 들리는 듯하다. 그 바람 소리도, 그 햇볕도, 그 반짝이는 억새꽃도, 그 친구도, 인생이라는 가시밭길에서 어떤 치료제보다 더 강력한 치유제가 되고 있다. /장종권 시인
오늘 열리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는 9명의 대기업 총수들이 증인으로 나선다. 대한민국 30대 그룹 중 1/3이 출석하는 것도 사상 초유의 사태다. 증인으로 출석할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경련 회장) 등이다. 평균 연령은 66.4세에 정몽구 회장은 80에 가깝다. 특히 정 회장은 지난해 7월 박 대통령과 독대 시에도 부회장을 배석시켜 보필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장시간 청문회 자리를 지킬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외신보도나 재계 분석으로는 이번 재벌총수 청문회가 자칫 침체된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지나 않을까 우려한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의혹인 정경유착의 연결고리 여부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다. 이들이 얼마만큼 진실하게 증언하느냐에 따라 국민의 의혹을 풀어줄 수 있고, 또 특검에서의 수사방향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연일 광장을 밝히고 있는 촛불행렬에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에서 특위 위원인 국회의원들도 의혹을 규명하는 데 최선을 다할 태
“촛불은 촛불일 뿐 바람 불면 다 꺼진다”라던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춘천)의 말은 틀렸다. 비와 진눈깨비까지 내리고 한겨울 추위가 엄습했지만 촛불은 겨울이 깊어갈수록 들불처럼 더 번지고 있다. 이제 횃불이 되고 있다. 100만, 190만명이었다가 지난 3일엔 232만명이 전국에서 촛불을 들었다. 28만여 명이 사는 춘천시에서도 무려 1만여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춘천은 김진태 의원의 지역구다. 이제 국민의 분노는 임계점에 달한 것 같다. 촛불행진은 역사의 강이다. 그 도도한 강물을 막으려 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지난 11월 26일에 이어 3일에도 현장을 지켜 본 바 국민의 촛불행진은 아무도 방해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분노한 군중들이었지만 외국의 일반적인 집회현장에서 벌어지는 폭력을 동반한 ‘광기’는 거기에 없었다. 위대한 국민들이었다. 세계 언론은 이 특별한 시위대를 기이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일부러 이를 보러온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발견할 수 있었다. 세상에, 시위가 관광상품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어린이와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동반한 엄청난 광화문 광장 인파의 함성을 청와대가 듣지 못했을 리는 절대 없다. 대통령이 귀가 어두워서, 또는 청와
매일같이 백악과 인왕, 사직단을 거쳐 일터로 향한다. 강의실에서는 인왕과 백악, 사직단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백악에 기대어 앉은 청와대까지 들어오니 세상사 돌아가는 일들이 한눈에 펼쳐지는 셈이다. 가장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는 사직단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사직공원으로 더 알려진 곳이다. 오늘은 종묘와 함께 500년 조선왕조의 근간을 이루었던 서울 사직단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사직단은 땅의 신인 사신(社神)과 곡식신인 직신(稷神), 두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두 신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국가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다. 종묘가 조선왕조의 정체성을 뜻한다면 사직은 국토와 민생을 상징한다. 사직단이 종묘와 다른 점은 일반백성의 참여가 허락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종묘가 서울에만 있다면, 사직단은 전국 곳곳에 위치해 있다. 수원화성의 축조과정을 담아낸 ‘화성성역의궤’에도 사직단이 나타나 있다. 서울의 사직단은 태조 4년에 세워졌으나 사직에 재실이 세워진 것은 태종임금 시기이다. 또한 임금이 친히 행차하여 제례를 행한 것도 태종임금 때이다. 태종임금이 이 곳에서 친히 행한 제례는 비가 오게 해달라는 기우제였다. 태종임금은 사직단의 제도도 정비했
복지실천 현장에서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자신의 직임에 충실한 사회복지사를 위한 환경을 변화시키고 개혁시켜 나가는 것은 사회복지계의 가장 큰 과제이다. 더불어 사회복지사의 권익증진과 처우개선은 사회복지사 본인뿐만 아니라 복지서비스 이용자들에게 행복한 환경을 조성하여 줌으로써 미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제이다. 이러한 과제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의지를 갖고 공동의 노력이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2016년 경기도는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의 일환으로 8억7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교육 의무대상 사회복지사 전체를 대상으로 보수교육비와 상해보험비를 지원하는 등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을 실행하였다. 또한 올해 3월 경기도에서 사회복지사들을 대상으로 10만원의 처우개선비를 지원하였다. 하지만 이 수당은 종합복지관, 장애인복지관, 노인복지관 등 일부 대상에 한정되어 시행된 불평등한 부분이 있었다. 당초 경기도는 올해 1단계로 3종 복지관 종사자 2천800명, 2018년까지 2단계로 소규모 법인시설 4천여 명, 2020년까지 3단계 개인시설 종사자 8천여 명에 처우개선비를 순차적으로 확대 지급할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수상록에서 사랑을 이렇게 강조했다.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사랑은 실천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봉사는 이러한 사랑이 없으면 불가능 하다.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는 말이 있다. ‘남을 도울 때 느끼는 최고조의 기분’을 의미 한다. 미국 내과 의사 앨런 룩스가 3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근거로 만든 조어다. 그는 2001년 발간된 ‘선행의 치유력’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을 도우면서 혹은 돕고나서는 몸에서 신체적으로 정서적 포만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인간의 신체에 몇 주간 긍정적 변화를 야기 시킨다. 또 단순히 정신적인 효과나 기분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반응이 일어난다” ‘테레사 효과’라는 말도 있다. 지난 1998년 하버드대 데이비드 매클레인 교수팀은 자원봉사 경험자 15명과 무경험자 15명을 대상으로 ‘빈자의 성녀(聖女)’ 테레사 수녀의 기록영상을 보기 전·후의 타액을 채취해 성분 변화를 비교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영상을 보고난 후 피실험자의 면역 항체가 급등했고, 특히 자원봉사 유경험자의…
야간비행 /이현지 몇 번이고 가위눌린 꿈 여기저기 파란 인광이 일었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눈빛 간신히 남아있던 고요의 목덜미 순식간에 물어뜯는다 휘청하는 병실, 그래도 팔순의 옆 침대는 전혀 미동이 없다 창밖을 위태롭게 출렁이는 어둠 그래도 계속되는 비행 화자나 가족 중 누군가의 입원으로 인해 한동안 하늘을 보지 못했나 보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하늘에서 떨어지는 밝고 강한 별똥별을 보며 새로운 힘을 얻고 희망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세상이 어지러운 요즘이다. 한줄기 희망을 만나는 곳, 바로 우리 마음 밭을 밝게 빛내야 할 때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