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권순 못가에서 신발을 본 날은 밤새 검은 물속을 헤집는 꿈을 꾸었다 수없이 자맥질을 하는데 물의 결을 스치며 가슴에 못이 박힌 사람이 지나갔다 본 듯한 얼굴이었다 못가에는 구두 한 짝 가지런하였다 그 속에 꽃잎 한 장 날아와 앉았다 검은 구두 속이 연분홍으로 환했다 어쩐지 눈을 뜰 수 없을 것 같은 어스름 속에 사람들이 술렁였다 귓전이 울음소리로 쟁쟁하였다 - 계간 ‘아라문학’ 봄호에서 사람은 항상 꿈을 꾸며 산다. 꿈을 꾸지 않아도 무의식 속에는 무수한 기억과 상상의 세계가 늘 회오리친다. 그런데 꿈을 꾸어도 대부분 이 기억과 상상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면이 있나보다. 꿈꾸는 사람의 성정과도 관계가 있나 보다. 아픈 기억과 아픈 마음이 자리하는 따뜻한 사람은 꿈마저 아픈가 보다. 연못 속으로 사라진 한 사람의 죽음에서 그 사람의 아픔이 마치 자신의 것처럼 아름답게 묘사되었다. /장종권 시인
지난 16일자 본란에서도 지적했지만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현실을 감안할 때 누리과정은 최우선 국정과제라고 할 수 있다. 누리과정은 만 3~5세의 취학 이전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공통의 보육, 표준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것으로 2012년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후보 TV연설시 ‘5세까지 무상보육 무상교육 실현하겠다’고 했고, 새누리당의 공약집에서도 ‘누리과정, 국가완전책임제 실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예산을 슬그머니 교육청으로 떠넘겼다. 보육 대란은 이렇게 시작됐다. 수원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를 예상, 미리 예산을 확보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지역에서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가장 고민이 많았던 사람 중 한명이 이재정 교육감이다. 이 교육감은 20대 국회가 개원하자 누리과정예산을 국회가 앞장서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용인 광주지역 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유아교육뿐만 아니라 교육 전반을 흔드는 누리과정 문제를 20대 국회가 확실하게 해결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 3일에도 수원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5명을 만났고 19일엔 고양·파주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났다
장애인 삶의 만족도 증진을 위한 국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많은 관심을 갖고 사랑을 일상 속에서 구현해가야 한다. 부족하고 힘든 상항을 기쁜 마음으로 도와주는 자세를 구현해가야 할 때이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에 비하여 이동성과 사회성 등이 크게 부족하여 불편을 겪게 된다. 교통사고를 비롯한 각종사고로 후천적 장애인이 늘어나고 있다. 전국에는 200만 명이 넘는 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의 공공복지증진을 위해서 정부와 지자체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인천시는 지역 내 장애인들에 대한 공공의료복지를 증진하는 등 의료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시는 최근에 경인재활센터병원에서 인천시 장애인종합복지관협회와 장애인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지난해 제정된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용이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제반 여건 조성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번 협약은 비장애인에 비해 의료 접근성과 건강검진 수검율이 낮은 장애인들을 위해 상호 연계를 통한 검진 및 의료 전달체계를 구축하고자 이뤄졌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의료복지서비스 제공이 편리해진다. 질병으로부터 보호받으며
최근 뉴스에서 밀린 월급을 10원짜리 동전 부대로 지급한 악덕 사장들에 대한 소식이 들려와 듣는 이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했다. 이 뉴스는 10원짜리 동전의 값어치가 세상에서 얼마나 하찮게 여겨지고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데, 요즘엔 길에 떨어져 있어도 주워가는 사람이 없다는 이 10원짜리가 우리의 생활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해내고 있다. 물건의 값이나 세금 등 각종 액수들은 십 원 단위로 표기가 되곤 한다. 소지하고 다니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러한 액수들을 백 원 단위로 조정해 버린다면 물가와 세금이 어마어마하게 상승하거나 금액들에 큰 왜곡이 생겨 우리의 경제계에는 엄청난 혼란이 초래된다고 한다. 화폐 단위의 크고 작음을 떠나 그것은 논리와 개념의 차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것이다. 화폐 중 가장 단위가 큰 5만 원짜리 지폐는 최근에 만들어졌기도 했지만 당장 그것이 없어진다고 해도 그 역할을 다른 단위의 화폐들이 대신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10원짜리 화폐의 기능은 대체불가능하다. 우리의 주변에는 비록 돈이 되지는 않지만 그 대체불가능 한 역할을 인정해 주어야 하는 다양한 것들이 존재하며, 이는 한 사회를 이루는 여러 분야에서도 마
요즘 휴가기간이라 해외여행 떠나는 분들 참 많습니다. 하지만 여행 후 시차 때문에 고생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6시간 이상 시차가 나는 곳에 다녀온 후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시차 병이라고도 합니다만 병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몸의 생리적 변화에 가깝습니다. 지역 간의 시간차이 때문에 몸의 정상 리듬이 현지의 시간을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현상입니다. 밤에 잠이 잘 오지 않고 낮에 졸리고 피곤하고, 소화불량과 두통이 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집중력이 저하되고 주간시간 업무에 애를 먹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는 생체 시계가 있습니다. 이 생체시계는 대뇌 아래 시상하부에 있는 송과체라는 일주기 조율기에 의해 조절된다고 알려졌습니다. 만일 우리가 6시간 이상 시차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게 되면 일주기 조율기가 적응하기 전에 우리 몸의 자율신경과 호르몬 계통이 아직 혼돈상태에 있게 됩니다. 그것 때문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우리 몸의 증상들을 합쳐서 시차 증상이라고 합니다. 시차가 없는 나라인 일본이나 지구를 기준으로 남북으로 여행하는 경우에는 시차가 거의 없는데, 반대로 동서로 여행하는 경우 그리고 5~6시간 이상…
최근 보도에 의하면 인천에서 음주운전 차량 때문에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음주 운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생겨나자 경찰이 전국적으로 연일 일제히 단속을 펼쳤는데 예고됐던 단속인데도 불구하고 단속이 이뤄진 2시간 동안 무려 534명이 적발됐다고 한다. 술을 마시고 판단력을 잃은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것은 위험한 일임에도 작년 발생한 교통사고 가운데 10.52%가 음주사고이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로 검찰과 경찰은 음주운전피해액이 연간 1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음주운전 사망사고도 매해 600명에 이른다. 그러니까 하루에 한 두 명은 음주운전자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그 처벌은 미미하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이 죽었지만 운전 중이라는 이유로 사람을 죽인 음주운전자에게는 적용되는 보통 형량은 징역 8개월에서 1년 반 정도이고 그나마 형기를 다 채우지 않고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수원지검에서 혈중알콜농도 0.213, 완전 만취상태인 71세 된 분이 39세 된 오토바이 운전자를 추돌하고 80m를 끌고 갔는데도 사고 당시에 몰랐다고 주장한다. 결국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음주운전은 살인
바다 /백석 바닷가에 왔드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되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은 것만 같구려 바닷가는 개지꽃에 개지 아니 나오고 고기비눌에 하이얀 햇볕만 쇠리쇠리하야 어쩐지 쓸쓸만 하구려 섧기만 하구려 - 백석 시집(고형진 엮음) ‘정본 백석 시집’ 그리움이 깊으면 홀로 있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며 바닷가나 산길을 홀로 걸을 때가 있다. 홀로 있어야 그 그리움 속에서 적어도 마음속에서 만이라도 온전히 그를 만날 수 있다. 나이가 많든 적든 그리움은 사람을 애타게 만든다.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없다는 것은 ‘나’의 한 편을 공백으로 만들어 ‘나’를 무너뜨린다. 더욱이 그 사람이 영영 볼 수 없는 사람이라면 애가 끊어지고 만다. 아, 우리는 얼마 전에 세월호 희생자들의 2주기를 보냈다. 유가족들의 심정이 어땠을까. 참담하고 서러워진다. 오늘 저녁에는 그리웠던 사람에게 전화라도 한 통 돌려야겠다. 그
매년 비행청소년이 늘어나고 있다. 지역특성에 적절한 청소년지도가 절실하다. 지역주민들이 앞장서서 청소년과의 대화와 토론을 강화해가야 한다. 지자체마다 청소년육성을 위한 다양한 조직이 있으나 활동이 미미하고 참여청소년이 적은 실정이다. 창조적인 그들의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도해간다. 부족한 시간과 시설을 확충해주는 일이 우선이다. 이천시청소년육성재단이 다음달에 공식출범한다. 시는 5개 청소년시설을 통합하여 운영한다. 출범식과 함께 마련되는 청소년 대토론회는 각 청소년지원시설 기관장 등이 참석해 청소년들의 시설 이용에 대한 진솔한 의견을 청취하고 수렴해 이천시청소년육성재단 운영에 적극 반영키로 했다. 5개 청소년시설은 문화와 정보활동과 여가생활 및 청소년 전문상담,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서희청소년문화센터, 청미청소년문화의집, 이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창전청소년문화의집, 부발 청소년문화의집 등이다. 시의 이천시청소년육성재단 출범은 관내 청소년수련시설 운영기관별 인사교류 및 우수청소년프로그램을 공유한다. 청소년 유대 등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고 이천의 특성을 살려 청소년들의 미래지향적이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모색하고자 추진되었다. 시 관
오산시가 지난 17일 ‘마을세무사’ 6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무료 세무상담을 시작했다. 마을세무사란 취약계층과 영세사업자, 농민, 전통시장 상인 등 세무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주민들을 대상으로 국세·지방세와 불복청구 등 세무 관련 상담을 무료로 해주는 세무사들이다. 오산시 마을세무사 6명은 6개동으로 나뉘어 상담을 진행하는데 시민들은 해당지역 행정관청 홈페이지나 각동 주민센터 민원창구에서 마을세무사의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다. 1차상담은 전화, 팩스, 이메일 등으로, 2차 상담을 원하는 주민은 마을세무사와 면담도 할 수 있다. 마을세무사 제도를 도입한 것은 오산시가 처음이 아니다. 경기도내 의왕·시흥·평택·화성·의정부·안양시 등 많은 지자체에서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인천광역시도 7월부터 마을세무사제도를 도입한다. 서울과 대구는 이미 지난해부터 마을세무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마을세무사제도를 지자체 최초로 실시한 서울시의 경우 2015년 시행 첫해에 월평균 180여 건을 상담했고 올해에는 월평균 300건이 넘는 상담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 제도의 효과가 인정되자 정부는 세무사 이용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마을세무사 제도를 도입해 전국으로 확대시키고 있
정치권이 개헌 논의에 또 불을 지피고 있다. 개헌문제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총선이나 지방선거 또는 대통령선거가 끝나면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그동안 개헌에 반대했던 정세균 국회의장은 취임 일성에서 “개헌은 더 이상 논의 대상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며 “가능하면 20대 국회 전반기에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윤근 신임 국회 사무총장도 “내년 1월 개헌안을 발의해 4월에 국민투표를 하자”고 제안했다. 헌법학자 출신인 정종섭 의원도 연내 개헌 논의를 완료해야 한다는 데 힘을 실었다. 여기에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관용 경북지사 등 광역단체장까지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우 총장은 특히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30여년이 흘렀고 국회의원의 40~50%가 늘 교체되지만, 국회가 전혀 나아지지 않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사람을 바꾸는 것은 한계에 봉착했고 제왕적 대통령제가 가진 폐단도 그동안 너무 많이 노정됐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9일 한 언론사의 조사결과에서도 국회의원 300명 중 250명(83.3%)이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