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곡 베사메무초(Besame mucho). ‘나에게 키스를 많이 해 주오’라는 뜻이다. 우리에게는 원곡보다 1960년대를 풍미한 국내 번안 가요 1호로 더 친숙하다. 현인이 부른 이 노래엔 다음과 같은 가사가 있다. “베사메 베사메무쵸 리라꽃 향기를 나에게 전해다오.” 원곡에 없는 가사지만, 리라꽃에 얽힌 아픈 사랑이야기를 담았다고 해서 국내에 소개될 때 이렇게 번역됐다. ‘리라’라는 꽃 이름은 푸르스름하다는 뜻의 아라비아어에서 왔다. 이름도 리락(lilak)이었다. 그러던 것이 프랑스로 넘어와 리라(lilas)로 바뀌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라일락(lilac)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고결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상징하는 꽃으로, 또 뛰어난 향기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면서 영어식 발음이 대중화 됐기 때문이다. 대개 연한 보랏빛을 띠지만 품종에 따라 하얀색, 빨간색, 파란색 등 다채롭다. 이르면 4월부터 피기 시작해 5월까지 이어져 초여름의 길목을 알리는 꽃이다. ‘수수꽃다리’는 라일락의 순수 우리 이름이다. 송이처럼 피어나는 작은 꽃 무더기가 마치 수수이삭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붙여졌다. 남쪽 지방에서는 볼 수 없고 평안도 같은 북쪽 지방을 좋아하는 식물
바위사리 /박순호 바위 하나 굴러떨어졌네 각으로 세워졌던 삶이 강바닥을 떠돌면서 파도에 휩쓸리면서 바람이 베어가고 햇살이 파내가고 다 내어준 뒤 바위의 몸에서 뭇별 같은 모래알 사리가 쏟아져 나왔네 - 박순호 시집 ‘승부사’ 인생은 고행의 연속이라 했다. 오고 싶어 온 것도 아니다. 하늘에서 느닷없이 뚝 떨어진 생명을 죽을 때까지 어찌 하건 간에 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생명을 이어가는 일이 녹록한 일이 아니다. 죽을 고비를 숱하게 넘기면서 그래도 죽을 때까지는 살아야 한다는, 이 막무가내의 숙명이 살아갈수록 아프게 한다. 그래도 인간의 가치와 꿈을 이루어 가려는 노력이 간단없이 지속되면서 종내는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기도 한다. /장종권 시인
의학은 꾸준히 진보하고 있다. 예전엔 죽음으로 이어졌던 질병이나 부상들이 현대의학에 의해 극복되고 있다. 그래서 인간의 수명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인류에게 두려운 질병이 많이 남아 있다. 원인조차 모르는 병도 있다. 현시점에서 인류에게 가장 큰 공포를 주는 질병은 각종 암이다. 부자나 빈곤층을 가리지 않지만 보다 더 큰 절망을 느끼게 되는 계층은 당연히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보살펴줄 가족조차 없는 빈곤층이다. 이에 지난 2002년 김대중 정부 때부터 ‘암 환자 의료비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의 대상은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5대암과 폐암에 걸린 취약계층, 소아암 환자다. 5대암과 폐암은 최대 220만원, 소아암은 최대 3천만원까지 지원되는데 소요 비용은 국비와 지방비 5:5로 부담하고 있다. 이 사업의 수요는 매년 늘고 있다. 그런데 수요증가에 반해 정부는 이 예산을 10년 가까이 동결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비와 지방비 매칭사업이므로 국비가 동결되면 지방비도 편성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일선 시·군들이 이 사업 예산을 매년 다음해 예산으로 돌려막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에서는 2013년 1만1천82명, 201
미래의 관광 사업은 우리의 중요한 수입원이 된다. 기존의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개발하여 체험관광을 확대시켜 가야한다, 우리나라최고의 동굴테마파크로 자리 잡은 광명동굴은 연간 100만 명이 광명시로 찾게 만들었다. 관광객들은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함은 물론 지역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간다. 광명시는 모범관광지역으로 각광을 받고 있어 관광수입이 지역경제발전에 기여하게 됐다. 특히 광명시는 다른 시·군들의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관광재원의 자체 개발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광명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주요 관광지점 입장객 통계에서 지난 2010년 도내 31개 시·군 중 꼴찌에서 지난해에는 7위로 급부상했다. 시에 따르면 2015년 시·군별 관광지점 입장객 통계 분석에서 광명시가 총 154만3천명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용인, 과천, 고양, 파주, 가평, 포천에 이어 일곱 번 째 이다. 광명동굴이 개발 안 된 5년 전에는 고작 3천명에 불과해 최하위 이었다. 지난 2011년 광명시는 1천명에 달하는 시청 공무원들과 폐광산을 동굴테마파크로 변모시켜갔다. 관광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어나 이제는 도내 주요 관광지로 발전했
남이 내 집에 들어와 집안을 회복불능 상태로 오염시키고 가족들을 무시하고 있는데 참는 집주인은 없다. 못 본 척 한다면 그는 주인이 아니라 종이나 노예다. 바로 주한미군과 한국의 이야기다. 도대체 이 나라의 주권은 누가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5월 발생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발생한 탄저균 배달사고다. 또 용산 미군기지의 지하수에서 허용기준치의 수백배에서 수천배에 이르는 벤젠 등 유류 오염물질이 검출됐다. 동두천의 미군기지 캠프 캐슬의 지하수에선 발암물질인 벤젠이 기준치를 268배나 초과해 검출되기도 했다. 지난해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미군반환기지 환경오염 현황 및 복원현황’과 ‘캠프캐슬 환경오염조사 및 위해성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토양오염과 지하수오염이 확인된 반환 24개기지의 면적은 2천833만9천948㎡이고 이중에 20만8천495㎡가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오염 부지 정화를 위해 2천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정부는 오염된 미군기지의 토양복원비용으로 지난 2009년 이후 약 2천100억원(197억원 중 일부 미집행)을 사용했다고 한다. 25개 기지 중엔 경기도가 19곳으로 가장 많았다. 그런데 이는…
경제침체 속에 젊은이들이 취업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일터를 만들어주고 미래의 소망을 키워갈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지자체에서도 취업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지자체의 여건에 적절한 기업유치와 고용확대 시책이 절실하다. 광명시는 일자리정책콘서트를 개최하여 새로운 일자리마련에 힘쓰고 있다.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다양한 방식으로 특화된 광명시의 일자리정책을 실시하여 효과를 얻었다. 지자체의 여건과 보유한 자원을 토대로 미래지향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가야한다. 청년일자리 특화사업으로 광명 청년 잡 스타트, 청년고용 기업인턴제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 청년들에게 창업을 위한 방법을 교육시켜서 청년 일자리뉴딜 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청년과 장애인의 일자리사업으로 시청 민원실과 여성비전센터 등 5곳에 사회적기업인 보나 카페 5곳을 설치하여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청년 장애인 17명이 근무하고 있다. 청년과 더불어 소외계층의 일자리 마련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실제 6개월간 공공인턴 경험과 개인 취업역량 강화교육을 병행하는 광명 청년 잡 스타트는 지난 5년간 46억 원을 투입하여 총 510명이 참여하였다. 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올해 말이면 임기가 끝나는 그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망론’의 한복판에 서 있다. 4·13 총선 이전부터 여권 주변에서는 반기문 후보설이 계속 나돌았고, 총선 결과 새누리당의 대선 주자들이 추락하여 후보 기근 현상이 빚어지자 그의 출마설은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친박계에서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반 총장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김무성이나 유승민 같은 비박계 인물이 여당의 차기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고, 어떻게든 친박과 같이 갈 수 있는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집착의 산물이 반기문 카드이다. 무엇보다 그동안의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줄곧 지지율 선두를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반 총장은 큰 강점을 갖고 있다. 한국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명예는 그를 일약 한국이 낳은 세계적 인물로 부상시켰으며, 그 효과로 좋은 이미지를 유지해왔다. 그래서 반 총장은 여야 진영에 구속되어 있지 않은 무당파층이나 부동층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가 만약 여당의 대선 후보로 나설 경우 기존의 여당 지지층에
단축 3번 /주강홍 어머니에게서는 3번이었고 나에게서는 8번이었습니다 항시 1번이었지만 언제부터 뒤로 밀려나신 줄은 차마 몰랐습니다 화들짝 놀란 까만 밤에도 한 번도 꺼놓지 못한 그 많은 새벽도 유난히 많이 닳은 3번과 함께 이제 접으려 합니다 누구를 지우고 지워지는 데 익숙해 있지만 전리층을 뚫고 화답으로 오실 것 같은 달빛 같은 음성이 귀밑에 매달려 차마 망설이고 있습니다 이제 정한수란 사발의 치성을 강물로 모아 기억의 가지 하나를 떠내려 보내려 합니다 - 시집 ‘망치가 못을 그리워할 때’ 시인은 가족 간 서열을 은연중 단축번호를 통해 풍자하고 있다. 아니 반성하고 있다, 후회는 늘 때늦다. 시에서 3번으로, 8번으로 밀려난 건 누굴까? 두 거리의 꼭짓점에 놓일 사람은 아버지일 것이다. 어머니로도 읽힐 수 있는데 문맥상으로 보면 그분은 어머니도 나도 아닌 제3자일 가능성이 크므로 아버지로서 상정하고 읽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가장의 확고한 위치에서 언제부터인가 차츰 밀려나 어머니에게마저도 자식들 다음에 놓이게 되는 아버지의 자리를 새삼 떠올리며 가슴을 치는 시인은 그분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으로 쉽게 번호를 지우지 못하는 것이다. 살아
‘수리수리 마수리’, 어릴 적에 친구들끼리 담장 밑에 모여서 참 많이 중얼거렸던 주문이다. 돌멩이를 앞에 놓고 떡이 되라고 빌면서 했던 그런 장난 주문이다. 본래 이 주문은 불교 경전 ‘천수경’에서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참된 말’로 시작하라는 것인데 그 말이 바로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이다. 기독교 성경에 빗대면 ‘내 더러운 입술을 숯불로 지져 주소서’와 유사한 뜻이라고 할 수 있다. 복을 빌고자 하면 비는 본인이 먼저 깨끗해야 그 효험이 있는 법이다. 그래서 새벽에 정수를 떠 놓고 빌 때는 먼저 목욕재계부터 했다. 그런데 친구들이 모이면 가끔 ‘수리수리 공수리’라는 말을 사용하고는 했다. 여기에서 공수리의 ‘공’은 ‘공짜’, ‘노력 없이’라는 의미이다. 무언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앞에 놓고 어떤 고민도, 어떤 물질적 보상도 해 주는 것 없이 무언가에 편승하거나 얼버무리며 은근 슬쩍 넘어가려고 할 때 ‘수리수리 공수리’
‘시품출어인품(詩品出於人品)이란 말이 있다. “글의 품격은 그 사람의 품격에서 비롯된다”는 뜻이다. “말은 곧 말한 이의 인격 그 자체”라는 의미도 된다. 좋은 말을 하는 이는 선하게 보이고, 나쁜 말을 하는 이는 악하게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나이를 근거로 함부로 대하고 무조건 우대 받으려는 심리가 마음을 채워서다. 그렇다면 젊은 세대들은 노인세대 품격을 어떻게 생각할까. 한마디로 부정적이다. 작년 말 대통령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의 빅데이터 분석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소셜네트워크 노인 관련 게시글 83만 건 중 54%가 부정적 언급을 해서다. 이유는 대부분 품격, 즉 매너에 관한 것이다. ‘타인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모습’(29.2%), ‘과거의 경험과 지식에만 얽매여 있는 모습’(21.6%), ‘반말 등 나이를 근거로 함부로 대하는 모습’(21.3%), ‘새치기, 자리 양보 강요 등 무질서한 모습’(12.3%) 순으로 꼽혔다. 특히 20, 30대에서는 60% 이상이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최근 ‘선배시민’이란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중·노년세대를 이르는 말이다. 단순히 나이만 먹은 것이 아니라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