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구소가 발표한 ‘어린이 생활 실태 보고서’를 보면 초등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겨우 30분 미만이라고 한다. 열 명 가운데 한 명은 아예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부부 사이에도 마찬가지이다.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75.6%의 부부가 하루에 한 시간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대화를 전혀 하지 않거나 30분 미만인 부부는 30.9%에 달했다. 이처럼 대화가 원활하지 못한 부부의 경우 15년 이내에 이혼할 확률이 94%나 된다는 통계도 있어서 부부의 대화 부족은 그 심각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볼 때 가정의 달을 맞아 많은 가정들이 가족과 선물을 나누고 여행을 하는 모습은 소통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대화가 익숙하지 않을 때는 ‘관계 맺기의 비밀-TAPE요법’을 적용해 볼 것을 권한다. ‘TAPE요법’은 대화에 익숙하지 못한 한국인들을 위해 필자가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관계를 회복하는 4단계의 대화법이다. 1단계는 ‘감사하기(Thank you)’이다. 상대방에게 감사를 표현함
아시아에서 출판 산업이 가장 활기찬 곳은 대만이다. 인구는 2300만이지만 한 해 생산해 내는 책은 우리나라와 맞먹는다. 출판건수는 1인당 17.8건에 이른다. 1.3건의 중국, 8.7건의 한국을 압도한다. 대만의 출판이 많은 것은 중국 본토 판매량이 기여한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독서 인구가 많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웃 일본도 독서 강국이다. 일본 성인 평균 독서량은 연간 19권 정도다. 9.9권(2015년)인 한국의 두 배다. 지난해 OECD조사를 보면 낯이 더 뜨겁다. 세계 192개국 중 한국인의 독서량이 166위로 나타나서다. 독서율도 마찬가지다. 16~24세의 독서율은 87.4%로 그나마 나은 편이었으나 55~65세의 독서율은 51.0%로 비교국 평균 73.9%에 비해 22.9%P 낮은 최하위였다. 이렇게 조사한 우리나라 성인 연평균 독서율은 65.3%였다. 성인 10명 중 3명은 1년에 책 1권도 읽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수치는 2013년 71.4%에 비해 감소한 것이다. 로마 학자 키케로는 “책은 소년의 음식이 되고, 노년을 즐겁게 하고, 위난의 도피소가 되고, 여행할 적엔 친구가 된다”고 설파했지만, 독서에 관한한 우리 국민들의 생각은…
빨간색 영화 제목 같기도 한 /손수진 나고 자란 섬 한번 벗어나보지 못한 사내가 큰맘 먹고 서울 나들이를 한 거라 젊은 며느리도 효도 한번 해볼 양으로 그럴싸한 한식집에 모셔 대접을 한 거라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진 밥상머리에 조개 같은 것이 붙었는데 누를 때마다 어디서 선녀 같은 여자가 나타나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는 거라 햐! 요것 봐라 사내는 흑심이 생긴 거라 며느리 몰래, 슬쩍 떼어 주머니에 넣고서는 하루 더 묵어가라는 손을 뿌리치고 남쪽으로 가는 버스를 탄 거라 내려오는 내내 속주머니에 들어 있는 동그스름하고 납작한 그 물건을 만지작거리며 불콰한 노을 속으로, 끄덕끄덕 묵지근한 몸을 흔들고 있는 거라 현대판 ‘선녀와 나무꾼’을 떠올리게 하는 이 시는 읽는 이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이상야릇한 제목이 그렇고, 그 제목에 걸맞은 에피소드가 그렇고, 에피소드를 풀어가는 화자의 능청스러운 말투가 그렇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시이다. 섬 ‘사내’가 ‘서울 나들이’를 하며 벌어지는 서사 구조 자체가 어쩌면 우리시대의 슬픈 풍경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고립과 단절
Q:자격취득신고서를 받았는데 기준소득월액을 어떻게 신고해야 하나요? A:지역가입자 기준소득월액은 농업·임업·어업소득과 사업소득, 근로소득, 부동산임대소득 등을 합한 금액. 나중에 연금을 많이 받기 위해 실제소득보다 높게 신고는 가능하지만 실제소득보다 낮게 신고는 안된다. 현재 종사하는 업무에서 얻는 월 소득을 신고하면 됩니다. 다만, 월 소득이 일정하지 않을 경우 월평균 소득을 계산해 신고하면 되는데, 이때 소득이란 농업·임업·어업소득과 사업소득, 근로소득, 부동산임대소득 등을 합한 금액을 말합니다. 또한 소득신고를 할 때는 실제 소득보다 낮게 신고할 수는 없지만, 더 많은 연금을 받기 위하여 실제 소득보다 높게 신고할 수는 있습니다. 만약 가입 중 소득이 줄어들어 보험료가 부담스러울 때는 입증자료를 첨부하여 보험료 변경신청을 하면 신청일의 다음달부터 변경된 소득으로 적용받을 수 있고, 소득이 없게 된 경우에는 납부예외 신청을 하면 연금보험료가 고지되지 않습니다. 신고는 가까운 공단지사를 방문하거나 우편, 전화, 팩스로도 가능합니다.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 제공 ※기준소득월액이란? - 연금보험료 및 연금급여를 산정하기 위하여 사용자 또는 가입자가 신고한…
본보 17일자 2면에는 장애인과 관련된 기사 2건이 실려 있다. 하나는 장애인 복지 사업 확대를 요구하는 경기지역 장애인 단체의 경기도청 점거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기사고, 다른 하나는 경기도가 오는 20일 고양시 일산문화공원에서 ‘2016 경기도 장애인 취업박람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이다. 먼저 장애인 취업박람회는 장애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요즘 청년과 중장년의 취업이 어렵다. 물론 장애인 취업은 더욱 난망하다. 수원시 원천동 무궁화전자는 대다수의 근로자가 장애인이고 이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장애인들에게 ‘꿈의 작업장’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밖에도 수원시에는 약 10곳의 장애인 직업생활시설이 있어 일반고용이 어려운 중중 장애인에게 직업재활훈련과 취업 기회를 제공, 자활과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몇 군데나 될까? 여전히 장애인들은 생계를 위한 취업이 어렵다. 그나마 경기도와 북부지역 도시들이 함께 개최하는 경기도 장애인 취업박람회가 숨통을 틔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 행사는 50개 부스인 취업알선 코너와 장애인 생산품 홍보 코너, 장애체험 및 부대행사 코너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보다 구인업체
지자체의 재정은 주민복지증진을 위한 곳에 사용되어야 한다. 지역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도모하며 생산적 기반을 조성하는데 투여한다. 지방재정의 건전성이 유지될 때에 가능하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예산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건전재정운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해가야 한다. 인천시가 전국 17개 시·도 중 2년째 재정위기 주의 단체로 지정되었다. 최근 행정자치부 지방재정위기관리위원회에서 올 1분기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37.1%로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재정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행정자치부 지방재정위기관리위원회의 심의 결과 인천시는 주의 등급 해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재정위기 주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의 1분기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37.1%로 주의 등급 해제 기준인 25% 이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방재정 건전화를 위한 다각적이고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여가야 할 때이다. 지난해 7월 인천시와 같이 주의 등급을 받은 부산시와 대구시는 이번 심의 결과 주의 등급에서 해제되었다. 부산은 예산 대비 채무 비율 28.1%에서 24.0%로, 대구는 28.8%에서 23.2%로 감소해 주의단계가 지정된 지 10개월 만에 정상 등급으로 진입했다. 부산은 행사와 축제
한 장애인 시설에서 사회복지사들이 장애인들을 보호하기는 커녕 상습적으로 폭행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한 남성이 지적 장애인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며,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리기도 한다. 지난 2월 전남 남원의 한 중증 지적장애인 시설 CCTV에 포착된 장면이다. 대구의 사회복지법인 청암재단 산하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최근 9년 동안 장애인 29명이 사망했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사망자 숫자도 많지만, 복지시설의 인권 불감증, 관리 부실로 사망한 장애인이 적지 않다고 하니, 요즘 세상에도 이런 일도 있구나 싶어 기가 막힌다. 국가인권위는 청암재단이 운영하는 청구재활원과 천혜요양원에서 불명확한 사망사고와 정신병원 입원 등 인권침해가 발생해 관련자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2007년부터 9년간 장애인 29명이 죽었으며, 그 가운데 5명이 관리 부실, 장애인 간 폭행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복지시설은 의사의 소견이나 상담 기록도 없이 2010년부터 장애인 13명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고, 일부는 폐쇄병동에서 사망했다. 장애인들의 사망상해사건 중에는 어처구니가 없거나 의혹을 품을 만한 사례가 상당히 많다. 인권침해와…
전자담배란 크게 니코틴 농축액이 함유되어 있는 것과 담배 향만 있는 액체를 수증기로 만드는 것으로 나뉘고, 배터리, 무화기, 카트리지로 구성되어 있는 장치는 거의 동일합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만원부터 형성된 가격으로 다양하게 구입할 수 있는데, 정확한 유통경로를 거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사용자수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전자담배를 둘러싼 논쟁은 전자담배의 유해성 유무, 그리고 궁극적으로 금연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쉽게도 정확한 답을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현재까지 전자담배의 안전성과 효과를 주장하는 입장은 주로 판매자와 제조자 측이며, 몇몇 실험결과를 근거로 전자담배의 해로움이 전혀 없으며, 많은 사용자들의 실례로 더욱 해로운 담배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변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공인된 실험기관이나 연구결과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실정입니다. 몇몇 실험에서는 니코틴이 녹아있는 냉동 방지제(anti-freezer)에서 발암물질을 발견했다는 보고가 있고, 실제 니코틴 함유량과 몸 안에 들어오는 니코틴 양이 서로 달라 니코틴의 과다섭취 가능성이 있다는 실험도 있으며,…
지금 생각하면 ‘나도 한때 그런 적이 있었구나’ 하며 피식 웃음이 나온다. 아주 어린 시절 기억이다.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무렵 나는 작은 상자 하나를 갖고 있었다. 크기가 교과서만 하고 깊이가 제법인, 뚜껑에 약간 녹이 쓴 양철 상자였다. 그 상자 안엔 일곱 살부터 모아온 나만의 보물들이 담겨 있었다. 보물이라야 줄 없고 고장 난 손목시계와 어디에 쓰인 것인지 모를 신주와 구리조각, 못 쓰게 된 삼촌 만년필, 딱지와 구슬 등등, 그 시절 눈높이에 맞는 잡동사니가 전부였다. 그러나 얼마나 애지중지 했는지 모른다. 혹여 갖다 버릴까 잊어버릴까, 다락 귀퉁이에 숨겼다 광 한구석에 감췄다, 이리저리 나만 아는 장소에 보관하며 기회 있을 때마다 꺼내보곤 했다. 요즘 어린이의 눈높이도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딸의 어릴 적 모습을 떠올려 봐도 그렇고, 5살 외손자의 책상서랍을 봐도 그렇다. 어린 시절의 생각은 시간도 어쩌지 못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토록 소중하던 보물 상자를 ‘잊고 살았다’는 것을 안 것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였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친 후였으니 족히 10년은 됨직하다. 그러면서 이런…
간벌 /정하선 빛이 짧아진 겨울 산 가꾸기 사업에 투입된 우리는 빽빽한 수림 속에 묻혀 곧고 매끄러운 나무를 위해 볼품없는 나무를 찾아 기계톱을 들이댄다. 목숨이 잘려나가도 비명조차 지를 수 없는 구조조정으로 목이 잘린 우리는 윗사람의 지시니 어쩌겠냐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하던 상사처럼 산림계 직원이 찍어놓았으니 어쩌겠냐며 볼품없다는 이유 하나로 나무의 발목에 날카로운 기계톱을 들이댄다. - 정하선 시집 ‘무지개 창살이 있는 감옥’ / 예지북스 볼품없는 나무, 기계톱, 목이 잘린, 윗사람의 지시는 위 시에서 간벌을 위해 등장하는 언어이다. ‘간벌’은 가혹하지만 건강한 숲을 위한 필요한 과정이다. ‘구조조정’ 또한 그렇다면 간벌과 동일한 개념으로 이해해야 할까. IMF로 인한 구조조정의 비명이 아직 선명하다. 국가운명의 암담함에 집집마다 금붙이를 내놓았고 어쨌든 그 수렁에서 빠져나왔으니 내 작은 금붙이도 어떤 역할을 했을 것임엔 틀림없다. 어쩔 수 없는 게 자연의 법칙이지만,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한 가족의 운명이 달려있기에 가혹하다. ‘윗사람의 지시’라고 넘어가기엔 무언가 불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