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생태하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도시 한가운데로 흐르는 하천에서 물고기가 유유히 헤엄치고 각종 물새들과 수생식물들이 서식하는 모습을 볼 때는 뻑뻑한 도시생활에서 잠시나마 건강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경기도내의 대표적인 생태하천이랄 수 있는 수원천과 경안천, 안양천이 그렇다. 다른 하천에서도 생태 복원사업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수원천의 경우 1991년부터 1994년까지 일부 복개공사가 진행됐고 나머지 구간도 복개가 예정돼 있었으나 당시 수원문화원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복개 반대운동이 결실을 맺어 복개를 중단시켰다. 이어 복개반대운동의 중심에 서있었던 고 심재덕씨가 수원시장으로 당선되고 1995년부터 수원천은 살아나기 시작했다. 청계천보다 10년 앞선 일이다. 용인과 성남을 흐르는 하천인 경안천도 12년간의 생태하천복원사업 성과로 하류 구간이 연평균 2급수(2.0~3.0㎎/ℓ)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3년엔 6급수였다. 안양시가 10여년 동안 추진하고 있는 안양천가꾸기 사업도 결실을 맺고 있다. 안양천 일대에는 식생, 어류, 조류, 양서 및 파충류 등 630여종에 이르는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경기도에 의하면 지난 2013년부터
얼굴이 빨간 일본원숭이는 온천욕 장면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하얀 눈이 쌓인 겨울 산에서 온천에 들어가지 못하는 다수의 원숭이들이 있다. 온천욕을 즐기는 원숭이들은 권력을 차지한 알파(α)원숭이의 아이를 가진 암컷이거나 친척들 또는 자식들이다. 다른 원숭이가 온천에 들어갔다가는 알파원숭이의 보복을 당한다. 온천의 90%가 비어있고 앉기 좋은 곳이 있어도 지배층의 잔인한 텃세 때문에 많은 원숭이들이 추위에 떤다. 집단 내에서 권력을 잡은 동물들은 보람을 느끼는 도파민 호르몬과 만족을 느끼는 세로토닌 호르몬이 많다. 성호르몬도 많아진다. 그래서 권력이 최고의 최음제라는 말이 있다. 외국에서 인턴 여대생을 성희롱했던 권력자 최측근이 기억난다. 모든 동물들은 우월적 지위를 누리면서 만족감을 즐긴다. 일본원숭이는 그 만족감을 즐기기 위해 힘이 약한 동료들의 온천욕을 금지하고 번식행동도 금지한다. 우리 민족도 과거에는 서얼을 차별했다. DNA가 다르다고 여겼다. 귀족과 천민을 나누는 서열의식은 동물들에게는 오랜 관습이었고 덜 진화한 인간들도 여전히 가지고 있다. 문명의 암흑기에 지구에는 노예제도가 보편적일 때도 있었고 흑인이 못 타는 버스, 동양인 출입금지 식
우르르르 천둥 달리는 소리 들린다. 한바탕 비가 쏟아지겠다. 빗소리 와르르 마른 마당 덮쳐오면 비릿한 흙냄새 또 한 번 퍼올리겠다. 콧속으로 엄습해오는 추억 속 내음, 환하게 웃는 미소. 내 기억 속 마당은 마치 영화 스크린처럼 숱한 등장인물들을 불러들이며 늘 빗소리와 함께 등장한다. “아이구, 비온데이. 퍼뜩퍼뜩 나온나.” “야들아, 다 젖는데이. 빨리 안 나오고 뭐하노?” 어머니 재촉에 구석구석에서 달려 나온 6남매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삽을 챙기신 아버지 밖으로 달리시고 마른 빨래 급히 들여지고 마당에 널려진 삶은 나물 비닐 째 둘둘 말아 들이고, 농기구 몇 가지에 마지막으로 자전거까지 헛간으로 들여놓으면 금세 비설거지는 끝이 난다. 후두두둑, 빗방울 뚫기 시작하면 비로소 잠잠해지는 마당. 몇 장 특별 간식 부침개로 배를 채운 우리 남매들, 마루에 두 다리 늘어트리고 고개 까딱거리며 바라보는 그 비가 쏟아지는 마당은 참, 평화롭다. 적시면 적시는 대로 흠뻑 젖어줄 줄 아는 흙 마당의 여유. 한 없이 쏟아내는 장마 비 감당할 수 없을 땐 질퍽질퍽 제 속까지 다 토해놓는다. 마침내 햇살 나오면 그 속 달래줄 거
최근 사회복지에서 가장 많이 강조되는 것 중에 하나가 ‘복지 체감도’이다. 이는 여전히 복지가 취약계층에 집중되어 있어, 국민들이 누릴 수 있는 보편적인 복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지예산이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국민의 복지 체감도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복지가 국민에게 전달되는 과정의 문제를 고려해 봐야 한다. 전달체계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에 하나는 복지 수요의 확대에 대한 대응이 분절적으로 이루어져왔다는 것이다. 체계적인 계획하게 이루어지기보다는 정치·사회적 사안에 따라 돌발적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더욱 많았다. 그리고 일단 조직이 확장되면, 관련 부처, 부서 및 기관들은 자신의 영역을 고수함으로써 지속적인 확장을 추진하는 현상도 두드러져 서비스 간의 파편화, 중복, 사각지대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따라서 국민의 시각에서는 비슷한 사업들을 여러 기관에서 하고 있어 낭비로 비춰지거나, 너무 복잡해서 정작 지원이 필요할 때 어디를 찾아가야할지 난감하다. 이와 관련하여 박근혜 정부에서는 ‘맞춤형 복지’라는 정책 목표를 내세우며, ‘생애주기별 맞춤형 사회안전
요즘처럼 개들이 대접 받던 시절은 없었다. 개전용 특급 호텔이 있는가 하면 개들을 위한 독(Dog)TV, 반려견 신용카드도 있다. 개들의 놀이터 펫 카페는 미용실만큼이나 많고, 개들의 뇌와 건강에 좋다는 사료까지 나이별로 시중에 나와 있다. 주인만 잘 만나면 사람 못지 않은 호사를 누리는, 그야말로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실감나는 세상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1천만명을 넘었고 관련 시장만도 지난해 1조8천억원이 넘어섰다는 우리나라 얘기다. 거기에 2020년엔 시장규모가 5조원대를 내다본다니 외국처럼 TV, 스파, 러닝머신까지 갖춘 수천만원짜리 개집이 등장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죽어 호사를 누리는 개들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도 반려견이 죽으면 애견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해 영정을 비치하는 건 보통이다. 사체는 수의를 입혀 오동나무 관에 안치한다. 외부 조문객도 받는다. 장례일에는 제문을 읽고 가족들은 애도 한다. 비록 일부 매니아들의 얘기로, 유기견이 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별난 애견사랑’으로 보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개고기라는 혐오식품이 있는 나라 ‘한국’을 감안하면 개에 대한 인식이 획기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만은 분명해 보
옷깃을 여미다 /천양희 비굴하게 굴다 정신차릴 때 옷깃을 여민다 인파에 휩쓸려 하늘을 잊을 때 옷깃을 여민다 마음이 헐한 몸에 헛것이 덤빌 때 옷깃을 여민다 옷깃을 여미고도 우리는 별에 갈 수 없다 - 천양희 시집‘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 창비시선 오래전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아침마다 거울을 본다/ 거울 속의 나를 본다/ 나는 곧 재조명될 것이다, 밝혀질 것이다/ 거울같이 환하게’(‘마음의 수수밭’ 中 ‘아침마다 거울을’)라고. 이 구절이 좋아서 나는 책상 앞에 크게 써놓고 가끔 들여다본다. 아침마다 거울 속의 나를 들여다보며 자신을 다듬는데 게으름 없이 겸허하게 옷깃을 여미는, 여전히 눈빛이 맑은 시인. 세상이 하늘을 잊을 정도로 혼탁할 때도 여전히 옷깃을 여미는 시인. 그러나 우리는 별에 너무 많은 질문을 던져놓았다. 별은 우리가 넘볼 수 없는 어떤 것이어서 기도하듯 그저 옷깃을 여미는 일밖에. /김은옥 시인
서민 술 ‘소주’의 한자 이름엔 술 주(酒)자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소주(燒酒)라고 알고 있겠지만, 희석식 소주의 상표를 보면 분명 소주(燒酎)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원래는 소주(燒酒)였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나온다. 태조 2년인 1398년 12월13일자 기록엔 이 같은 내용도 있다. “임금의 맏아들 진안군(鎭安君) 이방우(李芳雨)는 술을 좋아하여 날마다 많이 마시는 것으로써 일을 삼더니, ‘소주(燒酒)’를 마시고 병이 나서 졸(卒)했다.” 조선왕조실록엔 그 후 영조 13년까지 240여 년 동안 소주(燒酒)라는 한자 술 이름이 176회나 언급돼 있다. ‘세 번 빚은 술’ 혹은 ‘진한 술’이란 뜻의 소주(燒酎)라 쓰기 시작한 것은 일제 강점기다. 알코올 농도가 높다고 판단한 일제가 이름을 바꿔 썼던 것인데, 지금까지 그대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참이슬, 처음처럼 등 제조 회사의 제품명에 가려져 있는 불편한 진실이다. 소주병에 얽힌 또 다른 사연도 있다. 유리병 모양이 같고 색깔이 모두 녹색인 연유다. 초기의 소주병은 투명에 가까운 연한 하늘색이었다. 그러던 것이 1994년 강원도 모 소주회사 출시 제품 이름에 걸맞게 병을 녹색으로 바꾼 것이
체체파리풀꽃을 위하여 /박순덕 얼룩말이 원을 그리며 돌고 있다 무리를 따라가지 못하고 떨어져 나와 쉬지 않고 빙빙 돌고 있다 무엇을 보았기에 무엇을 위하여 저렇게 둥글게 원을 그리나 보호해야 할 중요한 무엇이 있기라도 한 듯 동그라미를 겹겹으로 둘러치듯 얼룩말은 일정한 동심원을 그리며 돌고 있다 풀꽃벌레 체체파리에 물린 얼룩말이 살내리며 뼈내리며 계속 도는 원 안에는 너무도 싱싱한 연자홍빛 풀꽃이 하늘거리고 있다 꽃이다, 죽도록 너를 맴돌게 하는 - 박순덕 시집 ‘자전거 안장을 누가 뽑아갔나’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헤어짐 또한 그에 못지않게 살을 내리며 뼈를 내리는 일이다. 얼룩말이 떨어져 나왔다. 함께 가야 할 무리를 따라가지 못하고 빙빙 돌고 있다. 보호해야 할 중요한 무엇이 있기라도 한 듯 동그라미를 일정한 동심원으로 그리고 있다. 무엇을 보았기에 무엇을 위하여 저러나. 겹겹 원 안에는 너무도 싱싱한 연자홍빛 풀꽃이 나풀거리고 있다. 죽도록 떠나가지 못하고 맴돌게 하는 네가 있다. 사랑이 있다. 체체파리는 주로 사하라 사막 남쪽에 분포하며 포유동물의 피를 빨아 먹고 산다. 한번 물려 적당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죽음에 이른다
그녀의 모자가 달린다. 폭우가 쏟아진다고 하더니 하늘을 보니 비는 멀찍이 달아났다. 널어놓은 솜이불이 쨍쨍한 햇볕을 흠뻑 빨아먹고 팽팽하게 부풀었다. 날씨가 더워지자 모두들 지치고 늘어져 움직이는 것 자체를 귀찮아하는데 자전거를 탄 베트남댁이 제철을 만났다. 사시사철 뒤로 묶은 긴 생머리에 벙거지 모자를 쓰고 자전거로 폐지를 비롯한 고물을 모아 나른다. 벌써 너 댓살 된 아들도 있어 우리말을 제법 할 때가 되었지만 누구와 말을 주고받는 모습을 본 일이 없다. 몹시도 춥던 겨울날 자전거로 운반하기에 많은 박스를 우리 집 근처 전봇대 옆에 모아 두고 다시 올 요량으로 떠났다. 그러나 그녀가 돌아오자 박스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평소 유모차를 밀고 운동을 하시는 할머니가 집에 모아둔 폐지까지 합해 다른 사람에게 주셨다. 인정 많으신 할머니의 선행이 그만 베트남댁을 안타깝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추운 길을 자전거를 타고 되짚어 왔건만 없어진 박스에 대해 물어볼 생각도 못하고 돌아섰다. 더운 나라에서 살던 베트남댁에게 있어 겨울은 그 자체로 형벌이었다. 시린 손을 입으로 불기도 하고 햇볕이 있는 쪽에서 고물을 정리하며 추위에 빨갛게 된 얼굴에 모자를 눌러쓰고 자
얼마 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서울영일초등학교에서 개최된 재외한인학회의 ‘찾아가는 간담회’ 행사에 참여했다. 영일초등학교가 중국동포를 포함한 다문화가정 학생이 절반에 이를 뿐 아니라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문화소통세계시민양성 연구학교로 지정되었다는 점에서 방문 대상이 되었다. 재외한인학회는 지난 5월 하순에는 광주 새날학교와 고려인마을을 찾은 바 있었는데, 국내거주 조선족과 고려인 등 ‘재한’동포문제가 글로벌-다문화 한국사회의 현안 중의 하나가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는 4년 전부터 매학기 학생들과 함께 가리봉동과 대림동에서 현장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수의 학생이 참여하는 전체 2시간의 수업인 만큼, 지역에서 활동하는 NGO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지역을 둘러보는 것이 고작이다. 그래도 매번 새로웠고 학생들도 ‘조선족’을 ‘중국동포’로 인식하게 되고 중국동포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사실과 다름을 이해했다는 소감을 제출하곤 했다. 이번에는 학회 행사라 편안한 마음으로 서울영일초등학교 안이섭 교감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또 토론까지 가졌다. 필자는 그동안 중국동포가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