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심리적 나이가 어린아이인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조그만 일에도 짜증과 분노를 잘 내고, 매사가 자기중심적이기 일쑤다. 어제 아침에도 비슷한 사람을 봤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매주 화요일이 쓰레기 분리수거 하는 날이다. ‘왜 이리 날짜가 빨리오나, 일상생활 속에서도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실감하지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하며 분리 수거해 놓은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섰다. 밖은 전날 불던 바람이 돌풍으로 바뀌었고 빗방울은 더욱 굵어져 아파트 빈 공간에 마련된 수거 집하장은 엉망이었다. 이리저리 페트병이 뒹굴고, 쌓아 놓은 폐지 더미에선 신문지가 춤을 추며 날린다. 거기에 방향성을 잃어버린 비바람은 주민들이 쓰고 나온 우산도 가만 두질 않는다. 수거하는 사람이나, 관리하는 경비원들이나,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주민이나 어쩔 줄 몰라 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런 와중에 집하장 한 귀퉁이서 주민 간 다툼이 있는지 큰소리가 났다. 다가가 보니, 모아온 페트병 등 여러 개의 플라스틱 용기들을 수거함에 넣으려다 도로위에 쏟아 놓고 그냥 가는 주민에게 ‘그냥 가시면 어떻게 하냐’는 경비원과 말
느티나무 하숙집 /류인서 저 늙은 느티나무는 하숙생 구함이라는 팻말을 걸고 있다 한때 저 느티나무에는 수십 개의 방이 있었다 온갖 바람빨래 잔가지 많은 반찬으로 사람들이 넘쳐났다 수많은 길들이 흘러와 저곳에서 줄기와 가지로 뻗어나갔다 그런데 발 빠른 늑대의 시간들이 유행을 낚아채 달아나고 길 건너 유리로 된 새 빌딩이 노을도 데려가고 곁의 전봇대마저 허공의 근저당을 요구하는 요즘 하숙집 문 닫을 날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 지금은 느티나무 아래 평상을 놓고 틱틱 끌리는 슬리퍼, 런닝구, 까딱거리는 부채, 이런 가까운 것들의 그늘하숙이나 칠 뿐 우리가 뒤돌아보는 곳에는 언제나 시간의 폐허가 있다. 누군가 들어왔다 사라진 자리거나, 쥐고 있다 빠져나간 주먹이거나, 무엇인가 놓여있다 허물어져가는 모습을 띄고 있는. 타협은 있을 수가 없다. 누구든 무엇이든 시간의 테두리 안에 감금되어야하는 수인들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시간만큼 모두에게 공평한 것은 없다. 저 오래된 느티나무도 시간을 뛰어넘지 못했다. 시간은 늘 앞서 걷는 모범을 보이며 나무를 유인했던 것. 이제는 쇠잔해진 호흡을 일으켜 무한 적막들을 그늘로 쏟아내고 있다. /김유미 시인
Q:납부예외 신청은 어떻게 하나요? A:소득이 없을 경우 지사 방문 또는 우편, 팩스 등으로 신청 가능 먼저 소득이 없어 납부예외 신청을 하려면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사로 방문하시거나 우편, 팩스, 인터넷(국민연금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신청할 수 있습니다. 납부예외란 실직, 사업 중단 등으로 소득이 없게 되었을 때 공단에 신청하여 일정기간 동안 보험료 납부를 면제받는 것을 말합니다. 다만, 납부예외 기간은 가입기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연금액 산정 시 가입기간에서 제외됩니다. 지역가입자 자격취득신고서를 받으셨다면 납부예외란에 사유 및 기간을 기재한 후 해당사유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하여 제출하면 됩니다. 사업을 하다가 휴·폐업을 한 경우에는, 지역가입자 연금보험료 납부예외 신청서와 휴·폐업증명원을 제출(공단 휴·폐업사실 확인 시 제출 생략)하면 납부예외 기간 동안 연금보험료가 고지되지 않습니다.(납부예외 신청서는 국민연금 홈페이지 ‘서식 찾기’에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지역가입자 자격취득신고서나 납부예외(재개) 신청서를 받은 분들 중에 소득 자료가 없는 경우에는 국민연금 홈페이지에서 납부예외 신청을 할 수도 있습니다. 공인인증서가 필수인
정부의 지방재정개혁 방안에 대한 도내 지자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본보는 어제 자 사설을 통해 도내 지자체와 지방의회, 시민단체들의 불만을 언급한 바 있다. 행자부는 지난 22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2018년부터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의 50% 내외를 도세로 전환, 시군에 재분배하는 ‘지방재정 개혁안’이란 것을 내놓았다. 갈수록 벌어지는 지자체 간 재정격차를 줄이고자 기업이 많은 시군의 세입을 재정이 열악한 곳에 나눠주는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각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유치에 전념해왔다. 도시 과밀화와 행정력 부족에도 불구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면서까지 말이다. 이에 이재명 성남시장은 판교테크노밸리 확장 사업을 시 입장에서 전면 재검토할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법인지방소득세 절반을 축소하면 재정적 이득이 많지 않은데 그린벨트 훼손과 과밀화를 부르는 기업유치를 할 필요가 없다는 그의 말은 옳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지자체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발상이자 지방재정안정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면서 개편안 저지를 위해 머리띠라도 묶고 나서야 한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지자체들의 인식은 예산·사람을 줄이고 중앙정부…
몸이 불편한 모든 사람들에게 쾌적한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한다. 중증장애인을 비롯한 가정환경 관리 취약계층사람들이 불결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를 취하여야 된다. 경기도에서 중증장애인의 거주공간에 대한 청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깔끄미 사업단’이 출범하였다. 이들은 몸이 자유롭지 못해서 청소를 비롯한 환경정비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도는 최근 사회적 취약 가정에 주거환경 개선 서비스를 제공할 ‘깔끄미 사업단’을 총 127명으로 구성하였다. 민간 청소분야 숙련 기술자를 멘토로 자활근로자 3~4명이 팀을 이뤄 활동하게 된다. 이들은 기초수급자 가운데 중증장애인과 만성질환 가구 등 사회적 취약 가정을 찾아 실내 홈크리닝, 소독, 방역, 정리정돈 등 주거환경 개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불편한 몸 때문에 청소와 정리를 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인간은 누구나 쾌적한 공간에서 여유롭게 살아갈 때에 만족을 느끼게 된다. 올해 안에 도내 23개 시·군 취약계층 2천200가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하루속히 목표달성을 위해 장애인단체와 깊은 협력체계를
2016년 4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의 결과를 보면 민심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총선을 통하여 국가는 국정운영의 방향을 재점검하고, 국민에게 선택받기를 원했던 정당이나 정치인들은 성공과 실패를 반추하면서 다음번에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선거는 국민들이 정부운영에 참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고, 선거의 결과는 국민들의 뜻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운영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좋든 싫든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정책과 정부운영에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선거, 즉 국민의 참정권은 국가 운영의 방향을 결정짓고, 또 국민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래서 선거와 국민의 투표참여가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필수적 요소이다. 모든 국민이 정부운영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대리인으로 의원을 선출하여 의회를 구성하고, 행정부의 장을 선출하여 정부의 운영을 맡기는 것이고, 일정기간이 흐르면 다시 선거를 통하여 국민의 뜻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중요한 국민의 선거참여는 서양역사에서 오랜 투쟁과 희생을 통하여 얻어진 것이다. 특히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는 말이 있다. 봄 햇볕은 자외선이 강해서 딸을 아끼려는 의미라고 한다. 그런데 며느리는 또 사돈의 딸이 아닌가? 사돈이 “왜 봄볕에 내 딸을 내보내는가?”라고 항의하면 뭐라고 설명할까? 명절에 며느리가 친정 간다고 눈치를 주면서, 딸은 왜 아직 안 오나 기다리는 시어머니 이야기도 같다. 요즘은 고부간의 갈등뿐 아니라 친가보다 처가와 가까이 지내다 보니 장모와 사위간의 갈등도 심해졌다고 한다. 이러한 가족 간의 갈등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층간 소음이나 층간 흡연 문제 등 이웃 간의 갈등은 살인사건도 만들어 낸다. 혐오시설의 설치를 둘러싼 지자체 간의 갈등, 청년실업과 조기퇴직 문제 등 세대 간의 갈등, 노동유연성을 주장하는 사용자측과 최소한의 생존권을 주장하는 노동자 간의 노사갈등, 정치권의 사사건건 대립 등 도처에 갈등이 만연해 있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처럼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갈등을 피할 수 없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 하나만 실천한다면 다 해결될 수 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라는 말인데, 그렇지
수필가 이양하는 ‘신록예찬’에서 “신록에는 묘한 힘이 있다”고 했다. 이유는 인간에게 위안과 기쁨을 주며, 세속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온전히 하나가 되는 상태를 선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난해도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하고 기대하는 바가 없어도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한 때’, 자신은 모든 초록을 다 좋아하지만 그 시기가 가장 짧은 이때의 담록(淡綠)을 가장 좋아한다고도 했다. 굳이 이 같은 표현을 빌리지 않아도 5월 하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초록빛 서정으로 물든다. 시인들이 앞 다투어 5월에 대한 상념을 노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바람은 넘실 천(千)이랑 만(萬)이랑/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꾀꼬리는 여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나니/암컷이라 쫓길 뿐/수놈이라 쫓을 뿐/황금빛 난 길이 어지럴 뿐/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읽을 때마다 자연 속을 거닐게 하는 김영랑의 시 ‘오월’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5월이 담록의 봄날처럼 마냥 새뜻한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떨어져 누운 꽃잎이 생각나
책 -논개 바위- /천융희 저 홀로 모로 누운 당신의 침묵은 적멸의 길에 던져진 한 권의 책이다 여백 가득한 어록들 바람에 제 몸을 적신 유등이 수면 아래 직방, 흘림체로 필사한다 더 이상 각주는 달지 않는다 다만, 허공의 낱장마다 댓글처럼 번져가는 정신(精神) 사물에게 정신을 불어넣는 일은 쉽지 않다. 사물에다가 생명을 불어넣고 의미를 붙인다는 것도 쉽지 않다. 우연히 사물과 만남으로 사물이 던져주는 직감으로 시를 쓰기도 한다. 직관에 의한 직감으로 시에 이르기도 한다. 시를 사물에서 길어올리는 작업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므로 그러한 작업 과정으로 태어난 시이므로 아름답고 귀할 수밖에 없다. 논개바위를 책으로 하여 책은 모든 정신의, 그리움의, 사랑의, 역사의, 꿈의 집산체이므로 책은 눈앞의 책에서 바람의 책으로, 꽃의 책으로, 허공의 책으로, 하늘의 책으로, 우주의 책으로, 우주의 의미로 확장되어 나간다. 그것이 시인의 정신이자 논개의 정신이고 세상의 정신이자 우주의 정신이다. 논개바위란 책을 읽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고 강물이고 이슬이고 새소리고 세월이고 봄이다. 바위에서 책으로 우주로 풀어가는 시인의 알뜰한 손길이 느껴지는 시다. 먼 남쪽에서 시인으로 단
국세청이 또다시 면세유 불법유통에 칼을 빼 들었다. 최근 전국 농협 주유소를 전면 조사한다는 것이다. 면세유는 농민의 영농 비용경감을 목적으로 지난 1986년부터 도입된 세금이 공제되는 유종으로 농기계에 사용되는 석유류의 부가세, 개별소비세가 면제된다. 이에따라 휘발윳값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ℓ당 약 900원 정도로 업계가 추산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면세유는 ℓ당 최대 600원 정도여서 최소 700원 이상이 싸다. 국세청은 지난 한 해 동안 농협이 유통한 면세유가 153억 3천100만ℓ임을 고려할 때 이중 일부만 불법적으로 유통됐어도 세금 추징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농협 면세유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에서도 단골 메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최규성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농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면세유제도가 농민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농협과 일부 주유소사업자가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을 했다. 농민에게 공급하면서도 유류세를 뺀 금액보다도 비싼 가격에 공급했다. 게다가 똑같은 면세혜택을 받는 어업용 면세유와 동일한 가격에 공급해야 함에도 농업용 면세유는 어업용 면세유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의 주장대로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