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야간관람은 그동안 경회루까지만 가능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왕의 사무실인 ‘사정전’과 왕의 침전인 ‘강녕전’ 그리고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까지 확대되었다. 따라서 우리의 시간여행도 구중궁궐 깊숙한 곳까지 이어서 떠나보기로 하자. 궁궐은 크게 왕이 신하들과 일을 하는 공간인 외전과 가족들과 생활하는 내전 영역으로 나뉜다. 지난 번 외전영역을 여행한 것에 이어 오늘은 내전 영역으로 출발해보자. 내전에서 처음 만나는 곳은 ‘강녕전’이다. 강녕전은 왕의 침실이다. 하루 종일 정무에 시달렸던 왕이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생활하는 사적인 공간인 셈이다. ‘강녕(康寧)’이라는 이름은 오복 중 하나로 왕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기를 기원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기원은 강녕전 뒤뜰에 있는 굴뚝에서도 만날 수 있다. 강녕전 굴뚝은 무심코 지나치면 찾기 어려운 곳에 있다. 강녕전과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을 구분하는 담장에 기대어 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담장의 일부로 착각하게 만든다. 교태전으로 들어가는 문 양옆으로 각각 1개의 굴뚝이 있는데 굴뚝에는 ‘만수무강(萬壽無疆)’ ‘천세만세(千世萬歲)’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강녕전 굴뚝을 지나 왕비의 침전인 교태
경기도가 최근 산하 공공기관 25곳에 대한 경영합리화 연구용역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경기과학기술진흥원·경기도문화의전당·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경기도청소년수련원·경기영어마을·경기농림진흥재단 등 6개 기관이 폐지 대상에 올랐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은 산학연지원 기능이 경기테크노파크와 중복되고 기초과학기술정책연구 기능은 경기연구원으로의 이관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한다. 기관 단체를 13개로 대폭 줄이는 획기적인 방안이다. 이같은 내용은 경기도연정실행위원회가 보고받은 내용으로서 경기도 산하기관의 경영합리화가 경기도 연정(聯政)의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실현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연정의 성공여부도 가늠할 수 있는 일이다. 이번 구조조정 및 통폐합 방안은 그 전에 제시된 것보다 합리적이고도 진일보한 것이어서 의지만 보인다면 실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경기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경기콘텐츠진흥원·경기테크노파크 등 3개 기관에 대해 창업·판촉·통상지원 등 기능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경기경제산업진흥원을 신설해 통합한다든지, 경기도시공사와 경기평택항만공사를 합해 경기공사를 신설하는 방안, 경기문화재단이 한국도자재단을 흡수하는 방안 등은 설
지난 25일 도내 이천시 마장면의 오리 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함으로써 비상이 걸렸다. 지난 2월 28일 AI 청정국 지위를 겨우 되찾았는데 1개월도 안 돼 도로 상실한 것이다. 한국은 지난 2011년 청정국이 됐지만 2014년 1월 전북 고창에서 AI가 발병해 지위를 잃은 바 있었다. AI는 조류독감이라고도 불리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인데 닭, 오리, 야생 조류가 감염대상이지만 드물게 사람도 감염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중국에서는 400명 이상이 감염된바 있으며 최근에도 중국 남부 심천지역의 한 여성이 조류독감에 감염돼 사망했다. 이번에 이천시에서 발생한 AI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AI의 전파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오리농가에서 발병했지만 닭을 사육하는 양계장으로 전염될 경우 큰일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판정되면서 사육하던 오리 1만 1천여 마리를 모두 매몰 처분했다고 한다. 아울러 도내 농장 115개소, 도축장 2개소, 사료공장 12개소, 관련 차량 등을 대상으로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에…
대한민국 제3의 도시 인천의 개발은 아직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청라지구는 ‘한국의 베니스’로 불리며 야심찬 개발계획을 갖고 출발했다. 송도국제도시가 경제·비즈니스를 지향한 테마도시라면 청라는 주거 지역에 가까워 인천의 인구증가율 평균을 훨씬 웃돌 정도로 수도권에서 인기가 높은 지역의 하나다. 경인아라뱃길과 공항철도, 청라IC 설치 등 서울 접근성이 쉬워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다. 제1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여의도까지 30분, 청라IC를 통해 인천 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하면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신도시다. 최근 ‘7호선 청라범시민연대’는 서울지하철 7호선을 청라국제도시까지 연장해달라는 주민 5만명 서명연명부를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전달했다. 예비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만일 7호선이 연장된다면 인천으로서는 발전의 좋은 기회가 된다. 범시민연대는 주민들의 숙원사업일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임을 강조하고 있다. 더욱이 노선 연장은 수도권매립지 사용연장에 따른 매립지 4자협의회체(인천 경기 서울 환경부)의 합의사안이다. 과거 서북부매립지로 불리던 곳인데다 악조건 아래서도 수도권 주민들의
경기도 의왕시를 비롯한 전국 자치단체들이 국립철도박물관 유치에 적극 나섰다. 국립 철도박물관은 2021년 말 개관을 목표로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는데 철도문화역사관을 비롯해 철도산업과학기술관, 어린이철도테마파크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이를 유치하기 위해 일부 지역의 경우 ‘사활을 걸었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토부에 유치를 신청한 도시는 경기 의왕시, 대전시와 울산시와 세종시, 충북 청주시, 경남 창원시, 전북 군산시, 강원 원주시와 춘천시, 전남 나주시와 곡성군 등이다. 이 가운데 의왕시는 수도권에 속해 있어 위치적으로 이점이 크다. 수도권 전철이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철도산업과 관련된 시설이 많은 철도도시다. 의왕시는 1905년 경부선 철도가 개통되면서부터 수도권 남부의 철도 거점지역이었으며 지금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국립한국교통대학, 코레일인재개발원, 철도박물관 등 수 많은 철도관련 시설이 들어서 있거나 연계돼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한국 철도의 과거·현재·미래가 있는 도시인 것이다. 의왕시와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는 도시는 대전시다. 대전은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철도문화메
봄이 오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만 같아 햇살이 밝아도 바람결이 조금만 부드러워도 설렌다. 냉이도 나오고 버들강아지도 은빛 실눈을 뜨더니 뒤쫓아 개나리가 노란 입술을 내민다. 그렇지만 봄이라고 좋은 일만 있을까. 그 못지않게 성가시게 하는 일도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전화벨도 그렇게 저장 공간이 부족한 탓에 쏟아지는 문자를 지우면서 저절로 짜증부터 난다. 국회의원 후보 캠프에서 보내는 문자와 어느새 줄을 섰는지 지지를 부탁하는 내용도 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요동을 치면서 이합집산을 하는 모습은 스스로 표현하기로 시정잡배만도 못한 추태를 서슴없이 보이고 있다. 한동안 또 얼마나 보기 싫은 꼴을 보아야 할지. 이 봄에 보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은데 이런 건 사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럴 일만은 아니지 하는 마음도 있다. 뉴스를 보면 언제나 정치권 이야기로 시끄럽다. 위정자들은 국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주저함이 없고 국민들은 그들에게 실망을 넘어 염증을 느끼는 지경에 이르렀다. 누구도 공약을 실천하거나 국민의 편에 서서 정치 활동을 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위정자들은 국민들로부터
난데없는 일이었다. ‘우리’(그러니까 ‘사람’) 쪽 이세돌 9단이 ‘알파고’라는 괴물과 겨룬다고 했고 ‘어? 어?’ 하는 새 내리 세 판을 졌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맞은편의 ‘저건 사람이지 싶은 사람’은 1202개의 CPU(중앙 처리 장치), 176개의 GPU(그래픽 처리 장치), 1천대의 서버로 구성된 인공지능(AI)의 지시대로 바둑돌을 운반만 한다고 했고 그 괴물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손수레뿐인 곳에 돌연 으르렁거리며 나타난 중장비와의 시합 같아서 좀 억울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가 넷째 판만 이겨서 그렇지 다섯째 판도 이겼다면 괴물이 장난감으로 전락하거나 ‘우리’ 대표가 신선이 되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갔을 지도 모른다. 전적 1:4는 딱 적당한 결과였다. 처음엔 ‘속수무책’이라고 해야 할 분위기였다. “두 살 인공지능, 5000년 인간 바둑을 넘다” “알파고의 아버지,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사나이” “이세돌, 알파고 팀에 경의” &ldq
케냐는 지난 2005년 독립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개헌안 투표의 용지에 바나나와 오렌지 그림을 그려넣었다. 절반에 달하는 문맹 유권자를 위해 찬성하면 바나나에, 반대하면 오렌지에 기표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2011년 아프리카 수단에서 치러진 국민투표엔 사람의 손 그림이 투표용지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손 하나는 남부 수단의 분리독립 찬성을, 두 손이 서로 맞잡은 그림은 남북 통합의 유지를 뜻했다. 이는 남부 수단 주민의 문맹률이 85%에 달하는 점을 고려한 조치였다. 문맹률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도에서는 정당을 상징하는 더욱 다양한 그림들이 투표용지에 등장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연꽃, 자전거, 손바닥, 자명종, 낫, 코코넛 등등. 1960년대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문맹률이 높다 보니 출마 후보의 기호를 1·2·3 같은 아라비아 숫자 대신 막대 개수로 숫자를 대신했기 때문이다. 당시 치러진 참의원 선거엔 후보가 28명이나 출마해 막대를 28개나 그려 넣었다니 후보의 기호를 찾아 정확히 찍는 것도 쉽지 않았을 듯 싶다. 최근 일부 국가에선 투표용지에 입후부자의 사진을 게재해 유권자를 선택을 돕기도 한다. 이집트
사물의 멍 /김보숙 다리에 깊스를 한 그녀가 놀이터 그네에 앉아 있다. 녹이 슨 그넷줄에 머리를 기댄 그녀가 휘파람을 분다. 그네를 타고 있는 이국여성의 휘파람이 멎은 골목을 흘러 다닌다. 쓰러진 목발을 그네 곁에 세워주고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아이와 세워진 목발을 또다시 쓰러트리는 겨울바람이 오늘 그녀가 본 이국의 풍경이다. 이곳은 아플 때 휘파람을 불지 않아요. 부디 호흡을 삼가해주세요. 휘파람을 불고 있는 그녀의 입술에 하얀 눈이 내린다. 석고가루처럼 휘날리다가 입술을 붙인다. - 계간 ‘아라문학’ 가을호에서 인간이 고립되다 보면 끝내는 사물화 된다. 세상에 섞이지 못하고 세상으로부터 보이지 않는 존재로 전락할 때 인간은 가장 커다란 절망에 빠진다. 살아있다고 하는 것은 사랑한다는 말이고, 사랑한다는 말은 사랑 받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랑 받지 못할 때에 인간은 곧 사물화 된다. 적어도 이국화 된다. 멍이라는 상처는 물질적인 것으로부터 올 때도 있지만 정신적인 부분에서 오는 것이 치명적이다. 온몸에 뜨거운 피가 흐른다는 것은 그래서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살아 있어 우리는 사랑도 한다. 살아 있음에 축배를 들자. /장종권 시인
날로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있어 어린집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린이가 건강하게 자라날 때에 부모도 안심하고 일을 하게 된다. 최근에 인천시 어린이집연합회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집단 휴원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인천시어린이집연합회는 최근에 누리비용이 걱정 없는 보육현장 구현을 촉구하였다. 인천지역의 누리과정예산 편성 문제에 대한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은 협상을 타결해야할 당면과제다. 어린이들을 돌보는데 어떠한 지장도 있어서는 안 된다. 인천시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 부 동의와 재의신청이 매년 반복되는 문제로 이로 인한 교육현장의 혼란은 용납할 수 없다고 한다. 3월분 누리과정 예산이 아직도 시교육청이 예산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1월 일선 군·구에 340억 원의 재원조정교부금을 조기에 지급해서 교사처우개선비 등의 미지급사태를 모면한 바 있다. 이에 연합회는 시의회와 시교육청의 예산을 둘러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 애꿎은 어린이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 전국 각 시·도 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과 같이 부 동의와 재의신청을 한 서울의 경우 유치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4.8개월 치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