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를 보면 가슴을 쓸어내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폐암 한 갑 주세요.” “뇌졸중 한 갑 주세요.” “후두암 한 갑 주세요.” 예전에 폐를 재떨이에 비유한 포스터를 보면서도 눈도 깜박하지 않고 맛있게 담배를 피워댔는데 이젠 아예 담배를 무시무시한 질병으로 취급하니 영 담배 피우기가 찜찜하다. 애연가인 공초 오상순 선생이 다시 살아난다면 아직도 “담배는 나의 호흡이다.”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담배를 피웠으니 벌써 흡연경력 41년째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고 수없이 금연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금연 시도는 나의 의지박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지표이니 차라리 그냥 피우는 게 속이 편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런 나의 인식이 얼마 전 신문에서 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 소송 과정을 보고 싹 바뀌었다. 담배회사가 담배를 많이 팔려고 담배에 첨가물을 넣어 한번 담배를 피우면 끊을 수 없게 한다는 것이다. 말인즉슨 담배를 못 끊는 게 나의 의지박약 탓이 아니라 담배의 중독성, 즉 담배회사 탓이란다. 담배는 모든 암 발생원인의…
요즘 여의도는 선거구 획정을 두고 매우 예민한 상태로 본연의 입법 기능이 정지되어 있다. 시급한 현안 법안이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데 2년 전 이맘때쯤에도 이른바 상설특검제 도입을 두고 여야가 대립되어 법안을 심사하지 못하는 식물 국회가 계속되고 있었다. 2월 임시국회 회기가 지나게 되면 국회의원 임기의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각 상임위원회의 구성이 달라진다. 경기도에 고등법원을 설치하는 법률안을 담당하는 국회 법사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상임위를 바꾸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그동안 법안 통과를 위해 함께 노력해 왔던 의원들이 다른 상임위로 가게 된다. 새로운 법사위 의원들을 상대로 처음부터 다시 경기도에 고등법원이 설치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하고 또 그렇게 하겠다는 결심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 당시 고등법원 추가 설치를 반대하던 대법원도 입장이 바뀌어 적극 추진 방향으로 전환되었고 대부분의 법사위 의원들도 경기도민의 염원을 공감하는 분위기로 법률 통과의 모든 여권이 성숙되어 있었다. 이제 2월이 지나기 전에 국회가 정상화되어 각종 법안이 다루어지면 경기도민을 위한 고등법원 설치 법률도 통과될 수 있게 된 상황인데 여야의 대치국면은 그대로 계속되고…
지금은 직업이 다양해졌고, 남녀 간 영역도 없어졌지만 과거엔 각 분야에서 금남 금녀직업군이 엄연히 존재했다. 그리고 성별(性別) 직업에 대한 일반의 편견도 심했다. 남자들에 있어서 간호사란 직업도 그중 하나다. 예전부터 금남의 직업군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남자 간호사가 등장한 것은 지난 1936년이다. 서울위생병원 간호원양성소(삼육보건대학교 전신)에서 처음 배출해서다. 그 후 1961년까지 22명이 양성됐다. 하지만 당시에는 여성만이 면허를 받을 수 있어 간호사로 인정받지 못했다. 남자로서의 설움을 톡톡히 당한 셈이다. 그러던 중 1984년 당시 신문 가십난에 서울대 간호학과에 처음으로 남학생이 입학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금남의 학과에 남자가 입학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던 것이다. 그는 지금도 서울대병원 1호 남자 간호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수간호사로 근무 중이라고 한다. 이렇듯 간호사란 직업은 불과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남성이 진출할 경우 세인들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여성들이 독차지했었다. 물론 지금은 아니다. 전국 대학에서 남자 간호사를 배출시키고 있으며 현재 간호대학에 재학 중인 남학생 수도 1만1000명을 넘어섰다. 남자 간호사회도 발족됐다고 한다.
한 때 /이영춘 남편은 부엌에서 마늘을 찧고 나는 거실에서 책을 읽고 베란다에선 앵무새가 제 짝을 부르는지 죽어라 울어 대고 고요로운 햇살 두 볼을 만지작거리며 살곰살곰 거실로 발을 옮기는데 발길에 묻어오는 아침나절의 햇살 풍경 풍경 속에서 칼도마 두드리는 소리 참, 맛있다. - ‘춘천사람들’ 제9호에서 신들의 발자국을 따라 라는 시집을 2015년에 열네 번째 시집으로 내셨다. 그리고 선생님은 신들의 발자국을 따라 라는 시집을 나에게 한 번 부치고 한 번 더 부쳐주셨다. 시집을 부치시고도 부쳤는지 안 부쳤는지 몰라 부치셨겠지만 나는 신들의 발자국을 따라 신들의 발자국을 따라 가라는 거듭된 촉구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 때라는 시를 보면 늘 큰누나 같은 시인이 살고 있는 지금의 시간이 신들의 발자국을 살곰살곰 따라가는 작금의 시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섬세한 일상 속에서 꽃잎보다 더 여린 감성으로 세상의 모든 소리 하나 놓치지 않는 알뜰함으로 사신다. 소리란 것은 사물이 살아있을 때 내는 소리다. 칼도 칼도마도 살아있으므로 살아있는 사람과 죽이 맞아 내는 소리이다. 책을 읽는 시간, 아침나절의 햇살이란 정적인 것과 살아있으므로 소리는 내
인천 계양경찰서가 지난 15일 전국 최초로 ‘아동학대 전담수사팀’을 발대식을 발대시켰다. 수사팀에는 아동상담 자격증 소유자, 심리학 전공자, 아동학대 업무 담당자 등 전문경찰관 6명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아동학대와 실종 아동에 대한 수사도 전담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는 아동학대 전담수사팀이 인천 계양경찰서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확대 설치되길 바란다. 최근 끔찍한 아동학대사건이나 살해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에 발생한 칠곡 계모 사건과 울산 계모 사건에 이어 최근 인천에서 뼈가 앙상한 11세 소녀가 2층 창문을 탈출해 동네 슈퍼마켓에서 빵과 과자를 훔쳐 먹는 모습을 보며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처벌과 피해아동에 대한 보호가 강화돼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근절을 위해 특례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아동학대는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최근 부천에서는 아버지가 초등학생 아들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2시간여 동안 폭행해 사망하자 시신을 훼손했다. 머리 부분은 범행의 노출을 우려해 3년2개월 동안 냉장고에 보관했다
개성공단의 폐쇄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종합지원 대책이 절실하다. 11년간 유지되어온 개성공단 철수로 커다란 피해를 보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총체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한다. 직접 피해를 입은 입주기업 이외에 협력업체와 원청업체까지 피해를 신속하게 지원해주는 일이 우선이다. 기업의 도산과 부도는 물론 축소운영 되는 피해를 극복해 가도록 해주어야한다. 경기도가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구제대책 범위를 확대해준다. 정부차원의 미흡한 부분에 대해 지자체 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실질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을 위해 개성공단 입주기업뿐 아니라 협력업체 등 영세기업에 대한 피해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 도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원청업체들과 간담회를 통해서 당면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 가야할 것이다. 현재 123개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연결된 협력업체는 전국 약 5천여 개에 이른다. 도는 지난 13~14일부터 도 기업지원전담반을 구성하고 입주기업은 물론 관련된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실태를 파악 중에 있다. 경기도는 정부와 비슷한 수준의 대책보다 차별화된 대책을 종합적으로 내놓기 위해 실태파악을 한다. 구제 사각지대에 놓인 영업기업의 피해 대책도 설계 작업에 들
20년 전 사회부 차장으로 근무할 때 얘기다. 아침에 출근하니 문화부의 후배기자가 전날 정보석이 회사에 왔었다고 했다. 내 자리에 있던 사진을 보고 놀라며 “준구 형 안양예고 선생님 하고 있지 않나요?” 그래서 신문사로 옮겨 근무한 지가 꽤 됐다고 했단다. 절친한 후배였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서로 바쁘다 보니 10년 이상을 연락 없이 지냈던 터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그렇게 연락이 닿게 돼 요즘은 가끔 만나기도 한다. 정보석은 당시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반도일보 권순범기자’의 역을 맡았다. 신문사 장면을 경인일보에서 촬영했던 것이다. 한국이 낳은 천재 물리학자 이용후는 노벨상의 명예와 보장된 부귀영화를 버리고 조국으로 돌아왔다. 핵을 개발하는 도중 의문의 교통사고로 죽는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까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이해하기 어려운 죽음을 당하게 된다. 두 사람의 죽음으로 묻혀버린 비밀의 유산과 그것을 찾으려는 미국의 음모가 시작된다. 10여년 후, 한 기자가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끈질긴 추적을 한다. 300만부가 팔려 당시 베스트셀러가 됐으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지난 1월29일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결정하였다. 시중은행이 일본은행에 예치하는 지급준비금 잔액을 3종류로 구분하여 +0.1%, 0%, -0.1%의 금리를 각각 설정하여 운용하기로 한 것이다. 즉 시중은행이 일정금액 이상을 중앙은행에 예치할 경우 예치금액에 대한 이자를 받는게 아니라 오히려 보관료를 부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위원 9명중 5명이 찬성하고 4명이 반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많은 논란과 고민 끝에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유럽 중앙은행과 스웨덴, 스위스, 덴마크 등 일부 선진국 중앙은행에서 경기진작과 자국통화가치의 유지 등을 위하여 이미 수년전부터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한 선례가 있지만 일본은 우리나라와 인접하여 있고 아시아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와 경쟁하고 있는 국가인 만큼 그 정책효과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중앙은행은 중앙은행이 관리 가능한 기준금리의 변경을 통해 물가가 목표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는 통화정책을 수행한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변경은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수요에 영향을 미치며 수요의 변화는 물가에 영향을 주게 된다. 금리의 파급경로는 길고 복잡하며 경제상황
초봄 /이학성 말을 채 익히기도 전인 아이가 턱을 괴고 한참을 앉았다가 입을 열었다지요 어머니, 어머니 이리로 와보세요 햇볕이 요 꽃잎 속으로 들어가려고 해요 그래서 노랑꽃들이 스르르 입을 활짝 열었어요! 봄이 지나가려면 아직 먼 옛집 마당 - 이학성 시집 ‘고요를 잃을 수 없어’ / 하늘연못 말을 채 익히기도 전인 아이는 인생의 초봄이리라. 초봄이 바라보는 생生이란 햇볕이 꽃잎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시점이리라. 아이를 닮은 노랑꽃들은 햇빛을 받아내기 위해 스르르 입을 열어주고……. 꽃 속에서 햇빛과 뒹군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더러는 꽃을 기억할 테고 더러는 햇빛의 존재조차 잊어버렸을 테지. 이 시의 화자는 여전히 그 봄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옛집 마당의 아름다운 봄이 다 지나가려면 아직 멀었다고, 기어이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이다. 어른이 되어 만지작거리는 그리운 시절이다. /이미산 시인
2월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다. 4·13 총선 전 열린 마지막 국회다. 그동안 19대 국회는 ‘식물국회 무능국회 필요없는 국회’ 등 오명을 자처했기 때문에 이번 만큼은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19대 임기에서는 이제 더 이상 열릴지 않는 이번 국회는 막중한 책임감과 비장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 당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과 노동개혁 관련 4개 법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 여야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법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번에도 여야가 민생은 제쳐놓고 오로지 정쟁과 정파적 이익을 우선해 별 소득없이 끝낸다면 19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수준 낮은 국회로 기록될 것이다. 설 연휴 기간동안 지역 민심을 접해본 국회의원들이라면 이제 정신차릴 때도 됐다. 선거구 획정(선거법)은 법정 시한을 이미 3개월 이상 넘겨 올해부터 현행 선거구가 무효가 된 상태다.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은 지역구도 모르고 상대 후보도 모른다. 전쟁터가 어딘지, 적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싸우는 군인들의 모습과 같다. 이러다가는 유권자들의 혹독한 심판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정치 안보 경제 등 3중고의 위기를 정치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