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차례가 없어지고 있다. 무슨 난리라도 터진 양 봄꽃들이 한꺼번에 화르르 피는 것이다. 꽃 피는 순서가 해마다 희미해져간다 싶더니 올봄엔 더 성급하게 앞을 다투듯 꽃폭죽이 동시다발로 터졌다. 그렇게 꽃난리를 천지사방 벌여놓고는 판돈 거두듯 뒤도 안 돌아보고 황황히 떠나는 게 봄꽃들의 행태로 자리 잡아간다고 할까. 꽃 피는 순서라도 수소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우리네 봄날이 갈수록 심상치 않은 것이다. 철없어진 봄꽃들의 개화는 개나리가 확연히 보여주었다. 병아리 주둥이모양 노란 꽃잎들이 뾰족뾰족 입술을 내밀다 꽃잎이 활짝 열리고, 그 꽃잎이 지면서 연초록 새 잎이 나오는 게 그동안의 낯익은 개화 순서였다. 그런데 이런 차례 없이 단번에 꽃과 잎이 피어 진달래며 목련이며 벚꽃 등과 서로 질세라 어우러진 것이다. 갈수록 흐릿해진 꽃의 순서는 올해 특히 개화의 경계 같은 것마저 치워버린 느낌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 위기감을 느꼈는지 수수꽃다리마저 덩달아 서둘러 피고 있다. 이른 봄꽃들이 차례차례 지나간 뒤 오월의 느른한 미풍에 피어나 고샅마다 향을 실어 나르던 수수꽃다리도 순서 잃은 개화 행렬에 가세한 것이다. 그렇게 봄꽃들의 동시다발 방문을 톺아보자니 뭔가 잃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겨울을 지내는 동안 감춰두었던 기운들이 봄의 기운에 대응하여 하나, 둘 밖으로 표현되는 시기이다. 특히 이러한 계절에 겪게 되는 우울증상은 자연의 생동감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회복되기도 하지만 심하면 자연의 변화와 역반응하며 깊은 절망감의 표현으로 극단적인 선택이 많아지게 된다.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는 화사한 5월의 봄날 자칫 빠져들기 쉬운 우울증, 이에 대한 예방법과 주변의 우울증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자. 우울증 예방을 위한 4가지 조언 첫째는 가족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여야 한다. 가족 구성원간의 따뜻하고 친밀한 대화는 우울증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확실한 방법이다. 가족의 대화는 우울증 예방은 물론 설사 우울증이 나타나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되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어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둘째는 평소 좋은 경험과 체험을 많이 하는 것이다. 여행할 때 상쾌했던 바람, 맛있는 음식을 먹던 냄새, 지저기는 새소리, 느닷없이 만나던 소나기의 시원함 등 이러한 추억들은 심신의 건강을 도모하고 우울증 발병 시 치료로 이어지는 자원이 된다. 셋째는 나만의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이다.
엊그제 모처럼 회사 근처 서점에 들렀다. 96세 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에세이집을 사기 위해서였다. 최근 언론에서 1995년 각각 출간됐다가 절판된 김 교수의 책 두 권 ‘예수’와 ‘어떻게 믿을 것인가’가 재출간된 후 인기가 높다는 기사를 읽고 그 책을 사기 위해서였다. ‘무엇이 100세를 바라보는 노(老)철학자의 15~20년 전 저작을 부활시켰을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해 책을 찾았지만 전문서점이 아닌지 없었다. 아쉬움을 거두며 베스트셀러 코너의 이책 저책을 뒤적이는데 한켠에 놓여 있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인간심리학의 고전 한비자(韓非子)에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라는 부제가 있는 ‘한비자의 인생수업’이란 책이다. 얼마 전 재주복주(載舟覆舟)라는 칼럼을 쓰며 한비자의 제왕편을 뒤져본 기억이 나 ‘꿩 대신 닭(?)’을 선택해 구입했다.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이 책의 내용은 이랬다. ‘한비자’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필요한 교훈들을 선별해 현대적으로 정리하고, 무한경쟁 사회 속으로 들어가려는 청년들과 리더의
기항 /이현호 낯선 계절을 항해하던 넋이 빈방에 닻을 내린다 마음이라는 이생의 풍토병을 앓으며 몇 번이고 난파하며, 너라는 이름의 태풍들을 헤쳐왔다 삶, 그것은 기껏해야 찻잔 속의 태풍 해적 깃발을 지느러미처럼 펄럭이며 배는 다시 폭풍우 속으로 나아간다, 뱃사람의 노래와 함께 생명보험회사는 무엇 때문에 불멸의 인간에게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인가 ※ 마지막 연은 허먼 멜빌의 ‘모비 딕’에서. - 이현호 시집 ‘라이터 좀 빌립시다’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때가 있다. ‘삶, 그것은 기껏해야 찻잔 속의 태풍’이라 위로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것은 몇 번이고 난파하며 너라는 이름의 태풍을 헤쳐온, 지친 심신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정신없이 노를 젓는 동안 이생에 매달린 풍토병을 앓는다. 하지만 우리는 해적의 깃발을 지느러미처럼 펄럭이며 앞으로 나아가야한다. 내가 나를 추스르는 충전의 시간을 거쳐 다시 나아가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불멸의 인간이다. 죽어도 죽지 못하는 항해다. 다시 한 번 뱃사람의 노래와 함께 나아가자. 생명보험회사는 무엇 때문에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인가 묻는 저 반어법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제1당이 된 이번 20대 총선 결과는 오랫동안 깔려있던 민심의 발로였다. 헌법 제1조에 명시된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진리를 표로써 나타내준 것이다. 선거 직전까지도 이를 무시했던 정치권은 국민이 무서운 줄 알며 크게 놀랐다. 그렇다고 해서 야당도 승리를 자만해서는 안 된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호남의 민심이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제3당으로 약진한 국민의당을 선택한 것에 깊은 반성을 해야 한다. 표로써 심판하는 민주주의의 진리를 보면서 국민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대화와 타협을 주문했고, 나아가 국가개조 수준의 개혁에 대한 여망을 담았다. 이제 의석 수의 과반을 확보한 정당이 20대 국회에는 없다. 무소속 당선자들을 둘러싼 합종연횡이 이어지겠지만 일단 국민들의 선택은 독선과 오만에 종지부를 찍게 했다. 그런데도 선거가 끝난 지 며칠 안 돼 아직도 각 당이 내홍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금은 당권경쟁이나 대선후보 경쟁이 문제가 아니다. 민심의 진의가 어디에 있는지 빨리 파악하고 민생을 살펴야 하는 게 급선무임을 깨달아야 한다. 국회에 거는 기대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오직 국
교복은 예나 제나 가난한 사람들의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였다. 먹고살기 빠듯한 서민들의 고민일 수밖에 없는 게 한 벌에 수십만원이나 하기 때문이다. 요즘 광고를 보면 성인 기성신사복도 1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데 아이들 교복이 이보다 몇배 더 비싸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그래서 교육부는 지난해 ‘학교 주관 교복 공동구매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교복 가격 거품을 없애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이전에는 학부모가 스스로 구매했지만 이젠 국·공립학교의 경우 학교장이 조달청 경쟁입찰을 통해 교복업체를 선정, 교복을 일괄적으로 구입하는 방식이다. 사립학교는 권장사항이다. 이로 인해 교복가격 하락이라는 목표는 달성했다. 교복값이 20~30% 정도 낮아졌다. 그러나 일부 품질부분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대형사에 밀린 중소 교복업체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실정에서 경기도가 펼치는 ‘착한 교복’사업이 관심을 끈다. 경기도의 설명에 의하면 도와 도교육청 간 교육연정 1호로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도내 섬유업계의 발전을 함께 도모하기 위해 도내 중소기업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섬유소재를 활용,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디자인한 교복
동궐(창덕궁과 창경궁)은 이궁(離宮)으로 시작하였지만 제왕들은 경복궁보다 이곳을 더 좋아하고 더 많이 머물렀다. 그리고 현대인들도 여러 궁궐 중 창덕궁을 제일 좋아하고 창덕궁에서도 후원을 가장 손꼽고 있다. 창덕궁 후원은 크기는 약 55만㎡로 매우 크며 지금은 13개 정자가 곳곳에 홀로 또는 무리를 지어 건축되어 있다. 옛날 정자가 많을 때는 지금의 2배 이상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게 정자가 많은 이유는 국왕들은 통치기간에 자신만의 정자를 후원에 짓고자 하였기 때문이고 그 가운데 정조는 후원을 사랑하고 가장 많은 건축을 한 국왕이다. 창덕궁 후원은 상림원, 내원, 서원, 북원, 금원등 시기에 따라 여러 이름이 있었는데 정조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상림원(上林苑)으로 불렸다. 상림원이란 본래 고대 중국에서 황실정원의 명칭이었던 것으로 태조 이성계가 동산색(東山色, 정원과 과실수 등의 재배 관리를 맡아보던 관청)을 상림원으로 개칭하였고 세조시기에는 이를 장원서(掌苑署)로 다시 개칭하였다. 정조가 창덕궁의 후원에서 아름다운 열 곳을 선정하여 시를 지었는데 이를 상림십경(上林十景)이라 하며 이 시(詩)는 홍재전서와 동국여지비고에 실려 있다. 그리고 이 시
이번 선거로 국회의원으로 금배지를 단 의원들은 금배지를 달면 줄잡아 100가지나 되는 특권을 받게 된다. 이는 국민을 대신해서 일을 열심히 하라는 의미지만 현실에서는 종종 이런 뜻에 반하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지난 19대에서는 그야말로 자신의 안전을 책임져 오던 운전기사 급료를 떼어먹는 일부터 대리운전 폭행에 이르기까지 일부 국회의원들이 이른바 특권 갑질자로 둔갑돼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특권 갑질 국회의원에게는 연간 1억4천만원에 달하는 연봉에 9천여만원의 입법활동비가 지원되며 의원 1명당 최대 7명의 보좌진에 대한 연간 3억7천만 원의 급여도 국민 혈세로 충당해주고 있다. 게다가 의원님들은 어딜가든 항공기는 비즈니스석, 철도와 선박은 최상등급 좌석을 이용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국회의원의 가장 큰 특권은 면책 특권이다.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고 회기 중에 동료 의원들의 동의 없이 체포나 구금되지 않는 이들만의 불체포 특권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여야는 저마다 국회의원의 특권을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공약을 앞다퉈 발표했으나 과연 이를 믿는 국민들은 얼마나 될지 의문스럽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인용해서 매스컴을 탄 헌법 제1조 제2항 후단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말도 많고 탓도 많던 4·13 총선에서 국민은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었다. 어느 당도 의안처리에 필요한 과반수에 미달한다. 여야 합의 없이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는 180석에는 제1당과 제2당이 연합하지 않는 한 못 미친다. 제3당인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친여 무소속 7석을 더하면 167석, 국민의 당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과 함께 해도 167석이다. 친야 4석을 더하면 171석이 되지만 일방적으로 의안처리를 못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어느 당의 독주도 용납할 수 없고 서로 대화를 통하여 국정을 운영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진영논리에 갇혀 무조건 반대하는 여야의 모습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그동안 여야의 이견은 정말 사소한 것이 많았다. 이견을 해소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모든 정파의 무조건 대화가 국민의 뜻 지난 2월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대표적 예로 든 것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다. 제출된 지 3년 반이나 되
환태평양 지진대는 화산활동이 활발해 ‘불의 고리(Ring of Fire)’로 불린다.태평양을 둘러싸고 있는 화산대의 모양이 고리(ring)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말굽의 편자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지구상 모든 지진의 90%와 규모가 큰 대규모 지진의 81%가 이곳에서 발생한다. 전 세계의 활화산과 휴화산의 75% 이상인450여 개의 화산이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불의 고리에는 칠레-볼리비아-페루-에콰도르-코스타리카-과테말라-멕시코-미국 서쪽-캐나다 서쪽-러시아 동쪽-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뉴질랜드-남극의 일부가 포함하고 있다. 육지쪽의 유라시아판, 북아메리카판, 남아메리카판, 인도 오스트레일리아판, 남극판에 대해 바다쪽 판인 태평양판, 필리핀판, 코코스판, 나스카판이 대립하는 형국이다. 따라서 판의 경계에서 지각 변동이 활발하게 일어날 경우 이들 나라에 지진이 발생하고 화산이 폭발, 큰 피해를 입힌다. 이런 재앙이 끊이지 않는 곳이 일본이다. 전국 1980곳의 온천지를 둔 것이 자랑이라지만 그 밑바탕엔 지각 불안정이란 뇌관이 깔려 있다. 24시간 감시, 관측하는요주의 화산만 20개에 달한다. 5년전 이 뇌관이 터져 진도 9.0규모의 동일본 대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