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MERS)’처럼 해외에서 감염되기 쉬운 병들이 많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러한 감염병 예방에 더욱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에는 우리가 평소에 접하지 못한 다양한 병원체가 존재한다.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유럽, 미국, 일본 등)이나 유명 관광지를 여행하는 경우에도 안심할 수 없다. 최근에는 A형간염, 장티푸스, 홍역, 풍진, 말라리아 등 다양한 질병이 유행하고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예방 접종은 필수다. 이러한 질병은 보통 예방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는 데 2주가 걸리지만 백신에 따라 여러 번 접종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하는 경우 2주 이상 간격을 두어야 하는 백신이 있기 때문에 해외여행 출발 한 달 전에 병원을 방문하여 상담하는 것이 좋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광범위한 질병인 말라리아는 매년 전 세계 102국에서 3억~5억 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여 이 중 100만~200만 명이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그렇기 때문에 질병 예방을 위해서는 여행지역, 기간, 일정 등을 검토하고 필요한 약을 복용해야 하며, 열대열 말라리아 유
오래전 교육방송에서 들은 얘기다. 강사는 잘 모르겠으나 강의 제목은 ‘고슴도치 행복론’이었던 것 같다. 제목은 고슴도치인데 시작은 논어로 해서 기억에 오랫동안 남았다. 내용은 대략 이랬다. ‘유여자여소인(唯女子與小人), 즉 여자와 소인에게 있어서 위난양야(爲難養也) 함께하기가 쉽지 않다. 여자와 소인은 근지즉불손(近之則不孫) 가까이 하면 불손해지고 원지즉원(遠之則怨) 멀리 하면 원망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여자들이 들으면 여성비하가 아니냐고 곧 항의하겠지만 지금으로부터 2600년 전에 공자가 살았던 시대에 나왔던 내용인 만큼 의미만 해석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를 대비시킨다면 여자와 소인배에 한정된 말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며 이들을 가까이 하면 불손해지고 멀리 하면 원망을 하고 비난을 하게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서 고슴도치 이야기를 이어갔다. ‘북극에는 호저라는 고슴도치과의 동물이 살고 있다. 이들은 칼바람을 견디기 위해 자기들끼리 껴안는다고 한다. 그러나 가시가 달려 있기 때문에 껴안았다가도 곧바로 물러난다. 그러다 추워지면 자신의 체온 유지를 위해 다
섬강·11―어머니의 달력 /권섬 칠순을 넘기신 어머니 앓으신 후부터 오늘이 며칠인지, 교회 가는 날은 언제인지, 도통 기억을 못해 생각해 내신 묘안이 하루가 지날 때마다 달력의 날짜를 까맣게 지우시는 일. 어머니의 달력은 당신 사신 만큼 날수가 까맣게 지워져가고 있다. 날짜를 지워가며 사는 날보다 갈 날을 챙기시는 어머니. 하루씩 이승의 옷을 벗으며 오늘도 다음 세상으로 건너갈 까만 징검다리 돌을 따·문·따·문·달력 위에 놓으신다. -계간 아라문학 여름호에서 나이가 들어 기력이 떨어지게 되면 날짜 가는 것도 잘 모르는 경우 있으리라. 산책 한 번 하고 쉬어야 하고, 식사만 하고 나서도 쉬어야 하고, 누군가와 이야기만 나누어도 잠시 쉬어야만 하는, 그때쯤이 되면 그럴 수도 있으리라. 그런데 이런 어머니를 바라보는 자식들의 눈은 또 다르다. 자꾸 돌아가실 날이 다가오는 것처럼 불안해지게 된다. 이승과 저승 사이 흐르는 강에 스스로 징검다릿돌을 한 개씩 두 개씩 놓아가는 듯 마음이 아프게 된다. 그러나 누구나 스스로 놓는 저 돌을 밟고 언젠가는 강을 건너기 마련이다. 운치가 있다. /장종권 시인
농산물 가격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두 달이 넘도록 지속된 가뭄에다 메르스 여파가 겹치면서 일부 농산물은 3~4배 이상이나 뛰었다.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데다 상인은 상인대로 손님이 줄어 긴 한숨을 쉬고 있다. 수원시농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지난 주 양파값은 20㎏에 2만4천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 8천220원에 비해 세 배나 올랐다. 무는 20㎏에 1만9천900원, 대파(1㎏) 1천800원, 마늘(4㎏)은 2만8천780원에 가격이 형성돼 모두 1.5배에서 3배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이들 품목들은 서민들 밥상의 필수품이어서 더욱 걱정이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 2013년 같은 기간 장마와 폭염 등으로 농산물 가격 폭등이 극심했던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상인들의 얘기다. 앞으로도 여려 차례 장맛비가 예상되고 있어 걱정은 심해진다. 산지에서의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줄어든데다 품질마저 저하되기 때문이다. 이러다가는 가을철 김장도 못 담그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이에따라 유통업체와 시장에서는 물량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학교나 관공서, 기업 구내식당은 반찬과 메뉴 바꾸기에 골몰하는가 하면 당국은 채소값 대란이 자칫 전반적인 물가 압박으로 이
몽골은 우리나라와 사촌쯤 되는 국가다. 국민 대부분이 몽골리언이어서 피가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에서 한-몽 관계는 그렇게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었다. 비록 인조의 물정모르는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몽골은 조선시대 우리나라를 침략해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국토를 초토화시켰다. 인조는 삼전도의 치욕을 온몸으로 겪었다. 몽골은 공녀를 요구했고 고국에 돌아온 여인들은 ‘화냥년(還鄕女)’이 됐다. 그러나 역사는 흐르고 아시아와 유럽을 호령했던 몽골제국의 영광은 한바탕 꿈이 됐다. 징기스칸의 후예들은 지금 거친 황무지와 같은 삶속에서 과거의 영광을 누리지 못한다. 대신 대한민국은 일제 강점기와 전쟁을 거쳤지만 지난해 종합국력이 G20국가 중 9위로 상승하는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 이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발표로 2009년 13위였던 한국의 국력이 지난해 9위로 4단계 상승한 것이다. 종합국력은 5년마다 발표하는데 G20 국가들을 국방력, 정보력, 경제력, 교육력, 과학기술력, 정보력, 국정관리력, 정치력, 외교력, 문화력, 사회자본력, 변화대처력 등 총 13개 지표와 120여 가지의 세부지표로 측정하고 있다. 한 국가의 핵심이익을 실현하기 제반조건을 종합적으로
영화, 패션, 대중음악 등 대중들에게 친숙한 장르가 예술의 테두리 안에 들어옴으로써 예술의 경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장르가 만화인데, 올해 수많은 작가들의 원화가 전시 공간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브리 스튜디오 전시회와 해외 일러스트 작가들의 원화전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마당에, 만화를 전시회장에서 접하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 화이트큐브로 초대받은 만화 전시들에서 눈 여겨 보아야 할 점은, 전시들이 상업적인 데에 목적을 두고 있지 않고 있으며, 예술적 가치와 사회적 의미에 목적을 두고 있고, 이 전시들을 통해 만화의 새로운 발견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르코 미술관에서는 2014년 ‘박흥용 만화_펜 아래 운율, 길 위에 서사’라는 전시를 열었었다. 박흥용 화백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 영화화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진 작가이다. 그전까지는 일반 대중들에게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었지만 만화가들 사이에서는 ‘만화가 중의 만화가’, 존경하는 인물로 추앙 받아왔다고 한다. 그는 상업만화의 형식을 거부하고 자기만의 독특한…
우리나라 소득세법에서는 납세의무자인 개인을 거주자와 비거주자로 구분하여 차등적인 납세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거주자는 종합소득·퇴직소득 및 양도소득에 대하여 그 소득발생지에 관계없이 전세계 소득(world-wide income)에 대해 무제한 납세의무를 진다. 이에 비하여 비거주자는 우리나라에 원천을 갖는 소득이 없으면 납세의무를 지지 않는다. 비거주자의 이자소득·배당소득·부동산임대소득·사업소득·인적용역소득·근로소득·양도소득·사용료소득·주식양도소득·기타소득 등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경우에 한해 납세의무를 지게 된다.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구별기준은 국가마다 다소 상이하다. 국적·본적·주소지·거주지 또는 체제지 등이 그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국적기준을 도입하여 미국국민과 영주권자에게 전세계 소득에 대해 납세의무를 지우고 있다. 미국인이나 영주권자가 한국에서 직장 갖고 장기체류하는 경우에도 한국소득을 포함한 전세계 소득을 미국 IRS에 매년 신고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거주자와 비
국정원 직원 한 명이 안타깝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바로 이탈리아 해킹 팀으로부터 문제의 해킹 프로그램을 수입하는 데 관여했었다고 알려진 국정원의 IT 전문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이로써 해킹에 관련된 문제는 더욱 복잡하게 됐는데, 이와 관련해서 더욱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인물이 바로 새정치민주연합의 국민정보지키기 위원회의 안철수 위원장이다. 안철수 의원은 얼마 전에도 자신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었다. 바로 메르스 사태를 두고 하는 말인데, 안철수 의원은 의사 출신에다 잠깐이나마 의대 교수까지 지냈던 인물이었기에 메르스 사태 때 나름 그 진가를 발휘할 만한 했는데, 당시 안철수 의원의 활동은 두드러지지 못했다. 만일 안철수 의원이 정치적 감각이 있는 인물이었다면 당시 사태를 그렇게 수수방관하는 듯한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철수 의원 정도의 전문성이 있고, 또 유력 대선 주자였던 인물이라면, 3~4일 정도 방호복을 입고 현장에서 의료진과 함께 환자 치료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는 말이다. 만일 안철수 의원이 그런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많은 국민들은 안철수 의원을 다시 봤을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
지난해 말 자칭 ‘평화의 수호자(GOP)’라는 해커들의 공격으로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사인 소니 픽처스가 쑥대밭이 됐다. 회사 전산망이 다운되고, 할리우드의 유명 인사와 전·현직 임직원 등 4만7000명의 개인정보와 미개봉 영화 5편의 동영상 파일이 유출됐다. 임직원이 주고받은 e메일도 예외는 아니다. 소니 스튜디오 전산망에 침투한 해커가 할리우드 전체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것이다. 김정은을 암살하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영화 ‘인터뷰’ 개봉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지금도 해커 배후는 오리무중이다.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짓기는 했으나 충분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 이처럼 사이버 공격은 증거 찾기가 어렵다. 워낙 해커들의 침투 방법이 교묘해서다. 해커들의 활동, 즉 해킹이라는 말은 허가 받지 않은 정보 시스템에 침투하는 행위를 통칭할 때 쓰인다. 초창기 해킹은, 기술을 바탕으로 예측이 힘든 의외성을 나타내고 아무도 모르게 수행해야 하며 특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말 것을 특징으로 삼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남의 자료를 재미 삼아 훔쳐보거나 비밀번호를 바꾸는 것 등등. 그러나 정보가 중요한 재산이 되기 시작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해킹을 범죄의 수단으로 삼고 있어서다
환상수첩 /최동문 매일 분해한 시계를 조립한다. 맨발로 걸어도 생채기 없는 길에 시간을 고치면 톱니바퀴 속에서 흰 비둘기 날개는 울음이 된다. 나는 짧은 머리가 길 때까지 여행길에서 평화를 팔았다. 그러다가 지치면 집으로 돌아와 시든 제라늄에게 물을 주고 배고파 우는 고양이에게 멸치를 먹이고 검은고양이 눈 속에 앉아 찬밥에 된장을 섞어 비빔밥을 먹었다. 외로움에 길든 나를 용서할 수 있을까. 세상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여행 끝에야 알 수 있었다. 바람은 잠시 잠을 잘 뿐이다. - 최동문 시집 ‘아름다운 사람’, 리토피아 외로움에 길든 자신을 발견하는 기분이란 또 얼마나 외로운가. 외로움의 병이 깊으면 환상에 닿는다. 외로움은 분해된 시계다. 다시 조립해본들 반복되는 톱니바퀴다. 짧은 머리가 길어질 때까지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중얼거려보는 헛된 평화. 고양이는 배고파 울고 우는 고양이 눈 속에 앉아 찬밥에 된장을 비벼 먹어도 다시 외로움. 시가 아픈가, 시인이 아픈가. 세상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이 외로움 끝날 수 있다면. 그러니 바람이 깨어나면 외로움이여, 시인이여, 부디 그 바람처럼 무심하시라. /이미산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