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 놓고 ㄱ자를 누가 모르리/창앳등 ㄴ은 절로 아리라/자 들고 세로 재면 ㅣ자가 되고/홍두깨 가로 놓으면 ㅡ자가 되네’ 1930년대 초 어린이들이 불렀던 문맹타파가(文盲打破歌)의 가사 중 일부다. 조선어학회가 문맹자를 계몽하기 위해 한글강습회에서 보급한, 요즘으로 치면 일종의 ‘문맹퇴치 캠페인송’인 셈이다. 당시 우리나라 인구는 2천만이었다. 그러나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문맹자가 80%에 달했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폐습이 빚은 결과였다. 여기에 일제의 악랄한 문맹정책이 더해져 날이 갈수록 국민적 문해 능력이 피폐해지자 이런 식으로 글의 깨우침을 강조하고 동시에 기본적인 글자를 쉽게 익히도록 한 것이다. 문맹퇴치운동은 1900년대부터 전개되어 왔으며 일제강점기를 전후해 애국계몽운동과 궤를 같이하며 눈물겹게 이어졌다. 각고의 노력은 해방 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정부주도 하에 범국민적 운동으로까지 추진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세계 최저수준인 1%대다. 중국은 문맹률이 50%를 넘는다. 한자의 어려움 때문이기도 하지만 불행히도 조건이 열악한 아프리카와 비슷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남미지역은 35%대, 최대 부국이라는 미국도 문맹률이 20%인 것을 감안
깨 /장인수 깨를 턴다. 선풍기를 돌려 바람을 부른다. 알맹이만 남아라. 쭉정이, 티끌, 보푸라기, 부스라기, 잔가지, 깨벌레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거라. 날아가 쌓이는 것들이 알맹이보다 훨씬 많구나. 저것들이 알맹이를 감싸고, 보살폈겠지. 껍데기는 다 소중했구나. 교실에도 껍데기 덮어쓴 학생들이 모여 있다. 깨밭처럼. - 시집 〈교실-소리 질러〉에서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한 시인도 있기는 하였으나, 이는 말하고자 한 바가 달리 있어서였을 것이다. 어쨌거나 껍데기 없이 알맹이는 존재하지 못한다. 껍데기는 아무 짝에도 쓰지 못하는 그저 껍데기가 아니다. 알맹이가 제 능력을 보일 때까지 곱게 쌓아 외부로부터 침범 당하지 않도록 해주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그것이 한자로는 甲이다. 물론 껍데기는 알맹이를 지키기 위해서만 의미가 있을 뿐이다. 세상은 껍데기이고 청소년들은 알맹이이다. 알맹이의 소중함을 알아야 하고, 껍데기가 알맹이 노릇을 지나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장종권 시인
수원시와 화성시민의 숙원이었던 수원 군공항 이전문제가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풀려나가고 있다. 지난 14일 국방부가 민간전문가 22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수원시가 제출한 수원 군공항 이전건의서 평가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종전부지 활용방안, 군 공항이전방안 및 이전 주변지역 지원방안, 재원조달 가능성 여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 결과 수원시가 제출한 수원 군공항 이전건의서는 총점 1천점 중 800점 이상을 획득해 ‘적정’ 판정을 받았다. 이날 평가위원회는 수원 공군비행장 이전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시험대였다. 수원시는 그동안 ‘수원 군공항은 도시팽창으로 도심지에 위치하게 돼 전시 작전운용에 위험이 따르고 소음피해가 확대되고 있으며 피해에 대한 배상으로 국가 재정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이전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60년 소음에 시달린 주민의 숙원을 해결하고 공군 전력의 현대화를 위해 이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수원 공군비행장 개발이익금으로 이전사업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며 국방부를 설득해왔다. 14일 양평에서 열린 국방부 수원 군공항이전건의서 평가위원회에서 7조원을 들여 국가 안보 요충지에 기술집약형 첨단 군공항을 건설해 공
엊그제 서울시내 한 동원사단에서 예비군 사격훈련 도중 전대미문의 참사가 벌어졌다. 2박3일 간의 동원훈련에 참가한 한 예비군이 총기를 난사,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부상시킨 뒤 자신도 총을 쏴 자살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의 행동으로 추정되지만 예비군 훈련장에서 이처럼 무작위로 동료 예비군을 조준 사살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군생활에 이어 예비군 훈련까지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향토예비군은 향토방위를 위해 조직된 우리나라의 비정규군이다. 지난 1968년 1월 21일 북한은 31명의 무장 부대를 남파하여 청와대 습격을 시도했다. 이틀 후인 23일에는 미 해군의 푸에블로 호를 나포하였다. 자주국방의 필요성을 절감한 당시 정부는 250만 명의 향토예비군 무장화를 통해 북한의 전쟁야욕을 분쇄하고 국민들의 안보의식 고취를 위해 그해 3월 ‘향토 예비군 설치법 시행령’을 제정, 공포하였고 4월 1일 향토 예비군을 창설하였다. 어떻든 47년의 긴 세월동안 전쟁 억지력을 발휘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돼온 건 사실이다. 전투력 증강도 그렇지만 정신전력 향상을 통해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그러나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류 역사이래로 단 한가지 변하지 않는 무예가 있다. 바로 인간과 말이 함께 호흡을 하며 펼치는 마상무예가 그것이다. 전장에 대량살상용 화약무기가 판을 치기 전까지 마상무예는 기병의 필수훈련이었으며, 인간과 말이 함께 만드는 최고의 전투무예였다. 이 지구상에는 수많은 무예가 존재해 왔고, 지금도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 중 기본이 되는 전통시대의 맨손무예는 ‘초학입예지문(初學入藝之門)’라 하여 무기술을 배우는 기본 몸만들기 및 기본 격투술을 연마하게 되었다. 맨손무예를 익히면서 신체활동 영역을 넓히고, 무기를 사용할 만큼의 기본 근력과 담력을 갖추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다. 그런데 수 많은 맨손무예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보법(步法), 즉 걸음걸이의 변화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면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무예인 태권도와 중요무형문화재로 유일하게 지정되어 전수되고 있는 택견의 차이가 바로 걸음걸이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태권도의 경우는 기본 품새에서 주춤서기를 중심으로 앞굽이나 뒷굽이 등의 형태로 걸음걸이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택견의 경우는 ‘능청 굼실’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품밟기를 통해서 자세가 연결된다.
민주주의는 다수를 위한 다수의 정치이면서 동시에 합리성의 제도다. 따라서 여러 사람들이 토론에서 합의에 이르려면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와 합리적 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동양사회는 역사적으로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자본주의라는 근대의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유교적 왕권주의에서 현대로 직접 뛰어넘었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외피는 갖췄지만 문화로서의 민주주의는 책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수준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 결과 우리는 근대화를 추구하면서 전통적인 인습의 질곡에서 벗어난 것도 많지만, 정치적 사회적으로 토론과 타협과 협상을 통하여 통합할 수 있는 민주주의문화는 만들지 못하였다. 전통적인 유교적 왕권사회에서는 상고주의(尙古主義)라는 정신적 공리에 입각한 원리주의가 있었기 때문에 토론에서 의견을 주고받다가도 문제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해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집에 가서 책을 보고 맞느냐의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이런 원리는 정치에 있어서도 「유교적 원리와 선왕(先王)의 유지(維持)」를 그대로 받들어야 했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개혁은 금기시할 수밖에 없었다. 정당정치에서 진영논리에 빠져드는 것은 이런 문화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우리 정치와 관련해서…
부족사회나 초기 국가사회에서의 성년식은 사회적 의미가 컸다. 성년의 단계로 들어선다는 것은 비로소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어서다. 따라서 예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중요한 통과의례로 여겨 왔다 그러한 의례중 하나가 육체적 고행을 감내 시키는 것이다. 가장 성행 한 곳이 아프리카였다. 아직도 많은 부족들이 얼굴이나 등에 상처를 내어 특별한 표식을 하는등 육체적 시험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 고대 사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성년식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삼한시대 마한에서 소년들의 등에다 상처를 내어 줄을 꿰고 통나무를 끌면서 그들이 훈련받을 집을 지었다’라는 기록이 그것이다. 중국의 영향을 받은 고려 시대부터는 육체적 고행극복 보다는 관례를 중요시하며 성인으로서의 예절을 더욱 강조했다.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지켜야 함을 일깨우는데 중점을 뒀다. 주로 사대부 계층에서 이루어진 이같은 성년식은 주자가례에 따른 관혼상제 의식에서 비롯됐다. 어린이에서 어른이 되었음을 알리는 관례는 관혼상제의 첫 번째로서 남자아이에게는 15세와 20세 사이에 땋아 내렸던 머리를 올리고 복건, 사모, 탕건을 씌워 주는 의식이었다
바다 /하재봉 나는 던진다, 던진다, 던진다 태앵과 돌, 돌은 날개를 펴고 날아가 바다를 한 마리 새로 만들고 태양은 불 화살을 쏘.쏘.쏘.쏘쏘.쏘.쏘 아 바다를 뜨겁게 분노시킨다 불끈, 화가 날 때의 무서운 표정 근육은 단단하게 수축되면서 강철로 된 기선과 물고기들을 구름위로 날려버린다 바바바바바 바바바 바 다 내 고향 해남에는 바다의 얼굴이었다. 만조가 되면 마당까지 밀고 온 바다는 위험의 존재일 수 있었지만 두렵지는 않았다. 그런 바다와 성장이었고 나는 그 성장통을 온몸으로 받으며 살았다. 바다를 여름과 연관시켜 태양이 지배하는 어떤 영역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만 않다. 바다는 푸른 가을처럼 금속성의 날카로움으로 빛나다가도 어는 한 순간 강철 같은 근육을 자랑하며 키 큰 파도를 던져 분노를 표현한다. 인간의 상상력은 신이 우리에게 선물한 가장 값진 것이지만 또 한편 왜소하기기 그지없다. 우리의 삶이 어디를 향해 가는지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할 수 없을 때 바다는 어떻게 말하는가를 나는 알고 있다. 바다가 남성적인 모습도 있고, 모성과 절망이 얽힌 바다의 시선도 있다. 어떤 위대함도 내 시선의 무게는 바다와 같이 왔다. /박병두 시인·
지난 4월21일~26일 유럽의 새 중심으로 자부하고 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를 방문했다. 부다페스트에서는 헝가리 한국문화원이 국제교류재단(KF), 헝가리 과학아카데미와 함께 23일 헝가리과학아카데미 내의 야코누비스 홀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제1회 한·헝문화포럼에 참여했고, 비엔나는 귀국길에 들려 오스트리아한인연합회가 설립한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을 방문한 것이다. 한·헝문화포럼은 헝거리와 한국이 1989년 양국 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처음으로 개최한 본격적인 학술-문화 심포지엄이었다. 심포지엄은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한 제1부와 한국과 헝가리의 학술문화교류를 주제로 한 제2부로 나눠 진행됐다. 필자는 제1부 디아스포라 주제 회의에서 ‘코리아타운 축제와 스토리텔링’ 글을 발표했다. 뉴욕과 심양, 오사카 코리아타운에서 개최되고 있는 축제가 한인사회뿐만 아니라 주류 사회와 함께 공유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한인을 비롯한 지역민의 스토리를 담은 축제’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학술행사를 마친 후…
오늘은 제34회 스승의 날이다.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함을 전하며 교사의 사명감을 존중해주기 위해서 제정되었다. 후학들에게 인격도야와 학문함양을 통해서 바람직한 민주시민의 자질을 함양시켜주기 위해서 교사들은 노력하고 있다.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상실되고 학부모의 지나친 이기주의 때문에 교육현장이 살벌해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성적위주의 교육 형태는 인성과 취향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해서 다양한 문제를 파생시킬 뿐이다. 전국에서는 매년 수천 건에 달하는 교사에 대한폭행과 폭언 등으로 교권이 위협을 받는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없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기도의 경우 매년 수백 건의 교권침해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교사에 대한 폭언과 욕설 등이 평상시에 주로 발생하는 유형이다. 교육현장에서 있을 수 없는 교권침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이의 개선을 위한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계개선이 절실하다.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존경받는 교사의 권리가 확립되어야한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건수는 지난해 705건으로 줄어들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총21건이 발생하였다. 학교의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