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1일~26일 유럽의 새 중심으로 자부하고 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를 방문했다. 부다페스트에서는 헝가리 한국문화원이 국제교류재단(KF), 헝가리 과학아카데미와 함께 23일 헝가리과학아카데미 내의 야코누비스 홀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제1회 한·헝문화포럼에 참여했고, 비엔나는 귀국길에 들려 오스트리아한인연합회가 설립한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을 방문한 것이다. 한·헝문화포럼은 헝거리와 한국이 1989년 양국 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처음으로 개최한 본격적인 학술-문화 심포지엄이었다. 심포지엄은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한 제1부와 한국과 헝가리의 학술문화교류를 주제로 한 제2부로 나눠 진행됐다. 필자는 제1부 디아스포라 주제 회의에서 ‘코리아타운 축제와 스토리텔링’ 글을 발표했다. 뉴욕과 심양, 오사카 코리아타운에서 개최되고 있는 축제가 한인사회뿐만 아니라 주류 사회와 함께 공유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한인을 비롯한 지역민의 스토리를 담은 축제’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학술행사를 마친 후…
한국인들 각 개인은 저마다 타고난 능력이 뛰어나지만 단결력은 부족하다고 한다. 반면에 일본인들 각 개인은 그리 탁월하지는 않지만 단결력만큼은 최고수준이라고 자화자찬한다는 말을 일본을 잘 아는 어떤 지인으로부터 들었다.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저렇게, 자기들은 이렇게 평가한다고들 한다. 일본정부는 그들의 집단 자위능력 향상을 위해 시스템을 변환시키고 있는 중이다. 가장 뚜렷한 것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제정된 그들의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다. 외교를 통한 주변 환경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엮어가는 중이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주변국에 대한 배려함도 없이 그들이 자랑하는 단결력을 전제로 하여 재무장하겠다는 것이 분명하다. 일본인들은 한국인들을 ‘모래알’과 같다고 평가한다. 즉 단결력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들이 그렇게 보았고 그렇게 판단하고 평가한다면 그렇다고 할 밖에 없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진흙’과 같다고 말을 한다고 한다. 일본사람들의 단결력만큼을 세계 어디에다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는 점을 은근히 자랑하는 어투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그들의 단결력 이면(裏面)엔 늘 이웃나라를 침략하는 공격본능을 보이
가르침의 도리를 예기(禮記) 학기(學記)편에선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올바른 길로 이끌되 강제로 끌어당기지 않고, 세게 다그치되 짓눌리지 않게 하고, 문을 열어주되 끝까지 데리고 가지 않는다. 이끌되 당기지 않으니 부딪침이 없고, 다그치되 짓누르지 않으니 어려움이 없고, 열어주되 끝까지 데리고 가지 않으니 스스로 사고하지 않을 수 없다.’ 좋은 스승이 되려면 제자들의 개인별 특성을 잘 파악한 다음 그에 맞게 가르쳐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많이 알거나 유명하다고 잘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자기 식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배우는 이들이 잘 따라와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가르침을 받는 제자들 또한 도리가 있다. 이율곡의 학교모범(學校模範)에는 이렇게 적고 있다. ‘스승을 쳐다볼 때 목 위에서 봐서 안 되고, 선생 앞에서는 개를 꾸짖어서도 안 되고, 웃는 일이 있더라도 이빨을 드러내서는 안 되며, 스승과 겸상할 때는 7푼만 먹고 배부르게 먹지 말아야 한다.’ 또 성균관 ‘학칙(學則)’에는 ‘길에서 스승을 만나거든 두 손을 머리 위로 쳐들고 길 왼쪽에 서 있어야 하고, 말을 타고 가거든 몸을 엎드려 얼굴을 가리고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눈물은 푸르다 /최종천 눈물은 푸른색을 띠고 있다 멍을 우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열린 눈의 막막함 약속의 허망함 우리는 지난 세월을 憎惡에 投資했다 거기서 나온 이익으로 쾌락을 늘리고 문득 혐오 속에서 누군가를 기억한다 너의 눈은 검고 깊었다. 그러나 그는 입맞춤으로 너의 눈을 퍼낸다 너는 다시 달을 볼 수가 없을 것이다 -시집 『눈물은 푸르다』 한 몸인 듯 하나의 색으로 물들어 있는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면 막막하다. 그 색이 푸른 멍이라고 한다. 무엇으로 하늘과 바다를 멍으로 물들인 것인가. 삶이 막막할 때마다 달려갔던 그 바다의 가슴이 온통 멍투성이다. 누군가의 아픔으로 누군가는 배를 불리고 살아가는 시대다. 누군가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것이다. 눈을 감고 차바퀴소리나 새소리 시계소리를 들으면서 영원히 눈을 뜨지 말아야지 생각할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눈은 또 자동문처럼 열린다. 문명의 쾌락이 화려할수록 시퍼렇던 하늘과 바다는 검게 변한다. 허망한 나날이 지난 세월뿐이겠는가. 앞이 캄캄하다. 맑은 날이면 나의 눈과 젖은 너의 눈 속에 푸른 멍이 더 잘 보인다. /김명은 시인
소비자와 방문객들은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 인식에 의해서 결정하게 된다. 기업의 순자산가치 외에 브랜드가치가 작용하기 때문에 관련제품 매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세계에서 브랜드가치가 1위인 애플은 브랜드가치가 141조원이며 2위인 삼성은 90조원에 이르고 있다. 회사와 기관은 물론 매출과 기능도 브랜드가치가 엄청난 영향을 준다. 지자체에서도 통합브랜드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 경기도가 안산 선감도에 위치한 도청소년수련원, 도평생대학 등의 공공시설을 묶어 집단화하는 5+1 선감도 통합 브랜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오랫동안 방치된 선감도 일부의 공공부지에 말 테마단지를 조성하게 된다. 경기도는 선감도를 관광, 레저, 숙박, 교육 등을 결합한 종합휴양문화시설로 만들어가기 위한 세부계획을 세웠다. 선감도 인근에서 열린 도와 시·군이 함께하는 상생협력 토론회에서 선감도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선감도는 360만㎡인 전체 면적의 약 70%인 250만㎡가 도유지다. 이곳에는 현재 도청소년수련원, 도평생대학, 바다봐수목원, 경기창작센터, 도갯벌자원연구센터 등 5개 공공시설이 개별 운영 중이며 일부는 신축 중이다. 도는 경기관광공사소
지난 3월22일 새벽 두 가족 5명의 목숨과 행복을 앗아간 강화 캠핑장 화재사고는 영업주의 안전불감증과 관련 법령 미흡 등이 뒤섞여 발생한 인재(人災)였다. 사고가 발생한 강화 캠핑장은 텐트 속에 냉장고, 세면장 등 모든 캠핑 장비가 갖추어져 있어 몸만 가면 되는 이른바 ‘글램핑장’으로 휴일에는 예약이 좀처럼 쉽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시설은 캠핑장 등록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미등록 시설로서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곳이었다. 최근 레저문화가 확산되면서 가족이 함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캠핑이 우리나라 대표 여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캠핑장을 찾는 사람들은 급증하는 추세다. 하지만 캠핑장은 안전 사각지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관광진흥법을 개정, 이달 말까지 캠핑장 등록을 의무화하도록 하고 미등록 캠핑장 업주를 징역이나 벌금에 처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소방·전기 등 안전시설기준은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게다가 1년간의 유예기간을 두었다. 이러니 시설 등록을 미룰 수밖에 없다. 경기도 경우만 해도 그렇다. 캠핑장 등록기간이 이달 말로 다가왔는데도 도내 야영장 93.5%가 아직도 미등록 상태란다. 도에 따르면 지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 5월도 벌써 중반에 접어들고 있다. 5월은 날씨가 따뜻하고 철쭉과 라일락 등 봄꽃이 만개하는 계절이라 온가족이 야외활동을 하기에 적합해서 ‘가정의 달’이라고 정한 것일까? 어떻든 5월은 ‘가정의 달’이고, 5월15일은 ‘가정의 날’이라는 것이 〈건강가정기본법〉 제12조에 명시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5월에는 가족과 관련된 지정기념일이 참으로 많다. 5일은 어린이 날이고 8일은 어버이날이다. 11일은 ‘가정의 달인 5월에 1가정이 1아동을 입양해 새로운 가정(1+1)으로 거듭난다’는 취지에서 입양의 날로 정해졌으며, 15일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가정의 날’로 기념되고 있다. 또한 21일은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에서 부부의 날로 제정되었으니, 새 가정을 꾸미려는 선남선녀들이 5월에 결혼하고 싶어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가정의 날’ 지정의 유래를 보면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UN에서는 가정문제에 대한
간에서 나온 기름으로 등잔을 밝힌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는 명태(明太). 국민생선이라 불렸던 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이 있는 생선도 드물다. 어류학자 정문기 박사가 쓴 ‘어류박물지’에는 무려 19개의 별칭이 나온다. 신선한 생태를 뜻하는 선태(鮮太)를 비롯 말린 건태, 반쯤 말린 코다리, 얼린 동태. 잡히는 시기에 따라 일태 이태 삼태 사태 오태 섣달받이 춘태라 불렀다. 또 크기에 따라 대태 중태 소태 왜태 애기태로 나눴다. 새끼는 노가리다. 북쪽 찬바다에서 온 고기라는 뜻의 북어(北魚)는 껍질이 하얗게 된 백태, 검은 색이 나는 흑태 등으로 구분한다. 북어 중엔 황태를 최고로 친다. 요리 방법도 무궁무진하다. 전은 제사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고, 국이나 찌개는 술꾼들의 속풀이 단골 메뉴다. 내장은 창난젓, 알은 명란젓, 머리는 귀세미젓으로 담갔다. 구이나 두부장 식해 순대 등도 별미로 꼽힌다. 이처럼 어느 부위 하나 버리지 않고 요리로 만드니 그야말로 서민 생선의 지존이나 다름없다. 심지어 알을 많이 밴다고 해서 혼례식에서까지 대접받았다. 명태는 한때 많이 잡힌다고 해서 산태(山太)라고도 불렸다. 1940년대 우리나라 명태의 전체 어획량은 22만t에 달했다.
절경 /정채원 군함조의 입에 물려 시속 400㎞로 날아가는 제비갈매기의 울음소리 새끼 악어가 발을 버둥거린다 잡히자마자 뱃전에서 목이 잘린 후에도 내가 대필한 편지가 등 돌린 네 연인을 울렸다지 갈라파고스도 아마존도 나도 더 이상 절경이 아니다 먹힐 게 없다면 - 시집 〈일교차로 만든 집〉 먹힐 게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이다, 죽음이 노릴 게 있다는 것이다. 울음소리, 버둥거리는 목숨, 애태우는 연인, 아직 먹힐 게 있다는 표시다. 살아있는 것을 삼키기 위해 온갖 형태로 다가오는 죽음의 모습. 저 제비갈매기에게는 군함조가 죽음의 얼굴이다. 저 새끼 악어에게는 사냥꾼이 죽음의 얼굴이다. 등 돌린 연인을 울린 편지, 울릴 게 남아있는 한 부활의 기회는 있다. 이긴 자들이 살아남는 세상. 어제가 오늘을 낳고 오늘이 내일을 낳으며 흘러간다. /신명옥 시인
봄을 채 느끼기도 전 여름이 들어찼다. 꽃 진 자리 작은 멍울처럼 열매가 생기고 푸른 것들이 무성하다. 들녘의 모내기를 준비하는 손길로 분주하고 무논엔 개구리 울음으로 찰랑거린다. 무심히 보았던 꽃들이며 푸른 것들을 보면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나무껍질을 찢고 올라오는 새순들이며 홀씨를 날리는 민들레의 둥근 포자가 신비로워 한참을 들여다보곤 한다. 요즘은 살면서 감사하는 일이 많아졌다. 아니 많아졌다기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된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기쁨을 보아도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보면 세월 탓인가 보다. 얼마 전 딸아이 때문에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서울로 취직을 했다. 취업을 못해 전전긍긍하는 세태 속에서 전공을 살려 한 번에 원하는 직장을 얻었으니 이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일인가. 직장생활 한달정도 지날 무렵 회사에서 신입사원 환영식을 한다며 좀 늦는다고 한다. 평택에서 서울까지 통근을 하다보니 늘 시간에 쫒기지만 그래도 부모품을 떠나는 것보다는 좀 힘들어도 집에서 통근을 하는 것을 원했다. 회식이 있는 날도 막차 기차를 타고 오겠다고 연락이 왔는데 혹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