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자 모 중앙일간지에는 청년일자리와 관련된 기사가 1면과 3면 2개면에 걸쳐 실렸다. “여야 정치권이 말로는 ‘청년층 고용확대’를 외치면서 정작 법과 제도에서는 청년층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당장 청년일자리를 늘리자는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청년일자리 66만개를 늘려줄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노년행복은 앞다퉈 외치면서 청년불행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요즘은 청년들이 대학만 졸업하면 대기업에 들어간다거나 가벼운 직장근무 경력으로 쉽게 재취업이 되던 시절은 과거의 얘기가 되어버렸다. 해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에서 이제는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오포세대’가 됐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나오고 있지 않는가? 사정이 이렇자 취업보다는 차라리 창업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높은 취업의 벽을 뚫기보다 새로운 기회, 창업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일년에 한번 어버이 가슴에 달아드리는 카네이션. 그 종류도 세월 따라 다르다. 엉성하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색종이 카네이션부터 붉은 조화, 생화 , 꽃바구니 카네이션에 이르기까지. 카네이션과 어버이날의 인연은 미국의 애나 자비스가 1908년 버지니아 그래프톤에서 열린 어머니 추도식에 흰 카네이션 오백 송이를 보낸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어버이날의 유래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사순절의 첫날부터 넷째 주 일요일에 어버이의 영혼에 감사하기 위해 교회를 찾는 영국·그리스의 풍습에서 나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같은 날을 최초로 공식 선포한 나라는 미국이다. 1914년 윌슨 대통령이 5월 둘째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선포했기 때문이다.국내에선 56년 어머니날로 제정됐다가 73년 어버이날로 바뀌었다. 이런 특별한날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꽃을 받으며 작년에 하신 거짓말을 또 하신다. '건강하니 걱정하지 말아라’ ‘선물 필요 없다. 너희 살림에 보태라 ‘바쁜데 뭘 왔니’ 등등. 속을 내비치지 않은채 자식들 염려할까봐 뻔한 거짓말을 하시는 것이다. 이렇듯 숨 쉴 힘만 남아 있으면 자식 걱정하는 게 부모인데도 자식들은 잘 모른다. 나이가 많은나 적으나 부모 모시는 자식
얼굴, 도망가다 /설태수 고속버스 안. 앳된 아가씨가 거울을 보고 또 본다. 자다가 깨어나면 보고 창밖을 잠시 보다가는 거울을 든다. 멀리 가까이 거울을 이동시키며 요모조모 살펴보고 있다. 입술 다듬고 눈썹도 손본다. 얼굴이 자꾸 도망가는 모양이다. 얼굴, 너무 빨리 가지는 마라. 내 님 마음보다는 너무 빨리 가지 마라. -설태수 시집 〈그림자를 뜯다〉에서 여자들이 화장에 민감한 이유를 남자들이 다 알 수는 없다. 세상 살기가 너무 바쁘다보니 요즘에는 출근길에도 화장을 하고, 운전 중 신호대기 시간까지도 화장에 할애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얼굴은 어떤 얼굴일까. 화장 이전 맨 얼굴은 그렇다치고 누구에게나, 혹은 어디에서나, 가장 자신만만한 자신의 얼굴을 어떤 얼굴일까. 여성들은 그런 얼굴을 위해 거울을 자주 보게 되고 연신 화장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자신을 찾으려 애쓰는 여성들의 마음이 진지해 보이며 동시에 따뜻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장종권 시인
국토교통부가 6일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해제 절차 간소화와 입지규제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이하 GB)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각 자치단체 간, 기업·부동산업자와 환경단체 간의 입장이 상반되고 있다. 우선 그동안 각종 규제로 인한 불이익을 받아 온 경기도로서는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나섰다. 반면 전북도의 경우 정부의 GB규제완화 정책은 결국 수도권 내 공장 증축을 허용, 수도권에 투자가 집중될 수밖에 없어 지방의 수도권 기업 유치가 더 힘들어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와 전국토의 난개발화 등을 우려하는 시민·환경단체들의 목소리도 당연히 높게 일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와 지역경제계에서는 과천 복합문화관광단지 등 도내 10여개 GB 개발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되는 등 이번 조치로 적기투자가 가능해지고, GB내 불법 창고 등이 양성화돼 근로자의 고용 안전이 이뤄지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게 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도는 그동안 국토부에 30만㎡ 이하 GB 해제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위임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건의한 바 있는데 이번에 그 개선안 건의가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보면 된다. 30만㎡ 이하 GB 해
일선지자체 재정상태가 수입에 비해 지출규모가 커지므로 재정자립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국의 지자체는 재정적자를 면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 정부의 일방적인 복지정책 확대에 따른 재원부담가중과 지방소비세 등 중앙집중적인 세제구조 때문이다. 현실을 고려하여 세제구조의 개편이 절실하다. 남양주시와 구리시의 시민과 경제인 대표들이 양 시(市)의 통합을 재추진한다. 경기동부상공회의소는 양 시의 시민대표와 경제인대표가 함께하는 구리시와 남양주시 통합 준비위원회를 결성한다. 양 시의 통합 논의는 지난 2007년부터 제기됐으며 2009년에 본격 논의됐으나 같은 해 행안부 여론조사 결과 구리시의 반대가 많아 무산되었다. 이후 2011년에 통합 관련 특별법이 시행됐으나 양 시는 신청하지 않았다. 구리시와 남양주시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인들은 통합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면서 통합을 재추진하고 있다. 공간적인 잇점을 활용할 수 있음에도 통합되지 않아 기업인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시민복지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여건을 포기하고 있다. 통합을 찬성하는 기업인들과 시민들은 물론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시·도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
5월이다. 문화원 앞마당 공원과 철망산에는 온갖 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철쭉과 영산홍을 비롯한 온갖 봄꽃들이 화려한 색깔을 자랑하고, 라일락은 알싸한 향기를 사방으로 내뿜는다. 꽃잎을 감싸고 있던 연한 초록의 잎들은 씩씩한 진한 녹색으로 서서히 물들인다. 곱게 화장을 한 여인처럼 화사한 기운과 기분 좋은 내음이 5월을 감싸 안는다. 5월은 싱그러움과 젊음의 기운으로 청춘의 계절이라고 불린다. 5월에는 꽃과 벌들이 꽃을 찾아들 듯이 청춘들의 사랑이 시작되고, 그들의 활기찬 웃음소리가 거리를 가득 메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역과 문화원 그 어디에도 청춘들, 곧 청년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 청년들의 볼모지역인 것이다. 광명에는 대학교가 없고 베드타운이다 보니 마땅히 청년들이 모여서 즐기고 놀만한 문화공간이 충분히 존재하지 않는다. 문화원을 비롯한 지역 기관들의 프로그램들은 거의 대부분이 어린이, 주부, 어르신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나 지역문화의 디딤돌이라고 하는 문화원의 경우 특성상 고리타분하고 나이 많은 어르신들의 사랑방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렇다보니 청년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광명과 문화원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서울로 자신들의 활동 무대를 찾아 떠난다
장애인을 위한 편익시설의 확충과 운영비지원이 절실하다. 전국에는 270만 명이 넘는 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다. 전체국민의 5%를 차지하는 많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취업, 학교, 결혼 등에서 차별은 물론 불편한 시설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생활고를 겪으며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감내하여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장애인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해 가야한다. 장애인에게도 자신의 능력을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준다. 차별 없는 사회만이 장애인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 경기도가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지원 예산을 잇 따라 삭감하거나 중단하면서 120곳에 달하는 관련 시설에 운영난이 크게 우려된다. 도는 지난 1998년부터 장애인을 대상으로 낮에 일시보호와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장애인주간보호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나 종사자와 시설이 부족하다. 장애인주간보호시설은 현재 도내 31개 시·군에 남부지역 67개소와 북부지역 2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1곳당 최소 10명에서 최대 120명의 장애인 수용이 가능하다. 부족한 시설의 확충은 고사하고 이마저…
구리시는 6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사업관련 국내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대규모 사업이 그렇지만 GWDC사업도 그간 어려움이 많았다. GWDC사업에 대한 조건부 그린벨트 해제안이 지난 3월19일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결정된 이후 본격적인 외자유치를 위한 외국투자그룹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지만 갈등도 일어났다. GWDC사업을 지지하는 GWDC추진 범시민연대(시민연대)와, 반대 입장에 선 구리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구사모)은 국토부의 그린벨트 해제 조건부 승인에 각각 찬반 입장을 보이며 날카로운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그 이전에도 수차례에 걸친 중도위에서의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구리시는 GWDC 유치를 위해 10만 시민 서명운동을 비롯한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시 관계자의 설명에 의하면 이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다는 MICE 산업의 전형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사업은 구리시가 자급자족 명품도시로의 탄생 신화를 써 나갈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것이다. GWDC사업은 지난 2007년부터 기획한 것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 추진하는 역대 최
유년시절인 1960년대 아버지를 따라 소사라는 인구 3만명의 작은 도시에서 보냈다. 지금은 부천시로 인구 90만명이 넘는 거대 도시가 됐다. 선생님이셨던 아버지는 김포로 학교를 옮기게 돼 시외버스를 타고 1시간 거리를 비포장 도로로 출퇴근하셨다. 초등학생이던 나와 바로 위의 형은 어둠이 짙게 깔리는 저녁 정류장으로 마중나갔다.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 아버지께서는 차부 앞의 노점상에서 방금 구워낸 따끈한 국화빵을 사 한아름 안겨주셨다. 짜장면 한 그릇 값이 100원도 채 안 되었으니 100원어치 국화빵은 30개는 족히 넘었던 것 같다. 중·고등학생이던 큰형과 작은형도 보던 책을 손에서 놓고 국화빵을 같이 먹었다. 아버지 어머니는 우리 4형제들의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셨다. 부모님은 밀가루와 팥으로 만든 국화빵을 싫어하는 줄로만 알았다. 철 든 후에 알았지만 자식들이 먹는 것만 보아도 배가 부르셨던 것이다. 먹을 것이 변변하지 않은 시절이었다. 아버지는 이내 어머니에게 노란 봉투를 내미셨다. 월급 날이었다. 당시만 해도 선생님은 박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튿날 어머니는 100원짜리, 10원짜리 지폐를 딱지처럼 접어 전기세 연탄값 집세 등을
얼마 전 필자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인문학당’에 단초를 여는 강의엘 다녀왔다. 여느 강좌와 아주 많이 달랐다. 클래식 선율이 강하면서도 감미롭게 울려 퍼지는 시작에서부터 지극히 ‘인문학적’이었다. 모인 분들도 몹시 다양했다. 아주 젊은 청춘들에서부터 여든이 훌쩍 넘어 보이시는 노신사 어르신들, 한껏 멋을 내신 화려한 엑스 세대 액티브 시니어들, 우아한 모습의 공부하는 주부 ‘중년 공주’ 여성분들에 이르기까지 인문학을 사랑하는 학습시민의 모습은 실로 다채로웠다. 길고 긴 강좌가 끝이 나고도, 사진을 함께 찍으시겠다고, 사인을 받으시겠다고 긴 줄을 서셨던 그 분들의 배움에의 열정이 크나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참으로 많은 시민 강의를 다녀 본 필자로서도 결코 흔하지 않은 극히 이례적인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랬다. ‘옛 것을 익히고 그 것을 살려 새로움을 안다’라는 ‘온고지신’의 가르침은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꿔야 비로소 새로움이고, 혁신이고, 발전이고,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의 ‘착각적 세태’에 묵직한 경종을 울린다. 옛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