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돋움 /정소파 썰물에나 발리어 오듯 이끌려 내 닫는 발길 막닿아 갈 곳 잃고, 발끝 동동 구르고 섰다. 끊기어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구나 뒤로돌아 뒤돌아 서면 막힌 철책 가시 덤불, 위로 향해 솟자 해도 제자리 도는 나달(日月)이듯 여기 와 풀자던 울기(鬱氣) 되레 다시 숨 막힌다. 난바다 트인 뜨락 막힘없는 무한인데, 발이 달린 죄 무거워 뛰어 넘지 못한 한계, 갇히운 울 안 짐승이 허둥대는 꼴 됐다. 얼마 전 필자가 이끌고 있는 수원문인협회에서 해남 땅 끝을 경유해 진도 명량해협을 다녀왔다. 고향이 이곳이지만 환상적인 무한설렘이다. 조국 강토의 막다른 곳 최남단, 발로 밟아 묻은 흙의 맨끝이라니, 이웃에 둔 채 못가본 낯선 땅이라서 늘 못본 어머니를 그리듯 조바심치는 땅이기도 했다. 멀리 운무 속에 가물거리는 진도하며 개인 날 보인다는 제주도는 꿈결처럼 멀기만 하다. 걸어서 삼천리, 신발 밑에 묻은 흙이 마지막 다 털리는 곳이 여기라 할진대, 막히어 못가는 서러운 국토의 절반이 여기에서 끝이라니, 시인의 이별 정한이 그려진다. /박병두 시인·문학평론가
개통 이전부터 경제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것은 물론 개통 이후 승객이 별로 없어 ‘돈먹는 하마’로, ‘재정난의 주범’으로 전락한 용인경전철은 용인의 골칫거리다. 이래서 지방선거에서는 정당 바람에 휩쓸리지 말고 냉정하게 지역의 미래를 위해 제대로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 용인 경전철은 여전히 ‘혈세 낭비’ 등의 비판을 받고 있으며 1조 원대 주민소송도 진행 중이다. ‘용인경전철 손해배상청구를 위한 주민소송단’은 용인시를 상대로 주민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재판을 앞두고 지난달 17일 주민소송 제5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원고 측 소송대리인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에 따른 증인신청 등 입증계획을 청취한 바 있다. 소송단은 일단 용인경전철을 추진한 이정문·서정석·김학규 등 전직 용인시장과 수요예측을 맡았던 용역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원, 전직 용인시의원, 전·현직 용인시 공무원 등 15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전 시장 3명을 상대로 경전철 추진과 관련한 위법행위·고의성 여부, 그로인한 손해발생 여부 등을 추궁한다. 또 용역기관연구원, 전 시의원, 시 공무원 등을 심문하게 된다. 위법행위와 고의성은 반드시 밝혀져야 할 일이다. 용인경전철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 돈버는 일? 밥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중에서- 참으로 공감되는 얘기다. 오랫동안 사람의 마음을 사는 ‘흥행사’라는 일을 해왔다. 잘되리라 생각했던 것이 이외로 고전을 했고, 흥행이 어려우리라 긴장했던 공연이 생각보다는 잘 되어서 ‘흥행’이라는 말뜻을 깊이 체감을 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수 없이 경험을 해왔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 ‘흥행사’로서의 길을 갈 것이다. 그것이 어릴 때부터 정해졌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평생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일을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 때 본 영화 ‘성난 송아지&rsqu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서 행복을 누려갈 수 있도록 하는 복지정책이 중요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윤택하고 안락한 생활을 위해 복지재정의 누수와 낭비를 근절시켜 가야한다. 재정 효율화 추진을 위해서 정보시스템을 통한 누수 차단, 부적정 수급 근절, 유사·중복 복지사업 정비, 재정절감 인프라 강화를 효율적이고 중점적으로 추진해가야 할 것이다. 제일 먼저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서비스를 강화하여 불편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해 갈 수 있도록 해준다. 외로움과 무의미한 시간을 극복하여 이웃과 더불어 살면서 보람과 행복을 만끽해 갈 수 있는 생활이 되도록 노력해간다. 복지 대상자의 자격정보 연계와 관리를 강화해 부적격 대상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방지한다. 115조 원에 달하는 복지예산을 3조원 상당의 재정절감을 합리적인 복지정책으로 성공해야한다. 불필요한 사업과 중복적인 지원으로 복지재정을 낭비한 사례가 많다. 철저한 관리와 더불어 수혜자의 양심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복지 대상자의 자격정보를 연계하여 관리를 철저히 하여 부적격 대상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방지해간다. 부적정한 수급을 막기 위해서 부처별 집중조사를 실시하고 유관기간 간 협력을 강화해 가야한다. 중앙부처의…
억지로 짬을 낸 모처럼의 여행은 날씨부터 훼방을 놓았다. 출발을 하면서부터 지각생을 기다리고 독감으로 목이 잠긴 인솔자의 진행이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하게 만든다. 일정이 늦어진 관계로 휴게소를 들리지 못하고 논스톱으로 달린다. 한참을 달려 갯내음으로 출렁이는 포구에 도착해 허름한 음식점으로 들어가니 상차림이 되어 있는 자리로 안내한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여행지에서는 현지의 향토 음식을 맛보는 재미가 있어 기대를 했지만 막상 별미라는 간재미젓국이야 입에 설어 그렇다 치더라도 반찬도 성의가 없고 밥은 색깔부터 누르스름하니 수저를 들고 싶은 생각을 밀쳐 버린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슬그머니 빠져나와 식당에 비치된 커피를 뽑으니 그나마 맹물이다. 종업원에게 얘기를 하니 기계를 열고 커피를 뜯어 채우고 버튼을 누르며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깜빡이는 불이 꺼지기를 기다려 뽑은 종이컵에는 또 맹물이 나온다. 다시 한 번 시도를 했으나 나를 놀리기라도 하는 듯 말간 물만 나오는 바람에 기계 앞에 뜨거운 물만 몇 잔을 늘어놓고 말았다. 그냥 포기하려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도 필요할 것 같아 다시 음식점에 얘기를 하니 그제야 다시 손을 보고 커피를 뽑
옛날부터 달걀은 봄, 풍요, 다산 등 보이지 않는 생명의 상징이었다. 겉으로는 죽은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생명이 깃들어 있어 언젠가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기 때문이다. 달걀이 생명과 재탄생의 상징으로 여겨진 것은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인들은 겨울에서 봄으로의 계절 변화를 지구의 재탄생이라 여겼고 병아리가 태어나는 달걀에서 새로운 삶의 상징성을 찾았다는 것이다. 기독교에선 달걀을 ‘무덤에서 부활한 예수그리스도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부활절’에 달걀을 나누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 시작된 축제의 하나라고 한다. 하지만 성서에 근거한 정확한 유래와 기록은 찾을 수 없다. 다만 17세기경 유럽의 수도원에서 시작돼 가장 대표적이고 보편적인 풍습으로 자리 잡았다는 게 정설로 되어있을 뿐이다. 당시 사순절 기간 동안 엄격한 고행을 하던 수도자들은 육류는 물론이고 생선도 먹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부활대축일 아침이 되면 기쁘게 부활을 맞이하는 하나의 세리모니로 달걀을 먹었다고 한다. 그 이후 부활 달걀을 이웃에게 주는 행사가 전 세계에 전파돼 축제의 하나로 승화됐다는 것이다. 영국에는 500년 전 국왕 에드워드1세가 부활절 선물을 위해 색깔과 금박을 입
광활한 서해바다를 이용할 수 있는 여건과 대중국기지의 중심지로 성장해가는 평택시가 글로벌시대를 선도해갈 수 있도록 고덕국제신도시 개발 사업을 확대해간다. 국제도시개발은 미래의 국제상황과 국내여건을 고려하여 차질 없이 철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시행기관인 평택시는 국제경쟁력과 지역자원 및 특성을 고려한 미래중심적인 신도시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한다.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개발 사업의 추진으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서해안개발시대에 크게 기여해 갈 수 있다. 고덕주변과 연계성을 강화하여 미래를 고려하여 확대 추진해 가야한다. 이 지역은 앞으로 초·중·고등학교가 당초 계획보다 6개 늘어나며 이주민 조기정착을 위한 1단계 택지개발 면적도 26만7천㎡가 확대된다. 국토교통부는 고덕국제신도시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 안을 승인하였다. 변경 안은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을 1년 앞당겨 2017년부터 고덕 산업단지에 최첨단 반도체라인을 가동하기로 한 결정에 따른 조치다. 대기업의 대규모 공장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들의 고용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고덕국제신도시 이주민 조기 정착을 고려해 1단계 부지조성공사 면적을 확대하고 고덕 일반산업단지 주변의 저밀 개발과 학교 수용계획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문제로 정부와 정치권, 공무원단체가 갑론을박을 거듭하고 있다. 대체적인 국민 여론은 개혁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지각 있는 국민들은 개혁 하지 않으면 당장에 나라가 거덜 날 것처럼 정치적으로 조급하게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당사자인 공무원과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정권이 공무원과 교사들을 죄인취급하며 국민들과 이간질 시킨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 와중에도 연금을 더 줘도 아깝지 않다고 국민들이 옹호하는 공무원들이 있다. 바로 소방공무원들이다. 이들은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다. 각종 위기상황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인명을 구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방관들의 근무환경은 열악하다. 인력 부족과 장비 노후화가 심각하다. 일부 소방관들은 사비를 들여 방화장갑 등을 사서 현장에 출동해야 했다. 따라서 지난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소방공무원들이 1인 릴레이시위를 하고, 지방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을 위한 서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 선거에서 ‘안전한 경기도’를 내세우며 4천명 규모의 소방공무원 증원 계획을 공약한 바 있다. 그는 소방공무원 충원에 들어가는 약 2천400억원은 국
최근 들어 문화산업은 국내 여러 산업 중 가장 빛나는 약진과 성과를 이룬 산업으로 꼽히고 있으며 문화산업이야말로 향후 세계 시장에서 한국을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산업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문화산업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핵심어인 문화콘텐츠는 우리가 흔히 한류라 말하는 드라마와 영화, 음반, 무대공연작품, 미술품, 게임 등에 이르기까지 급속도로 발전한 우리 문화산업의 확연한 결과물들이며 특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콘텐츠라는 것은 우리의 역사와 전통으로부터 그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이른 바 ‘문화원형’의 개념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문화원형이 문화콘텐츠의 기본 아이템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 한류의 붐과 비슷한 시기에 뚜렷하게 등장하기 시작하여 한국의 문화적 상징의 의미가 담긴 문화상품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받으면서이며 지금은 그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의 문화산업적 기반은 전통문화 또는 설화나 민담, 신화, 전설, 나아가 역사적 사실에 중심이 되는 인물 등의 다양한 소재를 스토리텔링을 통해 창작동기를 만들어내는 ‘문화원형’에 대한 연구에서 시작되고 있다.
해마다 이즈음이면 두어 쌍의 선남선녀 결혼 주례 청탁이 들어온다. 결혼당일 선약된 것이 없고 아주 불편한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거절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필자에게까지 왔을까 하는 오만방자한 생각 때문이다. 주례사는 그동안 해왔던 두어 개의 기본 원고를 바탕으로 그 쌍에 적절하게 수정 보완하여 길면 5분정도의 양으로 준비한다. 그 내용은 일반 주례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조금 차별성이 있다면 종교가 기독교인 경우에는 하느님 말씀도 곁들이고 아주 간단한 영국속담 하나를 들려주는 것인데 ‘마지막 말은 여자가 한다’라는 말이다. 누가 주례사를 귀담아 듣겠느냐만 신부 측 부모는 주례사 중에 대체로 이 말만 기억하고 아주 흡족해 한다. 당연히 신랑 측 부모는 좋아할리 없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애써 수긍하는 표정이다. 영국 어느 지역 어느 시대의 속담인지, 실제로 영국에 이런 속담이 있는지조차 확인한 바 없으나 이 말은 아주 오래 전에 가까운 어른한테 귀동냥 했던 말인지라 그 때 이 말이 각인되었던 것을 인용하고 있다. 필자는 이제 결혼 33년을 맞이했다. 예수 생애 기간이니 결혼에 대해 한 소리 할 만큼은 된 것 같다. 신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