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을 보내면서 날씨가 더워지면서 초여름 날씨가 이어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햇볕이 좋아 보였는데 이젠 뜨겁게 보인다. 햇빛보다 그늘을 찾게 된다. 지나는 사람들의 손에 아이스커피가 들려있고 빨대로 한 모금씩 빨면서 얘기를 나누며 걸어가는 모습이 경쾌하다. 오늘도 더위를 피하고 싶어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신다. 커피숍까지 가기는 멀고 아쉬운 대로 편의점에서 들고 와서 얼음이 담긴 1회용 컵에 이미 추출된 액상 커피를 넣고 뚜껑을 덮은 다음 빨대를 꽂아 한 모금 쭈욱 빨아들인다. 시원한 아이스커피가 목으로 넘어가는 순간 스위치가 켜진다. 대체불가의 복원력으로 온 몸이 깨어난다. 더위는 가고 시원함과 함께 커피향이 내 몸 구석구석을 새로운 에너지로 채우는 이 느낌이 있어 커피와 멀어지기 힘들다. 빨대는 마시기도 좋고 이동 중에도 쏟거나 흘릴 위험이 없어 간편하게 이용하게 된다. 시원한 맛에 계속 마시다 보면 어느새 빨대에서 바람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이렇게 편리하게 사용하는 빨대가 우리에게 주는 폐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보기 전에 우리 생활에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빨대의 숨겨진 얼굴을 알게 되면서 더 이상 함께 하기 어려워졌다. 물고 빨고 하던…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특히 민중이라 불렸던 피지배 계층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좀 더 디테일하게는 피지배층의 지도집단으로 불리는 정치적 유전자가 강한 이들에게 이 열망은 ‘마그마’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이래 이데올로기가 민중의 삶을 행복하게 해 준적이 단 한번도 없었으니 ‘아이러니’다. 그러나 새시대에 대한 희망이 당대(當代)의 고통을 견디는 유일한 처방이니 이 또한 어쩌란 말이냐, 다. 격동의 시대는 그 시대를 관통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한국 현대사를 살아온 이들이 “내가 젊었을때는”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대물림’하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이렇다. “네가 6·25를 겪지 않아서 그렇지, 그때 내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넘겼는지 알아? 겪지 않은 것들은 몰라”를 귀가 닳도록 들었던 세대는 ‘월남전에서 베트콩하고 싸울때’를 다음 세대에게 또 귀가 닳도록 들려준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머나먼 월남까지가서 총알이 빗발치는 논바닥에서
수련 물들다 /유종인 연못에 수련이 뜬 지도 백일이 지나고 지났는데 그게 다 물로 불을 안치는 뜸 물에 익힌 수련잎 서늘한 불 손이 식어가는 내가 그대의 손등을 스칠 때 아 물의 구들장 아랫목에 시커멓게 떠오른 수련잎 한 장! 떠올렸네 물불이 갈마드는 마음도 거기 가만히 등 지지러 가리 노자의 도덕경에 ‘홀하고 황하구나! 그 안에 형상이 있다. 황하고 홀하구나! 그 안에 실정이 있다’(惚兮恍兮 其中有象 恍兮惚兮 其中有物)란 구절이 있다. 해를 해로 달을 달로만 보는 게 아니라 달을 해와의 관계 속에서 해를 달과의 관계 속에서 보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해와 달을 동시에 포착하는 능력, 이것이 바로 노자의 통찰이다. 유종인 시인은 수련에게서 물과 불의 상극적 요소를 초월한 상생적 요소를 함께 보아낸다, 수련이 피는 일은 물의 역할인 듯 하지만 불의 열망적 요소 아니면 결코 꽃 피울 수 없는 일일 터, 그대와의 관계도 그러하리니 물의 구들장 아랫목에는 수련잎 같은 그대와의 불로 익힌 관계의 순간이 있을 것이다. 물불이 갈마드는 마음으로 지지는 등짝에 피는 수련을 떠올린다. 무릇 사물의 본질에 다가서는 궁극을 생각하게 하는 시임에 틀림이 없…
최근 판문점 회담 이후 남·북 평화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1990년대 초반부터 북한의 토지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연구조사를 해온 전문가가 있어 화제다.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이 그 주인공. 김 사장은 토지공사에 근무하던 지난 1994년 북한 김일성 주석의 사망이후 ‘북한토지 사유화와 북한 재산권 확보 방안’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북한 토지와 관계를 맺고 꾸준히 연구,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사장과 함께 북한 토지와의 인연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북한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은. 북한에 대한 관심을 가지된 계기는 오롯이 개인 가정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릴적 옛날 이야기를 해 달라고 어머니를 조르면 일제 강점기 시절 정신대에 대한 소문을 듣고 16세에 결혼하신 어머니는 항상 6.25때 피난 다니던 슬픈 이야기 뿐이었다. 그때부터 내 생전에 같은 민족 간에 총부리를 겨누는 일은 꼭 없애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이런 생각으로 살아오다보니 토지공사에 입사해서 업무를 할 때에도 자연스럽게 북한 관련된 일에는 더 많은 열정을 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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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money)! 모든 사람이 좋아할 것이다. 그런데 여러분은 돈을 주로 어떻게 사용하는가? 구매쪽인가? 아님 저축이나 투자쪽인가? 부부는 돈을 함께 공유해서 사용한다. 그런데 배우자의 돈 사용법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그리고 반대로 배우자는 당신의 돈 사용법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많은 부부가 행복을 위해 쓰여야 하는 돈 때문에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진다. 당신과 당신의 배우자에게 돈은 어떤 의미인가? 많은 부부가 돈에 대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지금보다 많아지기를 기대한다는 것. 하지만 돈 버는 게 쉽지가 않다. 그 누구보다 부부는 갑작스런 수입의 증가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이 부분은 공통적이다. 그러나 돈에 대해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돈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돈 문제가 부부갈등의 원인이 되는 가장 큰 원인은 그것이 부족하다는 생각과 함께 부족함의 원인을 ‘상대방 돈 사용방식’에서 찾기 때문이다. “당신! 돈을 왜 이렇게 생각 없이 막 쓰고 그래! 우리집 대출금이 얼마인 줄 알아?”, “적금만 한다고 돈이 모이냐? 투자해야 부자가 될 수…
드라이플라워 /신덕룡 더 이상 젖을 일 없습니다. 가슴을 울리고 지나간, 물기와 향기 모두 걷어가버린 당신의 발소리를 지웠습니다. 말끔하게 꽃으로 남았습니다. -신덕룡 시집 ‘아름다운 도둑’ 우리는 살아가면서 젖을 일이 많다. 물론 웃을 일도 많지만, 그보다 습기 머금는 날이 더 많다고 느껴진다. 그것은 밝음 보다는 어둠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우리네 감정 때문이기도 하다. 꽃이 젖었다. 가슴을 울리고 지나간 당신이 꽃을 울렸다. 당신으로 인해 활짝 피어났던 꽃은 당신을 지우려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제 안의 모든 생기와 향기를 끌어올려 주었던 당신의 발소리를 지운다. 말끔하게 지운다. 전신이 깡 말라가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꽃은 당신을 비운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함께 웃었던 날들, 내가 당신이었고 당신이 나였던 날들, 하지만 누구에게도 젖을 일 없는 온전한 나만의 모습으로 남아보는 것도 또 다른 아름다움이다. 누구에게도 구속되거나 기대지 않는 그 독립의 자유로움은 또 다른 당신을 사랑하기 위한 문의 입구이기 때문이다. /서정임 시인…
인권업무를 맡고 여유로웠던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뭐 쫓기는 것도 아닌데 혼자서 부산스럽게 이걸 해야 하나, 저걸 해야 하나… 노트는 온통 연필이 지나간 자국으로 가득하고 인권담당이니 뭔가 큰 프로젝트도 해야할 것 같은 생각에 머릿속은 온통 복잡하기까지 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동안 가지도 않았던 서점과 도서관까지 다녔다. 머릿속에 절반은 애 키우는 엄마이기 이전에 인권담당자라는 이름이 조심스레 날 따라다녔다. ‘잘하고 싶다.’ 욕심같이 보일 수 있지만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방향을 잘못 잡고 혼자 헤메는 건 아닌지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쯤, 아들이 나에게 수학문제를 질문했다. 그러나 문제집을 본 순간 지렁이인지 낙서인지 알아볼 수 없는 글씨를 보며 “발로 쓴거야??” 하고 소리 지른 후 “천천히 다시 풀어봐!!”라고 소리쳤다. 아들은 “엄마 이 정도면 다 알아본다구요” 하며 짜증을 부렸지만 이내 엄마 고집은 꺾을 수 없다는 걸 알고는 다시 방…
햄버거의 원조는 어디일까? 미국의 대표 음식으로 상징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독일이 원조다. 햄버거라는 이름은 미국인이 붙였지만 독일의 항구 도시 함부르크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더욱 명확해 진다. 햄버거는 독일로 입양된 음식이어서다. 몽골계 기마민족인 타타르족에 의해 14세기경 독일로 전해졌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렇다. 타타르족은 대개 들소 고기를 날로 먹었다. 그들은 연한 고기를 먹을 요량으로 말안장 밑에 고기 조각을 넣고 다녔다.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비는 동안 말안장과의 충격으로 고기는 부드럽게 다져졌다. 그렇게 해서 연해진 고기에 소금, 후춧가루, 양파즙 등의 양념을 쳐서 끼니를 대신하곤 했다. 이 음식은 헝가리 등 동유럽에 전해지면서 ‘타타르 스테이크’로 불렸다. 이어 함부르크 상인들에 의해 독일로 넘어가면서 ‘함부르크 스테이크’로 국적이 변경됐다. 그리고 별미 음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19세기 초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독일 이민자들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 후 1904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서 빵 사이에 고기 등을 채운 햄버거
한국섬유예술을 국제적으로 알리기 위해 2년마다 열리는 2018국제보자기포럼(대표 이정희)이 한옥박람회와 함께 한국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렸다. 올해는 한국에서 외국작가로 구성된 1부 국제전과 9월에 한국작가로 구성된 2부 뉴욕전으로 나누어 개최한다. 보자기로 통칭되는 섬유예술을 전시뿐만 아니라 강연, 워크샵, 문화투어까지 함께하기 때문에 국내외 섬유예술가의 반응이 뜨겁다. 특히 올해는 보자기의 영향을 받아 작업한 초대작가들이 개인전 부스 전시를 통해 작품 강연과 워크샵을 진행하여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나라별 문화적 특징을 파악할 수 있었다. 포럼이 열릴 무렵 한국 보자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한국자수박물관 허동화 관장님의 갑작스런 소천와 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 이영희 선생님의 부고는 한국섬유예술인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였다. ‘보자기가 걷는다’라는 제목으로 1부 세계의 보자기 서울로 오다전은 구미 섬유미술가들이 대거 참여하여 보자기를 재해석한 작품들로, 6개의 개인전, 그룹전, 공동작업으로 구성되었다. 뉴욕섬유그룹 43인, 스위스그룹, 루마니아국립예술대학등 참가 작품들은 재미있는 작업이 많았다. 참여작가들도 실내장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