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추·전국 시대엔 견고한 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전략으로 혈(穴)이란 전법을 썼다. 성벽 밑에까지 버팀목을 대면서 땅굴을 파 그 버팀목을 불태워 성벽을 단숨에 무너뜨리는 방법이다. 또 지돌(地突)이라 해서 성벽밑으로 땅굴파고 그곳을 통해 성내로 진입하는 전법도 구사했다. 모두가 적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기습공격의 방법들이다. 당시엔 이를 방어하는 전술도 아울러 발달했다. 높은 망루에서 적의 진지를 정찰하여 땅을 파낸 새 흙더미가 있는지 조사하고, 땅굴이 확인되면 활, 투석기 등으로 입구를 공격했다. 또한 성 안에 지하수가 있는 곳까지 우물을 파고, 우물 속 항아리에 가죽을 씌운 것을 청음기로 삼아 넣어두고 적의 침입로를 찾아내고, 반대 땅굴을 파서 땅굴 속에 연기나 불을 불어넣어 질식사시키거나 불태워 죽이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때로는 땅굴 속에서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 비슷한 용도의 땅굴이 1200여년 지난 1974년 11월 휴전선, 비무장지대에서 발견돼 국민들을 경악케 했다. 북한이 기습전을 목적으로 파놓은 땅굴이 발견된 장소는 경기도 고랑포 동북방 8㎞ 지점이며 남방한계선을 불과 800m 남겨 놓은 곳이어서 충격을 더욱 크게 했다. 특히 전체 길
지난달 30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를 획정한 법 조항을 ‘헌법 불합치’라고 결정했다. 국회의원 선거구 헌법소원 사건 심판에서 선거구 간 인구 편차를 2:1 이하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당연한 결정으로 정치권 일부 인사를 제외한 국민들, 특히 지나친 투표가치의 불평등이 발생했던 인구밀집지역의 주민들이나 정치인들은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헌재의 결정은 진즉에 이루어졌어야 할 일이다. 지난 19대 총선의 경우를 보자. 서울 강남 갑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큰 선거구로서 30만6천명이나 됐다. 이에 비해 가장 적은 경북 영천은 10만명에 불과했다. 다시 말하자면 영천시 주민의 1표는 서울 강남갑 주민의 3표와 같았다는 얘기다. 멀리 갈 것 없이 인구 120여만명의 전국 최대 기초 지자체인 수원시의 국회의원이 4명인데 비해, 수원시보다 인구가 적은 118여만명의 울산광역시는 국회의원이 6명이고, 71만명의 안산시는 수원시와 동일한 국회의원 4명이다. 정치적 불평등이 심하다. 이에 헌재는 현 상태의 선거구 획정이 지나친 투표가치 불평등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인구 비율을 2대 1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현재 인구…
연천군에 지하철 시대가 열린다. 연천군은 31일 오후 2시 경원선 연천구간 전곡역에서 경원선 동두천-연천 복선전철 사업 기공식을 개최했다. 경원선 복선전철은 동두천~연천간 20.87㎞를 복선을 전제로 단선 전철화 하는 사업으로, 오는 2019년까지 모두 3천826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연천군은 접경지역으로서 그동안 각종 규제로 소외감을 받아왔던 터여서 전철이 완공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두천역에서 갈아타지 않고도 곧바로 연천역으로 갈 수 있게되는 등 연천 주민들로서는 희소식이다. 이번 복선전철 기공식은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다. 연천역에서 출발하면 1시간40분이면 용산역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 도심지까지 1시간 대에 진입이 가능해짐으로써 경기 최북단 주민들이 서울 도심으로 접근하는데 수월해질 뿐만 아니라 교통량 분산에 따른 교통 정체 해소와 지역 균형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현재 1일 11회(통근열차) 운행 횟수가 44회로 크게 늘어나면서 서울과 연결된 국도 3호선의 만성 정체가 해소될 전망이다. 이 지역의 교통지도를 새롭게 그리면서 모처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 DMZ…
무예를 배우고 익히는 것에서 스승의 존재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 스승의 실력이 제자의 실력을 가름할 수 있기에 대충 10년을 수련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스승을 찾아 9년을 허비한다 하더라도 1년을 충실히 배운다면 오히려 더 효과적인 것이다. 그래서 옛말에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는 존경어린 명언이 남아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나치게 스승의 가르침을 맹신하고 추종한다면 자신의 발전은 오히려 늦어질 수도 있다. 일본의 선불교에서 깨우침을 말할 때 수파리(守破離)라는 명제가 있다. 이후 이것을 칼을 쓰는 사람들이 차용해서 검술수련의 방법론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먼저 첫 번째 단계인 ‘수(守)’는 ‘가르침을 지킨다’는 뜻으로 스승에게 배운 기본을 철저하게 연마하는 단계다. 여기에는 수천수만 번의 동일한 동작의 반복을 통해 몸이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단계를 말한다. 이것이 무예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두 번째 ‘파(破)’는 ‘가르침을 깨뜨린다’는 뜻으로 스승에게 배운 원칙과 기본기를 자신의 몸에 맞게 독창적인 응용 기술로 창조하는 단계를…
학교에서 돌아온 딸애가 호들갑이다. 구두의 앞창이 떨어졌다. 겨울의 끝자락에 세일해 판매한다고 사서 몇 번 신지도 않고 보관해 두었다가 처음 꺼내 신고 학교에 갔는데 밑창이 떨어져 덜렁거린다. 창피해서 죽을 뻔했다며 새 신발을 사달라는 아이에게 눈을 흘기고는 접착제로 붙이면 올겨울을 충분히 신을 수 있겠다 싶어 접착제로 붙여놓았는데 다음날 아침에 아이 아빠가 단단하게 수리해준다며 접착제를 얼마나 발랐는지 구두의 이음새 부분이 번질번질하다. 한눈에 보아도 ‘나는 떨어져서 땜질을 한 구두요’라고 새겨놓은 것 같다. 그걸 본 아이가 방방 뜬다. 창피해서 못 신고 다닌다고 당장 갖다 버린다고 난리다. 내가 봐도 좀 심한 듯하여 엄마가 신게 놔두라고 했더니 엄마도 신지 말라고, 절대로 신으면 안 된다고 성화다. 그러면서 기어코 제 아빠에게 신발값을 받아낸다. 끼어들어 야단을 칠까 하다가 아침부터 등교하는 아이에게 큰 소리를 내고 싶지 않아 참았다. 유난히 신발에 욕심이 많은 아이다. 운동화며 구두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 집 신발장을 다 차지하고도 모자라 상자에 따로 보관해야 할 지경이다. 하이힐이며 단화 그리고 통굽인 구두들이 계절별로 즐비한데도
2010년 어느날 택시를 잡는데 30분이나 걸려 짜증이 있는대로 난 컴퓨터 공학도 ‘트레비스 캘러닉’은 ‘모바일 버튼 하나로 택시를 부를 수는 없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을 떠올렸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아이디어는 ‘모든 운전자를 기사로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이어졌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우버(Uber)’택시다. ‘우버’는 승객과 운전기사를 스마트폰 버튼 하나로 연결하는 기술 플랫폼이다.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상징하듯 ‘우버’는 택시를 소유하지 않는 택시 서비스업이며 차량과 운전기사 없는 운송업인 것이다. 다시 말해 모바일앱을 통해 고용되거나 공유된 차량의 운전기사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만 하면서도 요금을 받는 일종의 신종서비스업인 셈이다. 스마트폰에 우버앱을 깔기만 하면 간단히 이용할 수 있다. 대신 가입 때부터 신용카드를 등록해야 한다. 요금은 등록된 카드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된다. 따라서 운전기사에게 직접 요금을 건네지 않아도 된다. 요금은 날씨와 시간, 요일에 따라 차등적으로 책정된다. 예를 들어 눈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가격이 올라가고 평일 낮 시간대는 가격이 내려간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2010년
지역주민들이 자신이 소유한 토지가 수십년째 도시계획시설로 묶여있어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주민피해 현실을 고려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도시계획시설은 도로 공원 시장 철도 등의 도시주민생활이나 도시기능유지에 필요한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의 기반시설 중 도시계획으로 결정된 시설이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적합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인천지역에는 장기간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30여 곳에 대한 해제계획이 없어 시민들의 원성이 높다. 수십 년 동안 도시계획시설로 묶여 있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있다. 인천시에는 도로, 광장 등 도시계획시설 예정부지로 결정됐지만 지자체의 재정부족으로 10년 이상 방치돼 있는 곳이 32개소이다. 이 중 불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해제를 결정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다만 서구와 강화군 지역 도로 각각 1곳씩의 도로 폭을 줄일 계획만 있을 뿐이다. 인천시의 단계별 집행계획을 보면 2개소를 제외한 29개소가 2016년 이후 2단계로 집행될 예정이나 집행 계획도 불분명하다. 당국은 앞으로 주민의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교통개선대책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도시계획시설이 자동 실효되는
정부기관에서 10여년간 조사한 결과 국외로 약탈된 문화재는 대략 15만6천여점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개인이 소장한 것을 합치면 대략 45만점에 달한다고 안민석 국회의원(오산·새정치민주연합)은 밝히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해 혜문스님, 김준혁 한신대 교수, 수원의 치과의사 임병목씨 등과 함께 미국 LA카운티 라크마 박물관에 있던 문정왕후 어보 환수 약속을 받아낸 장본인이다. 문정왕후 어보는 내년 2월에 한국으로 반환된다. ‘민간의 힘’이다. 이런 민간의 힘이 한곳으로 모였다. 29일 창립된 ㈔문화재찾기한민족네트워크다. 해외 20여 개국에 산재돼 있는 우리 문화재를 되찾기 위한 사단법인 문화재찾기한민족네트워크(공동대표:안민석·서상기 국회의원, 수림문화재단 하정웅 이사장, 평화3000 박창일 신부, 사무총장:김준혁 한신대 교수) 발족식에는 국정감사에 바쁜 가운데도 안민석·서상기·설훈·유승우 국회의원이 참석했고 나선화 문화재청장, 조병돈 이천시장, 곽상욱 오산시장,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홍기헌 경기문화재단 이사장, 이낙천 화성연구회 이사장과 회원을 비롯한 국내 인사들과 멀리 미국, 일본, 중국에서 온 해외교포들까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참석한 해외…
나혜석은 20세기 전반 일제 식민지하에서 남성의 욕망만이 허용되는 시대에 여성의 욕망을 예술과 몸으로 실천한 여성이다. 1896년 수원에서 태어난 나혜석의 삶은 모든 것이 일등이었다. 진명여고 수석 졸업, 최초의 동경여자미술학교 유학생, 최초의 여류화가 등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삶으로 인생을 시작하였다. 나혜석은 불꽃같은 사랑을 한 여성이다. 동경 유학시절 시인이었던 최승구와 불같은 사랑을 하였고, 첫사랑 최승구가 폐병으로 죽은 후에는 그를 잊지 못하였다. 나혜석은 6년간 쫓아다녔던 친구 오빠 김우영과 결혼하였다. 김우영에게 결혼 조건으로 첫사랑 최승구 시인의 묘비를 세워달라고 하였다. 김우영은 나혜석의 조건을 받아들여 신혼여행 중 최승구 시인의 묘에 들러 묘비를 세워 주었다. 결혼 후 남편을 따라 유럽 여행을 가서 최린을 만나 유부녀로서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남편의 요구로 이혼을 하였다. 한편 연인 최린의 배신에 나혜석은 정면으로 맞섰다. 그의 배신을 사회에 고발하고 정조를 유린한 댓가를 보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것은 도리어 비수가 되어 나혜석에게 돌아왔고,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되었다. 나혜석은 전통적인 가부장적 질서, 남성의 욕망만이…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가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 무려 7년 만이다. 그동안 무관심했던 중앙 언론들이 앞다퉈 기사를 다루고 있다. TV조선은 박영순 시장을 초청해 특별 인터뷰를 가졌다. 매일경제는 지면 2면을 할애하고 GWDC를 중점 보도했다.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중앙 언론의 보도는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GWDC는 현재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구리시로서는 그린벨트를 풀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러나 관계부처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끌어 왔다.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중도위)는 그린벨트 해제 심의에 들어간지 1년째 미적대고 있다. 서울시의 반대, 환경부의 환경정책 등도 이 사업 추진에 장애였다. 하마터면 구리월드디자인시티가 ‘발목 잡힌 민자사업’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구리시는 묵묵히 앞만 보고 외자를 유치하고 한국에 올 기업들을 만났다. 인구 20만의 작은 지방 자치단체가 이 같은 성과를 일궈낸 경우는 보기 드문 일이다. 외국자본이 들어 오고, 기업이 들어서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중앙 언론이 보는 시각도 바로 이 사업이 갖는 특성과 훌륭한 아이디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