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꽃인 선거, 제6회 지방선거가 9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선거와 관련한 사항들에 대한 선거법 안내 및 선거법 위반(신고 1390)에 대한 홍보 등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매년 5월10일은 ‘유권자의 날’로 지정하고, 유권자의 날부터 한 주간을 ‘유권자 주간’으로 명시하고 있다. 유권자(有權者)는 ‘선거인(선거할 권리를 가진 사람)’이라고도 하며, ‘권리나 권력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결국 유권자가 선거에서는 중심이 되거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당신 인생의 주인공이 누구냐?’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나’라고 바로 답한다. 자신의 인생에서는 자신이 어떤 일에서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유권자가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유권자 중심의 선거’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유권자에게 선관위나 기관에서 무엇인가를 해줘야 하는 것만을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추진 과제 중 ‘유권자 중심 선거’ 구현을 위해 최적의 관리로 국
현장학습을 시키려고 아이들을 인솔하던 교사가, 맨홀에서 일하고 있는 인부들을 보고 ‘이게 바로 현장학습이다!’ 싶었던 것 같다. “얘들아! 잘 봐라.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나중에 저런 일을 하게 된다.” 흔히 있을 법한 이 일화 속의 교사는, 여러 가지로 지적될 수 있는 잘못을 저질렀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지 않나?” “공부란 직업 선택을 위한 것만은 아니잖나?” “아이들 앞에서 그런 실례가 있나!” “그러기에 교육이란 그렇게 즉흥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 …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미래를 내세워 공부를 강요한 점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너무나 재미없고 고달픈 생활을 하고 있다. 그것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지식의 암기에 치중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고 사고력, 창의성, 토의·토론 능력이 절대적이라는 것을 너나없이 강조하면서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교육을 하고 있다. 피히테는 「독일국민에게 고함」(1807)이라는 연설에서 나폴레옹의 말발굽 소리가 들려오는 절체절명의 위기에도 “학생들과 관
플라시보 효과. 약효가 전혀 없는 가짜 약을 진짜 약으로 속여 환자에게 먹였더니 환자의 병이 나았다는 현상이다. 실제 약효보다 사람의 심리상태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 같은 효과를 증명하는 재미있는 실험도 있다. 일반인에게 노인을 연상시키는 단어와 젊은이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주고 걸음걸이를 측정했다. 그 결과 노인과 관련된 단어를 본 사람들은 실험 전에 비해 평균 2.32초 늦게 걸었고, 젊음에 관련된 단어를 본 사람들은 2.46초 더 빨리 걸었다고 한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실험에 참여한 그 누구도 자신의 변화를 눈치 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플라시보 효과를 가장 많이 가져다주는 음식은 비빔밥이라고 한다. 시각적 자극이 매우 높아 보기만 해도 맛이 있을 것이라는 예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오감을 통해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중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시각이다. 무려 80~90%를 담당한다. 각양각색의 비빔밥 요소들은 이 같은 시각을 통해 뇌 속에서 전체적인 이미지로 재구성된다. 다시 말해 시각에서 뇌로 전달된 ‘맛있겠다’라는 생각이 뇌 속에서 진짜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휴일 아침 창당소식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신당 창당을 전격 선언한 것이다. 아울러 3월 출범할 예정인 신당은 6월 지방선거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정계개편의 핵으로 등장함으로써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또다시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는 당초 3자 구도에서 여야 간 1대1의 구도로 치러지게 될 공산이 크다. 다만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의 신당 창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문제다. 새 정치를 부르짖으며 국민들의 관심을 받아온 안철수의 새정치연합이 과연 지속적으로 지지를 얻을 수 있느냐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물론 정당은 정권 획득을 목표로 한다. 두 사람은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새 정치를 위한 신당 창당으로 통합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7 정권교체를 실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지방선거에서 시·도지사를 배출하고, 공천은 하지 않지만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에서 우호 세력을 모아 대선까지도 승리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구상이다. 그러나 야권 내 최대 주주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노 세력들과의 원만한 연합을 이루는 것
경기도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이하 GTX)가 드디어 추진된다. 정부가 경기도의 GTX 3개 노선 가운데 경제적 타당성이 확보된 고양 킨텍스∼서울 삼성역 노선을 먼저 건설키로 한 것이다. 기재부는 최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국토교통부로 통보했다.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는 이 A노선의 비용대비 편익비율이 1.33, B노선(송도~청량리)과 C노선(의정부~금정)은 각각 0.33, 0.66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경제적 타당성이 확보된 A노선(일산~삼성)을 우선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정부가 경기도의 GTX 3개 노선 동시 시행 방안의 경제적 타당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GTX 사업은 고양∼삼성 36.4㎞ 구간, 송도∼청량리 48.7㎞ 구간, 의정부∼금정 45.8㎞ 구간 등 3개 노선에 총사업비가 무려 11조8천억원에 달하는 국가적인 사업이다. 당연히 도는 국토부의 발표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문수 지사는 ‘GTX는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수도권의 교통복지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며 정부의 GTX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발표를 1천250만 경기도민과 함께 적극 환영한다며 신속한 추진을 기대했다. 정부
따스한 햇살이 그리운 이른 봄, 바스락거리는 나뭇잎을 헤치는데 갑자기 선녀가 눈앞에 다가온 듯 시야가 밝아진다. 산마루 양지녘에 자주색 꽃잎을 한껏 뒤로 제친 도도한 모습의 얼레지가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고 있다. 꽃의 자태는 파격적인 개방의 아름다움 그 자체다. 꽃잎 6장이 뒤로 확 젖혀져 여인의 미(美)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얼마나 개방적인 꽃이던지 꽃말도 ‘바람난 여인’과 ‘질투’다. 이처럼 꽃잎을 열어젖힌 이유는 삐죽삐죽한 꿀 안내선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꿀벌이 찾아든다. 이름이 얼레지인 까닭은 잎에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기 때문이다. 또다시 나의 발길을 붙잡는 들꽃은 구슬봉이다. 해맑은 미소를 오롯이 머금은 숲 속의 작은 연보랏빛 요정들이 재롱을 부리는 듯, 귀여운 꽃이 산들바람에 가냘프게 떨고 있다. 양지바른 땅위에 슬며시 고개를 든 구슬봉이는 나그네를 길섶에 주저앉게 만든다. 심술궂은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 햇살에 만족하며 나지막이 꽃을 피운 구슬봉이는 초롱불을 한 데 모아 주위를 밝히는 봄의 전령이다. 꽃말도 귀여운 ‘재롱둥이’와 ‘기쁜…
사람에게는 각각의 자질과 품격에 대해 등급이 있기 때문에(人之資品各有等級) 작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큰 자리에 있을 수 없는 것이며(小者不可以處大), 어리석은 사람이 높은 자리를 엿보아서는 안 되는 것(愚者不可以窺高)이라는 말을 조선시대 牛溪(우계) 선생이 했다. 그 당시 왕이 사람을 보내 높은 벼슬자리를 내려 주겠노라고 하였으나 인품이 고고하고 학식과 덕망이 높은 분으로 이를 사양하고 위(上)와 같은 글(辭召命疏)을 왕에게 올렸다. 辭는 사양한다는 뜻이고, 召命(소명)이란 왕이 부른다는 뜻이다. 즉 왕이 자리를 주겠다고 부르는 것에 대하여 사양하며 올린 上疏(상소) 같은 것이다. 고대에 堯(요)임금에 대한 기록이 있다. 어떤 이가 요임금에게 장수와 부유와 아들 많은 것은 누구나가 바라는 바인데 임금께선 유독 바라지 않은 까닭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요임금은 “아들이 많아지면 정사에 걱정이 많아지고 부자가 되면 귀찮은 일이 많으며 장수하면 욕먹는 일이 많아진다”고 하였다. 명언이다. 우리의 역사만 보더라도 왕위를 지키기 위해 자식을 죽이고 형제간에 권좌에 오르려고 철퇴를 휘두른 일들은 얼마나 많았던가.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최근 배우자의 기여를 인정해 상속재산의 50%를 ‘선취분’으로 인정하고, 이러한 배우자의 선취분을 유언보다 우선 보호하는 내용의 상속법 개정안이 발표되면서 상속제도가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현행 상속법은 사적자치의 한 내용인 소유권 존중의 원칙에 따라 유언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유언의 자유를 무제한으로 인정하게 되면 극단적인 경우 상속재산 전부가 제3자에게 넘어 가거나 상속인 일부에게 집중되어 다른 상속인들의 생활기반과 상속에 대한 기대, 가족공동체의 화합이 무너질 염려가 있어 일정한 범위의 상속인에게 상속재산의 일정비율을 보장해 주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유류분입니다. 유류분권리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 형제자매에 한정되고, 피상속인의 증여나 유증으로 인하여 유류분액에 부족이 생긴 경우 그 부족한 한도에서 증여, 유증을 받은 사람을 상대로 그 받은 재산의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한편 유류분액 산정의 기초재산은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 재산에 사전에 증여한 재산을 합한 후 채무를 공제한 재산인데, 이때 증여는 피상속인의 ‘사망 전 1년 동안’의 것에 한정되나, 증여
며칠 전 존경하는 선배와 이른 술자리를 가졌다. 슬슬 풀무질을 시작한 지방선거 이야기며, 그 옛날 언론 선배들의 후일담이며 즐겁게 술이 익어갈 즈음이었다. 선배에게 전화가 걸려온 것은, 한동안 오갔던 대화는 ‘세일’, ‘저렴’, ‘20만원’ 등이 주제였다. 일부러 엿들은 것은 아니지만 요즘 대한민국 모바일 성능이 오죽 좋은가. 원하지 않는 옆사람에게까지 대화의 내용 일부를 알려주니까. 전화를 끊은 선배의 첫마디는 이랬다. “안사람이 신났어. 핸드폰을 바꾸려고 갔더니 20만원이나 싸게 해준다지 뭐야. 금방 계약하겠다는데.” 그 말을 들은 옆자리 후배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아니, 하지 마시라고 그러세요. 요즘 그것보다 더 싸게 해주는 곳이 얼마나 많은데요. 통신사를 바꾸면 거의 공짜예요.” 사람들 마음이야 거기에서 거기. 그 말을 들은 선배는 황급히 손전화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술잔이 두 순배쯤 돌았을 때, 상기된 얼굴로 주석에 앉은 선배는 “간신히 말렸어. 계약서 쓴 걸 다시 찢어버렸지 뭐야.” 주제는 당연히 이동통신사의 보조
결심한 것을 지키는 게 얼마나 어려웠으면 중국 상나라 탕왕은 청동 세숫대야에 이렇게 새겨 놓았다.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정말 새로워지려면 하루하루를 새롭게 하라).’ 그리고 세수를 할 때마다 보고 마음을 다졌다고 한다. 단단히 마음먹어도 며칠 못 가 흐트러진다고 해서 붙여진 작심삼일, 아마 대표적인 게 금연일 것이다. 결심한 날로부터 팔·다리에 패치를 붙이고, 전자담배를 입에 물고, 수시로 금연 껌도 씹어보고, 심지어 술자리에서 도망도 쳐보지만 역시 사흘을 넘기지 못한다. 남자들이 꾸는 악몽 중 1순위가 군에 재입대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금연만 시작하면 비슷한 상황의 꿈속에서 여지없이 담배를 피울 정도라니 결심이 흐트러지지 않고 배길 재간이 없다. 담배, 인류의 최대 적으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기호품이지만 그 앞에 금(禁)자를 붙이면 이처럼 영원한 딜레마다. 그러다 보니 나라까지 금연정책에 나서는 게 세계적 추세다. 흡연규제를 위한 법규도 점점 강력해지고 있다. 마치 전쟁을 벌이는 듯하다. 미국만 하더라도 캘리포니아를 비롯 대부분의 휴양도시에서 이미 1980년대 후반 자기 집 마당에서조차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조례가 제정돼 있을 정도다. 그리고 2002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