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성남시민프로축구단이 공식 창단식을 갖고 새롭게 탄생했다. 이는 전국에서 유일한 기초자치단체 K리그 클래식 시민구단으로 사실상 도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시민구단으로 탄생, 시민들의 자부심 또한 커 보인다. 성남FC는 최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이재명 구단주를 비롯 최윤길 성남시의장,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등 지역정가 및 축구계 인사, 시민 등 8천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성대한 창단식을 가져 프로축구의 성남시로 배가되는 순간을 맞았다. 2시간 30여분간 진행된 창단식 내내 대회장은 후끈 거렸다. 그간 일화축구의 반쪽 가치에서 시민이 적극 합세해 바야흐로 온전한 하나의 축구단으로 탄생하는 날로 매김 돼 이날의 영광된 모습은 가시지 않을 것만 같다. 이재명 구단주는 ‘통합, 참여, 희망’의 성남FC 탄생의 깃발을 높이 쏴 올리며 승리로 시민의 바람을 승화시켜나가겠다고 천명했다. “하나 된 시민이 탄생시킨 성남FC로 경기에서 기적의 강팀으로 발전돼 수원FC, 서울FC 등 수도권 강팀을 모두 이겨내 사랑받는 축구단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창단 포부를 소
그래도 설 연휴기간 푸근하다니 다행이다. 고향 가는 길이 즐겁고 설레기는 하지만 그놈의 교통사정이 워낙 고생길인 까닭에 날씨라도 춥거나 궂기라도 하면 모처럼의 설렘이 짜증으로 변해서다. 하지만 이번 설엔 이마저 위안이 되지 못할 듯싶다. 전국적으로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는 AI가 ‘가야하나 말아야하나’라는 원초적인 고민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부도 예방차원에서 고향방문 자제를 직간접으로 홍보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새끼’들을 본다는 설렘에 벌써부터 명절을 기다리던 시골집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내려오라고 하자니 그렇고, 그냥 있으라고 하려니 섭섭하고….’ 답답한 마음에 TV를 틀어보지만 뉴스에서 AI 소식이 늘어나면 날수록 주름진 얼굴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즐거워야 할 설이 시름으로 가득 차 우울함으로 변한 꼴이다. 도심보다 농촌이 더욱 심하다. 우리네 고향, 특히 농촌 어디 한 곳 닭 한두 마리 키우지 않는 곳이 없는 게 현실임을 놓고 볼 때 고민의 깊이를 헤아리기 충분하다. 마치 이북이 고향인 실향민이 설을 맞는 심정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설을…
“저기요. 원고마감일이 며칠 안 남아서요.”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복지사의 말이다. 몇 년째 지역 복지관 소식지에 기사를 써오던 일인데 여러 가지 일로 마감일이 되었는데 깜박 잊고 있었다. 이번에는 독거어르신과 함께하는 이웃일촌에 대한 기사를 쓰는 일이다. 급하게 자료와 영상으로 7개월간의 사업을 더듬으면서 처음에 가볍게 생각했던 이웃일촌에 대해서 감동을 갖기 시작했다. 요즘 시대는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지내는 개인주의 사회가 되어간다. 게다가 독거노인 문제가 생기고 공동체 의식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복지관에서는 공동체 형성과 단절된 이웃관계를 회복하고자 어르신과 동네 가족, 혹은 청소년들과 1:2~3명으로 엮어서 정답고 즐거운 이웃일촌이 되는 사업에 대한 이야기다. 자료를 살피는 동안 이웃일촌이 된 어르신들에게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일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어르신과 봉사자들이 만나서 이웃일촌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특성과 어려움, 그리고 상대방의 이해 등 다양하게 기초교육을 마치고야 이웃일촌이 시작되었다. 봉사단들은 월 1회 이상 어르신 댁을 방문하여 말벗이 되어 드리고 웃음치료, 미술치료 등으로 우울증 예방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 문제가 가라앉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우선 이 문제에 대해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금융 소비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한다. 우리가 다 정보 제공에 동의해줬지 않느냐”며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지고 걱정만 한다. 현명한 사람은 이를 계기로 이런 일이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명언’을 남긴 현오석 부총리 때문이다. ‘이 분’의 말을 들여다보면 이 사람은 단 한 번도 카드를 제 손으로 신청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터넷 금융 사이트에서 뭔가 할라치면 이른바 ‘동의’를 안 해주면 사이트에 가입조차 할 수 없다는 지극히 기본적인 사실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분’에 대한 인사 청문회 때 불거진 법인카드의 사적용도 사용 의혹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본인이 스스로 카드 만들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런 사람이 국민들에게 어리석다고 말하니
조선시대 성균관에서 수학하던 양반 자제들은 일정기간 공부를 한 뒤 졸업식을 통해 조정에 출사했다. 그때 고과에 합격한 유생(儒生)들에게는 왕이 직접 불러 제법 큰 잔에 술을 가득 부어 하사하곤 했다. 그러면 유생들은 그 술잔을 돌려 마시면서 군신(君臣)간의 결속과 동창(同窓)간 우의를 다지는 행사를 거행했다고 한다. 그리고 졸업식이 끝날 즈음 재학 중 입었던 푸른 제복을 찢는 파청금(破靑襟)이란 의식을 치렀다고 하는데 현재의 졸업식 후 교복 찢기는 여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밀가루 세례는 일제 강점기에 새로 도입된 일본식 교복에 대한 모종의 저항 심리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일본은 한국 학생에게도 군복과 비슷한 제복을 착용하게 하자 졸업과 동시에 독립에 대한 염원을 담아 교복에 하얀 밀가루를 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금도 재학생대표, 졸업생대표가 번갈아 나와 송사와 답사를 하는 방식의 졸업식이 일반적이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라는 재학생들이 부르는 졸업식 노래 1절이 끝나면,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라고 부르는 졸업생들의 2절이 이어지고, 곧
오리에 이어 닭까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말을 거치면서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AI는 마침내 경기도내 시화호로 번졌다. 전북에서 처음 발생했던 AI가 잠시 주춤하는가 했더니만 서해안을 타고 올라온 것이다. 방역 당국이 초비상 상태다. 농가와 국민들의 불안도 이루 말할 수 없다. 농림수산식품부에 의하면 지난 24일 시화호 일대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AI ‘H5N8형’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AI가 경기지역에 북상했다고 밝혀 이제 수도권까지 진입한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27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12시간 동안 경기도와 충청남북도·대전광역시·세종특별자치시에 걸쳐 ‘일시 이동중지 명령’(Standstill)을 발동했다. 경기·강원·충청권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동중지 명령이 발동되면 축산 종사자와 차량은 이동중지 명령이 해제될 때까지 가금류 축산농장 또는 축산 관련 작업장에 들어가거나 나가는 것이 일체 금지된다. 경기도를 비롯한 도내 각 지자체도 비상이 걸리기는 마찬가지다. 경기
일제강점과 해방공간의 혼란, 그리고 이어진 민족상잔의 참혹한 6·25 전쟁과 분단의 고착화로 인한 상흔은 오늘날까지 깊은 상처가 되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분단의 최대 피해자인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혈육을 만나지도 못한 채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나고 있다. 저승에 가서나 혈육들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부모 자식, 부부, 형제자매의 애틋한 정한을 어찌 저승에 가서야 푼단 말인가. 하지만 이산가족들은 점점 고령화 되어간다. 죽기 전에 한번 보고 손이라도 잡아봤으면 한이 없겠다는 게 이들의 간절한 소원이지만 이젠 시간이 별로 없다. 상봉신청자로 등록한 12만9천264명 가운데 이미 절반가량인 5만7천784명이 사망했다. 또 현재까지 살아있는 신청자 가운데 약 53%가 80대 이상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간절한 그리움 속에서 한을 품은 채 눈을 감는 이들이 있다. 이 세상 마지막으로 가족 상봉을 하고 싶다는 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외면하는 것은 비인도적 행위다. 지난해 9월로 예정됐던 상봉행사가 북한의 거부로 무산됐을 때 실의에 빠진 이산가족들의 반응을 기억한다면 남북 당국은 조건을 달지 말고, 정치적인 의도와 관련 없이 남북 이산가족상봉을 위해 적극 나서야
겨울철새의 비극 정부는 지난 17일 전북 고창군 동림저수지에서 발생한 가창오리 수십마리의 폐사와 관련하여 가창오리를 비롯한 철새가 원인이라고 규정하고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를 비롯한 철새도래지에 대해 전국적인 출입통제 조치를 내렸다. 아니나 다를까 매년 반복되는 재앙에 대한 대책은 AI가 발생한 모든 지역의 반경 3㎞ 이내에 있는 모든 닭과 오리 등의 가금류에 대한 즉각적인 살처분 결정과 긴급방역 조치, 철새도래지에 대한 방역작업이다. 또한, 명확하게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각지의 철새도래지에 방역소독을 진행하며 철새를 쫓아내며 더 재앙을 야기하고 있다. 이미 경기, 충남·북, 세종, 대전 지역을 대상으로 닭·오리 농장 종사자와 사료·가축 운반차량의 이동을 금지하는 ‘일시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발동했다. 烏飛梨落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로 협력기구’(EAAFP)는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LPAI)는 야생조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되지만, H5N8 같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는 일반적으로 좁은 공간의 비자연친화적 환경에서 자라는 가금류한테
論語(논어)에는 ‘군자는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원망하지 않는다(人不知而不?)’고 하였다. 지금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자기를 어떻게든 알려 사회에 드러내기 위해서 열심히 하는 것은 인간이나 기업이나 다를 바 없다. 그것은 경쟁사회 속에서는 당연시 된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경쟁 속에서도 원칙이나 규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자의 견해다. 공자는 활쏘기 방식으로의 경쟁이어야 한다는 것. 활쏘기 경쟁은 양보하며 차례에 오르고 경쟁에서 진 자는 벌주를 마심으로써 진정 패배를 인정하는 멋진 경기 중에 경기라 할 수 있다. 禮記(예기)에 보면 ‘활쏘기는 인의 길이다(射者仁之道也), 활쏘기는 자기 자신에게서 바른 것을 구한다(射求正諸己), 몸을 바르게 한 후에 쏜다(己正而後發), 만약 쏴서 맞추지 못하면 곧 이긴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반성한다(發而不中則不怨勝己者反求諸己已矣)’고 하였다. 공자는 활 쏘는 사람은 군자와 같음이 있으니 정곡을 잃었을 때 돌이켜 반성하여 그 몸에서 원인을 찾기 때문이다(射有似乎君子失諸正鵠反求諸其身)라 했다. 소위 군자답지 못한 사람들이 군자인양 행세하는 것은 예삿일은 아니
밤새 눈이 내린 날 아침에 보이는 풍경은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 같다. 욕심껏 눈을 지고 어깨가 축 늘어진 소나무로 가득한 산은 일 년 내내 입는 검푸른 옷을 버리고 모처럼 하얀 옷으로 갈아입는다. 좁다란 들길에 강아지풀이나 쑥부쟁이 같은 이미 말라 죽은 잡초의 초라한 몰골에 이르기까지 눈꽃이 핀다. 선인들도 눈을 아름다운 꽃이라 여겨 육출화(六出花)라 불렀다고 한다. 예전에 숫눈을 밟고 걸을 때마다 뽀드득 거리는 소리가 신기해서 몇 번을 멈춰 서서 유심히 보기도 하고 일부러 발에 힘을 주고 꼭 눌러 밟기도 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손가락 끝으로 바둑이 발자국을 만들고 울음소리를 흉내 내기도 하고, 두 주먹을 쥐고 소발자국을 만들면 소처럼 네 발로 걸어 다니는 소처럼 걷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도 싫증이 나면 발꿈치를 꼭 붙이고 깡충깡충 뛰면 파란 바탕에 흰색으로 그린 유엔 깃발에서 본 적이 있는 월계수 잎이 생겨나기도 하고 한쪽 발로 동그랗게 발자국을 새기면 국화꽃이 탐스럽게 피었다. 그 자리에 벌러덩 드러누워 몸의 윤곽이 새겨지면 눈 사진 찍었다고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눈싸움을 하다가 신발이고 옷이고 눈 투성이가 되어 뭉친 눈을 한 덩이씩 먹으면 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