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계’ ‘연계’. 알 낳기 전 생후 6개월까지의 닭을 이르는 말 중 어느 것이 맞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맞는 말이다. 요즘은 영계란 표현을 주로 쓰지만 이 같은 말이 연계(軟鷄)로부터 비롯됐기 때문이다. 연계는 한자 뜻 그대로 ‘아직 성숙하지 않아서 어리고 무른 닭’이라는 뜻이다. 약으로 쓰인다고 하여 ‘약계(藥鷄), 약(藥)병아리’라고도 한다. 19세기 조선 말기의 요리책 시의전서(是議全書)에는 이 같은 연계 뱃속에 찹쌀, 밤, 대추, 마늘을 넣고 푹 끓여 먹는 것을 연계백숙(軟鷄白熟) 혹은 연계탕(軟鷄湯)이라 했고 여기에 인삼을 더한 것을 계삼탕(鷄蔘湯)이라 했다. 또 푹 삶은 연계의 뼈를 바르고 살을 뜯어서 육개장처럼 맵게 끓인 것을 연계국이라 했다. 연계가 왜 영계가 됐는지 정확치는 않지만 사전적 의미로 미루어 자음동화 현상에서 비롯된 자연적인 변화라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따라서 ‘영’의 의미도 젊다는 영어의 ‘Young’과도 전혀 무관하다. 이를 미루어 유흥업계에서 속어적 의미로 통용되는 ‘영계&r
경기신문이 주최하는 ‘수원화성돌기’ 행사가 수원은 물론 경기도를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이 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시민들의 참여가 늘면서 문화체험의 장(場)이 되고 있다. 29일 아침 일찍부터 수원 행궁광장에는 1만6천여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 유네스코가 1997년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직접 걸으며 체험해 보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정조대왕의 부왕 사도세자에 대한 효심을 기리고, 실학을 바탕으로 한 축성(築城)의 현장을 둘러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1만6천여명의 참가 시민과 학생들은 이날 오전 10시 화성행궁광장을 출발하여 팔달산으로 올라 성신사 서장대 장안문 연무대 봉화대를 순례했다. 실학자 정약용을 비롯한 여러 학자들의 지혜의 숨결을 느껴보고, 조선조 축성 가운데 백미(白眉)를 이루는 현장들을 문화유산해설사들의 설명을 들으며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도 가졌다. 특히 행사장인 화성행궁광장에서는 민속공연 민속문화 체험과 가수들의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참가자들에게 추첨을 통해 푸짐한 경품이 제공돼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시민과
경기도가 올해 결핵관리 중점 추진 과제를 마련하고 28일 시·군 보건소 관계자를 대상으로 시달회의를 했다. 지난 24일은 세계 결핵의 날이었다. 경기도는 이날부터 7일 간을 결핵 예방 주간으로 정하고 27일 오후 4시부터 수원역 광장에서 대대적인 결핵 예방 홍보캠페인을 실시했다. 결핵은 경제발전과 더불어 급격한 감소율을 보여 거의 박멸단계에 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느 샌가 ‘결핵 후진국’이 되고 말았다. OECD 국가 중 1위다.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신규 결핵환자 수는 2003년까지 3만1천명 이하였지만, 2005년부터 최근까지 3만4천~3만9천명 정도다. 이는 인구 10만명당 100명 정도로, 일본(22명)의 4.5배 수준이며 OECD평균(12.7명)에 비하면 무려 8배나 된다. 당연히 결핵 사망자도 OECD국가 중 1위다. 작년을 기준으로 10만명당 4.4명으로 OECD 평균인 1.9명보다 2배 이상 많다. 경제는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결핵은 후진국인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전체 결핵환자의 30% 정도가 20~30대의 청년층이란 것이다. 먹을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스트레스나 과로, 다이어트, 불규칙한 생활 등으로 면역력이 약화됐
“전 세계에 팔린 총은 5억5천만정. 12명 중 1명만 총을 갖고 있으니 이게 문제다. 나머지 11명은 어떻게 무장하지?” 2005년 제작된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에서 나오는 말이다. 이 영화에서 우크라이나 출신의 무기 밀매업자 유리 오로프(니콜라스 케이지 분)는 소련이 해체된 혼란의 와중에서 우크라이나로부터 밀수한 무기를 전 세계 분쟁지역에 팔아넘긴다. 또한 풍부한 자원과 핵무기 제조 기술까지 갖춰 한때 동유럽의 군사강국으로 인정받았던 우크라이나의 지도자들이 나라를 지키는 데 필수적인 무기까지 팔아치우는 부패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당시 세계 5위의 군사강국으로 러시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강력한 군사력을 지녔었다. 하지만 동서 냉전 종식 후 평화논리에 휘말려 자주국방을 등한시하기 시작했다. 군축 과정에서 배고픈 군대와 정치인들은 돈이 될 만한 무기를 내전이 한창인 아프리카 등지로 빼돌려 뒷돈을 챙겼다. 1992년부터 1997년까지 약 34조원(320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가 증발해 버리기도 했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거나 처벌을 받지 않았
낯가죽이 두껍고 뻔뻔하여 부끄러움을 모른 이를 말할 때 쓰는 말이다. 출전은 중국 商(상)나라시대 太康(태강)이라는 이가 정치를 돌보지 않고 사냥과 잡기로 소일하다가, 나라를 빼앗기고 쫓겨났다. 그의 동생이 노래를 지어 불렀는데, 지금도 전해져 오고 있어 우리에게도 큰 교훈으로 다가오고 있음이 아닐 수 없다. “만백성들이 우리를 원수라 하니(萬姓仇予). 우린 장차 누굴 의지 할꼬(予將疇依). 답답하고 슬프도다, 이 마음이여(鬱陶乎予心). 낯이 뜨거워지고, 부끄러워지누나(厚顔有恥).” 원래는 후안유치라 하였으나 나중에 후안무치로 쓰이게 되면서 더 무거운 뜻이 되었다. 이 세상에는 후안무치하다고 말할 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헤아릴 길이 없지만 가까운 주변만 돌아보아도 많은 것 같다. 우선 사회지도층에 있는 이들이 문제다. 입으로는 국민이란 이름을 수없이 들먹이면서 민심을 얻으려 하지만, 민심의 잣대는 저만치서 그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판단내리고 있다. 민심 앞에 나설 때, 온갖 몸부림으로 고개를 숙이더니, 이권과 자기 뱃속 채우기로 임기를 다하고, 또 시켜 달라 한다. 우리는 아량이 많아서 지금까지는 속으면서도 그들을 뽑아주곤 하였다.…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발생한 여주 빅토리아 골프클럽 전·현직 회장의 집단충돌 사건이 진정국면을 맞고 있다. 양측이 골프장 수입의 핵심인 클럽하우스를 공동 운영하는 선에서 갈등을 봉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골프장은 현재 평온한 상태를 유지한 채 정상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부도가 나 경매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전·현직 회장 간 주식 양도·양수와 이천 소재 토지 소유권 이전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 양상으로 치닫던 이번 사태가 수습국면에 들어간 것은 천만다행이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역할이 아주 컸다. 양측의 충돌이 계속될 경우 인명피해는 물론 애꿎은 직원, 골퍼들의 피해가 장기화하는 상황이 우려됐다. 골프장 홈페이지는 여전히 다운 상태고, 한때 전화마저 불통됐다. 결국 경비통인 정성채 여주경찰서장이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했다. 폭력 가담자에 대해서는 엄벌방침을 천명하는 한편 양측에 중재안을 제시했다. 서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만큼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클럽하우스를 양측 2명씩, 모두 4명이 맡도록 제시했다. 결국 두 전·현직 회장은 이를 전격 수용했다. 갈등의 조정자 역할에 충실한 경찰의 강&mid
햇볕이 많은 곳에서 시작되는 봄기운이 포르스름한 기운에서 점차 푸른빛으로 짙어진다. 마당에 나서니 겨우내 얼음에 묻혀있던 낙엽들이 여기저기 뒹군다. 빗자루를 들어 묵어있던 먼지까지 쓸어내니 낙엽 아래서도 냉이며 새 움이 푸른빛을 띠고 나타난다. 청소를 해서 말끔해진 마당 댓돌 위에 앉으니 누군가 정다운 사람과 이야기 나누고 싶어진다. 문득 핸드폰으로 한동안 뜸하게 지냈던 친구의 전화번호를 누른다. “어머, 이게 누꼬? 잊겠다 싶어 연락을 하려던 참이었는데….” “그래 먼저 전화 좀 하면 안 되나, 가스내야.” “그래, 맞다 맞아, 한데 내가 부상을 당했다는 거 아이가?” “웬 부상?” “며칠 전에 봄맞이 대청소로 뒤란청소를 하다가 살얼음을 딛고 나가 자빠졌지 뭐, 덕분에 다리 깁스하고 몸조리 잘 하고 있으니 놀러 오려마, 가스내야, 살얼음이 그거 사람 잡는 거더라, 겉보기엔 멀쩡한데 얼음 아래로 물이 흐르고 있는 줄 누가 알았겠노.” 친구는 뒷마당에 겨우내 얼었던 물이 녹으면서 잡힌 살얼음에게 당했다고 연신 살얼음, 살얼음, 목소리를 높인다
6·4 지방선거를 두달여 앞두고 정치권의 이른바 ‘거짓말 프레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새누리당과 통합 신당이 서로 질세라 약속을 안 지킨 거짓말 세력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국민과 한 공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지킬 수 없으니 그럴싸하게 포장한 말 바꾸기로 합리화하고 위기를 빠져 나간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선거 무공천’ 이행 여부를 둘러싼 여야의 대결은 치열하다 못해 당의 존폐를 건 사투로 비쳐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약속을 어긴 쪽(새누리당)은 여유로움을 넘어 당당한 반면 약속을 지키겠다는 쪽(새정치민주연합)이 죄인인양 더 안달복달이다. 그야말로 공천이 무공천을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비정상’의 정치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기초선거 무공천은 2012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의 공약사항이다. 이 공약이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내에서 반대 의견이 중론화하면서 순식간에 무효화한 것이다. “기초 공천제를 폐지했을 경우 위헌성의 문제, 후보난립 문제 등 수많은 문제점이 제기될 수 있다.” 지난달 최경환 새누리당
2011년 세계적 의류회사인 ‘베네통’사는 미국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키스하는 합성사진을 내걸었다. 베네통사는 이 사진 외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아흐메드 엘타옙어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미묘한 문제로 대립해온 세계적 지도자 두 사람이 키스하는 합성사진도 게재해 톡톡히 광고효과를 봤다. 베네통은 1992년 신부와 수녀의 키스를 담은 광고를 내놓아 유럽을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었다. 당시 베네통의 도발적 광고는 각국의 항의로 세계적 파문을 일으키고 바로 내려졌지만 전형적 노이즈마케팅이었다는 명성(?)을 얻었다. 같은 해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스캔들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씨는 또 다른 내용의 노이즈마케팅으로 자신의 자전에세이집을 5만부 이상 판매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호텔에서 가진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전 국무총리, 국회의원 등 유명인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성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했었다는 내용을 책속에 적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당시 세인들은 이를 두고 노이즈마케팅 앞에 ‘탁월한’을 붙여주기도 했다. 고의적으로 각종 이슈를…
그동안 광교신도시 웰빙타운과 광교초·중학교 구간을 지나는 영동고속도로 광교터널~동수원IC 구간의 소음문제를 두고 주민과 학생들의 불편이 컸다. 영동고속도로 웰빙타운 구간은 무려 1일 약 16만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곳이다. 따라서 70dB이 넘는 소음과 분진이 심해 지역주민들이 상당한 고통을 겪어왔다. 그런데 지난 25일 반방음 터널 설치에 동의하는 광교 웰빙타운 6개 블록 주민들의 동의서가 모두 제출돼 3년 넘게 갈등을 빚어오던 웰빙타운 입주민과 한국도로공사 간의 줄다리기가 일단락됐다고 경기도가 밝혔다. 광교초·중학교와 기존의 영동고속도로와 100m 거리에 있는데 소음 때문에 운동장에서는 통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가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이에 주민들은 2011년 8월부터 한국도로공사에 양방향 방음 터널 설치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방음벽 설치만으로도 소음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주민들의 요구를 외면해 왔다. 그러다가 도가 2012년 7월 주민이 참여하는 ‘소음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양측은 협의를 거쳐 광교초·중학교와 웰빙타운 아파트 구간에 반방음 터널 및 방음벽 설치를 합의했다. 이어 세부 설치 방식 협의를 끝내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