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하는 사람은 풍부해도 항상 부족하고(奢者富而不足), 검소한 사람은 가난해도 항상 여유가 있다(儉者貧而有餘). 우리나라에서도 왕조실록이나 다른 기록들에서 나타난 권력층의 사치를 보면 백성들은 안중에도 없이 흉년임에도 고혈을 뽑아내서 호의호식했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이라고 다를 바 있겠는가. 논어에도 귀족들의 분수에 넘치는 사치가 만연하자 孔子(공자)가 심하게 분노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위정자들과 사회지도층이란 이들이 필요이상으로 돈을 쓰고 물건을 사들이며 사치하는 것을 경계한 내용이기도 한데, 모든 면에 모범을 보여야할 이들이 소위 지도층이라고 하면서 그를 따르고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몸가짐이나 행동은 아니라는 것이다. 채근담에도 권세와 이익과 사치와 화려함에 대해 이것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을 깨끗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가까이 하면서도 물들지 않는 사람을 더욱 깨끗하다고 한다고 적고 있다. 잔재주와 권모술수와 사치, 교묘한 생각, 이것을 모르는 사람을 높은 사람이라고들 하지만 알면서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더욱 높다고 한 것은 사람의 수양과 자질을 말한 것이다.…
갑오년 새해가 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안녕하지 못한 것 같다.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송전탑 건설문제로 어려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밀양 주민들, 해군기지 건설 건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제주 강정리 주민들, 철도 민영화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도노동자들 등 국내는 물론이고 자연재해로 고통 받고 있는 필리핀, 내전중인 남수단의 난민들까지 주위를 둘러보면 어려운 이들이 정말 많다. 자본주의 성장에 수반되는 구조적 한계는 자의적 자선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깨달음에서 사회복지는 국가의 필수 제도로 발전하였다. 그 결과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에서 최초로 복지국가가 등장하였고, 이어 개별 국가의 역사적, 문화적, 사회경제적 수준에 부합하는 다양한 형태의 복지국가 유형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이상적인 국가로 여기는 스웨덴의 복지모형은 일상생활에서의 공평성과 높은 조세부담을 수용하는 국민들의 합의가 전제될 때 작동한다. 그런 의미에서 여전히 공평성 보장이 미약하고 증세에 대해서 부정적인 우리 현실에서는 스웨덴 복지모형은 실현되기 어렵다. 서구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의 경우 사회복지가 제도화되기 전에는, 종교의 자선활동이 사회복지제도의 역할을…
만족이란 기준과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인간의 욕심과 탐욕이 끝이 없기 때문에 산중 禪師(선사)들은 하나같이 산같이 물같이 살라고 소리친다. 老子(노자)가 말한 知足者富(지족자부)는 세월이 흘러가면서 더욱 인간 등의 뇌리에 채찍으로 남게 되고, 욕심의 그늘에서 헤매는 이들에게 한줄기 빛을 보내는 글이기도 하다. 노자는 ‘자기 분수를 알고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제일 부자’라고 하였다. 공자는 스스로 부유하면서 남을 부유하게 해주는 자는(夫富而能富人者) 가난하고자 해도 가난해 질 수 없고(欲貧而不可得也) 스스로 귀하면서 남도 귀하게 해주는 자는(貴而能貴人者) 천해지고자 해도 천해질 수 없으며(欲賤而不可得也) 스스로 현달하면서 능히 남까지 현달하게 해주는 자는(達而能達人者) 궁하고자 해도 궁해질 수 없다(欲窮而可得也)고 하였다. 주위를 돌아볼 때 하찮은 삶을 산다고 여겨지는 이들이라고 해서 일생이 그런 것이 아니었고, 담벼락을 올려다 볼 만큼 부유한 자들도 한때는 낮은 바닥에서 막일했던 기억들도 있는 것이니 각자의 삶 속에서 느끼는 만족이 가장 중요하다 하겠다. 어떤 학자는 “가장 넉넉한 사람은 자기한테 주어진…
앞으로 건설되는 고양시의 한류 마이스(MICE) 복합단지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마이스 복합단지 건설은 날로 확대되어 가고 있는 한류열풍을 가속화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에 확충 대상지로 선정된 한류 마이스 복합단지는 앞으로 국제회의산업육성에 기여함은 물론 이와 관련된 산업의 발전이 이루어지게 된다. 고양시 한류월드에 자리 잡게 되어 기존 시설과 연계하여 확충해가는 효율성이 중요하다. 한류 마이스 복합단지의 선정과 더불어 정부로부터 관광특구 수준의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고양시는 이에 따른 합리적인 검증작업과 철저한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하여야 한다. 시설확충에 따른 지역발전과 국가 이미지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의 모색도 필요하다. 특히 영업활동이 규제받지 않으며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외국인을 위한 공연과 음식 제공은 물론 차량통행 제한 등이 허용된다. 특성화된 한류복합단지의 방문이 새로운 추억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개발도 개발해가기 바란다. 한류 마이스 복합단지는 세계 수준의 마이스 복합단지 인프라 확충과 관련 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여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 최대
2003년 수원에 있던 서울 농생대가 서울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뒤 이곳은 10여 년간 폐허상태로 방치돼 왔다. 서울농대 이전 뒤 학생들을 상대로 하던 인근 소규모 가게들은 간판을 내렸다. 가뜩이나 상실감에 젖어 있던 지역 주민들은 폐쇄된 채 흡사 흉가처럼 방치돼 지역이 낙후되는 등 지역발전에 해가 되고 있는 서울농대 부지를 공원으로 개방하라고 집단시위까지 벌였다. 이후 경기도가 농대부지를 시흥 경인교대 부지와 맞바꾼 뒤 이곳에 공원과 도 농업기술원 이전 등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시민들에게 공원으로 전면 개방했다. 앞으로 이곳에는 미술관, 아틀리에, 예술박물관, 농업박물관, 교육관 등을 아우르는 테마파크를 건립키로 했다. 오는 2017년까지 화성에 있는 경기도 농업기술원도 이전할 계획이다. 서울 농대에 이어 수원지역의 7개 농업기관인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축산과학원)은 전북혁신도시(전주)로, 농림축산검역본부·국립종자원은 경북혁신도시(김천)로 오는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이전하게 된다. 일찍이 조선 정조 때부터 비롯된 농업과학·교육의 도시로서 ‘한국농업의 메카’라고 불린 수원이지만 정부의 균형발전이란 논리로 인해 안타깝게
2014년 갑오년이다. 매년 돌아오는 새해가 되면 조용히 앉아 좌고우면(左顧右眄)하면서 자신의 나아갈 길을 가늠도 해보고 궁리도 하고 이것저것 계획도 세워본다. 가정에서의 위치, 사회적 지위 등에서 현재적 자기정립과 미래지향적 목표를 설정한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나은 자신의 형편을 생각하면서 희망을 갖기도 하고, 바라는 바 소원을 빌기도 한다. 지금 우리 시대는 어떤 동굴과 터널을 지나려 하는가? 사전적 의미로 ‘동굴’은 자연 현상에 의해서 땅이 넓고 깊게 파여 들어가 있는 구멍이요, ‘터널’은 산이나 땅속, 바다, 강 등의 밑을 뚫어서 만든 통로(通路)다. 동굴과 터널의 비슷한 점이라 하면 장애물이 있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가기가 쉽지 않은 산이나 바다, 강 등의 장애물이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동굴과 터널의 다른 점을 생각해 본다. 동굴이든 터널이든 들어가는 입구는 있다. 그 입구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굴을 이용하여 저곳으로 가야할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동굴을 선택하여 동굴로 들어가면 막다른 골목이 버티고 있다. 동굴 속에 장애물이 버티고 있는 셈이다. 저쪽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동굴 속의 장애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 1918~2013)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의 물결이 전 세계로 이어졌다. 만델라는 세계 정상들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수감생활을 한 사람이다. 생애의 3분의 1인 27년 동안 옥중에서 보낸 뒤 70세가 돼서야 출소했다. 그가 출소할 때 사람들은 매우 허약해진 만델라의 모습을 상상했으나 만델라는 누구보다 건강하고 밝고 씩씩한 모습이었다. 기자가 만델라에게 “다른 사람들은 5년만 감옥살이를 해도 건강을 잃는데, 어떻게 27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고서도 이렇게 건강할 수 있던 비결이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만델라의 대답은 감동적이었다. “나는 감옥에서 늘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하늘을 보고 감사하고, 땅을 보고 감사하고, 물을 마시며 감사하고, 음식을 먹으며 감사하고, 강제 노동을 할 때도 감사했습니다. 늘 감사했기 때문에 이렇게 건강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감사란 다른 사람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됐는지 인정하고 말과 행동으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 감사의 성품으로 2014년을 시작하면 어떨까? 감사의 성품은
유네스코는 유엔창설 50주년이자 마하트마 간디 탄생 125주년이던 1995년을 ‘관용을 위한 국제연합의 해’로 정하고 그해 11월16일을 ‘국제관용의 날’로 지정했다. 국제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자는 의미에서였다. 유네스코는 이를 계기로 2세들에게 관용 교육을 시킬 것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관용은 인권을 비롯해 평화, 민주주의 등 많은 가치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링컨은 관용의 사람이라 불릴 정도로 상대방을 배려했다. 또 그는 자신과 대립관계에 있는 사람을 공적으로 비난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원수는 마음에서 없애야 한다는 그의 생활신조가 관용의 덕목을 키웠으며 더 나아가서 그 원수마저 바로 친구로 만들어버리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게 됐다는 것이다. 관용은 프랑스말로 톨레랑스(tolerance)라고도 한다. 이 말은 ‘존중하시오. 그리하여 존중하게 하시오!’라는 뜻을 품고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 종교적 의견의 자유를 존중하여 주자는 의미로 자주 사용된다. 우리는 자기와 다른 의견을 보이면 자신에 대한 도전이나…
지난달 20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의결된 조례안 가운데 4건에 대해 경기도가 조례규칙심의위원회를 열어 재의를 요구했다. 해당 조례안은 ‘경제민주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 ‘상권영향평가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생활임금 조례안’, ‘공익적 반대 행위자 기록보관 등에 관한 조례안’ 등이다. 이번에 재의를 요구한 조례안 4건 이외에 2013년에 재의를 요구한 조례안은 3건에 그쳤으며, 2012년에는 단 1건의 조례안만 재의를 요구한 것에 비하면 무더기 재의라는 점에서 그 배경이 궁금하다. 더욱이 경기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재의 이유가 해당 조례안이 국가사무이거나 법령에 근거가 없는 “엉뚱한 조례안”이며 “일부 도의원이 실적을 위해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고 발의한 조례안”이라는 설명에 해당 조례안 중 하나를 발의했던 필자 입장에서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 첫째, 해당 조례안이 국가사무이거나 법령에 근거가 없는 ‘엉뚱한 조례안’이었는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제정에 관해서는 지방
‘홀로선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 세상 살아가는 이치도 마찬가지다. 요즘처럼 반목과 갈등이 심화되고 ‘내 탓’보다는 ‘네 탓’이 넘쳐나는 시절일수록 더 많이 생각나는 말이다. 우리사회는 남의 도움 없이 혼자서는 일을 이루기가 매우 어렵다. 그런데도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살아가는 게 우리다. 작년 한해 우리사회는 참 많은 갈등이라는 번뇌에 시달리며 지내왔다. 그래서인지 기업과 단체, 기관 등이 발표한 올해 사자성어에는 유독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소망을 담은 것들이 많다. 광이불요(光而不耀:자신의 광채를 줄이고 주변과 조화를 이룬다), 집사광익(集思廣益:생각을 모아 이익을 더한다), 화동세중(和同世中:화합하여 세상의 중심으로 나아간다),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 등이 그것이다. 그런가 하면 동행동행(同行同幸: 함께 가면 함께 행복하다), 동심동덕(同心同德:같은 목표를 위해 함께 힘쓰고 노력한다)’과 같은 조합된 사자성어도 등장했다. 우리 사회엔 새삼 거론치 않아도 소외되고 관심 받지 못하는 약자가 매우 많다. 세대 간, 계층 간, 성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