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면서 ‘화’ 한번 내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화가 나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화를 다스리지 못해 스스로 화병에 걸리기도 하지요. 물론 우리 가운데는 정말 화를 좀처럼 잘 내지 않고, 잘 참기도 하는 훌륭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 심지어 수행을 본업으로 삼는 종교인들이라도 화를 극복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화가 자신을 향해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것도 문제지만, 타인을 향하는 무차별적이고 집단적인 화풀이는 더 큰 문제입니다. 어쨌든 화가 인간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화를 풀지 못해 울화병에 걸린 적이 있거나, 화를 다스리지 못해 피해를 주고받은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만이 아니라, 세계의 종교들이 모두 화를 문제 삼고 있다는 데서 드러납니다. 서구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은 화를 지옥에 떨어질 대죄로 여겼고, 불교도 시기, 절망, 미움, 두려움 등 우리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는 독들을 하나로 묶어 ‘화’로 규정했습니다. 또 화는 개인적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집단적 차원에서 전쟁, 테러 등으로 폭발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전쟁은 ‘조직화된 화’이고, 테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세상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고 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함정 많은 통계의 이중성을 지적하기 위해 이야기한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진실을 생각한다. 그렇다면 거짓말 중에서도 심하거나 터무니없을 때 표현하는 ‘새빨간’은 왜 붙었을까. 파랑도 노랑도 아닌 빨간색을 사용한 까닭은 한자에서 유래됐다는 게 정설이다. 그 하나가 붉을 적(赤)이다. 여기서 붉다(赤)는, 맹자(孟子)의 이루(離婁) 하편에 ‘갓난아기의 마음’으로 쓰인 적자지심(赤子之心)이나 순자(荀子)의 참된 마음이란 뜻의 적심(赤心) 등의 단어에서 사용된 것처럼 ‘순수’, ‘없음’의 의미다. 적수(赤手)는 붉은 손이 아니라 맨손, 적각(赤脚)은 맨발, 적나라(赤裸裸)는 벌거벗었다는 뜻으로 쓰이는 것과 같다. 이와 연관 지어 볼 때 ‘새빨간’은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순수하고 텅 빈 모습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른 하나는 불 화(火)다. 본래 붉은색은 모두 불에 어원을 두고 있다. 그래서 불 화(火)자를 보면 당연히 붉은 색을 떠올린다. 여기서 나온 말이 ‘불을 보듯 뻔하다’라는 뜻의 명약관화(明若觀火)다. 따라서 새빨간 거짓말은 ‘불을 보듯 뻔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자 일선고교는 커다란 고민거리에 휩싸인 모양이다. 시험과 동시에 사실상 수업이 끝난 셈인데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시기까지 근 한달 동안 학생들을 어떻게 학교에 붙잡아두느냐 하는 게 그것이다. 거기에다 학교마다 시험의 중압감과 ‘고3병’으로부터 해방된 학생들이 단축수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탈선과 방황의 위험성을 다분히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수능시험이 끝난 지금 이 같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고3의 수업은 파행을 면할 수 없게 되었지만 수업외적인 면에서 이를 극복하려는 학교의 노력은 있어야 한다. 특히 단축수업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정해진 학사일정을 채우는 일도 학교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의무 사항이다. 이러한 원칙하에 각종 교양학습·현장답사·취미활동 등을 통해 허탈해진 학생들의 마음을 다잡아 주고 정서적이고 실용적인 프로그램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교육당국도 한달 간의 수업공백을 막기 위해 학생지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는 학사지침을 학교에 시달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규제적인 학사지도만으로 수험생들의 충동적 탈선을 예방하기란 어려우리라고 본다. 따라서 그들에게 흥미 있고 유익하며 실생활에서 도움이
내년 1월1일부터 반려견 미등록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소식이다. 반려견 등록제는 지난 2011년 8월4일 동물보호법이 개정됨에 따라 시행되는 제도로, 반려동물 소유주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반려견을 잃어버린 경우에 주인에게 신속히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반려견 등록제가 정착되면 반려동물에 대한 시민의 책임감이 강화돼 유기동물의 발생이 줄어든다. 또 광견병 예방접종 내용 등을 관리하게 돼 궁극적으로는 동물복지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밝힌다. 진작부터 시행됐어야 할 제도다. 경기도에서도 반려견 등록제가 2014년 1월1일부터 도내 모든 시·군에서 전면 시행된다. 등록대상은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3개월령 이상의 개이다. 등록방법은 무선식별장치가 저장된 칩을 피부 밑에 삽입하는 내장형, 목걸이 등 외부에 부착하는 외장형, 등록 인식표로 대체하는 3가지 방법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우선 해당 시·군 동물부서에 등록 수수료를 내고 지정된 동물병원에 가면 칩 장착 5일 이내에 동물등록증을 발급해 준다. 만약 등록대상 개를 등록하지 않게 되면 1차 권고, 2차 20만원, 3차 4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인식표 없이…
박근혜 대통령이 8일 간의 서유럽 순방을 마치고 며칠 전 귀국했다. 순방 기간 동안 대통령의 외국어 구사 능력, 각국으로부터 받은 최고 수준의 의전 등 대통령 행보에 대한 기사들이 연일 보도됐다. 그런데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순방 기간 동안의 기사들보다도 영국 BBC가 박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앞두고 11월1일 보도한 박 대통령의 프로파일 기사 중 한 대목이다. 그 기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세계적으로 가장 성불평등한 나라 중 하나에서 탄생한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묘사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성불평등한 나라 중 하나에 속하는 대한민국. 여성 대통령도 나오고, ‘여성 상위시대’라는 말이 공공연히 사용되는 이 땅이 세계에서 가장 성불평등한 나라 중 하나라는 것은 아이러니 아닌가? 지난 10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3년 성평등지수(Global Gender Gap Report) 결과에 대해서 많은 보도들이 있었다. 다시 한 번 짚어보자면, 한국은 2013년 전 세계 136개국을 대상으로 한 성평등지수 분석 결과에서 111위로 최하위권에 속했다. 이는 극빈 국에 속하는 방글라데시보다도 낮은 순위이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파키
거리의 낙엽들이 하나둘 떨어지고 겨울의 문턱에서 바람이 차갑다. 경기수필문학은 30년 됐다. 경기수필과 관련된 사진들을 접하면서 회원들의 지나온 세월을 생각하게 됐다. 빛바랜 사진 속에서 세월의 흔적을 엿보게 하는 옷차림이며 노년의 얼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제는 또 다른 세상으로 떠난 그리운 얼굴들도 가슴속에 들어왔다. 대중소비문화에 길들여지고 있는 우리는 갈수록 문학작품과 이탈하고 있는 모습도 만나게 된다. 세월만큼이나 수필문학도 변화됐지만 그 오묘한 수필의 맛은 여전히 아름다운 문장들로 인해 제 색깔을 내고 있다. 회원들의 느낌도 새로울 것 같다. 김용대 회장이 이끌고 있는 경기수필문학은 정결하고 청빈한 삶을 살아오신 김 회장의 모습과 묘하게 매치되는 듯하다. 김용대 회장이 그래왔듯이 경기수필문학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수필문학 본연의 색깔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어느덧 30년의 세월을 맞이한 것이다. 이재영, 정규호 선생님을 비롯한 경기지역의 원로문인들이 이 세상을 떠났다. 김용대 회장은 30주년 기념문집에서 ‘고소하고, 익살스럽고, 가슴을 고동치게 하는 문장에 빠져든다’고 말하며, 좋은 글은 쉽게 읽히면서도 독자
주민의 생명과 직결된 가스충전소를 관리하랬더니 그들의 편의 봐주면서 뇌물을 받아 챙긴 인천시 부평구청 소속 공무원이 경찰에 적발됐다. 그것도 팀장급으로 10년 넘게 2억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았다고 하니 충격적이다. 비록 적발된 숫자는 1명이지만 비리를 저지른 공무원이 한자리에 18년 넘게 있었던 점과 그 기간 동안 뇌물을 정기적으로 상납 받은 것으로 보아 윗선과의 연관성도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뇌물수수 방법을 보면 직업이 무엇인지 헷갈릴 정도다. 다른 명의로 된 휴대전화는 기본이고 그 전화를 통해 명절 때는 물론 수시로 LPG 판매 및 충전소업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금품을 챙겼는데 이런 식이라면 본분인 에너지 관리 업무는 뒷전이고 뇌물 받는 데 심혈을 기울였을 게 뻔하다. 경찰이 상급 간부에게도 뇌물 상납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인 것도 이 때문일 게다. 우리주변엔 언제 어디서 가스폭발사고가 날지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인천지역만 하더라고 10여년 전 다세대주택에서 LP가스가 폭발해 3층짜리 건물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구김살 없이 놀던 어린이 2명 등 6명이 숨진 것을 비롯 지금까지 크고 작은 사고만 10여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사
국민들은 국회 국정감사 때 국회의원 옆에 쌓아 놓은 어마어마한 양의 감사 자료를 보며 ‘과연 의원들이 저 많은 자료들을 모두 보기는 하는 걸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저 엄청난 자료들을 뽑고 인쇄(복사)하느라 인력과 예산이 만만치 않게 들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각 지자체 의회의 행감장 풍경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매년 행감철이면 공무원들은 자료를 준비하느라 다른 일을 아예 할 수가 없을 정도란다. S시의 경우 현재 감사원 감사가 실시되고 있는데다 시의회 행감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는 소식도 들린다. 경기도공무원노조(이하 노조)가 매년 행감 때마다 되풀이되는 도의회의 중복·과다 자료요구가 불합리하다고 판단, 도의회에 개선을 요구했다. 노조는 ‘도의회와 집행부가 정책 동반자로서 상호 존중하기 위해선 매년 되풀이 되는 중복·과다 자료요구 등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단순사업 및 운영비 위주가 아닌 정책 중심 감사 ▲정책적인 답변은 실·국장이, 세부 사항은 해당 과장이 답변 ▲자료요구 및 질문은 최근 2년으로 한정 ▲행감은 근무시간 내에 완료하라고 요구했다. 노조 측의 얘기를 들으면 이들의 요구에 수긍이 된다. 도의회가…
NSA가 무언가? 미 국방부 소속의 국가안보국을 말한다. 중앙정보국 CIA와 더불어 미국 해외정보기관의 양대 축을 이룬다. 미국의 첩보활동은 크게 스파이 등을 활용하는 ‘휴민트’(Human Intelligence)와 최첨단 설비장비 등을 활용한 ‘시진트’(Signal Intelligence)로 나뉜다. CIA가 전자를 담당한다면, NSA는 주로 후자를 담당하는 것이라 한다. NSA는 미국 전역에 걸쳐 지부를 두고 있고, 연간 예산도 CIA의 근 두배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주 <뉴욕타임즈>가 취재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초대형 글로벌 사찰 ‘괴물’은 전 지구를 커버하다보니 단지 미국 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 주요 지부를 두고 있다. 영국, 호주, 일본 그리고 한국이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전 세계 미군기지도 여기에 포함된다. 지구상에 대략 미군기지 및 시설이 약 1천개 수준이니 과연 그 규모는 미루어 충분히 짐작이 갈만하다. 이뿐만 아니다. NSA는 전 세계 곳곳의 미 대사관에도 ‘특별정보수집과’(Special Collection Service)라는 명칭으로
요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웰빙(well-being)을 뛰어넘어 힐링(healing)영역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의 식탁이 안전한가에 대한 반문에 가정에서 식탁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를 포함해 그 누구도 안전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대형마트에서 대량으로 유통되는 농산물, 과연 어느 농가에서 어떻게 재배되고 언제 생산돼 우리 식탁에 올라왔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봤을까? 더군다나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있었던 일본의 농산물이 우리 식탁에는 올라와 있지 않을까? 우리가족의 안전한 식탁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주부 소비자와 함께 ‘양평의 친환경 농산물인 로컬푸드’를 주목해 본다. 양평은 한강의 상류에 위치해 있어 수도권 취수지로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고 어느 지역보다 맑고 깨끗한 이미지로 각인된 곳이다. 1998년 전국 최초로 친환경농업 선포식을 가진 이후 15년간 꾸준히 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전국 최초로 친환경농업 특구로 정부로부터 지정돼 친환경 농업의 메카로 전국 지자체의 친환경 농업을 선도하고 있다.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맑은 물과 건강한 땅, 그 속에서 꾸준히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농업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