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도 훌륭한 관광 상품이다. 아름다운 석양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석양이 아름다운 세계 3대 명소는 그리스 ‘산토리니’, 남태평양 ‘피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를 꼽는다. 그중에서도 산토리니를 최고로 친다. 그리스의 사상가이며 <희랍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는 그리스 남부 에게(Aege) 해의 아름다움을 다음과 같이 예찬했다. “죽기 전에 에게 해를 항해하는 행운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산토리니는 이런 에게 해를 대표하는 섬이다. 푸른 바다 위를 눈부신 백색으로 장식하고 있어 그리스 섬의 대명사처럼 불리며 수많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섬과 바다를 적시는 황혼의 붉은색인 석양은 압권이다. 때문에 이곳은 석양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로 일년 내내 붐빈다. 석양에 물든 로맨틱한 분위기는 은밀함을 자아내 우리나라 신혼부부들의 손꼽히는 ‘사랑의 여행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석양은 볼거리도 제공하지만 보는 사람들에게 묘한 감정도 선사한다. 오렌지색의 붉은 해가 노을 속에 지는 모습을 보면 감탄, 추억, 낭만 그리고
쉽지 않았다. 일선 기자 때 일이다. 성실하고 발전 가능성이 많은 중소기업들을 지면에 소개해 자랑하고 싶었다. 중소기업에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고생 끝에 성공 궤도에 오른, 스스로의 삶을 본받아 누군가도 그 뒤를 따라 걷는다면 자신이 곧 모범이 되는 것이니까. 그런데 생각처럼 섭외가 쉽지 않았다. 기획 의도를 아무리 설명해도 흔쾌히 받아들이는 곳이 없었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거나 머뭇거리는 모양이 전화선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중소기업에도 좋은 기회인데, 왜 그럴까. 답답하기까지 했다. 그런 실패가 계속되자 은근히 화가 치밀기도 했다. 스스로를 홍보하는데 인색하니까, 중기업이나 소기업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다소 심한 생각까지 들었다. 그땐 그랬다. 생각의 깜냥이 거기까지였다. 그래서 기껏 생각해낸 게 유관기관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지방 신문 경제부 기자보다는 스킨십도 많고 또 오래됐기 때문에 접근이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당시에는 스스로가 기특했다. 역시 두드리면 열렸다. 뚫기 어려웠던 중소기업의 문이 조금씩 열렸다. 취재에 협조하는 기업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다. 마음이 좋았다. 그래서 취재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 <이이 답성호원(答成浩原)> <일러스트 이방인> <유럽의 교육> <철학과 마음의 치유>. 지난 6월 19일,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깜짝 구입한 책의 목록이다. 그리고 바로 올 여름휴가 독서 리스트에 올랐다. 휴가철만 되면 대통령의 여름휴가 도서목록이 세인들의 관심을 끈다. 휴가 전후 어디 어디에서 무슨 책을 탐독했다. 목록은 이렇다 등등. 청와대도 으레 이 같은 내용을 공식적으로 밝힌다. 사람들은 대통령이 읽는 책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다. 책의 내용이 대통령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고, 그 생각은 바로 국민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정운영에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독서 스타일과 자주 읽는 책에 대해서도 궁금해 한다. 독서토론모임 근대화 연구회를 운영하다 이후 특보제도로 제도화하기도 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위인전을 자주 읽었다고 전해진다. 그중에서도 이순신 전기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교에 심취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주로 읽은 책 역시 <반야바라밀다심경>이라는 불경이었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군사 서적을 즐겨 탐독한
얼마 전 KBS 뉴스팀이 좋은나무성품학교를 방문하여 부모성품교육을 받고 있는 조부모들을 취재했다. ‘조부모 육아 가구 250만 시대’를 조명하는 보도였다. 맞벌이 부부들이 증가하고 사회 환경도 변화하면서 양육에서 조부모의 역할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12년 말에 통계청이 발표한 조사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약 510만 가구가 맞벌이를 하고, 맞벌이 가정의 영·유아 2명 중 1명은 조부모가 육아를 전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메트라이프 노년사회연구소(MMI : MetLife Mature Market Institute)의 분석 결과, 경기침체와 고령화 추세로 미국에서 손자 손녀를 돌보는 조부모들이 10년 사이에 100만명 이상 급증하여, 인구통계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조부모가 이처럼 새로운 육아의 주체로 자리매김하면서, 조부모 양육에 대한 진지한 조명과 교육적 진단이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부모 양육은 ‘격대(隔代)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행해졌다. 격대교육이란 한 세대를 건너뛰어 조부모가 손자녀들과 함께 생활하며 양육하는 것
지난 4일 늦은 저녁 수원청소년문화센터에서 고창농악보존회에서 마련한 풍무공연이 열렸다. 수원시와 고창군의 예술문화교류공연 일환으로 열리게 된 초청공연이었지만 많은 단원들이 참여한 신명 나는 놀이는 좌석을 가득 메운 600여 명의 관객을 사로잡았다. 농가에서 칠월은 모두가 바쁘고 어려운 시기다. 필자도 농가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농사를 지은 바 있어서 농가의 고충을 잘 아는 편이다. 곡식은 농부의 피땀으로 자란다 했던가. 농업인으로 살아온 부친의 삶의 행로가 만만치 않았기에 지금도 고향 해남의 인삼밭에 가보면 나모 모르게 눈시울을 적시곤 한다. 심은 만큼 거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농사는 사람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농사라는 게 기후와 환경, 온도 등 대자연과 대결하고 자연의 순리를 따라야 하므로, 농부들의 삶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처럼 근심 가득한 농부의 심정을 달래고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농악이다. 농악과 판소리의 성지로 통하는 전북 고창군은 미당 서정주 시인으로도 유명하고 가까운 문인들이 이 지역 출신이기도 해서 필자는 고창이 낯설지 않다. 고창군은 산수가 깊고 아름다운 절경으로 유명하다. 선
저출산 고령사회로 대변되는 인구구조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되었다. 고령사회를 맞이하는 우리사회는 이에 대해 주로 부정적 관점이 지배적이다. 65세 이상 노인인구를 15∼64세의 생산인구가 부양해야하는 노인인구 부양비는 1960년 5.3에서 2010년 15.0, 2030년 37.7, 2050년에는 72.0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50년이 되면 15∼64세 생산인구 1.4명이 65세 이상 노인 1명을 사회적으로 부양해야하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노화와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태도는 역사적으로 거의 모든 사회에서 있어 왔다. 노인과 노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마찬가지로 고령사회에 대한 시각도 대부분 부정적이다. 고령사회를 부정적으로 보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노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원인이다. 노인의 신체적 및 정신적 능력과 건강 등이 약해지고 생각과 태도가 고루하다고 생각하는 등 과학적 근거가 없거나 불충분한 편견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편견을 그대로 믿기 때문에 고령사회를 싫어하는 것이다. 둘째, 보다 중요한 원인으로 고령사회가 됨에 따라 개인적 및 사회적 부
세계와 교류하는 글로벌 시대를 맞아 견문을 넓히는 데는 외국여행만큼 좋은 것이 없다. 젊은이들에게 외국 여행을 권하는 이유다. 이는 공무원들에게도 해당된다. 단안적(單眼的) 사고방식에서 탈피해, 국민들과 변화의 시대가 요구하는 행정을 펼치기 위해서는 ‘백문 불여일견’이라고 백번의 자체 교육보다는 단 한번의 외국 선진지 견학이 낫다. 훌륭한 도시 기반시설, 질 높은 행정서비스, 잘 가꿔진 환경 등을 실제로 보고 느낀 공직자들의 마인드는 개변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선진 행정의 중요성을 느끼고 이를 도입하게 된다. 그래서 공직자들의 해외 연수가 중앙 정부나 지자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원시의 경우 해외배낭여행을 권장하고 있다. 공직자들의 행정마인드를 바꾸고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4~5명씩 관심사가 같은 직원끼리 팀을 구성, 외국으로 내보낸다. 여행경비의 절반은 시가 부담한다. 그리고 귀국해서는 벤치마킹 보고서를 써내고 발표회도 갖는다. 물론 이 결과물은 시정에 반영된다. 뭐, 일부에서는 ‘국민의 혈세’를 들먹이며 ‘외유(外遊)’라고 비난하면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수원시 공직자 해외배낭 여행의 경우는 벤치마킹 보고서의 압박으로 인해 흥청망청
최저임금의 사각지대인 장애인재활작업장을 어떻게 개선할지 사회적 지혜를 모아야 할 때 다. 장애인들의 복지와 재활을 겸한 장애인재활작업장은 법적으로 보호작업장과 근로사업장으로 나뉜다. 보호작업장은 중증 장애인이 많아 근로 의욕 고취와 자부심을 심어주는 데 주력한다. 근로사업장은 장애인들이 다양한 제품을 직접 생산해 직업 기능을 익히고 자립의 꿈을 키워가는 시설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보호작업장의 경우 최저임금의 30% 이상, 근로작업장의 경우 80% 이상 지급하기만 하면 된다. 경기도내에는 이러한 장애인재활작업장이 모두 68개 있다. 법규상으로는 장애인재활작업장 운영자가 이 비율 이상의 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 규정은 실질적으로 최저임금의 30~80%만 주면 되는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누구보다도 먼저 배려되어야 할 장애인들이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그래서 발생한다. 이러한 모순은 장애인재활작업장의 운영조차도 시장의 논리 아래서 움직이도록 제도가 짜여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은 노동생산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최저임금의 30~80%만 줄 수밖에 없다는
병자(病者)라는데, 시비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게다가 유전병이라는데 더더욱.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된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만성신부전증과 샤르코-마리-투스(Charcot-Marie-Tooth : CMT) 질환으로 건강이 몹시 위중하다는 소식이다. 신부전증의 심각함은 알겠는데 CMT는 낯설다. 하여, 찾아봤다. 유전성 질환이다. 인간의 염색체에서 일어난 유전자 중복으로 인해 생긴다. ‘손과 발의 말초신경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돌연변이로 인해 중복돼 샴페인 병을 거꾸로 세운 것과 같은 모습의 기형을 유발한다’고 위키백과사전은 설명한다. 발생 확률 10만명 당 36명. 희귀성 신경질환이다. 이 병에 걸리면 발과 손의 근육들이 점점 위축돼 힘이 약해지고 모양이 변형된다. 환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거의 정상에 가까운 가벼운 상태에서부터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걷기 힘들거나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심각한 정도까지. 국내 최대 재벌인 삼성가(三星家)의 유전병으로 알려졌다. ‘신은 인간에게 모든 것을 주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가 적용되는구나, 생각하니 무섭다. 각설하고. CJ그룹 측 이 회장의 지병을 공개한 것에 대해 ‘이 회장의 상태가 매우 심
<서른 즈음에>. 가수 김광석이 1994년 발표한 곡이다. 19년이 흘렀으니 지금은 쉰 언저리가 됐을까. 발표 당시 이 노래를 듣고 공감하며 고뇌했던 젊은이들. 그들도 노랫말처럼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어느덧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고 탄식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인가. 최근 들어 이들과 같은 세대인 중년들의 문화적 욕구가 뜨겁다. 대중음악에서 영화 연극 뮤지컬 도서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내재된 문화적 감수성을 폭발시키면서 중년의 힘도 발휘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중년들의 반란(?)은 작년 초 서서히 일기 시작했다. 영화 예매에서부터 비중을 높이더니 어느새 문화계 전반에 영향력을 끼치고 올해 들어서는 그 기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근엔 젊은 여성이 주도한다고 알려진 뮤지컬 쪽으로까지 약진했다. 때문에 공연시장의 새 블루오션이라는 별칭도 얻었고, 기획사들은 흥행의 키워드라는 애칭도 붙여줬다. 개최하는 공연마다 그들의 참여도가 30~50%를 넘으니 그럴 만도 하다. 내면에서 싹튼 문화적 갈증 거슬러 짚어보면 중년들에게 문화적 욕구의 단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