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를 두 달 가까이 지연하면서 다음 달부터 일부 학교의 학교급식이 중단될 처지에 놓였다는 어이없는 소식이 들려온다. 현재 학교 기본운영비로 교육청 부담액을 충당해 집행 중인 상태이지만, 일부 지역은 다음 달부터 학교급식을 중단해야 할 처지라는 것이다. 맘카페 등에 지방의회의 지각없는 드잡이 정쟁 행태에 대한 비난 글이 쇄도하고 있다. 당리당략에만 빠진 정치인들의 반성과 대책이 요구된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9월 8일 경기도가 제출한 6천282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2개월이 넘도록 처리하지 않고 있다. 경기도교육청도 본예산 대비 5조62억 원 증액한 24조2천21억 원 규모의 ‘2022년도 제1회 경기도교육비특별회계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했지만, 심의가 중단된 상태다. 이 추경안에는 식품비 단가 인상분(7%)을 반영해 내년 2월까지 투입돼야 할 학교급식 경비 523억 원이 포함돼 있다. 시·군마다 편차는 있지만 경기 광주·안성·연천을 제외한 도내 28개 시·군에서 학교급식 예산 부족분이 발생하는데 일부 지역은 그 재원 부족분 규모가 커서 당장 다음 달부터 학교급식이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게 된 것으로 알려
우리의 생명의식과 신의 관계는 우리의 감성과 세계 또는 사물과의 관계와 같다. 감성이 없으면 우리는 세계와 사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생명의 의식이 없으면 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게 된다. 신을 섬기는 방법은 딱 한 가지밖에 없다. 그것은 자신의 의무를 실천하고 이성이 주는 법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의 자유의사를 가지면서도 역시 정의에 합당한 행동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 바로 그것이다. 그것이 신이다. 대체로 우리의 마음이 신을 인식하는 것이며, 그 인식을 이성에 전달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지만, 의심할 여지없이 어려운 일이다. 또 과연 이성은 마음 없이 저 혼자 신에 도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있다. 왜냐하면 마음이 신을 인식해야 이성이 그것을 탐구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리히텐베르크) 신의 이념은 확실히 위대하지만, 그것은 결국 무한하게 정화되고 무한하게 높여진 우리의 정신적 자질의 이념이다. 신성 이념의 기초는 우리의 내부에 있다. (채닝) 신을 두려워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더 좋은 것은 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의 내부에서 신을 되살리는 것이다. (엔젤리스 실리시어스)
파란 하늘이다. 물걸레로 닦아낸 칠판 같다. 티끌 하나 보이지 않아서, 마루에서 마당으로 내려서지 못한다. 슬쩍 한 칸 내려서서,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을 향해 걸어가지 못한다. 파란 하늘이라서. 다 벗겨지고 속살만 남은 가을날이라서. 없어서. 보이지 않아서. 나는 감히 어쩌지 못하고 명랑한 하루 앞에 그림자로 선다. 처남이 죽었다.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 사망자 숫자에 처남의 죽음이 합쳐진다. 화장터 소각로에는 한 시간 간격으로 새로운 주검이 눕는다. 주검이 바뀔 때마다 살아남은 자들이 운다. 울음의 사연은 소각로마다 다르지만, 울음이 향하는 방향은 시뻘건 불꽃 너머로 같다. 아무리 울어도 불꽃 너머는 꿈쩍없다. 할아버지가 운다. 처남의 장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고속버스 안이다. ‘인수’일까 ‘연수’일까. 딸의 이름을 부르며 우는 할아버지의 슬픔이 버스를 삼킨다. 자식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길을 나선 늙은 아비의 울음 앞에 모두가 침묵한다. 눈시울을 훔치는 승객도 몇 있다. 견디기 힘든 슬픔과의 동행이다. 죽음 다음은 늘 살아남은 자들의 몫이다. 남은 자들은 묻고 덮고 잊는 일을 견디며 산다. 살아내는 일처럼 오랜 견딤이 또 어디 있을까. 망각이란 것
체험학습으로 북한산 원효봉 등산을 다녀왔다. 처음 아이들과 북한산에 가는 걸 떠올렸을 때는 1학기 초반이었고 그때는 코로나 때문에 올해도 수학여행을 못 가는 게 거의 기정사실인 상태였다. 수학여행을 못 간다면 6학년 마지막으로 뭔가 기억에 남는 활동을 하고 싶었다. 야외면서 밀집도를 낮출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다가 친구들과 종종 가는 북한산이 떠올랐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어떤 초등학교에서 수학여행으로 2박 3일 지리산 등산을 갔다는 것도 등산 체험학습을 추진하는 데 영향을 줬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등산은 몹시 위험한 체험활동 중 하나이다. 절벽 부근에서 낙상하면 크게 다칠 위험이 존재한다. 활동 중에 체력 저하나, 다리 부상으로 인해 낙오되는 학생이 있을 확률도 있다. 응급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계획이 필요했다. 주변에 친한 교사조차 굳이 산에 가야 하냐는 말을 건넬 정도였다. 좋은 의도지만 사고가 나면 그런 의도와 관계없이 모두 교사 책임이 되는데 안 해도 될 활동을 한다는 이야기였다. 맞는 말이었다. 누군들 사고를 예상하고 활동을 계획할까. 최대한 사고를 예방하겠지만 사고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오기 마련이었다. 계획을 세우고, 북한산에 답사를 다녀
온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빠트린 이태원 압사 참변의 애도 기간이 지나자마자 정치권의 죽기살기식 정쟁이 불꽃을 튀기기 시작했네요. 여야 정당이 쏟아내는 악담을 듣노라면, 이 사람들에게 정말 이태원에서 횡액을 당한 희생자들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워요. 앞서서 책임을 져야 할 쪽은 어떻게 하면 악재를 극복해 볼까 전전긍긍이고, 야권은 때 만난 듯이 물어뜯는 하이에나 떼와 조금도 다르지 않군요. 일단 드러난 사실만으로 논하더라도, 이태원 비극은 안전관리 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진 국가의 계통 부실이 빚어낸 처참한 결과물이에요. 국민 안전에 대해서 무한 책임을 진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은 어떻게든 민심이 용납할 수준의 책임 판단에 있어야 할 거예요.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 상황이 워낙 복잡하다 보니 대형 참사를 다루는 일도 정상적인 과정으로 흘러가지 않네요. 뭐든 다 끌어다가 음모론 밧줄로 얽어놓고 삿대질부터 해대는군요. 천박한 ‘아무 말 대 잔치’처럼, 온갖 협잡을 다 동원하여 참사의 원인을 상대방에게 찍어 붙이는 비이성적 선동질에 여념이 없네요. 대형사고 원인을 놓고 현 정권 탓이니, 직전 정권 탓이니 하고 힐난하는 행태는 안타깝게
집값이 끊임없이 하락하면서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거나 같은 이른바 ‘깡통전세’ 위험에 대한 서민들의 불안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깡통전세’라는 것을 알면서도 중개행위를 해 세입자를 울리는 등 불법 중개행위를 한 경기도내 공인중개사 사무소 52곳이 단속에 적발됐다. ‘깡통전세’ 사기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갉아먹는 악성 좀 벌레 범죄다. 일시 단속이 아니라 상시적인 검속(鈐束) 체계를 갖춰서 엄단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는 시·군과 함께 지난 9월 13일부터 한 달간 도내 공인중개사 사무소 533곳을 합동 단속해 위법행위 58건(52곳)을 적발해 업무정지 18건, 과태료 30건, 경고 7건, 고발 5건 등(중복 포함) 조치했다. 수원시 팔달구 소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는 ‘깡통전세’ 매물임을 알면서도 이를 속인 채 10여 명과 중개 거래를 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만들었다. 인천시 미추홀구에선 아파트·오피스텔·빌라 등 총 19개소가 깡통전세로 파악됐다. 이 중 법원 경매에 넘어간 세대수는 618세대, 피해 금액은 426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세 임대인은 뚝뚝 떨어지는 집값 때문에 가슴을 졸이고, 임차인은 전세금을 떼일까 전전긍긍하는 시기에…
삶은 꿈이고, 죽음은 깨어남이라고 할 수도 있다. 나는 태어나기 전에 죽었고, 죽을 때는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 한번 죽었다가 다시 숨결이 돌아와, 원래의 나로 돌아가는 것을 가사(假死)라고 하는데, 죽었다가 새로운 육체의 기관들을 가지고 다시 깨어나는 것이 태어나는 것이다. (리히텐베르크) 사라지는 생명과 그 뒤에 나타나는 다른 생명은, 단순히 약간의 변용을 통해 존재양식을 바꿨을 뿐 결국 동일한 존재이며, 따라서 개체 자신에게는 잠인 것이 그 개체가 속한 종에 있어서는 죽음이 되는 것이다. (쇼펜하우어) 설사 영혼은 불멸이라고 믿는 내 생각이 틀렸다 하더라도, 역시 나는 행복하고 내가 틀린 것에 만족할 것이다. 그리고 살아 있는 동안, 나에게 이토록 변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평안과, 이토록 충실한 만족감을 주는 그 신념을 나한테서 빼앗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키케로) 죽은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물음은 물음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 죽음 뒤의 세계를 얘기하는 것은 시간에 대해 얘기하는 것인데, 우리는 죽음과 함께 시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만성방광염 그리고 질염, 과민성방광으로 내원한 그녀의 이야기이다. “방광염이 생겨서 내과 가서 항생제 복용하고 좀 낫다 싶으면 질염이 발생해서 산부인과 가서 항생제 또 처방받아먹거나 질정제를 넣었고 또 질염이 좀 낫는가 싶으면 또 방광염이 발생해서 항생제 또 먹고 그랬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그래도 잘 낫지 않아 다른 방법을 찾다가 왔어요” 한다. 그러던 중 과민성 방광 증상도 더해졌다. 절박뇨. 즉, 소변이 급하게 마려워서 참지 못하고 자주 보게 된다. 때때로 요실금도 있다. 그녀는 10년 전 요실금으로 요실금수술과 질성형술을 받은 것으로도 우울해한다. 갱년기에는 호르몬 변화로 질이 건조해지고 위축되는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질을 축소하는 수술까지 했으니 더욱 위축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술부위와 주변에 부종과 통증 그리고 과민한 감각, 외음부 주변 피부에 아주 작은 수포 등으로 아프고 불편해 의자에 앉아있기가 어려워했다. 한 산부인과에서 항바이러스제에 이어 항생제 처방을 받았는데 역시 반응이 없자 그녀의 걱정은 커졌다. 요추추간판탈출증으로 인한 요통, 둔근점액낭염 증상인 엉덩이 통증 등등 쏟아지는 증상 보따리를 풀며 그녀는 “좋아질 수 있을까요?” 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