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호흡이다. 당연한 듯 숨 쉬고 살았는데 내가 그랬듯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숨 쉬는 법을 다시 익혀야 할지도 모른다. 많은 방법이 있지만 환자들에게 안내하다 보면 점점 단순화해서 말하게 된다. 직장일이 많아 앉아서 한가로이 호흡을 바라볼 심적 여유가 없거나 아니면 허리가 아프거나 여러 통증으로 앉아있기가 힘들다. 자신도 힘들고 혹은, 수술 후 좋은 컨디션이 아니지만 엄마로 아이를 보느라 또는 할머니로 손주를 보느라 자기 전까지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도 있다. 그들을 위한 요약의 첫 번째는 숨을 코로 천천히 가늘게 쉬는 것이다. 최초의 한의학 서적이자 양생에 관한 지혜가 가득한 책인 『황제내경』에서는 2000년 전 이미 호흡미서(呼吸微徐), 즉, 호흡을 가늘게 천천히 하라고 안내한다. 건강하고 오래 살려면 실낱같이 가늘고 깊고 길게 천천히 기가 운행하도록 숨을 쉬라고 한다. 그런데 궁금해진다. 천천히라는 것은 도대체 어느 정도 속도를 말하는 것일까. 황제내경에 기술된 정상호흡의 기준을 현재로 환산해보면 약 9.375회이다. 약 6.4초당 1호흡이다. 그러니 건강을 위해서 더 느리게 숨 쉬는 것은 분당 최소 9회 이하가 되어야 할 것이다. 현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에 의해 개성공단이 폐쇄된 후 남북관계의 재개가 논의될 때마다 개성공단은 언제나 화두가 되어왔다. 그도 그럴 것이 남북경협사업의 상징물로써, 아니 실질적인 남북 상생의 모델사업이었기 때문이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화해무드로 돌아선 남북관계는 4·27 판문점 선언, 6·12 북미 싱가포르 공동선언, 9·18 평양선언을 거치면서 곧 개성공단사업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로 우리 모두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토지, 우리 측의 자본과 기술이 합쳐져 그야말로 남북이 Win-Win 한 개성공단사업은 경제적 효과를 넘어 공단부지 인근에 주둔했던 북한군이 후방으로 이동하고 DMZ에 통로를 만들기 위해 남북 간 군사회담이 빈번히 열리면서 평화의 제도화 모습을 보았고, 남북간 근로자들이 함께 일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의 실험장이었으며, 5만 명이 넘는 개성공단 출근 근로자들을 통해서 개성 인근 지역이 북한 변화의 선도 창구로서 기능하는 등 정치군사적, 사회적, 그리고 민족공동체 복원의 실험장으로서의 효과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오늘은 논점을 개성공단에 진출한 개별 기업인들에게 두고 정말 우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것, 남에게 봉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 남을 희생시키는 것보다 낫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세계에 대한 자신의 관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렇게 세계와 인간의 관계를 확립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오직 신앙뿐이다. 종교 없이 도덕을 세우려고 시도하는 것은, 마치 어린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식물을 옮겨 심으면서, 마음에 들지 않고 쓸모없어 보이는 뿌리를 잘라버리고 뿌리가 없는 식물을 땅에 꽂아 놓는 것과 같다. 뿌리가 없는 것은 진짜 식물이 아닌 것처럼, 종교적 기초가 없는 것은 결코 진정한 도덕일 수 없다. 한 사제가 착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농부의 고해를 받으면서, 평소에 하던 대로, 하느님을 믿느냐고 물었다. “믿지 않습니다,” 농부가 대답했다. “어째서 신을 믿지 않습니까?” “신부님, 만일 제가 신을 진정으로 믿고 있다면 이런 식으로 살아갈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맨날 나만 생각하고 먹고 마시는 것만 생각하고, 형제들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모든 사람들이 이 농부처럼 신앙을 이해하고 예수의 말씀을 믿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신앙에는 두 가지의 길이 있다.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믿는 것
취재 보도 원칙 중에 기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이 ‘정확성’이다. 공정성, 심층성이 덜 중요하다고 말할 바는 아니지만 흥미성이나 신속성보다는 정보를 정확하게 모으는 기술을 우선해야 한다고 인식한다. 취재원의 말을, 정부의 발표를 정확하게 받아 적는 취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기자가 팩트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본래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는 데서 찾아진다. 대선 후보자의 유세를 직접 보지 못한 독자를 대신해서 상황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수집할 것인가? 물론 그런 이유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후보자와 연관한 사건을 제대로 전달해서 유권자가 판단을 정확하게 하도록 만들기 위함이 아닐까? 기사를 읽고 판단할 독자를 유권자로 위치하게 하는 보도 기술. 이런 부분을 기자들이 종종 간과하는 것 같아서 하는 소리다. 22살 강도영(가명)씨는 2심 법원에서 ‘항소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1심 판결과 마찬가지로 존속살해 혐의를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그의 아버지는 뇌출혈로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었다. 강 씨는 군입대를 위해 휴학한 상태였다. 아버지의 입원 이후 월 30만 원의 월세가 밀렸다. 입원일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지 10년이 흘렀다. 2008년 후계자로 내정되었고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군 최고사령관의 자리를 시작으로 노동당의 최고지위와 국방위원회를 대신하는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직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백두혈통을 내세우면서 노동당을 중심으로 북한을 사회주의 강국으로 건설해 보고자 하는 방향에서 북한을 통치하고 있다. 2011년 11월 20대의 김정은 위원장 등장을 두고 국내외에서는 여러 가지 전망이 많았다. 젊은 혈기에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는 우려와 스위스 베른의 유학경험을 토대로 북한을 개방의 길로 움직이게 할 것이라는 기대가 양 극단에 존재하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통치하는 북한은 어떤 모습일까? 김정은 위원장 10년 통치 성적표는 정치는 우수, 군사는 매우 우수, 경제는 매우 부진이지 않을까 싶다. 정치영역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주체사상을 토대로 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기본 사상으로 하면서 당대회 정기적 개최 등 당 중심의 북한 통치와 ‘백두산대학’ 학습을 통한 북한주민 정치사상 무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군사영역은 지난 2017년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에서 보듯이 김일성 선
얼마 전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는 내가 한의사이기 때문에 현대의학과 맞서는 생각을 가졌는지 궁금해했다. 어떻게든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자기 생각을 옹호해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그가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이유는 본인이 매우 심한 알레르기 환자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백신 음모론도 약간 믿는 것처럼 보였다. 마침 그가 하나님의 백성을 자처하는 신앙인이었기에, 이렇게 물었다. 성경이 기록될 때도 술은 있었잖아요? 예수께서 공생애의 삶을 살 때, 가장 먼저 행한 이적이 물을 포도주, 술로 만든 일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담배는 어떨까요. 예수님이 생존할 당시에 담배는 확실히 없었죠. 그런데 기독교인 중에 어떤 종파는 담배와 술을 허락하기도 하고, 어떤 종파는 엄격히 금하기도 해요. 제 생각으론 결국 어떻게 해석하느냐 문제일 것 같아요. 담배 피운다고 예수님 말씀을 거역하는 건 아니지 않냐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코로나나 메르스, 독감이나 감기 같은 질환을 뭉뚱그려서 호흡기 전염병이라고 불러요. 불편하더라도 마스크를 꼭 써야 하는 이유죠, 이 병은 코로 들어오는 병이거든요. 한의학에선 이런 병을 상한(傷寒)이라고 부릅니다. 차
때 아니게 첫눈이 내리니 밭에 있는 배추가 얼지나 않을까 걱정한다. 서둘러 김장김치를 해서 비여 있는 냉장고에 채워 넣어야 마음이 놓이는 이것은 무엇일까. 김치를 먹어야 속이 시원히 풀리는 생리적 유전자가 있어 가을이 깊어지면 배추 가격부터 알아본다. 입안을 시원하게 해주는 김치를 북쪽 사람들은 쩡~ 하다고 표현하고 남쪽 사람들은 시원하다, 또는 맛있다고 말한다. 겨울동안 먹어야 할 맛의 즐거움 중 하나로 김장김치 담그기는 의례행사처럼 공동체가 모여서 만드는 것으로 오래된 전통이다. 새싹이 돋아나는 봄부터 시작하여 가을까지 밭에서, 들에서 나는 채소는 모두 김치가 될 수 있다. 쩡~ 하고 시원함은 1차 발효에서 생기는데 채소와 소금이 만나는 과정이다. 쩡~ 하고 시원한 맛은 양념인 고춧가루, 마늘을 아주 적게 사용하는 것이 비법이다. 이것은 한반도 북부지역인 함경북도 량강도, 자강도에서 김치 만드는 방법 중 하나이다. 이렇게 만든 김치는 추운 지역적 환경과 어울리며 고유한 맛을 낸다. 갓이나 영채 김치가 젓갈을 사용하지 않아야 제 맛을 내는 것과 같다. 동해안에 위치한 함경도와 강원도, 서해안의 평안도, 황해도 지역에서는 2차 발효과정인 감칠맛을 내는 젓갈을
매클루언(Marshall McLuhan, 1911~1980)은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영문학 교수로서, 대중적 인기와 국제적 명성을 누린 걸출한 미디어 이론가였다. 대중문화 비평가로서 미디어의 역할에 주목해 『미디어의 이해: 인간의 확장』을 비롯해서 미디어를 다룬 여러 권의 책들을 남겼다. 지금도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지구촌’이란 말을 유행시킨 사람이기도 하다. 매클루언의 미디어 이론은 자연과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과학의 이론이 선행적으로 학습되어 있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미디어 연구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추상적 아이디어를 난해하게 서술했다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면 이대로 덮어둘 것인가? 미디어 현상에 대한 설명력이 부재하다면 그래도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왜냐면,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진화생물학 등 과학적으로 검증된 이론들을 근거로 풀어냈기 때문에 그 이론들이 폐기되지 않는 한 유효하다는 점이다. 미디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알아야 할 보석 같은 이론인 것이다. 지구촌 개념을 보자. 지구촌은 단순한 착상이 아니라 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구축한 개념이다. 매클루언의 얘기를 들어보자. “우리는 우리 행성에…
부에 대한 기쁨은 기만에 지나지 않는다. ‘재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아라. 땅에서는 좀먹거나 녹이 슬어 못쓰게 되며 도둑이 뚫고 들어 와 훔쳐간다. 그러므로 재물을 하늘에 쌓아두어라. 거기서는 좀먹거나 녹슬어 못쓰게 되는 일도 없고 도둑이 뚫고 들어와 훔쳐가지도 못한다.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예수) 예수는 “너희들 가운데 하느님의 나라(하늘)가 있다”고 말씀하셨으니 하늘에 쌓아둔다는 말은 사회적 나눔을 의미한다.(조헌정) “네 보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느니라!” 재물을 최고의 보물로 여기는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오염되어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자신의 지혜와 참 마음을 가꾸는 것보다 부를 축적하는 일에 천배나 많은 노력을 한다. 사실은 우리가 행복을 얻는 일에는 인간 내부에 있는 것이 외면에 있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데도 말이다. (쇼펜하우어) 네가 자신을 위해 요즘 유행하는 장식품을 하나 샀다고 치자. 그러면 너는 앞으로 그것 말고도 열 개나 되는 최신 유행품을 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에머슨) 왜 인간은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그에게 값진 말이, 훌륭한 옷이, 아름다운 저택이,…
직장 선택시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게 추세가 됐다. 역시 Z세대답다. 20년 전만 해도 미디어 관련학과 취업선호도 1순위는 기자였다. 그 후로 PD로 옮아갔다. 시간이 갈수록 시사교양 PD보다 예능 PD를 더 선호하는게 보였다. 5, 6년 전부터는 인플루언서 소위 유튜버를 꿈꾸는 비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언론사, 언론인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과거 봉건사회에서는 신분이 직업이었다. 농업이 산업의 전부이었던 시절이고 그 외의 일은 농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보조역할이었다. 사(士), 농(農), 공(工), 상(商), 예(藝). 조선시대 직업종류이자 직업의 서열이다. 신분상 양반인 선비는 관리를 하고 훈장을 하고 상민의 대부분은 농사를 지었다. 사는데 필요한 기구를 만드는 가내수공업과 유통을 담당하는 장사치가 있었다. 시전, 보부상이다. 예인은 광대, 남사당이라 하여 가장 천대받는 직업이었다.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그림이나 음악은 도화서나 아악서, 악학도감을 두어 하급관리로 채용하여 운영하였다. 육조인 이(吏), 호(戶), 예(禮), 병(兵), 형(刑), 공(工)의 순서에도 공(工)은 마지막이다. 농림어업인 1차 산업의 종사자 비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