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무관심층이 60%가 넘고 그중 25%는 ‘통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는 글을 읽었다. 그냥 우리끼리 잘 살면 되지 굳이 통일을 해서 불편하고 힘든 상황을 만들 필요가 뭐 있겠느냐는 생각이다. 핵개발이다, 미사일 발사다, 불안만 조성하는 북한의 행태를 볼 때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숙명적으로 우리는 분단상태에서는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반도를 우리는 한반도라 부르지만 북한은 조선반도라 부른다. 그들과 대화할 때 북한이란 용어를 사용하면 그들은 매우 불쾌하게 여긴다. 대한한국의 북쪽이란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정통성을 두고 싸운 6·25전쟁이 모양이나 방법은 다르지만 어쩌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북한의 핵미사일개발 근본 목적도 이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는 필사의 노력일 것이다. 후계세대들에게 남북이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운명적 관계임을 일깨우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무엇보다 우선 북한을 적으로 보지 않고 미래 함께 살아야 할 동포
급기야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발발하였다. 전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몰린 애꿎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안전과 위로를 그리고 당신들의 애국적인 항전 소식에 감명하고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음을 밝힌다. 침략자 러시아의 야만적인 공격이야 당연히 가장 먼저 규탄하지만, 사태를 여기까지 몰고 온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행태를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코미디언 출신인 정치 신인이라고 치부하던 언론이 이재명 후보가 정치 초짜의 어리석음 때문에 전쟁이 터졌다고 하자 한순간에 구국의 영웅으로 미화되고 있다. 수도 키예프를 지키며 결사항전을 지휘 중인 그의 행동은 분명 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의 어설픈 언행이 러시아의 푸틴을 자극하였고 그것이 전쟁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1차 투표에서 30%, 결선투표에서 73%의 지지율로 당선된 전직 코미디언인 그는 자신의 소속사 대표를 비서실장에 앉히고 작가와 PD 등 가까운 지인과 인척들을 무수히 정부 요직에 배치하였다. 그 모습에 뉴욕타임스에서는 전문가, 외교관 없는 정부, 장군 없는 군대라고 비아냥거렸다. 무엇보다도 그는 우크라이나의 EU와 NATO 가입을 강경하게 외쳤다. 그러
먼 나라의 낯설지만 가슴 뛰는 음악. 월드뮤직을 수식할 때 쓰는 말 중의 하나인데 서양 클래식 중에도 종종 그런 음악이 발견된다. 에스토니아 출신의 아르보 패르트(Arvo Part)의 음악이 그 예. 그의 음악을 알게 된 건 10년 전, 한 바이올리니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다. 첫인상도 말투도 까칠하게 느끼게 한 그녀는 자주 연주하는 곡을 묻자 ‘ 나 모차르트, 베토벤, 멘델스존...... 이런 거 지겨워요. 나 정도 되는 연주자면 아르보 패르트같은 걸 해야지’라며 자신감과 오만함을 넘나드는 눈빛을 보였다. 끝까지 유쾌하지 않았던 인터뷰의 기억은 이후 그녀의 연주회에서 들은 아르보 패르트 연주(Fratres: 형제들) 한 곡으로 반전됐다. 쇤베르크, 프로코피에프, 바르톡같은 현대 작곡가들의 음악이 감정을 두드린 경우가 드물었는데 처음부터 심장으로 직진한 아르보 패르트 음악은 충격이었다. ‘영적 미니멀리즘’이라는 그의 음악에 붙는 생경한 찬사는 그가 중세 그레고리안 성가, 르네상스 종교음악에 심취했고 독실한 러시아 정교 신자라는 배경을 알면 이해가 간다. 영성의 길은 또한 침묵의 길일 터. 그의 작곡의 변에 ‘음악은 음 하나가 아름답게 연주되는 것만으로 충분하
온전한 적폐청산의 실패, 그 원인은? 2016년 촛불혁명으로 등장할 수 있게 된 문재인 정부 5년, ‘적폐청산’이라는 말과 작업은 쉽지 않았다. 물론 이에 대한 저항과 피로도 운운하면서 그 과정을 파산시키고자 했던 특권세력의 기만책이 작동한 측면도 적지 않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낡은 세력과 구조를 어떻게든 청산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박약했던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 윤석열의 정치적 성장이 그 모든 과정의 총체적 결과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초기에 적폐를 진압하고 그 다음의 역사를 위한 교량 설계와 건설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난데없이 “협치 운운”으로 때를 놓치고 전략적 혼선을 빚었으며 말만 요란한 채 “적폐청산 피로도 논리”가 득세하게 만들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에 적폐특권 세력의 요새화는 더욱 굳건해졌고 이들의 정치적 결속은 더욱 강해지고 말았다. 어디 그뿐인가? 어느새 슬그머니 “촛불혁명”이라는 말은 사라지기 시작했고 “촛불정부”라는 호칭도 스스로 철회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상황으로 이어졌다. 진보적 개혁의 역동성은 좌초했고 이를 주장하는 세력은 “주변부화”되는 국면이 펼쳐졌다. 촛불혁명의 시민세력은 이로 인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6만6853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경기지역 확진자도 7만 6726명으로 하루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수원시(6289명)와 용인시(6183명)가 6000명대였고 성남시(5471명), 고양시(5040명), 화성(4614명), 부천(4553명), 남양주(4290명) 등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정도면 이제 막을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자조의 목소리가 국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은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 모범국’이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한 신문에 발표한 글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방역 성적을 거두게 된 비결을 분석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메르스를 겪음으로써 정보 개방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감염경로의 추적과 코로나 방역 전반에 대한 실전훈련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이 전 세계 최대의 마스크 생산국이었던 점과 정부 방침에 대한 국민의 순종적 협조와 인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방역정책의 잘못을 지적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현재 한국은 여행 기피국이 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한국의 바이러스 확산 수준을…
20대 대통령 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역대 최고의 비호감, 네거티브, 불확실성이 지배한 선거였다. 현재로선 최악의 혐오 선거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책선거, 인물 대결은 완벽하게 배제됐고, 심지어 투표용지 인쇄가 들어간 이후에도 단일화 논란이 모든 이슈를 앗아갔다. 결국 야권단일화로 결론났지만 여야는 막판까지 제3지대 후보를 놓고 서로 밀고 당기기 쟁탈전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념과 가치는 대혼돈이다. 선관위는 이번 대선에서 선거보조금 등 공식비용만 4210억 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유무형의 비용까지 계산하면 천문학적인 혈세와 돈이 투입된다. 그래도 국민들은 선거로 내 삶이 1%라도 달라지겠지 하는 약간의 설렘과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이대로 끝난다면 선거 무용론에 직면할지 모른다. 어느 쪽이 이기든 잠시 ‘민심 겸허히 수용’이라는 상투적 언급을 끝낸 후 다시 그들만의 ‘내로남불’, ‘자리잔치’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위성정당방지, 대통령 4년 중임제, 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파격적인 정치개혁안을 지난달 27일 당론으로 채택
매일같이 난무하던 여론조사 결과를 지금은 공표하지 못한다. 후보들의 지지율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투표일 전 1주일 동안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게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거나 왜곡된 정보로 주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차단하는 게 맞다. 답답하고 궁금하더라도 지금은 선관위가 보내준 공보물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생각을 정리할 때다. 서울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5~26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37.2%와 42.3%로 5.1% 차이였다. 갤럽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가정한 조사도 했는데, 그 결과 격차는 더 적었다. 단일화를 하면 0.1%라도 더 벌어져야지 줄어드는 게 말이 되는가? 게다가 25일 TV 토론에서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는 결렬되었다고 재삼 확인한 마당에 이런 조사를 왜 한단 말인가? 그 답이 나왔다. 결국 안철수는 윤석열과 단일화에 합의하고 후보를 사퇴했다. 결렬 선언 이후에도 집요하게 단일화 조사를 한 이유가 있었다. 단일화 압박. 여론조사는 이렇게 부실할 뿐만 아니라 음흉한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순
이제 금요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 사전투표는, 전국 단위 선거로는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때 처음 적용됐었다. 사전 투표가 처음 실시됐을 당시, 사전투표를 가장 많이 한 세대는 19세와 20대였던 반면, 가장 저조한 사전투표율을 보였던 세대는 70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최종 세대별 투표율을 보면, 20대의 투표율은 끝에서 두 번째로 저조했지만, 70대 이상의 투표율은 60대 투표율 다음으로 높았다. 처음 실시된 제도였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젊은 세대들이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했던 반면, 상대적으로 새롭게 도입된 제도에 대해 생소함이 있을 수 있었던 고연령층은 본 투표에 참여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사전투표율은 점점 올라갔다. 젊은 세대부터 고령층까지 점점 사전투표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갔기 때문인데,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세대가 60대와 70대였다는 점만 봐도 이런 추론이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최종 투표율도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19대 대선의 사전투표율은 26.1%였고, 최종 투표율은 77.2%였던 반면, 21
초등교사라는 직업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를 꼽는다면, 교육 활동으로 상상했던 거의 모든 일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에서 미리 정한 각 교과의 시수를 크게 해치지 않는다면 자유롭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초등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광범위한 것도 다양한 활동을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장점 덕분에 어떤 선생님은 교실에서 아이들이 세금을 내며 금융 지식을 익히는 교육에 포커스를 맞출 수 있고, 또 다른 선생님은 성인지 교육을 학급 특색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 가르치는 게 가능하다. 올해 우리 반의 학급 특색을 꼽으라면 ‘신체 활동’을 들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간단하게 계획했던 내용인데 지난달 교육청에 프로젝트 수업 예산을 신청하면서 구체적인 윤곽이 잡혔다. 머릿속에서 파편적으로 떠돌던 교육 내용들을 사업 지원서에 구체화시키면서 오래간만에 재미를 느꼈다. 물론 활동을 계획할 때보다 구상했던 것들이 교실에서 잘 실현될 때 더 즐겁고 신이 난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운동화 신은 뇌’이다. 1교시 전 아침 활동 시간과 스포츠클럽 활동 시간, 체육 시간 등을 활용해서 매일 신체 활동을 하는 게 목표다. 1차시 이상의 신체 활동을 진행하면서 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