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럽다.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 ‘기생충’이 9일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1917’(샘 맨데스 감독), ‘아이리시맨’(마틴 스코세이지), ‘조조 래빗’(타이카 와이티티), ‘조커’(토드 필립스), ‘작은 아씨들’(그레타 거위그) 등 우수한 작품들을 제치고 작품상을 수상해 더욱 의미가 깊다. 101년 한국 영화사의 쾌거다. 게다가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아 오스카상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다. 아시아계 작가가 각본상을 받은 것도 이 작품이 처음이다. 이 경사스러운 소식에 온 국민이 환호하고 있다. 인터넷 누리꾼들은 “케이팝, 케이드라마, 케이클레식 이제 케이무비 까지 이젠 정말 문화강국이 완성 되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김구 선생님, 선생님 말이 옳았습니다”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 6개부문 노미네이트. 이런 글들이 남의 나라 영화에만 붙는 건줄 알았는데 우리나라 영화에도 달라 붙네” “오늘 같은 날은 국뽕에 취해도 좋지 않을까?”라며 열광하고 있다. “머리털도 없는데 머리털이 서는 느낌을 받았다”는 재치 있
한국영화는 봉준호 감독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되었다. 이미 영화계에서는 ‘봉준호만 신난다’는 말이 돌고 있었지만, 이번 아카데미상 4개 부문 수상은 불붙는 유전에 화염방사기를 들이대는 모양새다. 그의 영화를 본 관객들은 물론 영화계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놀랄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아카데미 주최 측이나 세계의 영화 관계자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던 듯 하다. 세계 유수의 각 언론들은 주요 뉴스로 소식을 전했고, SNS에서도 감탄과 축하의 메시지로 넘친다.한국영화가 아카데미 상을 향해 발걸음을 뗀 것은 오래지만, 수상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기 보다는 그저 그러한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전하는 정도가 전부였다. 1962년 ‘사랑방손님과 어머니’가 출품되었지만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한국영화의 아카데미 영화상 참가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선정위원회를 열어 참가후보작을 선정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매년 참가작을 정하기는 했지만 본선 후보에 선정된 경우는 없었다. ‘기생충’은 그런 과정을 모두 뛰어 넘은 채 본선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되었고, 6개 중 4 부문을 수상했으니 놀랍다는 표현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을 정도다. 1929년부터 시작한 아
최근 TV와 대중매체에서 진행하는 공개토론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1980년대 후반의 한국사회는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가 진척됨에 따라 대중매체에서 각종 찬반토론이 고정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 왔다. 흥미로운 점은 연예인 중심의 신변잡기의 내용보다는 각계의 전문가 패널들이 출연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의 지식 콘텐츠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아직까지도 성숙하지 못한 토론문화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논객으로 유명한 패널들의 토론을 보고 있노라면 논리와 팩트가 아닌 감정에 치우친 고함과 욕설, 악플과 동문서답 일색이다. 또한 이견에 대한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가 기초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민주 사회에서 토론을 중시하는 까닭은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내가 설득당하거나 아니면 상대를 설득해 어떤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CNN의 시사 토크쇼 명사회자 래리 킹의 저서 ‘대화의 법칙’에서 “정치적이 되었든, 감정을 울리는 것이든, 철학적인 것이든,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사람은 게스트로서 낙제”라고 언급하면서 말을 잘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 했다. 내 의견만 주장하고…
“미안합니다. 프랑스어로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I‘m so sorry. I didn’t prepare french).” 지난해 5월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받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소감을 이렇게 시작했다. 이어서 한국말로 “불어연설은 준비를 못 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며 영감을 얻었습니다. 어린시절 부터 저에게 큰 영감을 준 앙리 조르주 끌루조와 클로드 샤브롤, 두 분께 감사 드립니다”라고 했다. 그런 그가 어제(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다시 섰다. 그리고 감독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밝혔다. 순수 한국말로. “너무 감사하다. 어렸을때 가슴에 새긴 말이 있다. ‘가장 개인적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이다. 이 말을 책에서 읽었던 적이 있다. 이 말을 한 사람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다. 제가 학교에서 마틴 스콜세지 영화 보며 공부했던 사람인데 함께해 너무 영광이다” 좌중은 봉 감독을 연호했다. 1년사이 세계적 영화제의 최고상을 연달아 거머쥔 그에게 경의를 표하며 면서. ‘그냥 12살 나이에 영화 감독이 되기로 마음 먹었던, 되게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라 스스로 밝히기를 좋아했던 봉준호 감독. 1969년 대구에서 2남 2녀
‘나이가 들수록 더 멋있고 섹시하다’는 평을 받는 영화배우가 있었다.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숀 코네리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엘리트 스파이로서 물 찬 제비의 날렵한 이미지를 벗어나, 중후한 신사의 멋을 풍기며 스크린을 누볐다. 이번에는 내가 보기에 나이가 들수록 매력적인 배우가 한 사람 더 있다. 리암 니슨이란 배우다. 그를 처음 본 건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서 나치 수용소로 보내어질 유태인 1천1백명을 구해낸 쉰들러 역이었다. 그 후 갱스 오브 뉴욕, 킹덤 오브 헤븐, 테이큰 시리즈 등에서 활약했고, 60대 중반이 훌쩍 넘은 지금도 넘치는 활력으로 종횡무진 스크린을 누비고 있다. 멋은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당당하되 여유 있고, 강인하되 부드러우며, 기품 있되 따뜻함을 풍기는 멋있는 장년들이 있다. 이는 젊은이들한테서는 볼 수 없는 매력이다. 젊은 패기와는 차원이 다른 멋이다. 인생의 쓴맛단맛을 다 겪은 경륜과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멋이기 때문이다. 앞서 숀 코네리와 리암 리슨은 나이를 먹을수록 멋을 풍기는 배우들이다. 나이가 들수록 멋이 있다는 말은 내면의 아름다움을 발산한다는 말이다. 내면의 미는 곧 마음의 근
어느 가을 날 푸르스름한 어두운 밤하늘에 외로운듯 걸려 있는 달의 이미지, 누구나 한 번 쯤은 상념에 젖어 그 달을 보았으리라 너무도 아름답고 눈 부시는 ‘미학의 세계’. 그 아름다움의 이면에는 어떤 서러움도 내재되어 있는지, 한 편 쓸쓸하게 비추어 지기도 하는 달은 “홀로 아름답게 빛나 정작 서러운 달이어라”. 어느 누군가의 시인지 기억이 가물 가물 하지만, 제목은 ‘동천’ 이라는 시를 나즈막하게 읊조려 본다. 내 마음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즈문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동지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이 시를 음미 하노라면 춥고 맑은 겨울날의 푸르스름한 밤하늘에 신비스럽게 걸려 있는 초승달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겨울 밤하늘의 높이 걸려 있는 신비스러운 초승달. 동지섣달의 밤 하늘에서도 홀로 아름답게 빛나는 그 달을 보며 필자도 한 편의 졸시를 남겨 보았다. 일이 잘 안풀리고 모든게 뜻대로 이루워 지지 않던 어느 해 였던가 슬럼프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몸짓으로 준비없이 선택한 호주여행 이었다. 여름에 떠나 겨울을 치른 호주의 살을 에이는 듯한 쌀쌀한 겨울, 준비성이 없어 여름옷 으로 한 달의 겨울
장애인 활동지원사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을 돕는 사람들이다. 식사보조, 배변활동, 대중교통 이용 시 휠체어 조작 등 장애인의 다양한 활동을 돕는다. 이 제도의 취지는 과거 가족이 떠맡았던 장애인 부양 부담을 국가가 나눠지겠다는 것이다. 국가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집단이므로 비용은 국민이 부담한다. 올해 6세~65세 중증 장애인 8만5천여 명의 활동보조 사업에는 국가 예산 1조3천억 원이 투입된다. 활동보조 사업의 최전방에는 활동지원사들이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이들의 전문성 문제를 제기하는 등 갈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자격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본보 6일자 19면) 일반 사회복지관 근무를 위해선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활동지원사는 40시간의 교육만 이수하면 활동지원사로서의 활동이 가능하다. 지정기관에서 일정 교육과정 수료 후 장애인활동지원센터에 명부만 등록하면 일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장애인·가족들이 자격 강화 요구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12월에는 수원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활동지원사의 부적절한 행동과 폭언 등을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광풍속에서도 공정경제를 향한 경기도의 발걸음은 계속되고 있다. 정국에 휩쓸리지 않고 정해진 궤도를 따라 흔들림없이 실천하는 것으로 보여 다행이다. 민생을 살피는 일은 호보(虎步)로 만리(萬里)를 가는 것도 좋지만 우보(牛步)로 천리(千里)를 가야할 때도 있다. 세상이 한가지 문제에 매몰돼 다른 것들을 소홀히 할 때 현재의 안건에 집중하면서도 도민들과의 약속을 충실히 지키려는 호시우보(虎視牛步)가 필요한 시기다. 도가 민선7기 이재명 도지사의 공약 가운데 하나인 ‘경기도형 공정경제 기반조성’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5년동안 공정거래와 상생, 소비자, 노동 등 모두 4개 분야 26개 사업 추진을 내용으로 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공약들을 멈추거나 늦출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잠시 걱정하며 속을 태웠던 마음이 기우로 그쳤다. 도는 이를위해 지난 7일 공정경제위원회 두번째 회의를 열고 ‘공정경제 추진과제 사업계획’을 심의·의결해 공정경제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날 논의된 내용들이 ‘경기도형 공정경제 5개년 계획’ 수립을 위한 자양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들여다보면 중소 상공
어린 시절 소리 내어 교과서를 읽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읽고 낭송했던 교과서 내용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때 선생님들은 왜 그리 낭송을 시켰는지, 그 때는 힘들었지만,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친구들과 낭송했던 동시와 구구단 외우던 추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성우 서혜정은 소리 내어 읽으면, 더 오래 기억하고, 더 잘 이해하며, 글쓴이와 교감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발성이 서툴러 목이 아프고 힘들지만, 자꾸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저절로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꾸준히 소리 내어 읽다보면, 호흡도 자연스럽게 복식으로 전환되어 성우처럼 아름다운 목소리에 스스로 놀랄 것이다. 점점 몸에서 소리가 울리고 목의 부담이 줄어들고, 발음이 분명해져 자신감을 갖게 된다.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는 주차위치를 몰라 당황해 하는 경우가 있다. 주차후 소리 내어 주차위치를 말해 보면, 나중에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배운 내용을 친구들에게 소리 내어 설명해 봄으로써 자기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 점검도 되고 기억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낭송의 달인 호모큐라스’와 ‘낭송 Q시리즈’를 출간한 고미숙 작가도 낭송의 장점에 대해 말했다. 낭송은…
회사채용은 얼마나 공정 할까? 최근 이를 예측 할 수 있는 여론조사가 나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 취업 포털이 기업 인사담당자 22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61%가 채용 공정성을 강화해야 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만큼 불공정 하다는 의미다. 사람의 감정이 개입 되다보니 정확한 평가가 어렵다는 얘기도 된다. 실제 설문에 참여한 담당자들 조차 자사 채용 공정성을 100점 만점 기준 평균 77점으로 평가했을 정도다. 내용별로는 서류 전형의 경우 나이(46%), 학력(37%), 성별(33%), 출신학교(28%) 등이 불공정 평가항목으로 꼽았다. 면접은 결혼·연애·출산(49%) 나이(38%), 가족(20%) 등이었다. 그동안 불공정 채용 근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계속되고 법적으로 각종 예방책을 강구 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AI 채용 시스템이다. 지원자의 개인 신상을 완전히 배제한 블라인드 면접보다 더 확실하다고 해서 기업들이 앞 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2018년 AI 면접위원을 활용하는 국내 기업은 6곳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AI 면접을 기업은 185개사로 늘었고 올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