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감각이 육체의 보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조건인 것처럼, 마음의 고뇌는 우리 영혼의 보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조건이다. 만약 대기의 압력이 없다면 우리의 몸이 파열하는 것처럼, 인생에 빈곤과 가혹한 노동, 그 밖의 여러 가지 불행한 운명이 찾아드는 일이 없다면, 사람들의 오만은 계속 기승을 부리다가 비록 파열하는 위험에까지 이르지는 않더라도, 급기야 비할 데 없는 어리석음과 광기의 사태에 이르게 될 것이다. (쇼펜하우어) 고뇌는 활동에 대한 박차(拍車)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활동 속에서 생명을 느낀다. (칸트) 지상의 삶에서 갖가지 불행을 겪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 진정한 행복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그를 신성한 정신적 고독 속으로 이끌어, 자신이 고향에서 쫓겨난, 어떠한 지상적 기쁨도 기대해서는 안 되는 인간이라고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또 그의 행위의 동기는 순수하고 행위 자체도 올바른데, 여기저기서 그를 반박하고 비난하거나 나쁘게 생각하고 말한다면, 그것 역시 행복이다. 왜냐하면 그 일이 그를 겸손하게 만들어 허망한 명예에 대한 해독제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거기에 진정한 행복이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는 세상에서 천대받고, 멸시당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네요. 안 대표의 대권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지요. 그가 밝힌 대선 출마의 명분은 “첨단 과학과 첨단기술의 힘으로 국가 성장 동력과 미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군요. 안 대표의 출마에 신당 창당을 모색 중인 김동연 전 부총리 쪽에서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는 게 이채롭네요. 김동연 캠프의 송문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선거 때마다 출마가 직업이 되어버린 ‘대선 놀이’를 멈춰야 한다”며 구태 정치라고 깎아내렸군요. ‘또 또 또 출마 선언’, ‘국민의 힘 2중대’라는 말까지 동원한 것을 보면 작심 발언 맞네요. 언론들의 반응도 싸늘하기는 마찬가지예요. 안 대표의 ‘말 바꾸기’ 이력들을 열거하면서 맹비판을 가하고 있네요. 그래도 안 대표가 이 정도의 십자포화를 못 견뎌낼 것 같지는 않아요.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는 이제 민심을 자극하는 시빗거리로서 별 효용성이 없어요. 누가 뭐라고 하든지 간에 얼굴에 철판 깔고 막 밀어붙여서 성공한 사례들이 적지 않으니까요. 2017년 5월 대선 패배 후 ‘자숙’을 말하던 안 대표는 불과 20여 일 만에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했었고, 지난해 12월 20일 4·7…
지난해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거쳐 1일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작됐다. 총 3단계 방역완화 이행계획에 따라 1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유흥시설을 제외한 식당·카페 등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이 24시간 영업이 가능하고, 사적 모임도 수도권 10명·비수도권 12명까지 가능해졌다. 자영업자를 비롯한 온 국민들이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고통을 참아온 밑거름이 만들어낸 익어가는 열매 같은 조치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시행 전후로 우려스러운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대도시 유흥가는 '핼러윈 데이'를 즐기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또 주요 도심 곳곳에는 지난 21개월간의 짓눌림에서 벗어나 보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방역 이완이 자칫 다시 대유행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불안한 상황이다. 앞서 위드코로나에 진입한 외국의 사례에서 볼 때 더욱 그렇다.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접촉 빈도 때문에 확산세가 커지는 양상이다. 싱가포르가 대표적이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80% 중반대로 한국(75.3% 1일 0시 기준) 보다 높은데도 최근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가 5000명대까지 치솟는 등
정신생활에 있어서의 일의 중요성은 그 물질적 의미나 그것이 가져오는 결과에 의해 판단되어서는 안 되며, 그 선의에 의한 노력의 정도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개선하고자 할 때, 자신의 다양한 욕망을 정화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극히 평범한 의무를 수행하는 것에 만족하는 대신, 뭔가 매우 어렵고 놀라운 일을 하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실은 전자가 훨씬 더 중요한 것을. (페늘롱) 자신이 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는 일을 사소한 일이라 하며 하지 않는 사람은 실은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그가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은 알고 보면 그것이 그에게 너무 작은 일이어서가 아니라 너무나 큰일이기 때문이다. (표치) 너는 일을 완성시킬 의무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회피해서도 안 된다. 너에게 일을 맡긴 신은 너의 일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탈무드) 자신은 하늘이 맡긴 일을, 즉 하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미개하고 야만적인 사람이다. (중국 지혜) 사람은 사색에 의해서가 아니라 실천에 의해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실천하는 노력 속에서만 자신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괴테) 자신의 ‘자아’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자주 논쟁적 이슈를 던지고 있다. 지난 27일 이재명 후보는 “하도 식당을 열었다 망하고 해서 개미지옥 같다. 음식점 허가총량제를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논란이 일자 이재명 후보는 “당장 시행한다는 건 아니고 고민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불나방들이 촛불을 향해 모여드는 건 좋은데, 너무 지나치게 가까이 가 촛불에 타는 일은 막아야 한다. 그게 국가공동체를 책임지는 공직자의 생각해야 할 책임”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8일 이재명 후보는 주4일제와 관련해 "인간다운 삶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주4일제는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며 "장기적인 국가과제가 되겠지만 4차 산업혁명에 맞춰 가급적 빨리 도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29일, 이재명 후보는 "고위공직자들은 필수 부동산 외에는 주식처럼 백지신탁제도를 도입해 다 팔든지, 아니면 위탁해서 강제매각하든지 하는 제도를 만들겠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런 언급들은 당장 공약으로 만들겠다는 발언은 아니라 하더라도 논란을 일으키기에는 충분하다. 이재명 후보는 많은 논란 속에서 커온 정치인이라고 볼 여
문학의 연구대상은 문학 작품이다. 문학 작품의 장점은, 학문세계에서는 금기인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실의 세계건 역사적 사건이건 학자들은 하지 못하는 상상력을 발휘해 픽션의 형식으로 보이지 않는 진실을 추적해볼 수 있는 것이다. 상상력은 무기다. 그렇다고 해서 허무맹랑한 얘기로 역사와 현실을 오독하게 해서는 안 됨은 물론이다. 학문에서도 상상력은 필요하다. 다만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점에서 문학 작품과 구별될 뿐이다. 아인슈타인이 빛과 같은 속도로 이동한다는 상상을 하면서 상대성이론을 만들어낸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지식과 이론은 많은 경우 상상력으로부터 출발했다. 아인슈타인이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라고 했다는 말도 상기하자. 상상력의 원천은 다양한 분야의 공부다. 시쳇말로 하면 지식의 융합이다. 한 분야에만 집착하는 전문주의에서는 발휘되기 어렵다. 우물을 팔 때도 넓게 시작해서 깊이 파 들어가는 법이다. 그래야 같은 전문가라도 융합형 전문가가 될 수 있다. 21세기가 요구한 지식인의 전형이다. 최명희의 『혼불』에는 “이 온 세상 삼라만상과 우주 공간의 음 가운데 무엇보다 음이어서 태음이라 하는 달”에 대해 이런 얘기가 있다.…
그동안 통행료 문제로 논란이 되어온 일산대교는 지난 9월 3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일산대교 무료 통행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는데, 지난 27일 밤 12시를 기해서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를 시행할 것을 발표했다. 따라서 2008년 개통 이후 높은 통행료를 감수하고 인내해온 김포시민들에게 더 이상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일산대교의 무료 통행 문제는 김포시민들에게 있어서 뒤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알려진 바와 같이 공익처분을 위한 재원 2000억 원 중 1000억 원은 경기도에서, 나머지 1000억 원은 김포‧고양‧파주에서 이용 비율에 맞춰 부담하는데, 이용이 가장 많은 김포시에서 약 500억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일산대교 이용객이 내던 통행료를 인근 주민들의 세금으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으로 혜택을 받는 사람이 비용을 부담하는 '수익자 부담 원칙'이라는 행정· 경제적 논리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또, 경기도는 국민연금에 계약 해지에 따른 지급할 보상금 1000억 원과 미지급 통행료를 세금으로 충당해야 돼서, 일산대교를 이용할 일이 없는 도민들도 함께 부담하게 된다. 이러한 인기 영합주의적 결정 때문에 언
‘무조건 하얀색으로 덮어. 끝’ 인생 첫 집을 장만해 들떠있는 친구의 인테리어 조언 요구에 대한 나의 답이다. "병실이냐? 하얀색으로 도배하게? 요즘 병실도 '꽃가라‘로 예쁘게 하더만!" 내 말을 질투(?)로 받는 친구에게 진의를 전하기 위해 오래전 경험담을 풀었다. 10년 전,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2주간 현지살이를 한 적이 있다. 열다섯 평 정도 되는 작은 연립주택은 렌트 전용이라 소파, 침대, 옷장, 오븐이 다였다. 도착 첫날, 저녁을 해먹기 위해 세컨핸드 샵(우리로 치면 중고가게)에서 식기를 사오면서 생경하고 불안한 기분에 휩싸였다. ‘2주간이지만 그래도 먹고 살 집인데 뭔가 더 사고 들여야 하지 않나’ 같은 강박적 생각들이 올라온 것이다. 2주가 지난 후의 깨달음은 내 반평생에 내려친 불가의 죽비였다. ‘아무것도 없어도 아무렇지 않구나!’ 내 아파트가 떠올랐다. 방 4개는 물론, 현관부터 늘어선 생활용품, 장식품, 언제 쓸지 몰라 일단 쟁여놓은 물건들...... 모두 필수품이라고 생각해 수 차례의 이사 동안 끌고 다녔던 것이 다 무엇이었나. 매일이 산만하고 인생이 복잡했던 게 혹 그 적재물들 때문 아니었을까. 뉴질랜드 집의 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