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오래된 집의 경우 '두꺼비집'으로 불리는 전기개폐기가 설치되어 있다. 100년 전에 개발된 이 개폐기는 납 합금으로 만든 퓨즈(fuse)가 있는데 이 ‘퓨즈’를 보호하기 위해 사기 재질의 보호 상자가 감싸있었다. 이 상자의 모양이 두꺼비를 닮아서 개폐기를 '두꺼비집'이라고 불렀었다. 이 두꺼비집에는 전력 소비량 상태를 알 수 있는 전기 계량기도 설치되어 있다. 두꺼비집은 전력선이 집으로 들어오는 어디쯤에 위치해 있는데 대개 구석지고 잘 안보이는 곳에 있었다. 1970년대 이후부터 에너지 연구자들은 이 두꺼비집안의 계량기 데이타를 활용하여 사용자의 에너지 소비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이를 에너지 피드백 효과라 한다. 지난 50년간 세계 곳곳에서 시행된 에너지 피드백 실증 연구들에 의하면 사용자들은 동기부여형 에너지 정보를 제공받는 것만으로 소비량을 5-15% 줄인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투자비가 고가인 하드웨어 설치없이 정보 제공만으로 얻는 절감 효과여서 에너지 정책 입안자들에게 매력적인 수단이 되었다. 유럽은 2000년도 이후부터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주거 건물에 스마트미터 설치를 의무화하였다. 스마트미터 인프라보다
내 정서적 토양은 농가의 생활풍경에 뿌리가 닿아 있다. 평화롭고 온화했던 마을에서 아버지 쟁기질하고 어머니는 작곡가가 오선지 위에 음계를 내리듯 씨앗을 심으셨다. 형은 퇴비를 넣고 나는 고무래로 덮으며 스스로의 밥벌이를 하면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 그곳이 나의 유토피아이며 그곳을 나는 지상천국으로 생각한다. 그곳에 가야 내 부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금년에는 ‘흰 소’의 해라고 한다. 어느 수필인은 흰 소의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보내왔고 운경 화백은 토종소가 힘차게 달리고 있는 그림을 그려 보내주었다. 우리 집에는 소띠 해에 태어난 가족이 두 명 있다. 그래서 이 소띠 해에 소 꿈을 타고 온 아들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길에서 성취감과 즐거움이 가슴 속으로 묵직하기를 기도한다. 소는 정철의 고시조에 잘 드러나 있다. 재 너머 성권농 집의 술 익는단 말 어제 듣고 누운 소 발로 박차 언치(안장밑헝겁) 놓아 지즐 타고 아희야 네 권농 계지냐 정좌수(鄭座首)왔다 하여라. 송강께서 술친구를 찾아가는 풍류가 이 얼마나 멋있는가. 친구 집에 먹음직한 가용주가 있다는 말을 전해…
일본 제국주의와 군사독재정권, 부패정권을 미화해온 언론 참칭 매체들은 정치혐오를 부추기는데 여념이 없다. 기사 제목만 봐도 언론인지, 증권가 등에서 유통하는 속칭 찌라시인지 헷갈리기 일쑤다. 팩트 비틀기 천재들이어서 감귤을 탱자로 만드는 건 식은 죽 먹기다. 거기에 붙이는 제목은 신박한 경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천박하기 이를 데 없지만 매우 선동적이다. 수구 정당 소속 정치인들의 말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들의 '워딩'은 조폭들의 막말과 구별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분명 정치인인데 말 품새는 시정잡배인 것이다. 차마 귀 열고 듣기조차 거북한 극우적 목사 등의 말과 오십 보 백 보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진보적 지식인이었다가 돌변한 교수 등도 닮은꼴이다. 진리를 논했던 그 고상한 입에서는 연일 막말이 흘러나온다. 비판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어제의 신념을 헌신짝 버리듯 버리고 금세 수구 언론의 장단에 맞춰 춤추는 모습은 신기하기만 하다. 그들의 '막말 동맹'은 공통점이 있다. 무논리. 이상하지 않는가? 독자나 지지자, 지성인 등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최고의 무기인 언어의 구조물, 논리를 왜 쓰지 않는지. 그 까닭은 그들이 정의를 지향하지 않기 때문
세상이 변해도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쉽게 안변한다. 젊은 세대는 고정관념이 적어 변화에 능동적이지만 기성세대 특히 오피니언 리더층으로 오래 이 사회를 지탱해온 사람들의 의식변화는 만만치 않다. 알아도 선뜻 못받아 들인다. 이 점에서 정책의 오조준이 일어난다. 이해관계가 얽히면 더할 것이고. 변화가 극심한 미디어 분야가 대표적이다. 현재 미디어는 IT 산업과의 융합에 의하여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채널 그자체가 플랫폼이었지만 이젠 채널,미디어,플랫폼이 따로 존재하며 생태계를 만드는 중에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며 플랫폼의 지배력이 급증하고 있다. 2020년 1/1 760억달러 하던 테슬라의 주가가 12/31 6690억 달러를 기록하며 미국6위로 올라섰다. 전세계 자동차업계 상위 2-9위사의 합이 테슬라에 못미친다. 미래가치의 반영이다. 1/15일자 기준으로 대한민국 대표 통신 KT 의 시가총액은 6.3조로 네이버의 50.3조와 비교가 안된다. 현대차 52조에 약간 뒤질 뿐이다. 2020년 5.6조 매출액 네이버가(직원:3857명) 104조 매출의 현대자동차와(직원:70597명) 시가총액이 비슷하다. 주가가 높고 시가총액이 크다고 그 기업의 사회적…
경기도가 지난 22일 수원시, 용인시, 김포시, 이천시, 포천시, 양평군, 연천군과 ‘경기도 공공배달 플랫폼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염태영 시장 등 해당 시·군의 수장들이 참석했다. 이들 지방정부는 올해 1분기(용인시는 2분기)에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서비스를 시작한다. 나머지 시·군들도 내년 상반기까지 동참한다. 경기도가 지난해 12월 1일 출시한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가입된 3개시의 가맹업소가 3천개소를 넘었다고 한다. 출시 일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총 누적 거래액은 약 25억 원을 기록했다. 이날 기준 총 가입 회원은 10만 명을 웃돌았다는 소식이다. 배달특급은 디지털 플랫폼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고 소상공인의 수수료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경기도가 만든 공공배달앱이다.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를 위한 상생플랫폼을 지향, 낮은 수수료와 지역화폐 연계를 통한 폭넓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도가 공공배달앱을 도입한 것은 민간 배달앱 회사들이 과도한 중개수수료를 챙겨 영세 가맹업체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민간 배달앱은 중개수수료가 최고 12.15%에 달해 점주들의
지난 8일은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다. 추위가 절정을 이루면서 중부내륙 등 일부 지역의 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지는 등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한파의 원인이 북극진동이라고 한다. 북극진동은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이 공기가 우리나라에 접근하면 말 그대로 '북극 추위'가 되는 것이다. 북극권 나라인 모스크바 8일 아침 기온은 영하 4도, 서울은 영하 18도였으니 말이다. 이번 추위에 한강도 꽁꽁 얼어붙었다. 요즘의 우리 삶은 코로나19로 경제적인 위기에 놓여있다. 더군다나 한파까지 불어닥쳐 모두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다. 요즘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버티고 견디는 것이라고 할 만큼 버거운 일상이다. 이번 한파로 어민들은 양어장의 숭어가 얼어 죽는 큰 피해가 있었다. 시설 농가에서도 기록적인 한파로 농작물이 얼고, 비싸진 연료를 더 사용해도 가격은 오르지 않아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연말 나는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가 제정한 제36회 ‘윤동주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과분하리만치 많은 축하를 받았다. 등단 30년 만에 큰 상을 받으니, 뜻밖에 잊고 지내던 시인으로부터 축하 전화가 오기도 했다. 휴대전
“누가 이런 권리를 당신에게 주었는가? 우리는 준 적이 없는데.” 지배세력과 맞선 미라보의 연설은 프랑스 혁명의 심장을 뛰게 했다. “인민들이여, 어제의 투쟁은 그대들의 오늘을 결정하오.” 시이예스의 연설은 투쟁의 의미를 일깨웠다. “왕이 무죄면 혁명이 유죄가 된다.” 혁명을 기득권과의 타협으로 바꾸려 한 세력에게 던진 로베스피에르의 일격이었다. 왕은 연설하지 않는다. 명령할 뿐이다. 거만하게 웅얼거려도 어떻게든 알아들어야 하는 게 절대군주의 칙령이었다. 루이 16세는 혁명이 일어난 이후에도 이렇게 바보처럼 읇조렸단다. “내가 다스리는 왕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란을 묵과하지 않겠다. 나의 백성들이여, 내가 그대들을 보호하는 것을 믿고 내 사랑 안에 거하라.” 하지만 왕도 이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지경에 몰렸다. 1789년 7월, 프랑스는 왕에게 복종하던 백성이 혁명의 주체가 되는 걸 목격한다. 새로운 인민의 탄생이었다. 무너져야 할 낡은 체제 “앙시앙 레짐”이라는 말이 파리의 카페에서 유행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거리에는 다음과 같은 구호가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우리가 먹을 빵을 강탈해간 자들이여, 너희들은 부자의 종이며 가난한 자를 억
◇저는 아유타국의 공주입니다. 한국고대사는 이동설을 전제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 대부분의 고대 왕조의 개국사는 이동으로 점철되어 있다. 고구려는 북부여에서 내려온 주몽이 건국했으며, 백제는 고구려에서 갈라져 나와 건국했다. 신라도 이주세력과 토착세력의 연합으로 건국했고, 수로왕도 마찬가지다. 수로왕비인 허왕후는 어디에서 이동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는 수로왕과 구간 등의 접대를 받으며 수로왕의 침전에 들어간 왕후가 수로왕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주고 있다. “저는 아유타국(阿踰陀國)의 공주입니다. 성은 허(許), 이름은 황옥(黃玉)이고 나이는 열여섯 살입니다. 본국에 있던 금년 5월 중 부왕과 황후께서 저를 돌아보면서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어젯밤 꿈에 함께 황천상제(皇天上帝:하느님)를 뵈었는데, 우리에게 말씀하시기를 『가락국 왕 수로는 하늘이 내려 보내서 대보(大寳)를 다스리게 했으니 곧 신령스럽고 성스러운 사람이다. 또 새로 나라를 세웠는데 아직 배필을 정하지 못했으니 경들은 모름지기 공주를 보내서 배필이 되게 하라』라는 말을 마치시고 하늘로 올라가셨다. 꿈을 깬 뒤에도 상제의 말씀이 오히려 귓가에 남아 있으니, 너는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내일이라도 당장 항구적 평화가 오고, 김정은이 핵고도화를 포기할 것이란 낙관적 분위기가 팽배할 때, 필자는 한 세미나에서 외로이 외쳤다. 북한은 본질적으로 변화하기 어려운 체제로서 환타지로 귀결될 것이며, 새로운 형태의 냉전의 한 귀퉁이를 차지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었다. 엄동설한인 1월 5일부터 시작하여 심야열병식을 끝으로 한 북한의 8차 당대회는 필자의 전망이 그다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준다. 일각에서 지난 5개년 경제발전 계획의 실패를 자인하고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점을 두고 ‘경제발전’에 더 비중을 두는 것으로 해석하지만, 국가방위력 강조 부문을 더 주목해야 한다. 특히 핵능력 지속을 강조하면서 비핵화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전략무기를 선보인 행태는 매우 실망스럽다. 병진노선 강조도 경시할 수 없는 레토릭이다. 경제발전과 군사발전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병진노선은 김일성 시대부터 주창되어 온 슬로건이다. 그러나 김정은의 병진노선은 다르다.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의 병진 노선은 ‘가짜병진노선’, 즉 경제는 팽개치고 군사부문을 더 강화한 것이라면, 김정은식 병진노선은 군사와 경제를 함께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