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는 파격적인 정사신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제6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장아이링의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여성 스파이 정핑루(鄭平如 1918~1940)를 모티브로 삼는다. 일제가 점령했던 1930년대 상하이에서 학생운동에 참여했던 여성 왕치아즈는 정핑루라는 인물의 행적을 따라간다. 왕치아즈는 친일파 정보부 대장 이를 척결하기 위해 정체를 숨기고 접근해 유혹에 성공하지만, 사랑에 빠지면서 비극적 삶을 마감한다는 이야기는 실제 일어났던 사건과 거의 비슷하다. 영화는 사실적인 정사 장면을 통해 암울한 시대와 인간의 욕망,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담아낸다. 길고 노골적인 성애 장면은 스크린 안에서 주제와 어우러져 예술로 승화되었다. 이처럼 예술의 영역에는 아름다움과 고귀함뿐 아니라 추함과 농도 짙은 에로티시즘까지 포함된다. 최근 청와대 청원 20만 명을 넘기며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청원인들에 의해 심판의 무대에 오른 알페스는 팬덤이 만들어낸 하위문화의 한 장르이다. 'RPS(Real Person Slash)'의 한국
지난 1980대 초 미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되어 사람들의 생활 양식은 물론, 60-70년대의 반전 평화와 개인 자유를 강조하는 당시 젊은이 문화를 한번에 종식 시키고 미국사회를 보수화 시킨 질병으로서 에이즈가 있다. 에이즈는 지난 2019년 말 기준으로 약 40년 동안 8000만명의 감염자를 발생시켰고, 33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지난 해 발생이 보도된 코로나19 사태는 현재 진행으로서 지난 화요일 통계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1억 100만명 가까이 감염되었고, 200만명 넘게 사망자가 나왔다. 이는 코로나19의 유행이 지난 에이즈 사태에 이어 또 다시 인류의 생활 양식을 바꾸게 될 것이며, 앞으로의 시대적 틀도 바뀌어야만 됨을 의미한다. 지금 당장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최우선이지만, 방역조치로 인한 경제 활동의 위축으로 인한 민생고가 점차 한계에 이르고 있다. 또한 2020년 현재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비중이 전체 인구의 약 15.7%로서 고령사회이며, 2025년에는 20.3%가 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이 예상된다. 코로나19에 대한 고령층의 취약성은 물론, 방역조치에 의한 고령층에서의 운동부족은 우리사회에 장기적 영향을 미
‘염치(廉恥)’라는 말이 있다. 쉬운 뜻으로 풀이하면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고 한다. 그래서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염치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종종하곤 한다. 염치가 없는 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정당에도 있다. 중앙선관위원회에 따르면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리비용은 각각 487억5111만원과 205억6683만원이다. 공직선거법 277조에 따라 지방선거 비용은 해당 지자체가 부담하게 된다. 두 선거를 합치면 약 700억원 상당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와중에 서울시는 코로나19로 인한 재정상황 악화로 인해 선거비용자체를 분납까지 하고 있다. 그런데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원흉인 민주당은 이에 대해 전혀 책임을 질 생각도 없이 오히려 후보자를 내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만약이지만 서울시에서 보궐선거를 하지 않고 487억 원이라는 예산을 코로나 19로 인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돌려준다면 정말 큰 힘이 될 수도 있는 예산이다. 그런데 민주당 공천관계자들은 자신들의 잘못된 공천으로 인해 수백억의 예산이 들어가는 사태를 일으켰음에도 사과 한마디 없다. 이런 민주당의…
유럽 도시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신문들이 있어 풀뿌리 민주주의를 떠받친다. 영국에는 1000개 가까운 지역신문이 있는데, 케임브리지를 예로 들면 최대부수 신문은 전국지인 가디언과 더타임스가 아니라 케임브리지뉴스다. 유럽과 미국의 일류 신문들도 지역신문으로 출발한 데가 많다.세계 진보신문을 대표하는 가디언의 제호는 원래 ‘맨체스터 가디언’이었다. 산업혁명의 진원지 중 하나인 맨체스터의 수호자라는창간 의지가 들어있다. 가디언은 지역신문으로 출발했지만 런던의 주류 보수신문에 맞서 진보의제들을 힘있게 밀고 나갔고 런던에도 진출해 세계적 권위지가 됐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도 도시의 지역지로 출발해 권위지가 됐다. 여전히 지역밀착형 기사도 많이 내보내는데, 워싱턴포스트의 경우워싱턴DC는 물론, 인근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주의 뉴스를 모두 별도로 편집해 보도한다. 자치 선거 등 지역정치에서, 행사나 동호인회 소식, 슈퍼마켓 할인판매나 일자리 정보, 경조사까지 뉴스로 다루니 안 보면 손해다. 세계 일류 신문의 역사와 오늘날 위상을 살펴보면 지역지가 영향력을 키우는 방법이 드러나지만 우리 지역신문들은 딴 길을 걸었다. 서울에 있는 중앙지는 지역기사를 구색용으로 내보내는
그 옛날 부처께서 길을 가다가 어느 곳을 가리켜 절을 짓고 싶다 하니 거기에 풀 한 포기 꽂으며 절을 다 지어놓았다고 응수한 이도 있었다는데 하기야 절이 어디 따로 있는 것인가 마음 안에 절이 있으면 수시로 그 절을 드나들며 불공을 드릴 수 있는 것이요 마음 밖에서는 절뿐만이 아니라 어떤 화려한 집도 집이 아닌 것이니 <약력> 서울 출생.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 [시와 시학]을 통해 시인 등단. 시집 『오두막집에 램프를 켜고』 『그대 아직 사랑할 수 있으리』 『바다로 간 진흙소』 『저 너머』, 평론집 『몽상 속의 산책을 위한 시학』 『무명화를 위한 변명』 등이 있음. 현 재 한성대학교 명예교수.
새해 들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뜨거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이슈가 있다. 바로 환경 문제다. 기후 온난화로 인한 야생동물 생태계 파괴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주목받더니 최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쓰레기 재활용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영국 정부는 기존 계획보다 5년 앞선 2030년부터 모든 내연기관 차량의 신규 판매를 금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친환경, 공정경쟁,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를 강조하는 ESG(Environment, Society, Governance)가 새해 기업들의 주요 경영 화두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 새롭게 들어선 바이든 정부는 취임 일성으로 파리기후협정 복귀를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2050년까지 탄소 배출과 제거의 총량이 ‘제로’에 수렴하는 이른바, ‘탄소 중립 사회’를 목표로 하는 ‘그린뉴딜기본법’을 발의한 바 있다. 문제는 구체적인 실행 방법이다. 기후변화는 아픈 병을 고치거나 고장 난 시계를 수리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특정 개인이나 단체는 물론 개별 국가의 노력만으로도 해결이 어려운 복잡한 문제다. 지금까지 글로벌 차원의 수많은 논의와 약속들이…
문재인정부는 언론에 대해 말을 아낀다. 말만 아끼는 것이 아니라 실제 별다른 언론 정책 없이 집권 5년 차를 맞고 있다.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이 마무리되고 있어 이어 언론개혁 논의도 본격화될 거라는 기대가 많다. 지금 상황에서 시급한 일은 MB정권 이후 망가진 우리 언론시장을 정상화하는 일이다. MB정권은 2008년 광우병 사태를 겪으며 한국언론 전반에 수구DNA를 확실하게 심었다. 방송은 장악하고, 보수 신문에는 선물을 안기고 소셜미디어로 진화하던 인터넷에는 재갈을 물렸다. 먼저 MBC, KBS라는 공영방송을 무력화시킨다. 진보적 노조원을 길거리로 내몰고 낙하산 사장 투입을 통해서였다. 국세청에서 검찰까지 모든 국가기관을 동원했던 KBS 정연주 사장해임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어 신뢰성과 영향력 저하로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있던 조중동매(조선 중앙 동아 매경)에는 ‘불법적인’ 방송법개정을 통해 종합편성채널을 선물했다. 광우병 촛불시위를 ‘주도’하며 대안미디어로 진화한 인터넷도 ‘접수’한다. 세무조사와 ‘미네르바 구속’ 등 겁박을 통해 포털사이트와 다음 아고라를 사실상 봉쇄했다. 인터넷 공론장이 무력화하자 이후 소위 일베류와 극우 ‘개소리 채널’이 독버
최근 ‘한국 다음세대 살리기 운동본부’라는 IM선교회가 선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운영하는 비인가 IEM국제학교에서 171명(26일 0시)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과 국민들의 노력으로 진정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던 3차 대유행이 다시 집단으로 확산될까봐 우려된다. 얼마 전 광주광역시의 한 교회에서도 신도 1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인터콥 BTJ 열방센터 발 확진자는 전국적으로 800여명에 달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수천명이 모이는 집회를 열었다. 이로 인해 코로나 19 확진자는 전국으로 번졌다. 이 단체 관계자는 ‘백신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백신을 맞으면 노예가 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열방센터 방문자들이 여전히 코로나 19 검사를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 발 코로나19 확산에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 모 씨가 이끄는 서울 사랑제일교회 발 코로나19 확진자는 수도권은 물론 전국으로 확산됐지만 교회 측은 “우한 바이러스를 핑계로 정권에 저항하는 국민들을 병원에 수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경기지역에서도 교회 발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수원시 모 교회에서 수십 명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미국은 전세계 패권을 장악한 초강대국이 되었다. 전쟁 당시 연합국이었던 옛 소련과 군사적 대결의 길로 들어선 미국은 한국전쟁을 통해서는 전세계적 수준의 냉전체제를 구축했다. 일제에 빌붙어 사리사욕을 채우던 반민족세력은 이제는 재빨리 미국에 충성을 다하면서 다시 민족의 압제자로 돌아왔다. 이런 사정은 남미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긴 세월 스페인 침략자들과 싸운 남미인들은 20세기 들어 미국 침략에 대한 투쟁으로 피를 흘렸다. 애국 전사들은 ‘라틴 아메리카 해방의 아버지’ 시몬 볼리바르의 뜻을 이어받아 반제 반봉건 혁명을 쉼없이 전개했다. 그들의 희생과 헌신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 형제가 주도한 쿠바혁명을 비롯해 남미 곳곳의 혁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쿠바 혁명이 남미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한 미국은 군사독재 정권 수립에 직접 개입하게 된다. 군사쿠데타를 주도한 장교들이 대부분 미국의 군사학교(the School of the Americas) 출신임이 그 증거이다. 1960년대 군사독재 정권이 수만 명의 민주인사들을 상대로 불법체포와 구금, 고문과 학살을 자행한 행위를 역사는 ‘더러운 전쟁’이라 부른다. 칠레의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