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노동절을 맞아 경기 인천 곳곳에서 기념행사와 성명 발표가 잇따랐다. 노동절 행사는 1958년부터 대한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에 행사를 치르다가 1994년부터 국제기준일인 5월 1일로 날짜를 바꿔 기념하고 있다. 매년 치러지는 행사이긴 하지만 현 정부의 노동존중 정책이 의욕적으로 도입된 이래 적지 않게 차질을 빚는 요즘이라서 노동절의 의미가 더욱 각별히 다가온다. 시장 자본주의의 무한경쟁 시대에 살고 있지만 현장에서 땀 흘리는 노동의 가치는 우선 존중돼야 한다. 이윤 추구 우선의 사회 풍조 속에서 최대 피해자는 노동자였기에 이제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대접을 받아야 한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 52시간 근로제 정책은 노동존중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책들로, 기본 인권과 생존권의 견지에서 정당성과 명분을 인정받기에 충분하다. 정책 추진 속도를 놓고 완급 논란이 일며 수용에 일부 거부감이 있는 것은 지난 시대에 노동자 권익을 소홀히 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경기위기론 속에서 세부 방법론과 속도의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노동존중 사회로 가는 큰 여정에서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노사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모두가 공생하는 길
몸에 가시가 대략 5천개 정도 있다고 하는 고슴도치를 보면 가슴이 아리다. 대체 얘네는 가시가 많아서 어떻게 사랑을 하고 또 어떻게 슬픔을 나누는 걸까?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라고 하지만 겨울이 가까워오면 이들도 생존을 위해 서로의 온기를 나누려 할텐데 어찌할것인가. 고슴도치들이 추위를 견디지 못해 서로 몸을 기대 온기를 나누려 가까워지면 질수록 서로의 가시에 찔리고, 그렇다고 떨어지면 추위를 막을 수 없게 되는 딜레마를 ‘고슴도치 딜레마’라고 한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하는 이 고슴도치 딜레마의 핵심은 가까이 다가갈 수도 그렇다고 떨어질 수도 없는 곤란한 상황, 어쩌면 두 고통사이에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고민이다. 운이 좋게도 우리는 사랑을 나누기도, 온기를 나누기도, 그리고 슬플 땐 함께 부둥켜 안으며 슬퍼할 수 있도록 몸에 가시 같은 것은 없다. 참 다행이다. 그런데 부모를 살해하고, 친구를 폭행하며 화난다고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 사고를 연일 접할 때면 우리 몸에 눈에 보이지 않은 가시들이 가득 찬 것만 같다. 고슴도치 딜레마는 철학적 논의에서 시작되었으나 이후 심리학에서 성격, 발달, 관계의 세 측면에서 문제 상황을 설명할…
지난 3월 수도권매립지 대체부지로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에 영종도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대체 매립지 조성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는 대체 매립지로 인천ㆍ경기지역 4곳 정도를 제시했는데 최근 영종도 2단계 준설토투기장이 대체 매립지 후보로 거론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이다. 영종은 물론 인근 청라, 검단 주민들도 반대운동에 동참했다. 주민들은 영종도 준설토투기장 수도권매립지 결정을 강행할 경우, 강력한 집단행동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3월 21일 인천시 온라인 시민 청원에는 ‘청라·영종·검단이 우습게 보이나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는데 2주일도 안된 기간에 답변 기준인 3천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많다.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침출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서 환경이 오염되고, 철새산란지가 파괴되며, 영종대교 남쪽 1단계 준설토투기장에 조성되는 복합리조트 사업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영종도는 외국인들이 출·입국하는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얼굴인데 여기에 쓰레기 매립지를 만들겠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발상이라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의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법안이 곡절 끝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랐다. 패스트트랙에 오르기까지 그동안 여정은 총선을 1년 가까이 앞둔 정당들의 이해관계와 대결 구도도 고스란히 노출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찬성, 자유한국당의 반대, 바른미래당의 내부 찬반 이견은 정당별 이익과 개별 의원의 정치적 진로에 맞물린 선택으로도 이해된다. 그렇게 얽히고설킨 갈등 의제에 관한 입법 수단으로 국회법이 마련한 장치가 패스트트랙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상임위(정치개혁특위·사법개혁특위) 180일, 법사위 90일, 본회의 60일 등 최장 330일이 지나면 자동 부의·표결로 가는 것이 이 트랙의 경로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지정은 후폭풍이 심할 것으로 우려돼 갈 길은 멀고도 험하리라는 비관적 전망이다. 양대 정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은 국회 충돌 과정에서 한 무더기 고발을 거두지 않을 태세고, 한국당은 천막농성을 하며 거리정치를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요 정당, 그중 민주당과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숙려기간인 330일을 허송세월해서는 안 된다. 가능한 한 이르게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의처리를 꾀하길 촉구한다
촛불집회 당시 언론사에서 골치거리는 참가인원 집계였다. 경찰측 추산집계와 집회측 추산집계의 차이가 현격히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손쉽게 풀 수 있는 열쇠는 집회가 열리는 근처의 편의점의 카드 결재내역을 확인하거나 통신사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집회에 참가한 인원수를 집계하는 방법이 매우 정확하게 집계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무엇보다 빅데이터의 가치를 드높인 사건은 구글이 독감 유행을 예측하는 이벤트였는데, 구글 사용자들의 ‘독감’ 검색량 추이를 분석해 독감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북미지역에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곧 독감유행이 닥칠 것이라는 예측을 밝혔다. 이처럼 데이터 속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빅데이터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빅데이터는 데이터의 크기, 다양성, 속도, 정확성, 가치 등의 속성을 가지고 설명할 수 있다. 요즘은 인터넷쇼핑몰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시장의 흐름을 예견하고 구매자의 선택과 결정을 정확한 데이터로 만들고,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제품을 추천한다. 이와 같이 빅데이터 속성을 충분히 발휘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이 상존하고 있다. 빅데이터라는 것이 태생적으로 위험을 지니고 있으며, 개인정보의 노출…
5월엔 이런저런 기념일이 많다. 그래서 이것저것 챙길 일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가정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여기에 직장이나 학교 동료들의 결혼까지 신경 쓰다 보면 쉴 날이 없다. 기념일과 관련 연휴라도 이어지면 더욱 허리가 휜다. 어제 오늘의 상황이 아니지만 매년 부담은 늘어 서민들은 닥칠 때마다 겁이 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올해 어느 정도나 비용 지출을 예상 할까? 직장인들의 경우 평균 50만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730명을 대상으로 ‘5월 개인 휴가 계획과 예상 경비’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예상 추가 지출액은 ‘평균 54만원’으로 집계됐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 때(56만원)보다 소폭 줄어든 것이지만 기혼 직장인이 평균 68만원으로 4.5% 줄어든 반면 미혼 직장인은 작년보다 오히려 19.8% 증가한 48만원으로 나타났다. 각 기념일의 예상 추가 지출액은 어버이날이 평균 27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어린이날 13만원, 스승의 날 5만원, 부부의 날·성년의 날 9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은 근로자의 날(1일·수요일)에 이어 2
사마천의 ‘사기열전’에 유명한 ‘홍문지회’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유방과 항우는 함께 힘을 모아 진시황이 통일한 진나라를 정벌하는데 힘을 합쳤다. 그러나 하늘에는 해가 둘이 없고 천하에는 황제가 둘이 없듯이 끝내 항우와 유방은 치열한 경쟁의 상대가 된다. 당시 항우의 군사는 40만이요, 유방의 군사는 불과 10만이었다. 두 장군은 패상이라는 곳에 진을 치고 서로 대치하여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았다. 당시 백전백승의 젊은 장군 항우는 그 위세가 유방을 누르고도 남았다. 이에 패왕(유방)의 참모인 장량이 유방에게 홍문에 있는 항우를 방문하게 하는 위험한 계략을 꾸며낸다. 그렇게 하여 일단 유방이 항우의 면전에서 머리를 숙이게 하여 항우의 분노를 가라앉힐 묘책이었다. 그런데 항우의 참모인 범증은 처음부터 이를 의심쩍게 생각했다. 그는 항우에게 계책을 올렸다. “이번이야 말로 하늘이 내린 기회이니 유방이 오면 반드시 죽이십시오.” 그 말을 들은 항우는 패기만만하여 유방을 죽일까 말까 결심이 서지 않았다. 마침내 유방이 그의 참모들을 이끌고 항우의 진지로 찾아 들었다. 하지만 뱃장 좋은 항우는 유방의…
지난 주 삼척에서 있었던 한 워크숍에서 초청강사가 “리더십은 뭘까요?”라는 질문으로 강의가 시작됐다. ‘소통이다. 대화다. 관계다.’ 등 참석자들이 열거했지만 정답이 아니었다. ‘건강’이라고 했다. “건강한 몸을 가진 자가 아니고서는 조국에 충실한 자가 되기 어렵다.” 페스탈로찌가 한 말이다. 아프지 않아도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아보고, 목마르지 않아도 물을 많이 마시며, 괴로운 일이 있어도 훌훌 털어버리는 법을 배우며, 양보하고 베푸는 삶도 나쁘지 않으니 그리 한 번 살아보라고 했다. 3천 원짜리 옷 가치는 영수증이 증명해 준다. 몇 십 억짜리 아파트는 등기서류가 증명해 준다면서, 사람의 가치는 무엇이 증명해 주는지를 연이어 물었다. 다양한 답들이 열거됐지만 그 역시 정답이 아니었다. 바로 ‘건강한 몸’이 강사가 요구하는 답이었다. 건강에 들인 돈은 계산기로 두드리지 말라고 했다. 세상에서 내 차를 몰아줄 기사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내 몸을 대신해 아파줄 사람은 결코 없다. 그렇다. 건강은 제일의 자산이다. 정승을 부러워하지 말고 네 몸이나 건강케 하라는 속담은 부자보다는 몸의 건강이 최선이라는 뜻일 게다. 건강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 질환을 일찍 발견하
푸시 /하린 나 오늘밤 절벽에게 고백할래 사람은 새가 될 수 없지만 새를 품을 순 있다고 말할래 새를 꺼내는 그 순간, 1초 동안의 긴 고백 어둠이 왜 이렇게 투명한 건지 윤곽을 가진 것들이 온전히 자신을 다 드러내 놓기 좋은 시절이라고 속울음까지 들킬 것 같아 불편이나 불안의 차이를 알 필요 없을 것 같아 노크를 하듯 툭, 머리로 지구를 한 번 두드려 볼래 손을 쓰지 않은 채 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미리 써 놓은 유서를 방치해 둔 채 절벽 아래 스프링은 없지만 몸 안에서 잔뜩 부풀길 좋아하는 관념어들을 위해, 폴짝 뛰어 볼래 물론 고백은 자정이 적당하겠지만 자정이 지나도 계속해서 어둠 다음에 어둠이겠지만 한 번의 고백으로 절벽 없는 날이 완성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온전히 선명해지려는 태도를 참을 수 없으니 나 오늘 밤 절벽에게 반드시 고백할래 어중간한 태도와 가면을 전부 벗어던지고 불편한 프랑켄슈타인을 끝장내 볼래, 진짜로 폴짝 -하린 시집 ‘1초 동안의 긴 고백’ / 2019 푸시(push)는 ‘밀다’, ‘밀고 나가다’라는 뜻이다. 이 시를 읽으면 어떤 절박한 상황이 떠오른다. 절벽 끝에…
인천공항 수하물처리시설에서 17년간 일해오던 한 노동자가 2017년 12월 폐암판정을 받았다. 당시 담당 의사는 “작업 시 노출기준을 초과하는 고농도 분진에 노출돼 왔다”는 소견과 함께 “중금속 노출은 저농도이지만 일부는 발암성을 지니고 있다”고 진단서에 명기했다. 해당병원은 작업환경 시료 분석 결과 2개 시료가 노출기준을 초과했다는 내용의 작업환경 유해요인 노출평가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는 “장기간 고농도 분진에 주기적으로 노출돼 호흡기계에 부정적인 건강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 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에 이 노동자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요양급여·휴업급여를 신청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난 3월 29일 그의 산재는 승인됐다. 폐암 판정을 받은 이 노동자 뿐 아니라 같은 작업장에서 일하는 다른 노동자들도 안면부 전반에 피부발진 등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들은 이곳을 탄광에 빗대 ‘공항의 막장’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만큼 노동조건이 열악했다는 뜻이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인천공항 지하시설에서 탄광 수준의 분진 수치와 발암성 분진이 확인됐다고 밝힌다. 실제로 어제 아침 KBS 텔레비전 뉴스에서 한 노동자는 “코를 풀고 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