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습(復習) /이복현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파랗다. 마음껏 낙서를 하고 싶은 하늘 노인학교 다니시는 어머니가 마당에 나와 서서 손가락 끝으로 빈 하늘에 무언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다. 어머니가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하늘에 상상의 구름글자 한 자씩 생겨난다. 가갸 거 겨 고 교 구 규 … 줄도 열도 안 맞게 삐뚤빼뚤 빈 하늘을 채우는 꿈의 글자들 “어머니, 지금 뭐 하세요?” “으응, 어제 배운 글자를 복습하는 겨, 안 까먹으려고 하늘에다 자꾸만 써보는 것이지” “봐라, 하늘이 저렇게 파란 칠판 같잖여?” ■ 이복현 1953년 전남 순천 생, 동국대행정대학원(석사) 및 서울대법학연구소 수료.1994년 중앙일보, 1995년 시조시학을 통해 데뷔, 1999년 대산창작기금(시 부문)을 받고, 첫 시집 ‘따뜻한 사랑 한 그릇’ 외 1권의 작품집을 냄. 등단 후 중앙일보, 문학과의식, 문학사상, 현대시, 시평, 유심, 시와경계, 작가마루 등 약 30여 일간지 및 문예지에 시와 시조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음. 현재 법무사로 일하며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이사로 활동, 한국시인협회(상임위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중의 하나로는 자율주행 자동차(Autonomous Vehicle)가 있다. 운전자의 직접적인 조작 없이 자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말한다. 만화나 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자동차가 우리 눈앞에 등장한 것이다. 내비게이션에 입력하거나 음성으로 목적지만 알려 주면 차량에 장착된 제어장치가 GPS와 통신하며 안락함과 안전성을 제공하면서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이다. 100여 년 전에 처음 등장한 이후 자동차 기술의 발전은 한계가 없어 보인다. 자동차의 증가로 인한 연료의 고갈과 대기오염의 대안으로 연비 향상과 배출가스 규제 등에 힘입어 성능이 개선되고, 환경 친화적 자동차도 등장했다. 이러한 배경에 힘입어 자동차 기술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거나 진화된 효과를 본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토대가 되는 기술로는 ADAS(Advanced Driver Assistant System)와 V2X(Vehicle to Everything)가 있다. ADAS는 운전자의 운전 피로를 감소시키고 안전 운전에 도움을 주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말한다. V2X는 다른 자동차 및 도로 등 인프라가 구축된 모든 사물과 연결되어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
“학습됐을 법도 한데, 그게 쉽지 않네요.” 날카로운 폭발음과 함께 4층 콘크리트 건물이 힘없이 내려앉았다. 2018년 세계인의 주목과 기대 속에 진행됐던 4·27 판문점 선언과 그 상징으로 여겨졌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년여 만에 파국을 맞는 모양새다. 잊힐만하면 반복되는 남북 갈등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접경 지역주민들이다. 일상생활 제한으로 겪는 불편함을 넘어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과 같은 준전시 상황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와 염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간단한 이삿짐을 머리맡에 두고 시시각각 변하는 외부 동향에 가슴 졸이는 이들에게 정상적인 삶터로의 복귀는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사건 직후, 경기도는 경기 북부 접경 지역 5개 시군을 대상으로 대북 전단 살포를 위한 관계자 출입은 물론 관련 물품의 준비, 운반, 살포, 사용 등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더불어 이를 어길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린다. 경기도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41조를 강조하지만,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배치된다는 전문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결국 실제 형사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잊을 만하면 또 다시 대형 참사가 벌어진다. ‘재난 공화국’이란 소리를 들어도 항변할 말이 없다. 실제로 경기도가 지난 5월 11일부터 6월 25일까지 45일간 실시한 특별 안전 점검 결과 관계법령을 위반한 경기도내 대형공사장들이 대거 적발됐기 때문이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도내 대형공사장(연면적 3천㎡) 1천13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 안전점검, 소방관련업 지도·감독, 공사장 소방안전패트롤 단속에서 9.3%인 105곳(130건)이 불량판정을 받았다. 소방기술자·소방감리원 배치 위반이 가장 많았으며 소방시설 착공신고 위반, 소방시설공사 불법 하도급, 무허가 위험물 등이었다. 이 가운데 한 물류센터 공사장은 현장에 소방기술자를 배치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무허가 위험물을 저장했고, 소방시설 하도급계약과 착공신고도 위반하는 등 총체적으로 불량한 상태여서 시공업체와 시공사 대표가 입건되고 과태료와 행정처분도 함께 받았다. 지난 4월 29일 이천에서 물류창고 화재가 발생, 38명이 숨졌다. 2008년 1월과 12월 각40명,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와 비슷하다. 사고 이후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고 있는 코로나19의 긴 진창 속에서 ‘혈장 치료제’ 개발에 진전이 있다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방역 당국은 임상에 필요한 혈장 확보를 완료한 상태로 이번 주부터 혈장제제를 생산하고 임상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인하대병원은 코로나19 환자 5명이 혈액형이 다른 완치자의 혈장으로 완치됐다는 성과도 밝혔다.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애매한 효과를 내고 있는 시점에 ‘혈장 치료’체계 구축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혈장치료제는 재료 구하기가 수월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지만, 아직 확실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가장 빠른 대안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국내 제약사 GC녹십자가 개발을 맡은 혈장 치료제 임상에 필요한 혈장은 최소 130명분 이상이다. 당국은 지난 11일 기준으로 완치자 375명 중 171명의 혈장을 받아놨고, 대구와 경북지역 신천지교회 신도 완치자 500명의 혈장도 기증이 시작됐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혈액의 액체 성분)에서 여러 유효 면역 항체(중화항체)를 추출해 만드는 전문의약품이다. 안전성은 물론 백신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어서 이론상 완벽한 약이지만 전 세계가 개발에 뛰어
철학에서 사고실험이라는 수행방법이 있다. 철학적 개념이나 이론의 적합성을 테스트하기 위하여 특정한 가정과 상황을 설정하여 생각으로 실험해보는 작업을 말한다. 상아탑속에 갇혀버린 철학을 현실로 불러내어 삶의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철학상담에서 김선희 교수는 사고실험을 방법론으로 제안한다. 이는 내담자로 하여금 철학적 사고실험에 참여토록 함으로써 자신의 사고구조를 개선하도록 돕거나, 내담자의 사고에 새로운 통찰과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고정되고 폐쇄된 사고체계에 전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세상에 알수 없는 이유로 내던져진 본질적으로 삶에 대해 순진한 인간은 대게는 어리석고 실수하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고통이 발생한다. 한나아렌트는 그것이 인간의 조건이라고 말한다.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삶의 과정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예측과 기대를 벗어나는 경우들이 많아지면서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해주는 좋은 소재로 둔갑한다. 몸과 마음의 증상들은 복합적인 삶의 상황들과 얽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치유의 과정에서 이런 상황들을 잘 살펴서 정돈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에 나는 사고실험을 적용하곤 한다. 특히 죽음에 대한 질문은 현재에서 멀리 떨어져서 지금을 조망할수
무릇 ‘시장이란 팔 물건이 있으면 사람이 몰리고 그 물건이 다 팔리면 사람들이 떠나서 파장이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러한 시장의 이치는 세상만사의 진리라고할 수 있다. 그래서 시장이라는 것은 ‘가치의 교환’이라는 경제적 논리와 함께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하는 삶의 현장이기도 하다. 그동안 많은 재래시장도 다니면서 시장이야말로 문화 콘텐츠의 요소가 가득한 장소라는 것은 느꼈다. 강화도 교동면 대륭시장은 6.24 때 연백군에서 교동도로 잠시 피난 온 주민들이 한강 하구가 분단선이 되어 고향에 돌아갈 수 없게 되자 실향인 그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향에 있는 ‘연백시장’을 참고해서 만든 것이 이 골목시장이다. 이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시장 골목마다 ‘제비거리’, ‘둥지거리’, ‘와글와글거리’, ‘조롱박거리’, ‘극장거리’ 그리고, ‘벽화거리’등 뒷골목 거리를 구분해서 표시하였다. 2014년 7월 교동대교의 개통과 함께 1970년 경의 분위기가 풍겨서 영화 세트장과 같은 대륭시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찾아오면서 이 시장이 알려지면서 강화도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영덕 강구항은 항상 시끌벅적한 수산시장으로 활기가 차 있다. 아침마다 붉은 대게 경
장애인복지법시행령 제2조의 장애의 종류 및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 유형은 15가지로 정하고 있다. 최근에 ‘뚜렛증후군’이 정신장애 영역에 포함되어 지난 5월에 첫 번째 장애인 등록을 받았다. 장애의 범주가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에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 동영상 강의와 화상 실시간 수업을 통해 장애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는 중이다. 법적으로 장애가 없는 사람은 일반인,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이라 한다. 휠체어장애인이 아니라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라 한다. 우리나라 장애인은 전체인구의 5.39% 267만명이다. 이중 50세 이상이 76.9%를 차지한다. 장애인 비율이 높은 나라가 복지국가, 선진국이라는 생각을 한다. 외국의 장애인 비율을 보면 그렇다. 영국 21.0%, 미국 19.3%, 호주 17.7%, 스웨덴 16.1%, 독일 14.9%다. 선진국이 장애인 비율이 높은 것은 장애를 바라보는 다양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은 자국어를 못하는 외국이민자를 장애인으로 분류한다. 여권을 들고 스웨덴의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다시 출국하는 날까지는 우리는 스위덴 언어를 모르는 장애인이 되는 것이다. 장애인 강사님들의
미황사, 달마고도 /김정조 달마가 바위에 앉아 햇볕 쪼였을 달마고도를 따라 걷습니다 오래전 제 몸을 이탈한 마음 하나 미황사, 바위 능선에 머물고 있어 잘 있는지, 만나러 왔습니다 달마산에 올라, 바다를 보며 아픈 무기력에 누워봅니다 길 잃은 아이처럼 헤매기도 합니다 땅끝 마을까지 와서 최선을 다하며 살았냐고 제 자신에게 물어 봅니다 ■ 김정조 1954년 대전출생, 2005 경기문학 신인상, 2011 문학나무 신인상, 2017 한국미소문학대상, 2018 문학나무숲 시인상 수상. 한국시인협회·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 ‘따스한 혹한’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이 있다. 그중에서는 스토리를 음악으로 끌고 가는 영화도 있고, 음악과 관련된 상황을 그린 영화도 있으며, 음악이라는 환경 안에서 벌어지는 사랑을 담은 영화도 있다. 또한 뮤지션의 일대기라던가 위에서 언급한 여러 종류의 드라마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그려진 영화 역시 존재한다. 아무래도 나의 직업이 직업인지라 웬만한 음악 영화는 놓치지 않고 보려고 하는데,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보게 된다. 예를 들어 실존 인물이나 상황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면 그 고증이 얼마나 잘 되었는가를 우선하게 되고, 배우와의 싱크로율 역시 유심히 지켜본다. 그리고 창작극의 경우에는 과연 저 스토리가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를 다뤘는가에서 시작하여, 연주하는 장면에서의 입과 손의 싱크라던가 악기와 공연장의 디테일 심지어는 마이킹의 위치까지 세심하게 보는 편이다. 록 음악이라는 주제로 범위를 좁혀 생각나는 대로 몇 편 꼽아 보자면, 퀸(Queen)과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2018)’가 있고, 기타 신동을 그린 영화 ‘어거스트 러시(August Rush, 2007)’의 조너선 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