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과 코스모스 /이정임 철로 아래 막 터지는 코스모스 사이를 폴짝 폴짝 뛰어넘는 시간들이 와르르 자빠지고 있다 내부로 몇 발작 들어왔을까 코스모스 빨간 꽃 하나가 방주(方舟)만큼 커 보인다 내가 가득히 들어앉았다 이정임 시인이 바라보는 곳에는 항상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삶의 굴곡이자 문턱이었고, 고통과 불행, 그리고 어찌할 수 없는 울음들이다. 이 시도 마찬가지다. ‘바라봄’과 ‘깨달음’이 중의적으로 교차한다. 시인은 늦은 여름, 철로 아래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코스모스’를 바라본다. 그는 코스모스를 “폴짝 폴짝 뛰어넘는 시간들”로 비유하면서, 꽃잎 하나하나에 묻은 시간의 개별 흔적들을 살핀다. 먼지 하나에도 우주가 담겨 있다는 법어(法語)마저 연상된다. 이 시의 속뜻은, 빨간 코스모스 한 잎이 ‘방주(方舟)만큼 커 보인다’는 문장에서 시작하고, 그 방주 속에 시인 자신이 가득히 들어앉았다고 고백하는 문장에서 절정을 이룬다. 코스모스와 우주, 그리고 우주를 가득 유영하는 시인의 ‘바라봄’은 크고 맹렬하기만 하…
올해 들어 사실상 폐업 상태였던 국회가 정상화 계기를 마련했다. 자유한국당이 4일 3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내기로 하면서 국회 파행 국면은 가까스로 봉합됐다. 이날 오전 한때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걱정이 컸지만 다행스럽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을 둘러싼 야당의 청문회 개최 요구 등 남은 쟁점의 추가 조율이 원만히 마무리돼 조속히 세부 의사일정 합의까지 이뤄지길 바란다. 국회가 그간 보인 행태는 민심의 기대와는 한참 벗어난 것이었다. 지난해 말 본회의 이후 2개월 이상 국회가 문을 닫은 바람에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은 쌓여만 갔고, 갈등의 용광로 역할을 해야 할 국회에서 조율해야 할 쟁점 현안들은 방치되어 갔다. 뒤늦었지만 국회가 정상화된다면, 의원 모두가 밤을 새운다는 각오로 밀린 숙제 처리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 시급한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유치원 개학연기 투쟁이 시작됐지만 정부와 한유총 간 대립으로 해결의 돌파구는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근본적인 해법 마련을 위해서는 ‘유치원 3법’의 조율에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지난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우리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하자 정부가 수출 활력 정책을 내놨다. 무역금융을 늘리고 수출기업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들이 핵심이다. 하지만 이런 무역금융 확대가 수출기업들에 도움은 되겠지만 가팔라져 가는 수출감소세까지 되돌릴 수 있을지는 선뜻 장담하기 어렵다. 글로벌 무역환경이 여의치 않은 데다 중국 등의 기술 추격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 제조업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악화한 탓이다. 그러자 정부는 무역금융 규모를 당초 목표보다 3조 원을 추가한 235조 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보다는 15조3천억 원이 늘어난 규모다. 또 유망 수출기업이 수출계약서만으로 특별보증 받을 수 있는 1천억 원 규모의 특별보증제도를 신설하고 수출채권과 매출채권을 조기에 현금화하도록 각각 1조 원, 3천억 원 규모의 특별보증제도도 새로 만들겠다고 했다. 정부가 조금 부담은 되더라도 소규모 수출기업의 자금 운용상 어려움을 덜어줘 수출 활력을 높여주겠다는 취지다. 조기 현금화 지원은 실제 중견·중소기업들에 꽤 도움이 될 것 같다. 유망 수출기업이 어렵게 수출을 따냈지만, 수출품 생산 비용을 융통하기 어려울 수 있는 상황에서 계약서를 보증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최근 들어 도시 발전에 중심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구도심에 대한 재생시업의 일환으로 토목, 건축과 같은 물적 정비에서 벗어나 지역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를 통한 구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그 지역의 스토리를 개발하여 도시재생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허름한 집이 모여 있지만 이곳에다가 문화 컨텐츠를 입혀 ‘이야기의 원천’을 만들고 그 매력을 발산시키려 하는 시도이다. 각 도시마다 도시재생에 대한 노력들은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실행되어 왔다. 거기에 ‘대구(大邱)’가 있다. 대구하면 떠오르는 것은 음식으로는 ‘납작만두, ‘따로국밥’, ‘육개장’, ‘안지랑 곱창’, ‘돼지 석쇠구이’, 서문시장의 칼국수 등이 떠오른다. 그리고 ‘청라언덕’, ‘동성로’ 등이 대구 중심지의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대구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이슈화된 지역 문화 콘텐츠는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이 있다. 김광석이 살았던 대봉동 방천시장 인근 거리 약 350m 길이의 벽면을 따…
정체를 알 수 없어 ‘모든 질병의 왕’으로 불린 결핵균이 발견된 것은 1882년이다. 치료약인 스트렙토마이신이 개발된 것은 1944년이다. 병원균이 발견되고서도 60년 넘게 인류를 괴롭혀왔고 그 피해는 거의 재앙 수준 이었다. 하지만 이는 약과다. 기원전 7천년 경 화석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인류 역사와 함께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 몰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핵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18·19세기 무렵 예술 철학 문학가들에게 ‘특별 대접’을 받는 질병 또한 결핵이었다. 천재로 알려진 쇼팽, 파가니니, 데카르트, 칸트, 스피노자, 실러, 도스토예프스키, 발자크 등이 이 병으로 사망해서다. 우리나라 천재시인 이상(李箱) 또한 그렇다. 해서 지금까지 결핵을 ‘천재의 전유물’이라는 말이 전해온다. 우리나라에선 한때 못 먹어서 생긴 병으로 여기기도 했다. 결핵균은 여간 끈질긴 게 아니다. 약을 먹으면 낫는 듯하지만 잠복해 있다 다시 발병한다. 내성이 생겨 재발하면 더 강한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 보통 1~2년, 심하면 10년 넘게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다보니 영양이 넘쳐나는 요즘도
1977년 7월 도입된 부가가치세는 다른 세금에 비해 도입이 늦었지만 40년 넘게 순조로운 발전을 이루어 온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 부가가치세 세수는 2018년 기준으로 70조원에 달한다. 총 세수 293조 6천억원 중 23.8%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득세 84조5천억원, 법인세 70조 9천억원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세목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 부가가치세 세율은 공급가액의 10%로 OECD국가 평균 세율 19.2%의 절반 수준이다. OECD국가 중 우리나라보다 세율이 낮은 나라는 캐나다(5%), 일본(8%, 2019년 10월부터 10%), 스위스(8%) 3개국이다. 그리고 OECD국가 대부분이 복수세율을 택하고 있다. 사치성 기준에 따라 차등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부가가치세는 사업자가 납세의무자이지만 조세부담이 전가돼 종국적으로는 소비자가 부담을 지게 된다. 부가가치세는 사업자가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경우에 공급 받는 자에게 10%의 부가가치세를 징수하고 세금계산서를 공급 받는 자에게 발급하도록 하고 있다. 세금계산서를 근거로 납세의무자는 매입할 때 낸 부가가치세를 공제 받게 되며, 세금계산서는 이외에도 거래의 법적 증빙, 거래자간 상호 검증,
- 공기청정기는 환기가 중요, 공기정화 식물이 더 효과적 “오늘은 미세먼지 나쁨이라 실내활동이야”, “우리학교는 실내체육관이 없어 체육활동은 교실수업이야”, “이번주는 미세먼지 나빠 운동장 사용 못한다”, “너희들은 다들 마스크했네” 등은 미세먼지와 황사 나쁨일 때, 학생과 교사들이 하는 얘기다. 계속되는 미세먼지와 황사로 신학기를 앞둔 학부모와 학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대기 공기가 나쁜 경우, 가정에서 미리 준비한 식약처허가 마스크(KF계열)를 준비해야한다. 준비를 못한 학생들 중에 대부분은 학교에 마스크를 요청하면 지급받는데 1장에 200원짜리 바이러스차단 마스크나 2,500원짜리 황사마스크를 받게 된다. 학교 예산편성에 따라 2천원 넘는 마스크도 준비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1회용이라 부담스런 현실이다. 29일 환경부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오는 2월 15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앞으로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될 경우 시·도지사는 학교 휴원·휴업이나 보
질투 /이성목 입구도 출구도 없는 곳에 그 둘은 서 있다 좁은 사각형의 철망 안 털이 다 빠지고 눈이 찢긴 투계 결코 부리를 땅에 처박지 않겠다는 저 길다란 목 발톱이 네 벼슬을 거둘 때까지 종은 울리지 않을 것이지만 둘만이 사방이 막힌 철망 안에 있다 사람들은 피 묻은 걸레를 뒤집어 볼 뿐 이 싸움의 이름은 모른다 - 이성목 시집 ‘함박눈이라는 슬픔’ 질투는 우리가 다스리기 힘든 감정 중의 하나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싫어하거나, 다른 사람이 잘되는 것을 시기하여 깎아내리거나 하게 되는 이러한 감정은 때로 하고 싶지 않은 싸움을 불러오기도 한다. 시인은 이러한 우리네 모습을 투계의 현장에 비유해 놓았다. 털이 다 빠지고 눈이 찢긴 상처를 입어도 결코 부리를 땅에 처박지 않겠다는 기다란 목, 입구도 출구도 없는 것 같은 둘만의 꽉 막힌 철창 안에서의 싸움을 보는 사람들은 잠깐 눈을 둘 뿐 진정 싸우는 이유는 관심 밖이다. 우리네 마음의 평화와 관계를 망가뜨리는 이러한 감정, 하지만 질투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네 벼슬을 거둘 것처럼 달려들고 싶은 그 맹목의 순간이 있어 우리는 좀 더 성숙해질 수 있…
경기도는 지난달 28일 한국수자원공사가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자 공모에 단독 참여한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건설로 구성된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은 총사업비 4조 5천700억 원을 투자, 화성시 송산면 일원 315만㎡ 부지에 테마파크 시설과 휴양 및 레저, 상업시설을 갖춘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오는 2021년에 착공해 2026년 테마파크 1차 개장, 2031년에 전체 완공한다. 이 사업은 2007년 이후 10여 년간 추진했지만 사업 시행자와 토지 소유주인 수자원공사 간의 땅값 다툼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당시 사업자인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USK)가 계약금을 지급하지 못해 계약이 취소되기도 하는 등 두 차례나 무산됐다. 2017년엔 시업종료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이후에도 사업 정상화를 위해 화성시, 한국 수자원공사와 협의를 이어갔다. 대정부 건의도 계속해 지난해 2월 정부가 발표한 ‘현장밀착형 규제혁신 추진방안’에 이 사업이 반영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난해 8월, 화성시,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도가 화성 국제테마파크에 집착해 온 이유는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올해부터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다만 KR 연습은 한글 이름으로 바뀌어 대폭 축소된 채 4일부터 7일간 실시되고, FE 훈련은 명칭이 아예 없어진 상태로 연중 소규모 부대 위주로 이뤄진다고 한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그해 8월로 예정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유예를 선언한 한미가 군사훈련 중단 대상을 KR와 FE로 대폭 확대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국방부 설명대로 이번 선언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 실패 이후 북미대화를 이어가게 하려는 한미 양국의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는 조치로 평가하고 싶다.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의기소침해 있는 북한에 비핵화 대화 재개를 바라는 두 나라가 ‘성의’를 표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비핵화 합의에 실패한 하노이 회담 이후에도 북한을 향해 우호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북미 양측이 하노이 회담 이후 서로를 비난하거나 자극하는 언행을 자제하며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가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로 이어지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