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70년의 아침이다. 1948년 8월 15일 오전 11시 중앙청 광장에서 ‘대한민국정부수립 국민축하준비위원회’가 주최한 대한민국정부수립 선포 및 광복3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그로부터 70년을 맞은 오늘까지도 정부수립이니, 국가수립이니 또 건국절이니 하는 논란만 거듭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기념사에서 1919년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일을 의식해 내년이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 되는 해라고 했다. 이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주권이 있어야 국가가 성립하기 때문에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이 자명하다고 주장한다. 건국절의 논란도 마찬가지다. 물론 역사를 바로 찾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1948년 오늘은 어쨌든 선거를 통해 초대 대통령을 선출하고 한반도에서 유일한 합법정부로 출범한 날임에는 틀림없다. 이쯤에서 자기 논리만을 주장하는 소모적인 논쟁은 잠시 접어두자. 학자마다 또 보수와 진보의 생각이 다르기에 그러하다. 이같은 논쟁은 자칫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초개처럼 던진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뜻이 훼손될까 두렵다. 아무튼 광복 73주년과 건국 70년은 대한민국을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빈곤국가에서 세계 9위 무역대국, 올림픽 10
경기도는 2015년, ‘경기도 일제하 일본군성노예 피해자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그리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오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기림일’ 행사에서 “참혹한 인권침해의 역사적 사실을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우리 대한민국이 당했던 선량한 국민들이 당했던 참혹한 인권 침해의 역사를 반드시 세계기록으로 남겨 다음 세대들에게 다시는 과거와 같은 아픈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말도 덧붙였다. “독일은 스스로 반성하고 지금도 나치범죄자들을 찾아 처벌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에서 인정받는 나라가 됐다”라고.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그런데 이 마땅한 말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은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문화·기술 선진국인데 ‘숨긴다고 없어지지 않’는 사실을 감추고 왜곡하려 애쓰고 있다. 국민의식은 훌륭할지 몰라도 국가의식은 후진적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자행된 일본군 성노예 피해는 1991년 8월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공개한 후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인권
우리는 물을 보면서 시원함을 느끼고 물을 마시면서 갈증을 해소한다. 물은 신체 조직의 2/3를 차지하고 근육의 70% 이상이 물로 채워져 있다. 이 중 20%만 잃어도 생명이 위험하다. 이렇듯 물은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영양소다. 그렇다면 생명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물이 부족하면 우리 몸에 어떠한 피로감이 나타날까? 우리 몸에 물이 부족하게 되어 탈수 현상이 일어나면 몸안의 혈액이 응고되고 전해질 균형 파괴로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탈수가 진행되면 혈압이 떨어지고 떨어진 혈압을 높이기 위해 심장은 더 많이 움직이고 그로 인해 심장에 부담을 준다. 또한 오줌 배설량을 감소시키는 호르몬 증가로 인하며 부종이 발생하고 무기력해지며 아래와 같은 증상들이 발생한다. ▲1% 부족시 갈증을 느끼고 ▲3% 부족시 혈류량 감소로 혈전 증상이 나타나고 ▲5% 부족시 집중력이 떨어져 매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8% 부족시 어지러움증, 운동시 호흡곤란을 느끼며 ▲20% 부족시 사망 할 수 있다. 갈증을 느꼈을 때는 이미 탈수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이므로 신체가 과열되지 않도록 정기적인 수분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목이 마르
꿈을 갖게 하는 것이 청소년 교육의 핵심이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 교육’은 정부에서도 교육 분야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하고 그것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슴이 뛰는 일이다. 그러다보니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꿈을 갖는 지도에 열을 올린다. 그런데 간혹 위험한 장면을 본다. 학교에서 선생님은 학생 지도를 하면서 꿈을 강요한다.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꿈이 있냐고 묻는다. 그 중에 꿈이 없는 학생들이 제법 많다. 이때 선생님은 아직도 꿈이 없냐고 다그친다. 심지어 빨리 꿈을 정하라고 충고한다. 꿈이라는 목표를 정하는 것이 당장 해야 할 일이라고 채근한다. 꿈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꿈을 가진 사람은 어려움을 만나도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삼고, 최선을 다할 수 있다. 꿈은 가진 사람은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인류 역사도 결국 꿈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 왔다. 하지만 어른이 꿈을 정하라고 해서 품는 꿈은 허망한 것일 경우가 많다. 그것은 나의 고민도 없이 만들어진 멋있는(?) 미래의 일일뿐이다. 꿈이란 막연한 미래의 나의 모습이 아니다. 내가 도전해서 이루고…
터키는 ‘인류문명이 살아 있는 야외박물관’ 같은 나라다. 1만 년 전 구석기시대부터 그리스, 로마, 오스만제국에 이르기까지의 찬란한 유적과 유물이 터전인 아나톨리아 반도 곳곳에 산재해 있어서다. 그동안 이곳에서 셀주크·비잔틴·오스만제국 등이 역사를 일구고 명멸했다. 그중 오스만 제국은 1453년 ‘천년 제국’ 비잔티움의 수도이자, 크리스트교 문명을 대표하는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을 정복했다. 1923년 지금의 터키공화국을 수립한 사람은 ‘국부’ 무스타파 케말이다. 그는 제일 먼저 언어 개혁을 단행했다. 오스만어에서 페르시아·아라비아 계통의 낱말을 몰아냈다. 터키어로 된 오르콘 비문과 위구르 경전을 연구하면서까지 지금의 언어를 정착시켰다. 아울러 정체된 터키를 이슬람 전통에서 벗어난 서구화된 나라로 만들기 위해 케말리즘이라는 천지개벽에 가까운 개혁도 추진했다. 정교 분리, 히잡 금지, 여성 참정권 등 탈(脫)이슬람적 ‘세속주의’가 그것이다. 하지만 근대화를 거치면서 이슬람주의와 세속주의가 충돌, 정국이 항상 불안 했다. 그리고 2003년부터 내리 세 차례 총리를 지냈으며 2014년 터키 최초의 직선 대통령에 당선된 에르도안이 장기집권에 들어가면서 갈등이
공자가 양식이 떨어져 한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제자 안회가 어렵게 쌀을 구해왔다. 공자가 부엌에서 밥솥뚜껑을 열고 한 움큼 먹고 있는 안회를 보게 됐다. 공자는 실망했다. 가장 믿은 제자였기 때문이다. 안회가 밥이 다 되었다고 하자 “방금 꿈 속에서 선친을 뵈었는데 밥이 되면 먼저 조상께 제사를 지내라고 하더구나.” 했다. 밥을 몰래 먹은 안회를 뉘우치게 하려는 의도였다. 안회는 무릎을 꿇고 “스승님! 이 밥으로는 제사를 지낼 수 없습니다. 뚜껑을 열 때 천장에서 흙덩이가 떨어져 드리자니 더럽고, 버리자니 아까워 제가 그 더러운 부분을 먹었습니다.” 공자는 안회를 잠시나마 의심한 것이 부끄러웠다.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눈과 머리를 믿었다. 그러나 이제 완전히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 너희는 보고 들은 것이 꼭 진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명심하거라.”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의 하인이 세 시간 넘게 지각했다. 화가 난 타고르가 별렀다. 허겁지겁 달려 온 하인에게 타고르는 “당신은 해고야! 이제 이 집에서 나가!”. 그러자 하인은 “죄송합니다. 어…
천초(茜草) /조정권 초두 변에 서녘 西, 해질 무렵 풀 끝에 붉은색 비친다 해서 천초. 풀 끝에 더 뻗어가고 싶었던 붉은빛 거센 숨 있다 비장하다 천초는 뿌리까지 붉다 서리 깔리면 뿌리 속까지 붉다 땅속까지 환하게 붉다 - 조정권(1949~2017) 시인의 시집 ‘떠도는 몸들’ 중에서 비장하게, 천초는 풀 끝에 더 뻗어가고 싶었던 붉은빛 거센 숨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뿌리까지 붉고, 서리가 깔리면 뿌리 속까지 붉어진다고 한다. 마침내 그 붉은빛이 땅속의 어둠을 몰아내고 환하게 불을 밝힌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붉은빛 초심(初心)은 어찌 되어가고 있는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보다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던 우리의 붉은빛은 어디로 갔나. 서리가 아니라 바람만 불어도 흔들리고 흩날리는 우리의 붉은빛은 아니었던가. 어쩌면 우리의 빛은 붉은빛이 아니라 이미 검은빛으로 변해있지는 않은가. /김명철 시인…
많은 사람들이 뇌가 크고 무거울수록 지능이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두상이 크면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니다’ 라고 말한다. 뇌의 크기가 지능과 비례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실제 향유고래의 뇌 무게는 9천g으로 지구상의 모든 생물 중 가장 무겁다. 보통 성인의 뇌무게인 1천300~1천500g과 6배 가량 차이난다. 그러나 향유고래의 뇌는 인간과 비교 불가다. 10년 전 미국 듀크대의 고고인류학 연구팀은 현대인의 두뇌 크기가 2만년 전 인류보다 오히려 작아졌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표한 적이 있다.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을 조사한 결과 뇌 크기가 평균 150㏄(10%) 가량 작았다는 것. 그렇다면 현대인은 원시인보다 두뇌기능이 떨어질까. 이것 또한 아니다. 전문가들은 뇌 크기가 줄어드는 것은 “진화의 일부로서 초기 엄청난 덩치를 자랑했던 컴퓨터의 크기가 성능이 좋아지며 오히려 작아진 것과 같은 원리”라 설명한다. 천재라는 아인슈타인은 뇌 무게가 1천230g으로 보통 사람보다 오히려 작았다. 또 뇌 주름은 구조가 단순했고 길이도 짧았다. 반면 수리력과 연상력 등을 관장하는두정엽이 일반인보다 15% 가량 넓었으며,
요사이 모이면 경기침체, 청년실업, 북한 핵협상 등이 주요 화제가 된다. 서민 경제가 어렵고, 투자는 줄고, 취업이 어려운 경기침체 국면에 빠진 것 같다. 만일 이때 북핵의 위협이 없다면 외국인투자 유치, 다국적기업의 국내진출, 한·중·일·러의 동북아 시너지 효과 등으로 훨씬 좋은 상황을 맞을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필자는 경제부처 실무담당관으로서 1995년 9~12월 간 뉴욕에서 열린 대북 경수로지원협상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우리 측은 미국·일본·한국의 외교부 국장급과 KEDO 부장 4인이 공동수석 대표를 맡았고 북한 수석대표는 당시 외무성 참사인 리용호 였다. 그가 현재 북한의 외무상이다. 3개국과 국제기구가 모두 리용호의 공동 카운터파트인데도 그는 항상 미국 대표만 상대하고 다른 대표들에 대해서는 본체만체 했다. 북한은 경수로지원 뿐만 아니라 고압송전선·진입도로·항만건설 및 차관 상환기간 연장까지 요구하면서 떼를 썼다. 북한 대표 리용호는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수시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돌아왔다를 반복했다. 당시 39세인 리용호는 동북아평화와 번영을…
“2010년 5·24 조치(같은 해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문책성 제재 차원에서 남북 교역을 전면 금지) 뒤에 관성처럼 수입업자들이 북한산 석탄을 계속 국내에 들여왔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방임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국내 한 언론이 지난 8월 11일 보도한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다. 정부 관계자의 이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번 북한 석탄 문제의 근원도 따지고 보면 이명박근혜 정권이다. 그러니 억울하다” 이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정부 관계자의 이런 말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발언이 사실일 때 여기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발언 속에는 두 가지의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문제점은 바로 ‘남 탓’이다. 현 정권은 지금까지 모든 문제가 과거 보수 정권 10년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는 듯한 주장을 계속해 왔다. 물론 과거 10년의 보수 정권들이 잘못한 일들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잘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잘못만 했는데 보수가 10년 동안 정권을 이끌었다면, 이는 국민, 유권자가 어리석었다는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