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강남에 있던 한 한방병원이 암 전문병원으로 이름을 알리며 수천만 원씩 선결재를 받아놓고 영업을 중단해 환자들이 돈만 내고 치료를 못 받아 50억 원 대의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여 수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전남 순천에서는 2020년 7월부터 약 3년간 경찰간부가 고용한 의사 명의로 사무장병원을 개설하고 환자들이 입원 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로 청구, 건강보험 요양급여비 27억 원을 편취하여 검찰에 송치됐다는 기사도 보도된 바 있다. 모두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비의료인이 의료인을 내세워 운영하는 일명 사무장병원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병원과 똑같으나 병원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 특정 의약품 처방, 과잉진료 유도, 일회용품 재사용, 과밀병상 운영 등 온갖 편법을 동원하여 사익을 취하고 있으며 일반 환자들은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환자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고 건강보험 재정에도 큰 손실을 가져 오고 있다. 지난 14년간 건보공단이 조사를 통해 밝혀낸 사무장병원은 무려 1698곳에 환수 결정 금액만 약 3조 4000억 원에 이르고 있으나 환수된 금액은 2022년 기준 6.7%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이는 건보공단이 사무장
10년 전인 지난 2013년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감싸고 있는 마을 행궁동에서 매우 특별한 일이 벌어졌다. ‘생태교통 수원 2013’이 시작된 9월1일 아침 행궁동 지역에 있던 자동차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기적적인 일이었다. 생태교통 수원 2013은 석유가 고갈된 미래 상황을 가정, 주민들이 자동차 없이 무동력 교통수단만을 이용해 한 달 동안 생활해보는 프로젝트였다. 마을의 모습도 바뀌었다. 간판정비사업 등 경관조성 사업이 실시됐다. 중심 도로엔 소나무를 심었고 화서문로, 신풍로 특화거리와 옛길에 대한 정비가 실시됐다. 차량이 아닌 사람을 위해 옛길이 아름답게 정비됐다. 전신주가 철거되고 흉물스럽게 늘어져 있던 전선은 땅 속으로 묻혔다. 자동차가 사라진 대신 어두웠던 마을이 밝아지고 활기가 돌았다. 이 기간 동안 행궁동에서는 각종 축제와 행사가 줄을 이었다. 교통 분야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2013 생태교통수원총회’가 열렸고 생태교통연맹워크숍, 동아시아 저탄소 도시국제포럼, ICLEI 동아시아 집행위원회 회의, 생태교통과 미래세대 등의 행사와 연계해 개최됐다. 지속가능발전 전국대회, 마을만들기 전국대회 등 국제회의를 비롯해 전국 단위 행사가 이어졌다.
지역마다 가을 행사 한마당이다. 경기도에서도 수원, 포천, 연천, 파주, 남양주, 용인, 안산 가릴 것 없이 문화축제가 소복하게 열렸다. 해 저문 때, 레이저 불빛과 불꽃놀이를 보다보면 가을 밤하늘은 멋스럽다. 여름 내내 지쳐있던 감성이 살포시 살아난다. 음악, 미술, 공연, 특산물 축제는 이념 논쟁으로 불편했던 심기에 활력제로 작용했다. 불경기라고 난리지만, 문화축제기간 만큼은 행복하다. 시민들에겐 무형의 보물과 같은 존재다. 더욱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빛나는 수원의 ‘2023 힐링폴링 수원화성’ ‘수원화성미디어아트’ ‘수원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4개 행사는 경기도민의 힐링에 압권이다. 우리 조상의 지적(知的) 활동에 따른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성문과 성곽의 조형물에 레이저로 구현하는 미디어 쇼는 시민에게 파토스를 제공했다. 아쉬운 건, 청각적 연출이다. 귀로 듣는 울림은 그다지 강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옥에 티다. 흥으로 치면 한국인의 신바람은 세계 제일이 아니던가. 케이팝 위상에 비해 지역축제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변변치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11월 중에 개최되는 화성시의 ‘생생우리음악축제’는 그나마 음악을 좋아하고 청각적 언어가 발달한
우리는 흔히 전동킥보드로 불리는 PM(Personal Mobility, 개인형이동장치)을 타고 이동하는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단거리 이동에 특화된 교통수단으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 때문인데, PM을 바라보는 교통경찰들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일부 PM이용자들이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난폭하게 운행하거나, 사용 후 보행로에 방치하듯 주차하는 등 무질서한 행위 때문이다. 또한 PM은 안전기능이 거의 없고, 특히 등화장치가 부족해 야간운행 시 위험하며 이용자의 전신이 노출되는 특징이 있어, 사소한 사고에도 높은 사상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자료를 보면 2017년 PM이 국내 도입된 이후로 매년 약 2배가량 운영대수가 증가하고 있고, 2022년에는 PM 운영대수가 10만대가 넘었으며, 사고발생 건수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해차종이 PM인 경우를 기준(전국)으로, 사고는 2017년 117건에서 2022년 2386건으로 급격히 증가하였고 PM운전자가 숨지는 경우도 늘어 2017년 4건에서 2022년 26건으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부천원미경찰서 통계를 살펴보면 관내 PM 교통사고 발생에 따른 접수건수는 2021년 36건(부상 42명
‘제1종 가축전염병’인 소 바이러스성 질병 럼피스킨병이 국내 축산농장에서 세찬 확산세를 나타내고 있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23일 오후 5시 기준 경기도 평택·김포의 농장들을 포함한 확진 사례가 총 17건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잇단 전염병과 사룟값, 인건비에 시달려온 축산농가들을 위해서라도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걷잡을 수 없이 이어지는 가축전염병 기승은 우리나라의 공장식 축산 방식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럼피스킨병은 지난 20일 첫 발생 사례가 보고됐고 지난 21일 3건, 다음날 6건이 발생했다. 확진된 경기도의 축산농장은 김포시 한우농장(109마리), 평택시 젖소농장(84마리), 화성시 한우농장(92마리), 화성시 젖소농장(70마리) 등이다. 이 외에도 의심 사례 4건은 현재 정밀검사 중이다. 바이러스는 현재 광역시·도를 건너지르며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한 럼피스킨병은 사람이 아닌 소에게만 전염되지만, 경제적 피해는 구제역과 맞먹을 수 있다고 전해진다. 이 질환은 흡혈 곤충(침파리, 모기류, 진드기류 등)에 의해 주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잠복기는 보통 4~14일, 최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마스의 기습공격과 인질 납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 알아흘리 병원 폭발까지 모두 무고한 주민의 희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가자지구 내에 있던 알아흘리 병원은 민간인과 환자의 치료에 전력을 다하던 의료시설이었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을 키웠다. 예고 없던 폭발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전쟁 상황이라지만 너무하다는 의미다. 학살, 전쟁 범죄, 국제법 위반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전쟁법이라고도 불리는 국제인도법은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군사적 위협을 이유로 병원을 공격할 수는 있지만 이곳이 전투원을 숨기거나 진지 역할을 한다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경우여야 한다는 식이다. ‘잔인한 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모두 병원 참사의 배후로 서로를 지목하고 있다. 배후와 경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오폭설을 제기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하나인 이슬람 지하드를 지목하면서 병원 남서부에서 발사된 로켓의 궤도를 추적한 영상을 공개했다. 반대로 아랍 언론은 이전에
미국의 아치미션재단이 ‘억만년 보관소(Billion Year Archive) 프로젝트’를 추진하였습니다. 혹시 닥칠지 모르는 지구 최후의 날에 대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들은 인류의 지식과 지혜가 담긴 백업자료를 달에 보관하려고 했습니다. 그 백업자료를 통해서, 살아남은 후손들로 하여금 인류의 문명을 다시 복원시키겠다는 취지였습니다. 2019년 아치미션재단은 3천만 페이지 분량의 저장장치 25개를 탐사선에 실어 달로 보냈습니다. 이 때 실어 보낸 저장장치를 ‘달 도서관(Lunar Library)’이라고 부릅니다. 달 도서관에는 위키백과 영어판과 5000가지 언어로 제작된 번역샘플 15억 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탐사선은 무사히 달 표면에 착륙하지 못했습니다. 달의 표면 어딘가에는 지금도 부서진 달 도서관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달 도서관과 함께 나뒹굴고 있는 위키백과는 온라인 백과사전입니다. 위키백과는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웹 기반의 백과사전입니다. 위키백과는 누구나 참여하여 문서를 수정하고 배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상업적인 목적으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러다보니 종이로 만든 백과사전은 경쟁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244년의 역사를 자랑하
경기도교육청이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와 가정과 학교의 협력적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체계적인 학부모교육 계획을 발표했다. 굳이 근래 초미의 관심사가 된 일부 학부모들의 교권 침해 이슈가 아니더라도 ‘부모 교육(Parent education)’의 필요성은 우리 사회교육의 핵심 과제다. 도교육청의 학부모교육 계획이 교사와 학부모 등 교육 현장의 소통지수를 높이고 건강한 교육 문화 환경 조성에 긍정적 효과를 일궈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우선 초1·중1·고1 학교급 간 전환기 학부모 대상으로 교육자료를 개발해 학부모의 건강한 교육 참여를 지원한다. 내년 1월부터 운영하는 신입생 학부모교육은 ‘부모 역할 이해’, ‘자녀교육 역량 강화’, ‘건강한 학부모교육 참여’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또 학부모교육이 학교에서 실효성 있게 운영되도록 ‘부모, 학부모가 되다(가칭)’라는 제목의 교육 자료집을 개발·보급한다. 이와 함께 교육공동체 소통 관계 개선과 건강한 교육문화 조성을 위해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소통·공감 교육을 추진한다. ‘학부모 소통 리더 교원직무연수’를 학부모회 담당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상호 존중과 소통에 중점을 두고 학부모와의 원활한 의사소
총선을 앞둔 하나의 지표로 여겨지던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는 양당의 해야 할 과제를 분명히 했다. 여당은 선거 패배 후 예상과 같이 윤석열 정치검찰 세력과 기존 정치세력 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구체적 불만을 토로하는 유승민, 이준석 등으로 대표되는 후자 그룹의 신당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심지어 윤석열 신당 창당설까지 들린다. 선거 결과를 빌미로 기존 국민의힘당 정치인이 당을 혁신시키면서 당 주도권을 잡을 것도 예상할 수는 있으나, 정치검찰이라는 여당의 권력 속성 상 그런 전개는 어려울 것이다. 한편 선거에 승리한 민주당 역시 앞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내부 계파 갈등 치유도 시급하고 정치검찰의 집요한 당 대표 공격 대응이 우선 과제라면, 지난 정부 시절 집권 여당으로서 행정과 입법이라는 두 개의 권력을 위임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자들이 원했던 사회 개혁은커녕 오히려 정치검찰 세력에 정권을 넘겨준 무능력과 무책임의 정당이라는 인식 극복도 시급하다. 양당의 혼란은 곧 있을 22대 총선이 어떤 선거법에 의해 치러질까로 이어진다. 지난 21대 총선은 양당 정치 타파와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 목적으로 선거법을 개정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진행되었다. 반대하던 국민
서두르자. 단풍이 왔다. 한국 가을을 대표하는 붉은 잎. 해가 갈수록 짧아지는 가을의 절정. 가을은 화사하기보단 곱고, 빛나기보다는 찬연하다. 생동하는 봄 뒤엔 열정적인 여름이 기다리지만 찬연한 가을 뒤에는 시린 겨울이 이어진다. 가을은 모두 져버린 후 휴식기에 들어서기 전, 마지막으로 타오르는 풍성한 축제의 시기다. 이 시기 전국은 들썩인다. 서울역과 교대역 등지에서는 가을만큼 울긋불긋한 사람들을 태운 대형버스가 줄지어 전국으로 출발하고, 유명한 단풍명소와 sns 사진 명소는 단풍보다 사람이 더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설악산과 오대산은 물론, 지리산과 내장산을 비롯해 아름답다는 산마다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400여 종의 단풍들이 붉게 빛나며 어우러지는 화담숲과 둘레길을 따라 단풍과 은행나무가 가득한 남한산성은 새벽에 도착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차가 막힌다. 코로나 시대가 지나가고 한류열풍이 부는 지금은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을 관광하러 온 외국인들도 많다. 사람이 그토록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곳을 찾아가는 이유는 단 하나다. 지금 이 순간, 단풍놀이를 해야 해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만끽해야 하니까. 가을이 유독 짧게 느껴지는 이유는 큰 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