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에 종횡가(縱橫家)로 손꼽히는 소진(蘇秦)이란 인물이 있었다. 그는 본래 낙양(洛陽) 사람으로 귀곡자(鬼谷子)를 스승으로 섬겼고, 수년 동안 제후들에게 유세하러 다니기도 했으나 모두 실패하여 결국 실의에 빠진 채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의 낙향에 아내와 형제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의 형수는 노골적으로 경멸하며 비웃었다. 소진은 두문불출하고는 마침내 종횡의 이론을 생각했다. 연(燕)나라와 조(趙)나라로 가서 제(齊), 초(楚), 위(魏), 한(韓) 등 6개 나라가 연합하여 막강한 진(秦)나라에 대항하자는 건의를 했고, 결국 그의 견해가 받아들여져 6국은 소진에게 승상의 지위까지 맡기며 진나라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소진은 어느 날 북방에 있는 조나라로 가게 되었다. 그는 옛날 생각이 나서 고향에 잠시 들르기로 했다. 그가 집에 도착하자, 그의 형제와 아내는 감히 그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곁눈질하며 시중을 들었다. 특히 형수의 태도는 더욱 공손했다. 소진은 그 모습을 보고 형수에게 물었다. “옛날에는 무척 거만했는데, 지금은 이다지도 공손해지셨습니까?” 그러자 형수는 “이제는 서방님의 지위가 높아 감히….&r…
오랫동안 행복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겠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연구들이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때에는 긍정 심리학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심리학은 심리적으로 아픈 분들이 그것을 치료하여 정상이 되게 만들어주는 게 심리학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심리학은 긍정 심리학이 나오면서 정상인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긍정 심리학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긍정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는 분이 바로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 박사입니다. 이 분은 많은 실험들을 통해서 ‘정상인 사람이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것인가?’에 대해서 연구를 하게 됩니다. 사람은 사실 행복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좋은 일이 생기면 그것에 바로 적응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행복하지만 적응이 되면 바로 행복감이 떨어지는 ‘쾌락 적응’이란 것이 있기 때문에 행복감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실험들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쾌락 적응을 이겨내고 행복감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지…
6·13지방선거가 꼭 1주일 남았다. 선거전의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정책과 공약보다는 비방과 폭로전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더욱이 북핵 이슈에 묻혀 이번 지방선거는 관심이 덜하다는 것을 후보자나 유권자 모두가 실감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후보자들이 내놓은 공약도 실현성이 거의 없는 허무맹랑한 것도 많다. 지방선거인데 지역 현안은 뒤로 한 채 여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프레임에만 갇혀있는 듯 하고 야당들은 야당대로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 엊그제부터 각 후보자들의 공약 등이 담긴 선거공보가 각 가정에 도착했다. 광역 및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 비례대표 지지 정당 등 7번의 기표를 해야 하다보니 제법 두툼하다. 후보자들이 많은 지역은 더욱 그럴 것이다. 인쇄비용을 줄이려 했는지 달랑 한 장짜리가 있는 반면 꼼꼼하게 지역의 현안을 약속한 공보물도 있다. 돋보기 안경을 쓰고 자세히 들여다보는데 1시간 남짓이 걸렸다. 공약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지역에 걸맞지도 않은 것이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또 하나같이 수많은 예산이 드는 일이다. 중앙과 지방의 경계가 모호한 공약들도 대부분이다. 이럴 때 여당은 또 집권당의 프…
명칭만 다를 뿐 현충일은 나라마다 있다. 미국은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라 부르는 5월 마지막 월요일이다. 남북전쟁 후인 1868년 5월 30일 북군 출신 존 로건 장군이 장병들 무덤에 꽃을 장식하라는 포고령을 내린 데서 비롯됐다. 그래서 ‘데코레이션 데이(Decoration Day)’로도 불린다. 이 때문에 한동안 남부 지역에서는 이날을 인정하지 않았다. 제1차 세계대전을 겪은 후 남북전쟁은 물론 모든 전쟁에서 미국을 위해 산화한 사람들을 기념하는 날이 되면서 명실상부한 국가 기념일이 됐다. 영국을 비롯, 유럽 여러 나라는 11월 11일이다. 1차대전 종전날인 1918년 11월 11일을 기념하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명칭은 영령기념일을 뜻하는 ‘리멤버런스 데이(Rememberance Day)’다. 이날 묵념은 2분 동안 한다. 1, 2차 대전을 아우르는 의미다. 영국에서는 양귀비 화환을 올려놓고 묵념하며 사람들은 이날 양귀비 조화를 단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도 추모일이 있다. 독일은 매년 11월 셋째 일요일, 일본은 항복일인 8월 15일이다. 우리나라 현충일이 6월6일인 것은
인천지방경찰청이 뒷돈을 받고 불법 개조된 견인차량을 검사 때 통과시켜 준 차량 검사소를 적발했다고 한다. 인천지방경찰청 교통조사계는 경기도내 모 자동차정비검사소 검사팀장 A(60)씨 등 검사소 관계자 3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이 검사소는 불법개조 차량을 검사에서 통과시켜주기로 소문이나 전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 정도라고 한다. 최종 조사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자동차정비검사소는 지난 2016년 8월부터 불법 개조된 견인차량 600여 대의 종합·정기검사를 통과시켜주고 7천여 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사원 A씨 등은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하기 위해 불법으로 출력 장치를 조작하거나 경광등을 설치한 차를 아무 이상이 없는 것처럼 꾸며 검사를 통과시켜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가로 1대당 검사료를 포함해 5만∼12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뜩이나 도로의 무법자로 불리는 게 견인차량이다. 신호위반은 물론 난폭운전으로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 경찰은 A씨 등에게 불법 차량 검사를 의뢰한 렉카 운전기사 670여 명의 인적사항을 확보했으며 이들 가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가정으로 투표안내문과 선거공보가 배달됐고 선거유세는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처럼 분위기가 뜨거워지면서 선거판이 혼탁해지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벌어지고, 후보 간 고소·고발도 이어진다. 박상기 법무부장관과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최근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에 담긴 내용처럼 SNS를 이용한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포 등 새로운 유형의 선거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선거문화가 많이 개선되고, 후보자와 유권자의 의식수준도 크게 향상됐으나 여전히 흑색선전 등 불법·탈법 선거운동이나 일부 공직자의 선거개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두 부처의 담화문에 공감한다. 불법선거운동에 대해 엄정 조치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지만 이 시간에도 상대 후보를 향한 비난과 네거티브 등 구태는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은 선거가 끝나고 당락 여부와 관계없이 무관용의 원칙으로 의법 조치해야 할 것이다. 특히 경기도지사 선거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네거티브 공격을 보면서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에 대해 한 선거 전문가
“자유는 통치하는 것과 통치받는 것을 번갈아하는 것”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1년 단임의 선출직을 많은 사람들이 번갈아가며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선출방식이 ‘클레로테리온’이라는 제비뽑기 도구를 사용한 우연의 변수였다는 점이다. 때문에 아테네 시민들은 당시의 입법·사법·행정과 외교 담당 선출대표직들을 대단한 인물로 보지 않았고 언젠가 자신도 수행할 자리로 생각했을 것이다. 이로써 민주주의 발원지로 알려진 고대 아테네의 제비뽑기제도는 인물들 간의 우위 없이 대표선출과정에서 시민의 자격이 모두 동등하게 인정되었음을 알게 한다. 시민의 수, 즉 피유권자가 6만 명 미만이었던 아테네에서 가능했던 대표선출제도는 광범위한 영토와 많은 국민으로 구성된 국가에서는 시행불가한 제도임으로 간접대의정치를 하게 됨은 상식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선거방식의 유래는 프랑스혁명 이후 공화국의 시작에서부터 확산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성인남녀 모두가 1인 1표를 행사하기까지는 오랜기간 우여곡절이 많았다. 미국과 유럽의 각국들은 초창기 백인남성들만 투표할 수 있었다. 이후…
지난 2005년 케냐는 독립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개헌안 투표의 용지에 바나나와 오렌지 그림을 그려 넣었다. 절반에 달하는 문맹 유권자를 위해 찬성하면 바나나에, 반대하면 오렌지에 기표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문맹률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도에서는 정당을 상징하는 다양한 그림들이 투표용지에 등장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연꽃, 자전거, 손바닥, 자명종, 낫, 코코넛 등등. 1960년대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문맹률이 높다 보니 출마 후보의 기호를 1·2·3 같은 아라비아 숫자 대신 막대 개수로 숫자를 대신했기 때문이다. 당시 치러진 참의원 선거엔 후보가 28명이나 출마해 막대를 28개나 그려 넣었다니 상상이 안 될 정도다. 용지색깔마저 칼라플 하게 바뀐 지금과 비교하면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그렇다면 나라별 기표는 어떻게 할까. 우리의 경우는 2005년에 등장한 ‘복(卜)’자 ‘기표봉’으로 원하는 후보를 찍도록 하도록 하고 있다. 문맹률이 높은 나라들도 기표 도구만 다를 뿐 우리와 비슷하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참의원 선거의 경우 유권자가 후보자 이름을 투표용지에 직접 써넣는 ‘자서(自書) 방식’을 택하고 있다. 표기를…
지난 주말에 딸 부부와 2살 난 손녀를 데리고 집 근처 냉면집에 갔는데, 식당 옆자리에 앉은 어르신네 일행이 손녀를 보더니 요새 아이 낳는 사람들은 애국자란 말씀을 하셨다. 사실 젊은 세대들 사이에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직장이 변변치 않아서, 돈이 없어서, 가사노동·독박육아를 견딜 자신이 없어서 등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비혼 풍조로 인해 지난해 혼인 건수가 6년 연속 하락한 데 이어 197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혼인의 추락은 출산율 감소로 이어지며 이는 국가 인적자원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결혼을 통한 삶의 안정과 경제적 독립 그리고 자신의 유전자를 영원히 이어갈 아이를 낳고 키우는 행복 등의 이유로 결혼이라는 불확실성에 과감히 뛰어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젊은 세대에 권하고 싶다. 우리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적극적으로는 혼인과 가족을 지원하고, 소극적으로는 불이익을 야기할 수 있는 조치를 통해서 혼인…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다. 그동안 남북간에 숱한 긴장과 충돌이 있었다. 지난 10년만 해도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 등 사건도 많았다. 그런 남북 갈등에 최근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물론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북핵문제가 전면에 등장하자 단순한 남북문제가 아니라 북미간의 문제가 되었다. 여기에 미중간의 패권다툼이 작용하고, 일본과 러시아가 끼어들어 아주 복잡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남북,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우여곡절 끝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 속에서 아쉬운 점은 우리 내부의 갈등이다. 관련국들 모두 자국의 입장에서 접근할 뿐 우리의 이익을 우선하는 나라가 있을 리 없다. 남남갈등을 이용하거나 부추길 뿐이다. 그런데도 국회는 4·27판문점선언 지지 결의안을 상정조차 못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판문점 선언 문구를 따 결의안 제목에 ‘한반도 비핵화’라는 문구를 명시하자고 했다. 반면 한국당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반영된 북핵 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