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발사체를 쐈다. 북한이 ‘이른바 발사체’를 쏘자, 연합뉴스는 합참의 발표를 긴급 타전하며, 북한이 2019년 5월 4일 오전 9시 6분부터 9시 27분 사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합동참모본부는 40여분 뒤 북한이 쏜 것을 ‘단거리 발사체’로 정정했다. 미사일과 발사체는 그 차이가 크다. 발사체의 경우 미사일뿐만 아니라 방사포 등도 포함되는 개념인데, 만일 북한이 ‘이른바 발사체’를 쏠 때 미사일도 섞어 쏘거나, 아니면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발사했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1874호는 북한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행위의 중단을 요구하고 모든 무기체계 거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작년 남북 간의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명백한 우리를 향한 도발행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와 군은 ‘미사일’로 단정 짓는데 신중할 수 있다. 이것이 이런 ‘신중함의 표현’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만일 남북관계를 의식해 ‘미사일’로 판단했
참회록 /홍신선 지나가거라, 나는 여기 아프지 않게 주저앉아 남으려 하느니 다만 늙고 병들었을 뿐이니 지나가거라 남은 시간들이여 퇴역한 무용수처럼 한 벌씩 목숨 벗어던지며 자진하려니 아직도 손으로 더듬더듬 짚어가면 삭이지 못한 살피죽 밑 멍울선 죄(罪)들 만져지느니 지나가거라 언제 나를 던져 피투성이로 너인들 껴안고 뒹굴었느냐 폭발한 적 있느냐 안전선 뒤에 남 먼저 뒷걸음질로 물러서지 않았느냐* 그렇다 잘 가거라 살아서 더는 만날 수 없는 마음의 덧없음에 살 떨릴 뿐 오, 말 탄 자 그대는 * 고 임영조의 시 중에서 홍신선 시인의 ‘마음 經’시편들이 수동적 내면 응시라면, 시 ‘참회록’은 절정에 도달한 능동적·내면 응시다.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이게 정말 나일까? 치욕의 정점에서 수직에 갱도를 파들어가는 곡괭이. 자신이 믿고 실천하며 기뻐했던 모든 것과 결별을 요구하는 질문들. 뼈아픈 질문은 ‘지나가거라’ 미래의 시간에게 엄중한 명령으로 전환된다. 지금 나는 ‘퇴역한 무용수처럼 한 벌씩 목숨 벗어던지며 자진하려니’. ‘지나가거라’. 미래의
인천, 경기 등 전국 11개 지역 버스운전사 4만1000여명이 8일 주52시간제 도입 대책마련 등을 촉구하며 파업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경기지역 버스노조는 이날과 9일 이틀간, 서울지역 버스노조는 9일 찬반투표를 진행하며, 지난달 29일 전국 자동차노련 사업장이 동시에 쟁의조정 신청을 해둔 만큼, 이번 투표가 가결되고 이후에도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15일 전국 노선버스 2만 대 가량이 운행을 멈춰 대중교통 이용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 된다. 자동차노련이 전국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나온 것은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버스업체의 주당 최대 노동시간이 현재의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버스 업종이 노동시간 제한 특례가 적용되지 않은 '특례 제외업종'으로 바뀌었다. 노조 측은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인력 충원과 임금 감소분 보전을 요구한다. 노조 주장에 따르면 노동시간 단축으로 추가로 필요한 1만5천명인데 실제 채용된 인력은 1천250명에 불과하다. 앞으로는 버스 운전기사의 연장근로가 어려워져 월 최대 110만원의 임금 감소도 예상된다고 했다. 인력을 늘리고 줄어드는 임금을 보전해달
‘가습기살균제 참사 전국네트워크’(이하 가습기넷)라는 단체가 있다. 지난 2016년 6월 옥시의 완전 퇴출, 가해기업 및 정부의 책임자 처벌, 피해 구제, 징벌적손해배상제·집단소송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화학물질관련법 등 관련 예방법제의 제·개정을 관철시키기 위해 설립된 시민 단체다. 가습기넷은 7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해 단계 구분을 철폐하고, 현행 판정 근거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내용이다. ▲피해자 전신질환 인정 ▲판정 기준 대폭 완화 ▲피해 단계 구분 철폐 ▲현행 판정 근거의 명확한 공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위한 TF팀 구성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여기서 정부의 피해 단계 구분이란 1·2단계(피해 수준이 높은 편), 3단계(가능성 낮음), 4단계(가능성 없음), 5단계(판정 불가) 등이다. 그런데 환경부가 사실상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는 판정 ‘4단계’ 판정을 받았던 고 조덕진(향년 48)씨가 지난달 25일 폐섬유화로 사망했다. 피해 가능성 없다는 판정과는 다른 최악의 결과다. 고인의 어머니도 지난 2012년 폐질환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4단계 판정을 받아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아
5월은 각종 가족 모임과 소풍, 수학여행, 야외활동 등이 잦은 달이다. 이에 각종 재난안전사고 뿐만 아니라 여가활동 사고, 건조한 날씨 속 화재발생 위험도 높은 시기이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행정안전부, 기상청, 소방청을 포함한 7개 중앙행정기관의 기관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국가 재난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7개 기관들은 ‘긴급대응기관 간 협업체계 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재난대응 협력체계를 강화한다고 하니 이제나마 재난관련 관계기관들의 융합적 국가 재난 대응체계 시스템 구축이 가동되는 듯하다. 이러한 협약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국가적 비상상황 발생시 인력과 물자 등 자원 활용에 협조하고 정보 공유와 합동훈련을 활성화해 국가 재난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계별 위기관리 시나리오와 분야별 안전교육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사건이지만 4·16 세월호 참사를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유사한 비극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가 책임을 지고,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체계 구축뿐만 아니라 총체적인 문제점을 검토해 행동화를 통한 예방 및 피해를 줄여야 할 것이다. 지난 EBS 뉴스(2014년…
5월 31일은 미국의 국민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 1819~1892)이 탄생한 지 200년이 되는 날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휘트먼이 재학했던 버지니아대학을 비롯해 많은 곳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방향을 잃고 유랑하는 오늘의 현실에서 그의 예언적 선언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855년 휘트먼이 자비로 출판한 ‘풀잎’은 미국 문단과 문화계에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가져왔다. 당시의 전통적인 시 형식을 파괴한 자유시를 시도했을 뿐 아니라 몸과 마음이 자유로운 인간정신을 구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20세기 미국시인 랭스턴 휴즈(Langston Hughes)는 “휘트먼은 미국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었으며 ‘풀잎’은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가장 위대하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초판 발간 이후 작고할 때까지 거듭 개정 증보판을 낼 정도로 공을 들인 ‘풀잎’은 휘트먼의 시정신의 집약체이다. ‘풀잎’은 ‘나 자신의 노래’(Song of Myself 1)로 시작한다. “나는 나 자신을 찬미하고
‘HI러브 연천’ 정립 원년 연천군은 2019년을 ‘좋은 사람들의 평화도시 HI러브 연천’을 정립하는 원년으로 삼고 이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한다. ‘좋은 사람들의 평화도시 HI러브 연천’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탄강(H)과 임진강(I)이 만나는 자연경관이 수려한 청정지역으로, 화합과 평화가 함께 공존하는 한반도의 번영과 통일을 앞장서서 주도함으로써 새로운 연천을 이끌어 나간다는 의미다. 이에 김광철 연천군수는 올해 민선 7기 사업으로 선정한 주요사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경제적 기반을 확충하고, 군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모든 역량과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청정환경을 바탕으로 한 관광산업 육성 연천에는 무궁무진한 관광자원이 있다. 군은 이러한 관광자원을 4개 권역(자연휴양권역·DMZ자연생태권역·주상절리권역·역사문화체험권역)으로 나눠 집중적으로 투자 및 관리할 예정이다. 먼저 자연휴양권역에는 한탄강 댐 주변으로 수려한 폭포수를 자랑하는 재인폭포와 캠핑장, 홍수터를 연결하여 자연 그대로 생태관광지로서의 역할을 도모한다. 이를 위해 현재 재인폭포 공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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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랭이는 조선 시대에 역졸, 보부상 같은 신분이 낮은 사람이나 상제(喪制)가 쓰던 작은 갓을 지칭한다. 마치 패랭이꽃은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과 흡사 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패랭이 꽃은 이처럼 우리와 친숙한 산야에 많이 피는 토종 야생화다. 축원을 의미 한다고 해서 석죽화가 또 다른 이름이다. 중국 당나라에서 들여온 석죽화는 그 빛깔이 여럿이지만, 이 땅의 패랭이꽃은 붉은 색 한 가지뿐이다. 이같은 중국산 석죽을 미국이 개량해 꽃송이를 키우고 빛깔도 여러 가지로 만든 것이 카네이션이다. 그래서 패랭이꽃의 영어 이름도 카네이션이다. 하지만 토종 카네이션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 부터 재배됐다. 학명은 ‘디안투스 카리오필루스(Dianthus caryophyllus)’. 디안투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와 ‘안투스(꽃)’, 카리오필루스는 ‘카리온(향기)’과 ‘필루스(잎)’의 합성어다. 원산지는 남유럽과 서아시아지만 오늘날 쓰이는 건 자연종에 중국계 패랭이꽃을 교잡한 것이 대부분이다. 카네이션은 장미 국화 튤립과 함께 4대 절화, 즉, 꽃다발용 꽃으로로 꼽히고, 모나코와 온두라스의 국화(國花)다. 꽃말은 ‘모정’(빨간색), ‘열렬한 사랑’(분홍색), ‘어버이의
오늘날 대부분의 젊은 세대는 도심의 골목에서 자란 세대이며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삶을 영위하다가 도시에서 삶을 마치는 ‘도시 세대’ 라고 할 수 있다. 도시세대인 이들의 어릴적 기억은 어떤 것일까? 아마도 대부분 아파트 단지 안의 놀이터일 것이다. 갈수록 포화 상태인 도시에서의 생존은 더욱 팍팍해지고 도시화가 더욱 만연된 한국사회에서 민초들의 삶이 펼쳐질 공간은 결국 이렇게 도시일 가능성은 더욱 확연해졌으며 더구나 모든 인프라는 도시에 집중돼 사회문제를 양산하고 있다.이러한 때에 어린 시절에 한번쯤은 들어 기억하고 있을 동화에 나오는 서울쥐와 시골쥐 이야기를 더듬어보자. 서울에 사는 친척 쥐를 따라 모처럼 상경한 시골쥐는 지금껏 맛본적이 없는 진수성찬과 하늘을 뒤덮은 빌딩숲에 감탄을 자아낸다. 추수가 끝난 들판에서 떨어진 곡식 낱알만 주워 먹던 시골쥐에게 도시에 널린 각양각색의 진미는 상상도 못한 맛이었으며 또 높고 높은 건물들은 눈을 휘둥그레지게 하였다. 그런데 시도때도 없이 사람들이 불쑥 나타났기 때문에 두 쥐는 만찬을 즐기다가도 부리나케 도망을 가야 했다. 심지어 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 때문에 도시를 구경하다가 저승을 구경할 뻔한 적도 부지기수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