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이면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실시된다. 각 정당의 국회의원들은 이미 총선 준비 일환으로 지역구 다지기에 바쁘고, 여의도에서 계속 활동하고 싶은 비례 의원들도 적당한 지역구 찾아 뿌리 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정당은 정당대로 내년 총선을 위한 공천 준비 등 향후 두세 달 정도 외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 지금의 국민의힘당이 지난 21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이란 위성 정당을 등장시켜 생겨난 혼란과 진행을 기억한다. 미래한국당이 모든 비례 국회의원을 쓸어갈 비상 상황에서 일반 시민들이 나서서 ‘더불어시민당’을 출범시켜 그에 대응했던 과정도 있었다. 지난 총선 이후 그런 혼란과 난맥을 없앨 선거법 개정이 가장 필요했건만, 내년 22대 총선도 기존 선거법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 윤석열 정부의 일방적 국정 운영, 미숙한 국제 외교, 한반도 전쟁 위기 조성 등을 지켜보며 사회 퇴행을 실감한다. 악명 높았던 이명박 정부 인사들이 여당 인물로 다시 등장하고, 반국가 세력이나 공산주의 등의 발언이 암시하는 새 공안정국의 현실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한편, 약속했던 선거법 개정을 포함해 사회개혁은커녕 정권마저 무력하게 넘겨준 민주당이, 국민과 당원들
경기신문은 16·17·18일자 1면 기획기사를 통해 “정신질환자가 적기에 치료받는다면 증세가 완화돼 충동적 행위를 막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전했다.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에서 1명을 숨지게 하고 13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피의자 최원종은 정신적 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2015년부터 정신과에서 치료받기 시작했고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한 바 있다. 2020년엔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최원종을 지속해 치료했더라면 이번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벌어진 서울 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인 조선도 반사회적 성격 장애, 이른바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았다.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20대도 지난해까지 조현병·우울증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정신질환자들에 의한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자 국민들 사이에 정신질환자에 대한 두려움과 우려를 넘어 혐오와 증오 분위기까지 조성되고 있다. 정신질환자 문제를 다룬 한 신문의 기사 댓글에는 “위험한 정신질환자는 강제격리, 수용해야 한다. 선량한 일반 시민들이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심장! 폭력을 멈춰주세요’ 테니스 세계 랭킹 2위의 수퍼스타, 노박 조코비치의 지난 5월의 발언에 발칸반도가 들썩였다. 코소보는 즉각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조코비치의 징계를 요구했다. 여기서 드는 의문, 조코비치의 고향은 코소보다. 그런데 왜 코소보의 적국(?), 세르비아 편을 든 걸까? 이 의문은 코소보 문제의 핵심을 품고 있다. 코소보 분쟁의 해결이 난망한 이유는 세르비아와 코소보, 양국의 입장과 주장이 좀처럼 만나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나라의 속내를 가상 토크로 꾸며보았다. 코소보 : 한 마디로 우리 코소보의 주장은 ‘우리를 독립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오!1980년 대 말, 발칸반도를 장악하던 유고슬라비아에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몬테네그로,마 케도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이 모두 독립했는데 왜 우리만 독립국으로 인정 하지 않는 거요? 세르비아 – 코소보 땅은 우리 세르비아인들에게 유대인의 예루살렘같은 곳이요. 우린 6세기부터 이 땅에 세르비아 왕국을 건설했고 중세 세르비아 정교회의 첫 번째 교구도 이곳 에 만들었소. 그뿐 아니지. 오스만 터키와 싸울 때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역사의 현장도 이곳이오. 한마디로 우
1. 사냥꾼이 수풀을 헤치고 있다. 사슴을 찾는 중이다. 드디어 바위 모퉁이에서 사냥감이 나타났다. 어미 사슴이다. 방아쇠를 당기려는데 옆에 무언가가 보인다. 새끼 사슴이다. 이럴 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총구를 거둔다. 어미와 새끼를 함께 쏘지 못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정경심 교수를 입시비리 혐의로 기소한지 4년 만에 조민 씨를 기소했다. 하반신을 못 쓰는 상태로 3년 3개월째 실형 살고 있는 어머니와 재판 중인 아버지에 이어 딸까지 기소의 형틀에 묶은 것이다. 주범을 처벌하는 경우 가족은 함께 기소하지 않는 법적 관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태다. 유례가 없는 전 가족 처벌 시도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나라를 말아먹은 압도적 범죄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에 대한 기소를 포기했다. 조민 씨의 경우는 왜 다른가. 검찰이 제기한 입시서류 제출 관련 ‘업무방해’가 최순실이 저지른 국정농단과 천문학적 뇌물수수보다 더 크고 심각한 죄목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검찰의 사적 감정이 개입된 것이다. 부모자식 관계를 천륜이라 부르는 것은 그것이 모든 인간관계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조국…
대통령의 언어는 사상과 철학의 표현이며, 그 나라의 국격을 나타낸다. 윤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공산주의, 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조작 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한다"고 주장했다. 말문이 막힌다. 국가지도자의 말이 왜 이렇게 거칠고 나쁜 수사로 점철되는지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냉전적 사고에 기반한 시대착오적 발언이다. 대화와 타협, 협치는 실종됐고 정권비판 세력은 ‘반국가세력’ ‘공산전체주의’라는 틀짓기로 폄하됐다. 우리는 또다시 민주주의 위기를 체감한다. 언론, 야당, 시민단체, 지식인들뿐만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부적절한 메시지라는 비판이 들끓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대표는 “도대체 대통령실에서 누가 메시지를 쓰고 있느냐. 그 사람 좀 잘라라”(YTN), 천하람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에 반대하면 다 무슨 반국가 세력이고 공산전체주의 세력이고 야당이랑 친한 사람들은 그럼 다 무슨 공산 전체주의 세력이냐"(CBS)라고 일갈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소셜 미디어는 고정된 정체성을 만들어내며 확산시킨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끼리 대립으로 새로운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다. 같은 정치성향을 가진 사람들 끼리 거대한 담벼락을 쌓음으로써
중년의 사업가 김모 씨는 얼마전 자녀들과 부인에게 세무서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고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그 내용은 2년쯤 전에 자녀들과 부인 명의로 분양상가를 각각 1채씩 취득하여 임대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세무서에서는 부인과 자녀들의 취득 상가에 대하여 재산취득에 관한 자금 출처를 제시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으며, 아울러 취득자금의 출처가 불명 시 이들에게 증여세가 부과 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우를 자금출처조사라고 하는데 이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재산취득자금 등의 증여추정' 규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자금출처조사 대상자로 선정되는 기준은 신고된 소득금액, 양도 증여세 신고가액의 합계액과 자산 취득 당시 부담했던 채무 인정금액의 합계액이 취득금액 또는 상환금액에 미달하는 경우이다. 즉 직업·연령·소득 및 재산상태 등(이하 직업 등)으로 보아 당해 부동산을 자신의 능력으로 취득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취득자금의 출처를 조사받게 되며, 조사결과 취득자금의 출처를 제시하지 못한 금액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 또한 직업 등의 현황으로 보아 채무를 본인의 자금으로 상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도 그 상환자금을
황제 나폴레옹. 우리는 그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165센티의 작은 키? 마지막 전투인 워털루에서 패배하고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 된 사실? 야망에 찬 이 남자가 유럽 역사에 남긴 건 전투나 군대보다 예술과 패션 쪽이 더 거창하다. 그가 폭군인지, 천재인지 다양한 논의들이 아직도 펼쳐지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는 엄청난 아이디어맨이었다. 흔히 프랑스를 패션의 나라라고 한다. 샤넬, 에르메스, 크리스찬디오르, 루이뷔통, 셀린느, 지방시, 게를랑, 쇼메, 크리스찬라크루아... 수많은 명품의 원산지는 프랑스다. 이 나라가 패션으로 벌어들이는 외화는 어마어마하다. 작년 한 해 루이뷔통 그룹인 LVMH(Louis Vuitton-Moët Hennessy)가 벌어들인 돈은 11조 4334억 원이 넘는다. 이렇게 프랑스가 패션 왕국으로 우뚝 서는 데는 나폴레옹의 역할도 컸다. 군인과 패션?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을까. 나폴레옹의 유명한 프록코트와 전설의 검은 이각뿔 모자는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최고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 이 남자가 저울질해서 만든 것이다. 패션은 그에게 힘과 정당성을 입증하는 엄청난 상징매체였다. 그가 프랑스 정치와 제도에서 그랬던 것처럼,